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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 가설 (Hygiene Hypothesis)
지나치게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감염성 미생물에 노출될 기회가 적어 면역 체계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무해한 물질에 과민 반응(알레르기)을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론임. 미국과 같은 서구화된 선진국에서 알레르기 질환이 더 흔한 이유를 설명하는 주요 가설 중 하나로, 한국 역시 최근 알레르기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는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과거 미국 소아과학회는 알레르기 예방을 위해 땅콩을 늦게 (만 3세 이후) 먹이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땅콩에 대한 면역 관용이 형성될 기회가 줄어들고, 피부 등을 통해 미량의 땅콩 성분에 노출되면서 알레르기 반응이 유발될 위험이 커졌다. 또한, 미국에서는 땅콩을 고온에서 볶아 땅콩버터 형태로 많이 섭취하는데, 이 과정에서 땅콩 단백질의 구조가 변형되어 알레르기 유발성이 더 강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15년 발표된 'LEAP(Learning Early About Peanut Allergy)' 연구는 기존의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 획기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이 연구는 생후 4개월에서 11개월 사이의 고위험군 영아에게 땅콩을 조기에 꾸준히 섭취시킨 그룹이 땅콩을 회피한 그룹에 비해 땅콩 알레르기 발생 위험이 80% 이상 감소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 연구 결과를 기점으로 미국 국립보건원(NIH)을 비롯한 주요 기관들은 땅콩 조기 도입을 권고하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기존의 권고를 공식적으로 폐기했다. 하지만 이미 십수 년간 이어진 섭취 지연 권고는 미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려 많은 이들이 땅콩 알레르기를 갖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는 특별한 위험 요인이 없는 한 생후 4~6개월부터 땅콩을 포함한 다양한 음식을 조기에 시작하도록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