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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 성격설

사람의 성격이 혈액형에 따라 결정된다고 주장하는 도시전설. 변할 수 없는 성질인 혈액형을 이용하여 사람들의 성격을 나누고, 이를 비교하는 행위 자체가 인종차별이나 남녀차별과 같은 차별행위이다. 바넘 효과 + 선택적 기억 + 카더라 통신의 시너지 효과 덕에 살아남아, 현재까지 한국인의 의식에 각인되었다. 변종으로 혈액형이 체질을 바꾼다고 주장하는 혈액형별 식습관 체질도 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헛소리다. 애초에 사람의 성격이 그 사람의 ABO식 혈액형에 따라 결정된다면, 인간의 설정은 4가지 분류로 깔끔하게 나눠질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성격은 사람에 따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는 본격적으로 사람들과 접촉하기 시작하는 초등학교만 다니더라도 알게 되는 사실이다. 자신이랑 완벽하게 성격이 똑같은 인간을 찾는 것 자체도 드문 일이지만, 정작 찾았다 하더라도 세세한 부분에서는 차이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학적 근거가 매우 희박하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1) 학설이 아니라 혈액형 성격설을 뿌리 뽑읍시다. 혈액형 성격설은 이과의 원수'라는 시각으로 이 학설을 적대시한다.2) 인문학도들이 유사(類似)역사학을 추종하는 환빠 무리를 적대시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사실 인문학도들에게도 적대시당할 만하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인문학에서 혈액형 성격설은 그야말로 개소리. 심리학 전공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은 이를 적대시하고 있지만, 이러한 내용을 배우는 줄 알고 심리학과에 들어오거나 심리학 과목 복수전공하는 학생들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혈액형 성격설 신봉자중 대다수가 자신은 그냥 재미로 가볍게 받아들이니 문제가 없다는 사람들 이지만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이 "재미"로 인간에 대한 편견을 가지는게 문제가 없을리가…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그나마 나은 경우이고 가장 큰 문제는 이를 그냥 가십거리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혈액형 성격설이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처럼 논문이나 통계를 내세우고 유사과학의 형태까지 띠고 있다는 점이다. 민방위 교육장에 심리학 교수라는 사람이 와서 혈액형별 인간관계론 강의를 하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다.

세계에서의 혈액형 성격설

세계적으로 이러한 설이 분포된 곳은 한국일본뿐. 일례로 영어 위키백과에서 혈액형 성격설 문서의 표제어는 Blood types in Japanese culture이다. 혈액형별 인물 일람을 보면 알겠지만, 가상의 캐릭터에 혈액형을 설정하는 짓을 하는 것도 일본과 한국뿐이다.3) 서양 쪽에는 죽을 때까지 자신의 혈액형이 뭔지도 모르고 살다가 가는 사람들도 부지기수.

당연하지만 서양에서 믿는 사람은 거의 드물다. 서양에서는 희귀병 환자가 아닌 이상 자기 혈액형이 뭐든 간에 아예 관심이 없다. 자기 혈액형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며, 자기 혈액형을 알고 있다고 하면 신기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괜히 응급실 치료에 힘들듯. 수혈을 해야 하는데 혈액형을 알리지 않으니까– 혈액형 성격설이란 게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런 바보 같은 걸 믿는 사람도 있냐고 반문한다. 특히 독일 같은 경우에는 혈액형을 물으면 혈연관계를 묻는 것 따위로 오해해 기분 나빠한다고 한다. 거기다 독일나치즘에 휘둘린 역사도 있어서, 혈액형 성격설 같은 걸 주장했다간 우생학 신봉자로 오해받기 딱 좋다. 오히려 서양에서 동양쪽 혈액형 성격설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것은 별자리 성격설이다. –하지만 이게 등장하면 어떨까?–

의학에서도 A형 인격, B형 인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니까 의학적으로도 혈액형 성격설을 인정하는 거다! 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가끔 있는데… 의학에서 말하는 A, B형 인격은 혈액형의 A, B 형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 울혈성 심부전의 발병률과 환자의 성격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다는 가설에서 나온 표현으로, A형 인격은 일 중독자에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 성격, B형 인격은 그 반대의 느긋한 인격을 지칭하는 용어일 뿐이다. (그래서 O형이나 AB형 인격은 없다.) 게다가 이마저도 근거 없는 낭설이라며 의학계 안에서도 비판을 많이 받는 가설이다. 알파벳 A, B가 들어있다고 해서 혈액형으로 착각하지 말자.

역사

ABO식 혈액형의 기원

학계에서 인류의 기원은 아프리카로 추정하는데, 그 옛날의 인간들은 모두 O형이었다. 지금도 아프리카의 혈액형 비율은 90%이상이 O형이다. 마야인, 페루 인디언은 99~100% 이상이 O형으로 추정하고 있다. 얼어붙은 바다로 이어져 있던 당시의 대륙을 걸어 아프리카 사람들이 유럽으로 건너가게 되는데,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마 돌연변이에 의해 응집원a를 가지는 혈액A타입이 발생하고, 아프리카에서 중동으로 진출한 인류들은 돌연변이에 의해 응집원b를 가지는 B타입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양 응집원을 다 가진 AB형이 전체 혈액형에서 매우 적은 비율을 갖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중동과 유럽이 사이가 안 좋아서 혼혈이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아이누같이 사이가 나쁠 이유가 적은 지역에서는 AB형이 10%이상인 곳도 있다.

우생학에 바탕을 둔 발전

독일 하이델베르크 연구소의 외과의사 에밀 폰 둔게른은 동물 혈액형 연구에 나선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포유류는 혈액형이 B형이었는데, 사람과 침팬치에서는 A형 혈액형이 발견된다는 점에서 진화와 혈액형의 관계에 주목하게 된다. 그는 함께 근무하는 폴란드 출신의 의사 루드비크 힐슈펠트와 공동으로 여러 가족의 혈액형을 연구하여, 혈액형이 유전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업적을 세우기도 한다. 이후 둔게른과 같이 연구했던 힐슈펠트 역시 혈액형 연구에 경주하였는데, 1918년 세르비아 육군중앙세균검사소에서 근무하며, 1차 세계대전 직후 전쟁으로 인해 마케도니아 평원에 모이게 된 전 세계 16개국의 군인이나 난민 8500여명의 혈액형을 조사했다. 그리고 이 조사 결과를 1919년에 학술지에 발표하였다. 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 서유럽 지역 출신의 백인일수록 A형이 많았고, 동유럽 지역 출신이나 아시아, 아프리카의 유색인종일수록 B형의 비율이 높아졌다. 그리고 우생학자들은 이 조사 결과를 악용하여, A형이 많을수록 진화된 인종인데 백인일수록 A형이 많으므로 백인이 제일 진화한 인종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4)

우생학에선 조사를 바탕으로 혈액형에 따른 인종의 우월성을 수치화하였다. 생화학적 인종계수가 바로 그것. 가령 혈액형 항목의 표를 참고하면, 한국인은 1.18로 '아시아-아프리카형'에 속하고 일본인(1.48)이나 러시아인(1.41)은 '중간형'에 속하며, 영국인(4.09)이나 프랑스인(5)은 '유럽형'에 속하는 식이다.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은 B형이 없으므로 진정한 백인으로 분류된다.– 이 이론은 당시 우생학에 심취해있던 일본에서도 다루기도 했다. 조선인은 일본인보다 B형의 비율이 높아 열등하다는 식으로.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나치 독일일제는 혈액형 우생학론을 이용해 자신들의 집단이 우월하다는 것, 그에 따라 자신들과 반하는 민족들은 싸그리 정리하야 한다고, 혹은 자신들이 지배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인구 중 A형의 비율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 A형 비율이 조선인보다야 높긴 하지만 일본인도 백인에 비하면 여전히 열등 민족이었기 때문에, 민족 간의 우열을 따지는 부분은 일본에선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혈액형과 성격을 연관시키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혈액형으로 성격을 확실히 구분 짓는 기준은 1927년 일본의 심리학자인 후루카와 다케지가 친척, 지인 등 주위 사람 319명5)을 대상으로 조사한 논문 「"혈액형에 의한 기질 연구」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혈액형과 기질」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 연구에서 후루카와는 A형은 소극적이고 보수적이며, B형은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이라고 주장했다. 후루카와는 더욱이 한발 더 나아가 1930년 우서 사건이 일어난 후 아이누족과 대만 원주민의 혈액형을 비교해, "순종적인" 아이누족에 비해 대만 원주민에게서 O형이 많이 나타난다는 점을 대만 원주민이 반항적인 이유라고 지적하면서, 이들과 일본인간의 통혼을 늘려서 O형 비율을 줄여 반항적인 기질을 순종적으로 만들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쯤이면 인종 간의 우열을 가리지만 않을 뿐, 우생학 뺨치는 수준의 유사과학일 뿐이다.

현대의 혈액형 성격설

세계 2차대전이 끝난 후 오랫동안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970년대 들어 과학자도, 생물학과 계열 전공자도 아닌 방송작가 노미 마사히코가 혈액형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혈액형으로 알 수 있는 상성(血液型でわかる相性)》이란 책을 펴냄으로써 유명해지게 된다. 이것이 오늘날의 혈액형 성격설의 기반이 되었다. 현재에는 그 아들인 노미 토시히코가 그 일을 잇고 있다. 국내에는 각 혈액형별로 《X형 인간의 미학》이란 제목으로 80년대부터 나온 책이 잘 알려져 있다.

노미 부자의 활동으로 인해 일본에서는 한때 혈액형 성격설이 널리 퍼졌는데, 이것이 한국에 그대로 수입되었다. 세계적으로 이와 같은 것을 맹신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일본뿐이다. 비슷한 사례로는 버뮤다 삼각지대바이오리듬이 있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후반 이후 방송이나 대중 매체에서 혈액형 성격설을 다루는 일은 많이 줄어들었으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많이 통용되고 있다.

이 혈액형 성격설과 관련하여 흠좀무한 일화가 일본에 하나 있다. 일본의 전 노동부 장관인 니와 효스케가 1990년 정신이상자의 피습을 받고 사망했는데, 병원으로 후송되어 처치를 하는 과정에서 다른 형의 혈액이 수혈되어 사망하는 의료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국회 편람의 혈액형 기재를 의료진이 그대로 믿고 수혈을 했지만, 이것이 실제 혈액형과는 달랐고, 다르게 기재된 원인은 혈액형에 따른 인상이 득표수에 연결된다고 여겼기 때문 아닌가, 추측된다는 것.# 그러나 이 일화는 사실일 가능성이 낮다. 수혈을 할 때는 수혈 전 교차반응검사(Cross matching test)가 필수인데다, 사망원인도 과다출혈로 인한 심폐정지이니 수혈 실수와는 무관하다.

혈액형 성격설에서 설명하는 혈액형별 성질

  • A형 : 소심하고 자신이 맡은 일을 묵묵히 일한다.
  • B형 : 다혈질이고, 아이디어가 뛰어나다. 하지만 남자의 경우는 바람둥이라서 여자한테 미움을 받을 때가 있다.
  • O형 : 활달하고 적극적이다.
  • AB형 : 천재 아니면 바보 내지 매드 사이언티스트.6)

이러한 서술들은 과학적 근거를 가진 가설이 아니라 조작된 증거로 인해 만들어진 편견이다. 그 편견 때문에 《B형 남자친구》 같은 영화도 나왔으며, 한때 《개그 콘서트》에는 이것을 다룬 B.O.A라는 코너도 있었다. –하지만 이 개그는 혈액형 성격설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까는 것에 가깝다.– 그리고 싸이 간지글에서 특히 자주 찾아볼 수 있다. 거짓말 안 치고 정말 자주 보인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이러한 분류에 대해 화를 내면, 이 역시 혈액형 성격설에 따라 해석하곤 한다. A형은 소심해서 화내고, B형은 원래 다혈질이라서 화내고, AB형은 내면의 똘기가 발현하는 것이고, O형은 욱해서 화낸다는 식으로. 그런 오해를 받기 싫어서 가만히 있으면 또 이유를 가져다붙인다. A형은 소심해서, B형은 다른 생각하고 있어서, O형은 자신의 편이 없어서, AB형은 타인에 대해 관심이 없어서 그렇다고 한다. 이는 밑에서 서술할 고무줄 잣대와 관련이 깊다.

여러 반박들

입증되지 않은 혈액형과 성격의 상관관계

혈액형과 성격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혈액형 결정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효소는 적혈구 표면에만 작용하고, 이게 나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당장 성격을 구현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 '뇌'에는 혈액 뇌관문이라는 것이 있어 혈액이 직접 닿지도 않기 때문에, 혈액형이 성격에 직접 영향을 미치려야 미칠 수가 없다. A형과 O형의 차이는 적혈구 항원부의 N-아세틸갈락토사민이라는 당이 붙어있는가 아닌가의 차이 정도고, B형과 O형의 차이는 갈락토스라는 당이 붙어있는지 여부 정도다. 유전적으로는 이런 당이 붙는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에 있는 몇 개의 뉴클레오티드의 염기서열이 다를 뿐이다.

성격과 유전자의 관계에 대해서도 학자들끼리 의견이 엇갈리는 판7)에, ABO식 혈액형을 결정하는 단백질 하나만으로 성격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또한 백번 양보해서 혈액형이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치더라도, 애초에 사람의 성격은 선천적인 유전적 요인보다는 후천적인 환경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 가족 관계, 교육 환경, 인간 관계, 경제 상황 등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인자는 다양하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을 무시한 채 혈액형으로 성격이 좌우된다고 믿는 것은 극단적 우생학에 지나지 않는다.

아주 좋은 예시로 국민MC라 불리는 유재석도 B형인데 겁이 많고 소심하다. 혈액형 성격설이 맞다면, B형인 유재석은 다혈질이어야 하는데, 그는 전혀 그렇지가 않으므로 혈액형 성격설에 대한 대표적인 반증 사례가 된다. 더구나 A형이 O형에게 수혈 받을 수 있는 것8)처럼 다른 혈액형을 수혈 받았다고 해서, 성격이 조금이나마 수혈 받은 혈액형 성격 유형으로 바뀌었다고 입증할 만한 사례도 없다.

ABO식 혈액형 분류만을 반영함

혈액형 성격설은 가장 잘 알려진 ABO식 혈액형을 통해 사람의 성격을 분류한다. 하지만 혈액형의 구분법은 ABO식과 RH식 이외에도 수십여 가지가 더 존재한다.9) ABO식 혈액형의 구분은 적혈구 표면에 붙어있는 수많은 당단백질중 하나의 유무, 차이를 두고 구분되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에는 ABO식의 4가지 혈액형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되어있지만, 외국의 경우에는 특정 혈액형의 비율이 매우 높은 민족이나 나라가 적지 않다.10) 또한 cis-AB형이나 봄베이 O형을 비롯한 희귀 혈액형들, 골수이식으로 혈액형이 바뀌는 경우 등의 경우도 혈액형 성격설은 설명하지 못한다.

근데 왜 ABO의 4가지 구분법만이 나왔을까? 그야 간단하다. 이 혈액형 성격을 연구하던 2차대전 당시에는 혈액형이 이 4가지밖에 없는 줄 알았으니까.

통제된 실험에서의 반증 사례들

예를 들어, 페루의 원주민들은 전부 O형이었다. 그렇다면 페루의 원주민들의 성격이 모두 같은가? 그것은 당연히 아니다. 마야인 역시 전체 인구의 98%가 O형이며, 서양인들은 대부분 A형 아니면 O형이고, B형과 AB형은 전체 인구의 1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 한 방송사에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모아놓고 질문에 답을 하게 하면서 혈액형을 맞히는 프로를 진행한 적이 있다. 당연히 하나도 안 맞았고, 심지어 B형 같은 경우에는 아주 고르게 분산되었다. 그런데 방송사는 이 결과를 가지고, "역시 B형은 자유분방하다." 라는 병맛 분석을 터트려 버렸다.

이외에도 '강타자들 중에는 왜 X형이 많은가?' '떠오르는 CEO 혈액형을 조사해 봤더니~' 라는 식의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들여다보면 표본이 겨우 몇 십 명에 불과해서 통계학적으로 전혀 의미 없는 수치인데도, 그럴듯하게 기사를 만든 경우도 있었다.

"기존 과학적 지식도 어디까지나 가설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과학에서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던 게 사실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긴 하다. 대표적인 예로 양자역학은 거시적 세계에서의 상식을 완전히 뒤바꿔 버린 이론이 되었다. 이와 같이 혈액형 성격설 신봉자들은 과학적인 비판의 탈출구로써 과학의 불완전성을 들어서 반박하려고 한다.

허나 이는 유사과학 부류에서 지겹게도 많이 나온 떡밥으로, 자신들의 논리를 방어하는 마지막 탈출구에 지나지 않는다.

첫 번째, 이런 논리는 과학에서 양자가설과 같은 혁명적인 가설이 기존 상식을 뒤엎은 사실은 매우 부각시키지만, 그 사실에만 주목할 뿐이지, 정작 양자역학이 어떻게 기존 상식을 뒤집었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양자역학의 경우를 들어보면, '기존 역학은 어차피 가설일 뿐이므로 내 이론이 옳다'같은 단순 논변이 아닌, 잘 정제된 증거들과 데이터들에 의해 뒷받침되었으며, 이를 반증(反證)하려는 여러 시도들을 물리쳐가면서 그 자리에 올라왔던 것이다. 고전 물리의 균열이 생기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제시된 이론은 양자역학 말고도 수십 가지의 가설이 나왔을 것이다. 그 여러 가설 중에 양자역학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유명해진 이유는,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그대로 엄연히 튀어나오는 실험 데이터를 과학자들이 반박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기 때문.

그렇다면 혈액형 성격설은 기존 생물학 지식, 여러 반례와 학계의 회의적인 반응을 극복할 만큼의 명확하고 '잘 통제된'11) 실험에서 나온 데이터가 있는가? 양자역학에 대비되는 훨씬 많은 가설들이 엄격한 검증 하에 폐기되었는데, 혈액형 성격설이 그런 검증 과정 없이, 심지어는 그 결과를 반증하는 엄격하게 통제된 실험마저 존재하는데, 막연하게 기존 상식을 뒤엎을지도 모르니 믿겠다고?

두 번째, 기존의 생물학적 지식이 잘못되고 혈액형 성격설이 옳을 가능성은 있다. 과학에서는 항상 이론의 부분 혹은 전체가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반증 가능성을 항상 유념해서 기존 지식에 대해 건전한 반박을 가하는 것과, 반증 가능성만 믿고 근거가 없거나 조작되었는데도 믿는 음모론적 사고방식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과학의 세계에 반증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모든 이론과 가설이 똑같은 위치에 있는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만일 그렇다면 지구는 윗 방향으로 9.8m/s^2의 크기로 가속하는 평지일 수도 있고12), 문자 그대로 지구는 1만 살일 수도 있으며, 사실 병의 원인이 세균과 바이러스라는 것도 개 뻥이고 백신은 맞으면 안 될지도 모른다. 둘 중 어떤 것이 합리적인 판단일지는 불 보듯 뻔하다. 결국 과학의 불완전성을 방패로 근거가 부족한 가설을 변호하려는 시도는 타당하지 못한 것이며, 혈액형 성격설도 예외는 아니다.

무엇보다도 혈액형 관련 서적을 읽어보면, 혈액형이 도대체 왜, 어떻게 성격을 결정하는지에 대해 나와 있지 않다. 혈액형을 결정하는 요소가 신경계나 뇌의 어떤 부분과 어떤 식으로 상호작용하여 그런 성향을 나타내게 하는가, 이런 언급이 전혀, 하나도,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하다못해 어떤 유사성이나 연관성이라도 제시를 하든가, 하지만 그런 것도 없다.

혈액형 성격설을 믿게 되는 이유

여기까지면 적어도 이것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일부독자들은 언뜻 나랑 잘 맞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또 주변 신봉자들은 혈액형별 성격이 정말 잘 맞는다고 느낀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인가? 이것은 가설이 실제로 옳기 때문이 아니라, 잘 맞는 것 같은 환상을 보여주는 인지적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에서는 이렇게 혈액형 성격설이 족집게처럼 잘 맞아 보이게 되는 인지적 원인을 보여준다.

근시안적 귀납의 오류

혈액형 성격설을 믿는 이들이 흔히 하는 말은, '내 주변 사람들에게는 다 맞아떨어지더라'라는 말이다. 하지만 인간도 동물인지라, 틀린 것은 잊고 맞는 것만을 기억하려고 하는 성향, 정확히는 기억하고 싶은 것만을 기억하고, 기억하기 싫은 것은 잊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혈액형 성격설이 틀렸던 경우가 아무리 많아도, 혈액형 성격설이 맞아떨어졌던 경우 1개가 있다면, 그 1개만을 가지고 혈액형 성격설이 맞아떨어진다고 믿는 것이다. 이를 확증편향, 또는 선택적 사고라고 한다.

또한 개인이 수집한 사례는 통계학적으로 거의 의미를 가지기 어려울 정도로 표본 수가 적다. 설사 '내 주변 사람들'에게는 맞아떨어질지 몰라도, 그 정도의 사례만을 가지고 혈액형 성격설을 맞는 이론으로 볼 수는 없다. 몇몇 사례만을 가지고 특정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례 연구의 문제점이 여기에서 드러난다.

바넘 효과

혈액형 성격설 서적들에서 설명하는 성격은 대강 애매하게 설명해놓은 것이 많다. '당신은 항상 우유부단하고 결단을 잘 못하지만, 꼭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바로 결단한다.'와 같이 수많은 사람에게 맞아떨어지는 서술이 그 예이다. 이렇게 보편적 특성을 특정한 혈액형의 성격인 것처럼 포장하면, 사람들은 마치 자신이 특정한 혈액형이기 때문에 그 서술에 해당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소심하다', '활달하다', '사이코 기질이 있다.' 등은 구체적인 기준이 아니며, 이를 판단하는 잣대는 매우 유연하다. 그리고 사람 심리가 위의 기준들 중 딱 하나에 맞아 들어갈 정도로 간단하지도 않다. 생각해보라,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A형의 기준인 소심함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심리이다. 객관적으로 혈액형별 심리 유형을 파고들어가다 보면 B형에 해당하는 기준이 O형에도 해당되는 경우가 많고, AB형에 해당되는 것이 A형 혹은 B형에 해당되는 경우도 꽤 많다. 심지어 A, B, O, AB에 모두 해당되는 상황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바넘 효과라고 한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혈액형에 대한 설명을 섞어 놓고 피실험자들에게 자신에게 해당되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대답한 사람이 상당히 많았다.13) TV 방송으로만도 수없이 행해진 실험일 것이며, 한국에서는 《호기심 천국》에서 이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여지없이 바넘 효과의 작용.

혈액형 성격설을 –신봉–주장하는 사람들이 제시하는 근거 중 하나로 일본 유치원 실험이 있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바넘 효과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일례이다. 간단하게 영상을 설명하자면 혈액형 성격설을 잘 모를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 조교선생이 실수로 병을 깨뜨릴 때 각 혈액형 별 반응을 보여준다. A형은 '병을 깨자마자 이르고', B형은 '입이 무거워서 묻어주고', O형은 '오히려 다그치고', AB형은 '알 수 없는'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 요지. 이를 바탕으로 A형은 소심하고, B형은 의리 있고, O형은 정의감 있고, AB형은 특이하다는 기존의 통설을 뒷받침해준다고 본다.

허나 이는 바넘 효과에 맞춰 해석한 것에 불과하다. 만약 A형이 B형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면 '조교가 무서워서', O형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면 '사소한 일에 집착한다'는 식으로 해석하여 소심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 마찬가지로 O형이 A형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면 '잘못한 일은 바로 고발하는 정의감'으로 해석하는 식이다. 나머지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충분히 끼워맞출 수 있다. 따라서 위 실험도 전혀 혈액형 성격설을 뒷받침해주지 못한다.

여기에 신봉자들은 그 이유를 A형은 AA형과 AO형이 있는데 AO형은 O형의 성질을 공유해서, 덜 A형스럽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B형도 BB형은 거의 극단적 B형 취급한다. 물론 이 또한 유전학에 대한 무지에서 발생하는 오류이다. BO와 BB는 보유하고 있는 유전자의 종류만 다를 뿐, 실제로 발현되는 모습은 동일하다.

고로, A형이 혈액형 성격론을 까면 소심해서 그런 걸 다 까는 거고, B형이 혈액형 성격론을 까면 다혈질이라 그런 이론은 신경 안 쓰는 거고, O형이 까면 욱해서 그런 거고, AB형은 성격 상 천재거나 바보라 까는 거 아니면 내면의 똘기가 발현하여 까는 거다…… 그리고 이 모든 생각은 혈액형 성격설이 대다수가 받아들이는 이론이라는 생각이 반영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피그말리온 효과

혈액형과 성격 사이의 관계가 과학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혈액형 성격설을 믿는 집단에서는 혈액형과 혈액형 성격설에서 설명하는 혈액형별 성격 사이의 관계가 나타났다고 한다. 즉, 혈액형 성격설을 믿게 되면, 자신이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성격을 혈액형 성격설에서 설명하는 대로 만들고 결정짓게 된다는 것. 일종의 주화입마라고도 볼 수 있으며, 해당 논문에서도 인간의 사회적인 성격은 혈액형과는 아무 관계가 없으며, 성장 과정이나 자신의 믿음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설사 혈액형 성격설을 믿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서 '당신은 X형이니까 ~다.'라는 말을 자주 들으면 마치 자신이 그런 것처럼 여기게 된다. 가설이 스스로를 정립된 이론으로 만들어 나아가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 외

다혈질인 사람은 성격이 외향적일 가능성이 크므로 B형이나 O형이나 별 다를 바가 없고 인간의 뇌는 다혈질이라는 연구결과와 우리나라 약 30%가 A형인 점을 고려하면14) 확률상 얻어 걸리기도 쉽다. 그리고

결론

결과적으로 혈액형 성격설에 대한 믿음이 신뢰를 결정하고, 그로써 다시 타인의 정보를 확증편향함으로써 믿음을 다시 강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마치 어느 사람에게나 일치하는, 신비하게도 딱 맞는 이론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실상 '내 주변 사람들은 다 맞더라' 하는 것도 알고 보면 열이면 아홉 이러한 과정을 거쳐 강화된 믿음을 거친 경우이다. 이쯤 되면 신만 안 믿었지 거의 종교에 가깝다.

따라서 이러한 애매하고 일반론적인 설명, 즉 바넘 효과를 이용한 심리학에 있어서는 질문 자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만들 수 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통계자료는 사실상 의미 없는 경우이다. 특히나 그것이 변인(變因)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것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혈액형 성격설은 전적으로 혈액형 우생학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이를 믿고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황인종은 열등하다는 인종차별적 바탕을 깔아놓고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폐해(弊害)

애초에 말이 안 되니, 전공자나 과학자가 아니라도, 상식적으로 조금만 생각해보면 반박당할 여지가 많은 혈액형 성격설이지만, ABO식 혈액형이 성격을 결정한다고 믿는 사람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이 현실이다. 윗항목에서 여러번 서술한 것과 같이 기실 유사과학일 뿐인데도 말이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등에 퍼지는 혈액형 성격 돌림글이 대표적인 사례. 이 때문에 혈액형 성격설로 인한 폐해도 늘어나고 있다.

편견과 차별

혈액형만을 보고 다른 사람의 성격을 지레짐작하여 편견을 형성하고, 이에 따라서 인간을 차별하는 행동이 가장 주된 폐해이다. 해당되는 사람들에게는 악플 못지않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므로, 악플과 마찬가지로 위의 내용을 절대로 말하면 안 된다.

B형 B형 남자는 무슨 천하의 바람둥이에 나쁜남자의 전형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 편견을 이용해 《B형 남자친구》라는 병맛 영화가 만들어졌지만, 당연히 흥행에 실패하고 그 당시 《파리의 연인》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이동건의 이름값까지 깎았다.15)

한국에서는 돌발 행동이 잦고, 남의 눈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알려진 B형이 공공의 적으로 여겨진다.

AB형 AB형은 필연적으로 소수파가 될 수밖에 없다. 툭하면 4차원에 매드 사이언티스트(mad scientist) 취급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일본에서는 소수파인 AB형아웃사이더 취급이다.

CIS-AB형 희귀 혈액형인 CIS-AB형은 전남 지역이 기원이라는 점 때문에 지역감정에서도 오르락내리락 거리고 있다.

자기 낙인 효과

혈액형 성격설의 내용 그대로 자기의 성격을 구축하는 자기낙인효과는 더더욱 무서운 폐해이다. 어떤 학생에게 과제 발표를 시켰는데 내용은 상당히 괜찮은데 제대로 발표를 하지 못해서,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힘차게 이야기하면 열심히 잘 준비한 과제가 더 좋은 발표가 될 것이다'라고 말하자 그 학생이 '전 A형이라 발표 같은 거 원래 못해요.'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이러한 낙인 효과는 타인에 의한 것도 무섭지만, 자신이 스스로를 일정한 틀에 옭아 메는 자기낙인효과는 더더욱 무섭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더 그렇다.

인간관계

상식에 비추어 생각하면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자신이 싫어하는 혈액형이라는 이유로 그 사람이 싫어진다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막장 상황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

심지어 특이한 혈액형의 경우는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대표적인 경우가 A형과 헷갈리는 O형을 가진 사람들인데, 이러한 경우는 과거(약 15년 전) 에 사용되던 손가락 채혈법으로는 혈액 구분이 거의 안 되기 때문에 잘못된 혈액형으로 알게 된다.

고로 어렸을 때 A형으로 인식하고 혈액형 성격설 심취 → 나중에 어른이 돼서 헌혈한 다음 O형으로 판정받고 2차 쇼크… 라는 방식이라 인간 심리가 뒤죽박죽이 되어버리고 만다. 혈액형 성격설에서 구분하는 성격은 4가지 유형이 서로 비슷한 성격도 아니고, 아예 틀에 찍어내듯 다른 성격이니. 자신이 O형인 줄 알고 '나는 혈액형 중에 성격 제일 좋은 O형임'하고 남들 깔아뭉개다가, 나중에 혈액형 A형으로 밝혀진 뒤에는 '내가 A형이라 마음이 여리고 소심해서 상처를 잘 받으니 나한테 뭐라 하면 안 된다능'이라며 무슨 일만 있으면 쉴드 치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그것은 혈액형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병크에 지나지 않는다.

혈액형 성격설에 대한 경계

혈액형 성격설은 단순한 미신을 넘어서 특정 혈액형에 대한 편견과 차별로 이어지기 쉽다.일본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경계하여 2008년을 전후로 방송에서는 혈액형 성격 판별 같은 것은 99% 사라진 상태이다. 혈액형과 성격은 무관계하다고 알리는 방송도 자주 방영되었으며, 따라서 현재 혈액형에 대한 얘기는 영화나 출판물에서나 개그로나 간혹 볼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여전히 혈액형 성격설을 믿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2009년이 되도록 여전히 방송에서 혈액형 성격 판별법이 나오고 있는 상태. 모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혈액형 심리론의 사기성을 파헤친 방송을 한 번 했는데 이 방송이 나오고 난 뒤 NCSI들이 시청자 게시판에 반박글을 쓴 적도 있다. 이러한 유의 반응이 논리적으로 타당한 반박이면 모르겠으나, 절대다수가 자신의 믿음에 대한 도전에 보이는 반발에 가깝다. 당연히 논리력도 없고, 근거 역시 제시 못한다. 물론 항상 나오는 레퍼토리인 '나와 주위 사람들은 다 믿더라'와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전형적인 근시안적 귀납의 오류.

사실 그 다큐멘터리 방송 이전에도, 10여 년 전 SBS의 《호기심 천국》에서 그 사기성을 까발린 적이 있었다. 붕어빵 관련해서 시민들이 먹기 시작하는 부위로 성격과 혈액형을 유추하는 것이었는데, 시민들은 대부분 성격에 대해선 맞다고 했는데, 혈액형은 아니라고 답변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테스트에선 일반인들로 이루어진 성격테스트 실험에서 일부러 결과와 다른 성격지문을 얘기했는데, 그 일반인들은 맞다고 이구동성(異口同聲)… 즉, 타인이 자신에게 말하는 성격(그것이 거짓일지라도)에 대해 믿고 싶어 하며, 그것을 짜 맞춰서 혈액형과도 연결하려는 심리에 기반한 것이다.

혈액형 성격설을 소재로 한 작품

80~90년대의 웬만한 어린이들은 한 번쯤 다 보았을 금성과학학습만화는 일본 학습 만화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혈액형의 수수께끼라는 파트가 존재한다. 이 책의 내용에서는 심지어 각 나라별 혈액형 분포를 다루면서 대놓고 인종차별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가 있다. 혈액형과 생일에 따라 딸내미의 스테이터스 증감수치가 달라지는데, 혈액형 성격설에 심리점성술을 결합한 방식.

이말년의 연재 만화들 중 2009033009032183330813.jpg}}편은 이러한 사회상을 유쾌하게 풍자하였다.

크게 흥행한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에서는 혈액형별 성격(+ 별자리 점성술)을 주장하는 여주인공(최강희(배우)" 최강희–이 최강희는 아닌데16)–)에게 남주인공(박용우)이 혈액형별 성격설의 역사와 근거 없음을 설명하고 화를 내는 장면이 나온다. 위에 있는 동영상이 그 장면.17)

네이버 베스트 도전만화 중에는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이라는 만화가 있다. 이 만화는 네이버 웹툰으로 진출하였다. 18) 게다가 다음 만화속세상마저 《ABO서바이벌》이라는 혈액형 성격설을 소재로 한 만화19)가 연재된 적이 있다.

MBC 에브리원에서는 혈액형 성격설을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 《유키스의 뱀파이어》를 방영하였다.

그것은 알기 싫다 29b회 에서는 무려 한 시간을 할애해서 대차게 까주었다.

또 한때 사상의학이 붐을 이루었을 때, 사상의학을 다룬 모 어린이 학습만화에서는 심지어 혈액형별 성격을 친절히 제시하면서, 사상의학과 혈액형 성격설을 연결하여 다루기도 했다! 이를테면 태양인 중에는 O형이 많다거나. 만화가가 어디서 이러한 자료를 접해서 관련 내용을 만화에 수록했는지 모르지만, 사상의학 자체가 일반에 다소 혈액형 성격설 비슷한 것으로 변질되어 가는 것도 문제인데(사상의학항목 참조), 이걸 직접적으로 혈액형 성격설과 연결시켰으니 그야말로 병크. 게다가 어린이용 학습만화의 독자 연령층이 초등학생정도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위 내용을 순진하게 받아들이고 믿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심지어는 혈액형별 성격설만을 내용으로 한 학습(?)만화도 나와 있다. 그런데 이걸 학습만화라고 봐야하나? 그 학습만화라는 WHY에서는 책 내용 중 흥미를 끌만한 것을 추려 만든 실내 테마 파크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 중 한 방을 혈맥형 성격설에 할당하고 있다. 그 기원과 비과학적이라는 설명은 쏙 빼놓고.

일본에서는 혈액형별 여자가 결혼하는 법으로 4부 연작 드라마가 만들어진 적도 있다. 다만 그 드라마 내용 자체는 감동을 주고 재밌는 내용이라 평은 좋다.

그 외에도 혈액형 성격설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는

등이 있다.

나루토》의 오로치마루는 혈액형 성격설을 굳게 믿고 있는 듯하다.

헌터×헌터》에는 비슷한 개념으로 넨 성격설이라는 게 있다. 근거는 히소카의 독단(…).

새소년 게임북 시리즈(일본 게임북 시리즈의 해적판) 중 '러브러브 대작전'이란 책도 이 혈액형 성격설을 토대로 하고 있다.

혈액형 성격설을 뿌리 뽑아야 하는데 현실은 시궁창

논리적/과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이론임에도 불구하고, 혈액형 성격설이 퍼지는 이유는 이것이 대화를 이어가기에 편한 공통 주제이기 때문이다. 혈액형 성격설을 화제로 대화하는 이유도 이런 것. 이런 상황에서 굳이 토론의 자세를 갖고 혈액형 성격설을 논파하라고 해도 이걸 논파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라서, 신봉자들은 과학적&논리적 반박을 해도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반증 사례를 제시해도 확증편향(確證偏向)된 사례를 통해 얻은 믿음으로, 그런 반례들을 모두 예외로 치부하기가 일쑤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라, 어떠한 혈액형이건 혈액형 성격설에 엮어서 깔 수 있다. 가령 A형의 경우 '그렇게 하나하나 일일이 반박하니 A형이지?', B형은 '그런 소리를 하니 B형이지?', O형은 'O형답게 니편 남의 편 가르기를 좋아하니까 그런 소리를 하는 거지', AB형은 '사이코 기질이 있는 AB형이니 그런 소리를 하지'라는 식으로 응용한다.

혈액혈 마다 질병에 대한 내성이 다 다르다는 설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확실한 근거는 없다.

혈액형별 성격설을 신봉하는 사람을 경멸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 이상 뭘 믿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라는 것도 잊지는 말자. 인격 모독으로 발전시키지는 말고 혈액형 성격설을 믿는 사람을 감화시키려고 재능 낭비를 하지도 말자. 소용 없다

  • 출처: 나무위키- 혈액형 성격설(CC BY-NC-SA 2.0)
1)
유일하게 학계에서 이 혈액형 성격설을 연구하는 쪽이 심리학인데, 그 주제는 왜 사람들은 이런 말도 안 되는 말을 믿는가 이다.
2)
하지만 대한민국은 혈액형 성격설이 인기가 워낙 좋아선지 이과생들 중에도 이걸 신봉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반대로 문과생들 중에서도 혈액형 성격설을 매우 적대시하는 사람도 있다. 즉 개인차.
3)
다른 나라도 친자 또는 닮은 사람 떡밥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의 경우도 대부분 친자 떡밥용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유전자라는 더 확실한 떡밥거리가 있어서 요즘은 친자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정도나 수혈의 가능 유무 때문에 설정하기도 한다. 경우가 좀 다르긴 하지만, 예로 영화 《페이스 오프》 아니면 군인처럼 혈액형을 공개(?)하고 다니는 특수직종(?) 종사자라든가. –실제 공무원들은 공무원증에 혈액형이 표시돼있다.–
4)
본 항목의 이전 설명에서는 "혈액형으로 사람을 구분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 직전 독일빌헬름 2세 황제가 시초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어느 쪽이 더 정확한 사실인지 확인 바람
5)
319명이라는 표본 수를 문제로 볼 수도 있지만, 잘 선정된 표본일 경우 319명 정도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도 있다. 표본 수야 후속 연구자들이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늘려갈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표본을 선정한 방식이 주위 사람이라는 거다.
6)
카를 융이 제안한 인간 생각의 4가지 기능 : 감각(O형), 직관(AB형), 사고(A형), 감정(B형)과 어느 정도 대응된다. 즉 각 혈액형이 대표하는 4가지 성향은 본래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모든 인간에게서 두루 나타난다. 바넘 효과에 따라 자신을 지칭하는 이야기로 느끼는 것 뿐.
7)
예를 들어 A형의 성격이라 주장하는 소심함은, 관련된 유전자만 해도 도파민 수용체, 세로토닌 수용체 등 여러 종류이며 그 수용체 안에서도 여러 세부 타입으로 나뉘고 있다. 거기에 자랄 때의 환경과 교육에 의한 영향이 결합되어 성격이 결정되는 것이며,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게 성격이다.
8)
다만 이건 권장되지 않는다. 잘못하면 쇼크가 올 수 있기 때문.
9)
ABO식과 Rh식 이 2가지가 유명해진 이유는, 이 두 가지는 피를 잘못 섞으면 죽기 때문(수혈부작용 심각함)이다. AB형은 모든 혈액형에게 수혈 받을 수 있지만, A형은 O형과 A형에게, B형은 O형과 B형에게, O형은 O형에게밖에 수혈 받을 수 없다. Rh+는 Rh+와 Rh- 양쪽 모두 수혈 받을 수 있지만 Rh-는 Rh-만 수혈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맞지 않는 혈액형을 수혈 받으면 당연히 피가 응고되어 죽는다. 그리고 같은 혈액형이 아닌 형(型)에게 수혈 받을 수 있는 양은 150ml정도까지가 한계라고. ABO식과 Rh식 이외의 나머지 혈액형 형식은 법의학 등에서 쓰인다.
10)
페루 인디언은 인구100%가 O형,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은 99%가 O형, 마야인은 98%가 O형이다.
11)
당연히 '내 주위 사람은 잘 맞더라~' 하는 식의 단편적인 사례 연구(case study)는 절대로 잘 통제된 실험이 아니다. 기준의 모호성, 관찰자의 편견이 듬뿍 들어간 '물은 답을 알고 있다'식의 엉터리 실험일 뿐이다.
12)
일반 상대성 이론의 등가원리를 이용한 유머.
13)
예를 들면 B형인 사람에게 A형에게 해당하는 질문을 몇 가지 주고 나서 '당신에게 해당되느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대답하는 것.
14)
우리나라는 나서기를 꺼리는 단체문화 때문에 내향적인 사람이 많을 가능성이 크다.
15)
사실 당시 흥행 기록은 141만 명으로, 300만을 넘기면 초초대박이라는 로맨틱코미디 장르 특성상 아주 실패한 작품은 아니었고, 본전은 한 작품이라고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당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이동건의 흥행성적치고는 썩 좋지 않았고, 개봉 당시는 1000만 관객 영화가 쏟아지던 한국영화 최고 호황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흥행성적은 더 초라해진다.
16)
최강희 감독도 혈액형 성격설을 신봉하는 것으로 보이는 기사가 있다. # # 후자의 인터뷰에 대해서는, 이와는 논조가 많이 다른 좀 더 길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기사 #가 올라온 것을 보면, 기자의 자극적 편집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
17)
이 혈액형 성격설을 비판하는 장면 때문에 영화가 크게 흥행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18)
정식웹툰으로 넘어온 뒤 52화부터는, 과학과는 상관없으니 그냥 재미로 보라는 말이 붙기 시작했다.
19)
단, 해당 만화의 경우는 스토리상 혈액형성격설 드립은 뒷전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반전이… 작가도 후기에 이 부분은 언급했고, 다음에는 혈액형 소재와는 무관한 작품을 써보겠다고 했다.
20)
곡의 내용은 관련이 없으나, 곡의 제목이 혈액형 성격설에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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