정신분열증 (schizophrenia)

정신분열증을 영어로는 schizophrenia라고 하는데 이는 phrenia(횡격막:마음)와 schizo(분열:갈라짐)가 합쳐져서 형성된 것 임. 즉, 마음이 통합되어 있지 않다는 것임.

정신분열증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인구의 약 1%를 차지하는 상당히 흔한 질환임. 이 질환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존재하여 왔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원인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과거 중세 유럽에서는 정신질환자를 마귀가 씌었다고 해서 화형을 시키는 안타까운 역사가 있듯이 신의 저주나 귀신들림으로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유전적인 경향성, 뇌의 구조적인 이상이나 기능적인 이상,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특히 도파민) 등의 생물학적인 원인들이 대두되면서 하나의 뇌의 질환으로 생각되고 있다.

임상에서는 정신분열증에 걸릴 취약성을 가진 환자가 환경으로부터 특별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 치료하고 있다.

호발연령

  • 남성 15~25세
  • 여성 25~35세, 3~10%는 40~45세에 발병

증상

병이 본격화되기 전에 전구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하지만, 조현병에만 나타나는 특이 증상은 없다. 따라서 정신상태 검사만으로 조현병으로 확진하면 안되며 다양한 내과적 질환과 타 정신과 질환에 대한 감별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구증상에는 자신에 몸에 무엇인가 이상이 있다는 막연한 건강염려증상, 자신의 몸이나 주변의 세상이 동떨어져 있는 비현실적인 느낌, 평상시에는 관심이 없던 철학적 종교적 주제에 대한 집착 등이 있을 수 있고 집중력이 저하되고 긴장, 불안 등의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이 병이 주로 청소년기에 많이 발생하는데 이때 흔히 보이는 정상적인 감정적 변화(emotional turmoil)와 전구증상이 혼동이 되어 병의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를 하는데 장애가 된다. 될 수 있는 데로 이러한 전구증상이 보이면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병이 본격화되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난다.

망상

전혀 근거가 없는 엉뚱한 믿음을 갖고 있는 것을 망상이라고 함. 망상은 환각과 함께 조현병의 가장 자주 보이는 증상임.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신과 연관시켜 개인적인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관계 망상, 나를 감시하고 있다거나 누군가가 나를 조종한다고 느끼는 피해 망상, 과대망상, 내가 구세주이거나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다고 하는 종교 망상이 자주 나타난다. 망상은 합리적인 설득이나 논쟁으로 쉽게 교정되지 않는다.

환각

환각의 가장 흔한 것은 환청인데 2명 이상의 사람이 환자의 삶이나 행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식의 내용을 가진다.

사고의 장애

사고의 흐름이 지리멸렬하고 뒤죽박죽 되어서 환자가 하는 말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에 장애를 가져와서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가 있다.

혼자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서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대화를 나누면서 상황에 적절한 것과 적절치 못한 것을 가려내지 못하고, 타인의 의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며, 엉뚱한 이야기를 불쑥 꺼내거나 쉽게 산만해지고 집중을 잘하지 못함. 사고가 조직화되어 있지 않고 모호하며 사고가 적절하게 연결되지 않으므로 이야기의 핵심을 파악하기 어렵다. 대화 중에 주제가 갑자기 다른 것으로 바뀌기도 함.

정동의 장애

감정표현이 부적절하여 말이나 생각과 감정표현이 일치하지 않을 수가 있고(예;슬픈 이야기를 하면서 미소를 띄고 이야기) 감정이 결여되어 있어 감정표현의 깊이가 없고 단조로울 수가 있다.

상황에 맞지 않게 심각하거나, 슬픈 말을 하는 상황에서 웃는 등과 같이 부적절한 감정 표현을 하기도 함. 감정이 메말라 감정 표현이 없거나 기쁘거나 슬프다는 정상적인 감정 표현을 잘하지 못하고 무표정해진다.

지각의 장애

환각 즉, 환청 환시, 환촉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는데 외부의 자극이 없는데도 환자가 느끼기에는 실제로 들리고 보일 수 있다. 실제 환자가 혼자 웃거나 말하고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런 경우 환각을 느끼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행동의 장애

의욕이 저하되어 아무 일도 하려 들지 않고 대인관계도 하지 않고 혼자서 지내는 경우가 많고 때로는 말을 하지 않는 등의 거부적인 행동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기괴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예시

다음은 정신분열병 환자에서 보이는 음성증상의 예들이다.

  • 18세 된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 남자환자는 대화를 나눌 때 상대방을 바로 쳐다보지 못한다. 그는 상대편이 웃기는 말을 해도 웃지 않고 얼굴표정이 마치 가면을 쓴 것 마냥 조금의 변화도 없다. 이 환자는 자신이 먼저 말을 걸거나 자신의 기분에 대하여 스스로 말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대답을 할 때에도 간단히 '예', '아니오'로 짧게 대답하고는 그 자리를 피해 버린다.
  • 28세 된 한 여자환자는 하루 종일 자기방에 틀어박혀 꼼짝도 하지 않으며, 집안 가족들과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지낸다. 그녀는 잠을 제 시간에 자지도 않고 아침에 제 시간에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녀는 아침에 일어나 자기 이불이나 요를 개는 것, 방 청소, 음식 장만과 같은 단순한 일이나 집안의 허드레 일을 전혀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녀는 가족이 자신의 방을 청소하라고 하면 오히려 짜증을 낸다.
  • 25세 된 한 남자환자는 세수, 면도, 목욕 등 자신의 위생청결과 몸차장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가족이 목욕을 하라고 재촉하면 마지못해 목욕탕에 가지만 자발적으로 가는 일은 거의 없다.
  • 19세 된 대학교 1학년을 휴학한 한 남자환자는 동성친구뿐만 아니라 이성친구를 사귀는데 전혀 관심이 없는 듯이 보인다. 그는 남들이 다 하는 미팅에도 참가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거나 밖에서 친구를 만나는 일도 거의 없이 하루 종일 집안에 틀어박혀 지낸다. 우연히 친구가 집을 방문해도 반갑게 맞이 하기는커녕 그 자리를 피해버린다.
  • 30세 된 한 여자환자는 집밖에서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항상 당황해하고 허둥댄다. 그녀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지 모른다. 그녀는 또 사람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동사무소나 공공기관에 가기를 두려워하며 물건을 사러 집 근처 상점에 혼자 가는 것도 두려워한다.
  • 19세 된 대학교 1학년에 다니는 한 남자환자는 도서관에서 한 자리에 앉아 지속적으로 공부를 못해낸다. 그는 집중이 되지 않으며 항상 피로를 느낀다고 말한다. 그는 또 매사에 의욕을 보이지 않으며 스스로 어떤일을 시작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는 매사에 즐거움을 못느끼는 듯이 보인다.

진단

정신상태 검사만으로 조현병으로 확진하면 안되며 다양한 내과적 질환과 타 정신과 질환에 대한 감별이 이루어져야 한다. 진단은 열거한 증상들이 6 개월 이상 지속되고 사회적, 직업적 기능에 현저한 장애가 있으면 정신분열증으로 진단하게 된다.

경과

개인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조기에 병을 발견하여 적절한 항정신병 약물 등의 치료를 하면 놀라울 만큼 기능이 회복되고 치료반응이 좋다. 그렇지만 약을 먹지 않으면 재발의 위험성이 높아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데 환자나 가족들은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이 정신질환에 걸려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고 부정(denial)의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투약을 거부하는데 이렇게 되면 재발을 하게 되고 그 사람의 인격마저도 황폐화되는 심각한 지경이 되기도 함. 일반적으로는 75% 정도에서 치료에 호전을 보이고 25% 정도에서 거의 완쾌되고 25%의 경우에는 회복이 되지 않고 만성적인 경과를 겪게 된다.

치료

우선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한데 특히 환청과 망상 등의 사고의 장애에 효과적임. 일반적으로는 처음 발병을 한 경우에는 1년 이상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여야 하는데 여러 가지 이유(병의 부정, 부작용 등)로 약을 중단하게 되면 재발되는 경우가 흔하고 이렇게 재발을 하게 되면 약을 복용해야만 하는 기간이 길어지므로 반드시 약물 중단은 정신과 전문의와 상의한 후 결정하여야만 함.

약물치료와 더불어 정신치료를 함께 해주는 것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정기적인 면담을 통해 환자와 치료자가 공감하고 이해하는 치료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환자의 현실감을 회복시키고 환자의 문제해결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지하고 격려해 주는 것이 필요함.

또한, 가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데 환자 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질병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증상에 대한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함.

만성 정신분열증 환자의 경우에는 정신재활치료가 필요한데 낮병원이나 직업훈련을 통해 사회기술훈련을 받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함.

경과

조현병으로 첫 입원 치료 후 5년에서 10년 추적 관찰한 연구들의 결과를 보면 10~20% 정도의 환자들이 좋은 결과를 가지는 것으로 되어있다. 절반 정도의 환자는 결과가 좋지 않아 반복적인 입원, 증상의 악화, 우울 삽화의 경험 등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조현병 환자가 좋지 않은 경과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20~30%의 환자들은 어느 정도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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