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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학벌, 자격증 등이 성공에 미치는 영향

학력이나 학벌이 빈약한 경우 어떻게 하여야 하나

1. 학력(어느 수준 까지 공부했는가를 말한다)은 있는데 학벌(일류대를 나왔느냐를 따진다)이 떨어지는 사람은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학벌이 중시되는 집단은 가능한 멀리 해라. 한국사회에서 학벌과 학력은 파벌을 만드는 구심점이 되며 당신을 환영하지 않는다. 학벌이 신통치 않으면 학력이 아무리 좋아도 일단은 젖혀진다. 학벌 쟁쟁한 인사권자들이 2류대 졸업자들의 서류들을 거들떠 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말이다.

이 사실을 모르면 2류 학벌을 갖고서 기 쓰고 1류 학벌 집단에 들어가려고 애쓰다가 좌절하거나, 그 집단에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하여 들어간다고 해도 외톨이 신세가 되고 만다. 자기 자신은 스스로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자신하여도 학벌로 인한 학연의 벽을 뚫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라. 솔직히 말해서 나는 다니나 마나 한 대학을, 그것도 대학원까지, 기 쓰고 다니면서 취직 걱정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 그렇다면 학벌이 약한 사람이 취직을 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1998년 초, 외환위기로 온 나라가 풍지박살 나면서 취직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웠던 시절 내가 경영한 외국법인에서 신입 여직원들이 필요하여 이른 바 일류대 취업실에 공고를 부탁하였던 적이 있다. 자격은 영어와 컴퓨터 활용 능력이었다. 예상대로 수많은 지원자가 몰려들었다. 그런데 제출된 이력서 중에는 내가 학교 이름조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한 지방대 졸업자가 한명 있었는데‘영어나 컴퓨터 모두 상당한 실력을 객관적으로 갖추고 있었다’나는 그녀에게 흥미를 느껴서 면접 대상자에 포함시켰다. 그리고 면접에서 나는 그 지원자에게 물어보았다. 어떻게 이력서를 제출할 수 있었는지를. 그녀의 대답은 이러하였다.‘저는 지방대 출신이지만 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은 일류대 졸업자 보다 더 많이 갖추어 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지방대 출신에는 면접 기회조차 안 주어집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서울로 밤기차를 타고 와 서울의 유명 대학교 취업 게시판들을 살펴보고 이력서를 제출했습니다.’나는 그 자리에서 그녀의 채용을 결정하였으며 다른 면접 대기자들은 만나 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웬걸, 그녀는 더 좋은 회사에 취직이 결정되어 내 회사에는 나오지도 않았다.

예를 하나만 더 이야기하자. 오래 전 무역학과 출신들을 신규로 공개 채용하였을 때의 일이다. 물론 일류대 무역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자들이 뽑혔다. 그리고 얼마 후 내게 소포 하나가 배달되었다. 서류 전형에서 떨어졌던 어느 지방대 출신 학생이 보낸 것이었다. 열어보니 두껍고 낡은 노트 몇 권이 들어 있었다. 그 노트들에는 그 학생이 학창 시절에 수년 동안 무역 회사들을 발로 찾아다니며 얻어 낸 무역 실례들과 각종 무역 서류들의 형태와 작성기법, 그리고 실무적 주의 사항들이 꼼꼼히 기록되어 있었다. 동봉된 편지에는‘저는 정말 자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글과 900점 가까운 토익 점수 사본이 들어 있었다. 나는 갑자기 새로 이미 입사한 녀석들이 미워지기 시작했지만 어쩌랴. 결국 그 학생을 내가 알던 외국계 기업에 강력히 추천하였고 그는 당연히 채용되었는데 불과 7-8년 만에 부장이 되었다(그 뒤 회사를 옮겼다는 말을 들었다). 그의 전공은 돈 버는 일과는 전혀 거리가 먼 인문학과였는데 학점은 전혀 신통치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제 아무리 실업률이 높아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이 많은 시기라 할지라도 막상 경영자들의 말을 들으면‘쓸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 공통된 고민이다. 대학 도서관들의 대출도서 목록에서 무협지나 판타지 소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면접기법은 학원에서 배우고 자기 소개서는 대행업소에서 맡기는 젊은이들을 보면 참으로 한심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이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학연, 지연, 혈연이 있어야 한다고 핑계를 댄다.

중요한 것은 능력이다. 그것은 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미래산업의 정문술 회장은 전산학과 출신을 채용할 때 일류대를 뽑지 않는다고 했다. 컴퓨터 하드웨어와 프로그램을 판매하기도 했던 내 경험으로도 그렇다. 전 과목 모두 잘하는 사람은 정작 필요한 업무에서는 능력을 보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히려 일류대가 아닌 이류대에 전산에 미친 사람들이 많다. 일류대 출신을 선호하는 회사는 이미 일류대 출신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대기업들이 더 많다.

2. 학력이 없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코스닥 등록 기업들의 경영자들 중 대학 출신이 많은 이유는 그 기업들의 속성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 중에는 고졸자들도 분명 있음을 기억하라. 학벌이나 학연이 보잘 것 없다면 스스로 홀로서기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나 역시 그랬다. 분명히 말한다. 대졸자들이 대학에서 보내는 4년과 동일한 기간을 어떤 분야에 홀로 파고든다면 그 어떤 분야에서건 대졸자보다도 더 큰 실력을 갖추게 된다.

나의 경험담. 군 제대 후 우여 곡절 끝에 중학교 1학년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높은 보수를 받으려면 고등학생을 가르쳐야 했고 영어실력이 필요하였다. 당시 나는 대학생도 아니었고 영어도 못했다. 하지만, 영어를 전공으로 하는 대학생들이 하루에 2시간씩 4년간 공부한다면 도사가 된다는 말을 우연히 듣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하루에 2시간씩 4년? 하루에 4시간을 하면 2년? 8시간이면 1년? 16시간이면 6개월? 18시간이면 6개월도 안 걸린다는 말인데 …한번 미쳐보자.’그 기간 동안 나는 몸을 움직이면 피곤해지고 밥도 많이 먹게 되어 졸음이 오게 되므로 외출이나 목욕도 하지 않고 오줌통에 소변을 보고 하루에 두끼를 최소량만 먹으며 혼자서 영어에 미쳤고 5개월 후 치룬 첫 토플(요즘의 토플과는 다르다)에서 570점 이상을 받았다. 얼마 후 나는 그 점수를 갖고서 미8군에 있는 미국대학 분교에 들어갔고(누가 미8군내에 있는 대학분교를 알아준다는 말인가) 그 점수를 학부형들에게 보여주면서 고3 학생도 가르칠 수 있었고 토플 점수를 계속 올려 나갔으며 닥치는 대로 갖가지 분야를 공부하였다.

학력이 없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잘못은 일을 배우려는 것이 아니라 돈을 쫓아다닌다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라. 예를 들어 대리운전이 제 아무리 수입이 좋아 보여도 그 일은 시간 당 인건비는 많이 챙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길게 보면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먹고 살기 힘들다면, 빚이 많다면, 땡전 한 푼 없다면, 그 일을 해라.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 있는 일이라도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종자돈을 악착같이 모아라. 그리고 난 뒤에는 독립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을 배워라. 봉급이 적더라도 기 쓰고 그 일을 해라. 거기서 기회가 주어 질 것이다.

3. 학력이나 학벌이 없다고 해서 좌절하지 말아라.

학벌이 신통치 않다면 해결책은 단 하나이다. 이 사회에서 일을 하는데 있어 필요한 칼과 총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들을 갈고 닦아라. 이러한 과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결국 이 문제는 한가한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보내는가 하는 것일 뿐이다. 일상에 쫓겨 시간이 모자란다면 과감히 6개월 이상을 그 일상에서 벗어나라. 휴학도 좋고 휴직도 좋다. 백수라면 더 좋다. 어딘가에 틀어 박혀서 그 누구와도 만나지 말고 배우고자 하는 분야에 100% 미쳐라. 밥 먹는 시간도 아깝게 생각하라. 많이 먹으면 졸음이 온다. 라면 1개도 많다. 그냥 씹어 먹어라.

그리고는 스스로 독립하거나 중소기업 같은 작은 조직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사람들이 알아주는‘좋은 회사’라는 곳에 다니지는 못하겠지만 일 전체를 배우게 되며‘길거리지식’을 얻게 되어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만이 중소기업의 천국인 이유는 직원들이 일을 배워 자꾸 독립하기 때문이다. 극복해야 하는 것은 체념과 게으름이다.

4. 학벌이 좋건 나쁘건 부자가 되려면 세상 사람들이 돈을 놓고 벌이는 게임(games people play)을 충분히 이해하여야 한다.

그 게임에 대해 문외한이라면 아동도서‘팰릭스는 돈을 사랑해’같은 쉬운 책부터 읽어보라. 하루에 3시간 이상 자기를 위한 투자에 사용하라. 학벌이나 학력이 없어 성공하지 못한다는 말은 게으른 사람들의 핑계일 뿐이다.

학벌 좋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

일류 대학을 다닌다고? 외국 유명 대학에서 유학중 이라고? 최고의 학력과 학벌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축하한다. 고생 많았다. 학력과 학벌이 좋으면 일단은‘봉급생활자로서 달리기를 해 볼 수 있는’출발선이 다른 사람들 보다 앞선 위치에 주어지게 된다. 당신은 당연히 학력과 학벌을 중시하는 집단으로 가야 한다. 배경도 있다면 공기업에 들어가면 더욱 좋다.

아시아 지역에서 학력과 학벌이 좋은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는 엘리트 의식이다. 한국이건 일본이건 교육 방식은 암기식 위주이다. 암기식은 암기능력이 우수한 사람들만을 우수한 엘리트로 대접하고 창의력이나 응용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열등감 속에 빠뜨리는 아주 잘못된 교육 제도이지만 그 제도에서 승리자가 된 사람들은 스스로를 대단한 엘리트로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국내 대기업들 중 상당수는 그들이 입사하면 엘리베이터 타는 법, 인사하는 법, 명함 주고받는 법 등과 같은 것을 반드시 가르친다). 예를 들어 한국의 고시 합격자들을 보자. 고시 지상제일주의로 인해서 그들 대부분은 스스로를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로 자부하고 민간의 조언을 열등하게 본다. 오죽이나 하면 KDI 에서도 비슷한 말을 했었다. 왜 그럴까? 암기 능력의 탁월함을 판단 능력이나 리더십 혹은 수익창조 능력의 탁월함으로 오인하기 때문이다.

학력과 학벌이 좋으면 일단은 이 사회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개인의 능력이 문제가 된다. 김지룡의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라는 책에서 나오는 이야기이다. 망해버린 야마이치 증권사 직원이 다른 외국계 증권회사에 입사하려고 인사부장에게 전화를 하였다.

‘야마이치 증권의 직원입니다. 귀사에 취직하고 싶습니다.’
‘무슨 일을 하실 수 있습니까?’
‘도쿄대학 출신입니다’
‘학벌을 묻는 것이 아니라 그 동안 무슨 일을 해 왔으며 앞으로 어떤 일을 하실 수 있는지 묻는 겁니다.’
‘도쿄대학 법학부를 나왔습니다.’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영어회화에 자신 있습니까?’
‘영어는 못하지만 도쿄대 법대를 나왔습니다.’
‘파생 상품에 대해서 잘 아십니까?’
‘그런 것은 잘 모르지만 도쿄대 법대를 나왔습니다.’
‘PC 는 다룰 수 있습니까?’
‘그런 것은 잘 모르지만 도쿄대 법대를 나왔습니다.’
‘도쿄대 얘기는 빼고 이야기 합시다.’

그 남자는 말이 없다가 전화를 끊었다고 하며, 신문에 실린 실화라고 한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90년대 중반, 한국에서 어느 대학원 졸업자를 면접하였을 때 있었던 일이다.

‘컴퓨터는 어느 정도 하는가?’
‘잘하지 못합니다’
‘외국어는?’
‘전공 공부하느라고 열심히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지원하게 된 동기는?’
‘컴퓨터를 잘 활용하고 영어를 잘한다고 해서 엘리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은 회사에서 직원으로 당장 써먹기는 좋을지 몰라도 궁극적으로는 다른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게 뭔데?’
‘저는 대학원을 다닌 것이지 학원을 다닌 것이 아닙니다. 정보화 시대에는 그런 기능적인 능력 보다는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인재가 필요합니다. 저는 그런 아이디어를 제기할 수 있는 소양을 닦았습니다. 저는 한명의 아이디어가 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믿습니다.’
‘O. K. 알았네. 그렇다면 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믿는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전공과 관련된 것이건 아니건 간에 하나만 이야기 해보게나.’
‘아직은 없습니다.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자네가 그런 아이디어를 낼 능력의 소지자라는 것을 입증하여 보게.’
‘대학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습니다.’
‘학점은 교수들에게 받았지?’
‘네.’
‘자네 교수들이 만 명을 먹여 살리는 아이디어를 낸 적이 있다면 말하여 보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내게 그 학점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이지?’
‘저는 정말 자신 있습니다. 그런 엘리트 사원이 될 것입니다.’
‘글쎄 그걸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고?’
‘믿어주십시오. 저는 일류대학과 일류대학원을 졸업하였지 않습니까.’
‘(속으로) 이런 닭대가리.’

좌우지간, 학력과 학벌이 좋은 사람들은, 일부는 독창적 아이디어를 사업화 시켜 부자가 될 수도 있지만 홀로 활동하는 전문직이 아닌 한 99%는 이른 바‘좋은 직장’을 원하기 때문에 대기업 같은 조직의 일원이 된다. 능력별 연봉제를 실시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비슷한 학력과 학벌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 비슷한 사람들의 집단 속에서 당신은 절대 유별난 존재가 아니기에 월급의 차이가 큰 것도 아니다.

특히 조직 내에서 일차적 기회는 학력과 학벌 게임에서 최고의 졸업장을 갖고 있는 자들이 거의 독식하거나 오너의 친족들이 가져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위로 올라갈수록 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경쟁은 치열하지만 능력이 있어도 배제 당할 수 있음을 반드시 기억하라. 대조직일 수록 내부에 은연 중 파워게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능력만으로 모든 것이 술술 풀려나가지는 않으며 아부도 좀 하고 줄도 잘 서야 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결국 조직 내에서 계속 올라가지 못할 것 같다면 탈출하여‘길거리’로 나와야 하는데 체면이나 안정에 대한 욕구가 커서 여간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직장 내 파워 게임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필 포터가 쓴 <먹어라 그렇지 않으면 먹힌다>를 반드시 몰래 읽어라.)

특히 제 아무리 유명한 경영대학원 출신이라고 할지라도 경영 관리 기술을 이론적으로 배웠을 뿐이지 돈 냄새를 맡는 후각을 훈련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단 중간 관리자급 정도가 되어야 개인별 능력의 차이가 혁혁히 드러나게 된다. 실제로 나는 미국 유명 MBA 소지자들 중 미국인이건 아니건 연봉을 더 주어야 한다고 판단되는 사람도 보았지만 처음 입사 당시의 연봉을 반으로 깎아도 여전히 돈이 아까운 사람들도 보았었다. 대조직에서는 일이 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집단 속에 숨어있기가 쉽고 스스로 많이 배웠다고 생각하기에 능력 배양을 등한시 하는 경향도 많다. 가장 한심한 경우는 대조직에서‘얼마의 예산 혹은 매출을 주물렀다’는 것을 자신의 개인능력으로 생각하는 경우이다. 조직이 일을 하는 것이지 개인이 일을 하는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전문 직업인들을 제외하고 학력과 학벌이 좋은 사람들이 부자로 살고 싶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연봉을 누가누가 더 받나’게임에서는 학력과 학벌이 좋을수록 처음에는 일단은 유리하지만 불행하게도‘홀로 독립하여 누가 먼저 부자 되나’게임에서는 그것들이 정말 별 의미를 주지 못한다. 부자가 되려면 미국인들이‘길거리 지식’(street knowledge)이라고 부르는 총체적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이것을 대조직에서 배우기는 대단히 어렵다. 언제나 일 전체 보다는 일부분만 배우게 되고 맡은 분야 이외에는 관심을 잘 두지 않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려면 실물 경제 속에서 돈 냄새를 잘 맡아야 하는데 학교 공부만 하였기에 실제 상황은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컴퓨터를 이용하면 언제라도 확인할 수 있는 지식들을 얼마나 자기 머릿속에 이전 시켰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창의력과 응용력이 얼마나 개발되어 있고 부가가치 창출의 능력이 어느 정도나 있는지가 결정 요인이다.

이런 능력을 기르려면 학력이나 학벌에 대한 더 많은 대우를 찾아다니는 것 보다는 일을 총괄적으로 좀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직장을 찾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그러다 보니 결국은 평생을 직장인으로 살게 되는 빈도가 높고 소비 성향도 높다. 내 주변에 있는 수많은 학벌 좋은 사람들이 내게 하여 온 말.‘직장 때려 치고 빨리 사업해야 할 텐데…’그 말을 나는 1, 2년 들었던 것이 아니라 수십 년을 똑같은 사람들에게서 계속 들어 왔다.

부자가 되려면 학교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가

예전에 미국 경제 잡지 포브스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세계 4백대 거부 가운데 58명은 대학을 가지 않았거나 중퇴했다. 그러나 이들의 재력은 평균 48억 달러로 전체 평균 18억 보다 훨씬 더 많았으며, 미국 동부의 사립 명문대 아이비리그 출신자들 보다 평균 2배 더 많았다. 즉 학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돈은 더 많이 벌었다는 말이다. 실제로 유명한 자수성가형 부자들을 보면 학력이 좋은 사람이 드물다. 국내재벌 1세들도 그렇다.

재미있는 것은 학력(어느 수준까지 공부했는가를 말한다)과 학벌(일류대냐 이류대냐를 따진다)이 화려한 사람들이 들어가고자 애쓰는 회사들이 대부분 학력이 짧은 사람들이 만든 회사라는 점이다. 이 사실은 부자가 되려면 학교 공부를 하지 말라는 뜻일까? 헛소리 하지 말아라. 특출한 능력과 노력이 따로 없는 한 학교공부를 너무 안 하면 아예 기회가 박탈되어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확률적으로는 더 높다.(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던 에디슨은 학교 무용론을 직접 실천하고자 자기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는데 그 아들은 나중에 사기꾼이 되어 감옥살이도 하였고 평생 비참하게 살았다.)

먼저 알아 두어야 할 것은 학교와 관련된 몇 가지 거짓말들이다.

첫 번째 거짓말은‘공부 잘해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말이다.

진실은, 인격의 깊이와 지식의 양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부를 잘한 덕분에 어떤 전문 직업을 가졌다고 해서 도덕적으로 모범이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교양인이 되었다는 것도 결코 아니다. 농경시대에는 교육의 목적이 인간형성에 있었고 때문에 가르치는 자는‘스승’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 학교 공부는 인격함양을 위한 도구가 아니며 그저 지식일 뿐이고 배우고 나서 몇 년도 못 가 다 잊어버릴 것들이 태반이며 가르치는 자는 직업인으로서의 교사일 뿐이다.

두번째 거짓말은‘선생님을 존경하라’는 말이다.

고졸자들은 보통 초중고 12년 동안 70-100 명 정도의 교사를 만나게 되는데 고3 학생 1,084명에게 존경하는 교사가 몇 명이나 되느냐고 물었더니 46.5%는 1~2명, 34.7%는 3~4명 , 8.1%는 5~6명, 7.6%는 없다고 대답했다는 통계가 있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내 딸들이 존경할 만한 교사를 만날 확률은 10% 도 안된다는 뜻이다. 나는 실제로 내 딸들에게 ‘학교 선생님 말씀 잘 들으라’고 한 적도 없고 ‘선생님을 존경하라’는 말도 전혀 한 적 없다. 오히려 교사들 중에는 형편없는 연놈들이 더 많으며, 운이 아주 좋아야 존경할만한 스승을 만나게 된다고 말해왔다. 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아직도 정말 웃기는 연놈들이‘선생님’행세를 하는 게 부지기수다.(그래서 나는 교사평가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으며 그 평가에는 학생들이나 졸업생들이 반드시 참여하여야 한다고 믿는다).

어쨌든 부모들이 자녀에게 공부하라고 득달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일반적인 봉급생활자 보다 돈을 더 잘 버는 전문직업을 가지려면 갖가지 자격시험을 잘 치러야 하므로 공부를 잘해야 하고 좋다는 직장 역시 좋은 학교를 나와야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학교 공부 자체를 잘한다고 해서 또는 오래 공부하였다고 해서 경제적 수입이 언제나 정비례하게 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고학력자들이 종종 그런 오해에 빠져 있다). 가르치는 일이나 연구로 밥 먹고 사는 선생, 교수, 연구원 같은 사람들을 제외한다면 학교 공부 자체는 돈을 버는 게임을 수행하는데 있어 어느 정도나 관계가 있는가. 순전히 내 개인적 생각이지만 고등학교까지의 교과 과목들에 대한 나의 평가는 아래와 같다.

국어 - 논리력, 발표력, 글쓰기 등을 개발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다른 과목들도 그렇지만 학자가 되는데나 필요한 내용들도 많다.‘강남 갔다 돌아온 제비’를 무조건‘조국의 광복’으로 외워야 하는 교육은 거지발싸개보다도 더 못하다.

수학 - 논리력을 키워주지만 1차 방정식과 간단한 기하 지식 정도 이외에는 돈 버는 게임과 별 관련이 없다. 연관 과목의 학자나 엔지니어가 될 지극히 일부 학생들을 제외하면, 고교 때 열심히 공부한 <수학의 정석> 시리즈는 삶 속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영어 - 못하면 돈 벌 기회가 많이 줄어들며 해외여행도 단체관광으로만 다니게 된다. 하지만 영어를 가르칠 만한 자격을 가진 교사의 수는 아주 한정되어 있다. 대부분은‘무조건 외워라’고 가르치며, 자기 돈으로 자기 실력을 늘리려기보다는 국가에서 교육을 시켜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교사들도 있다.

제2외국어 - 영어 보다는 그 기회의 폭이 적다.

과학 - 실험을 많이 한다면 과학적 사고를 증가시키는데 도움이 되지만 그 분야에 종사할 사람들 이외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 그러나 전기, 전자, 물리, 화학에 대한 기초지식은 쓸모가 종종 있다. 하지만 어느 중학교의 닭대가리 과학 교사는 학생들에게 교과서 단원 목차만 4시간 동안 외우게 한다(내 딸이 겪었다).

국사 - 한국인 혹은 애국자가 되는데 필요할 수도 있다. 세부적인 내용들은 졸업 후 다 잊어버릴 것에 지나지 않지만 그래도 외워야 점수가 나온다.

세계사 - 역사는 결국 경제적 이득을 위한 투쟁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배우게 된다. 역사가 어떻게 흘러 왔는지를 배우면 좋지만 시시콜콜 외워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

도덕, 윤리 - 이런 것은 배웠다고 해서 자동 실행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 -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것 역시 암기할 것들이 많지만 곧 다 잊어버리고 말 것들이다.

미술, 음악, 체육 - 어느 미술교사는 자기가 가르쳐 준 방식대로 그리지 않으면 점수를 주지 않는다. 어느 음악선생은 이론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그것을 외우게 하는데 귀신이다. 어느 체육선생은 비오는 날이면 학생들에게 필기를 엄청 시킨다. 나는 그런 교사들의 머리(아니, 대가리라는 표현이 더 맞다) 속을 해부해 그 안에 뭐가 있는지 보고 싶다. 교장, 교감, 교육감 등등 - 이 사회가 얼마나 위선적인지를 배울 수도 있다.

나는 고교 졸업 후 몇 년도 못 가 잊어버릴 내용들은 배울 필요가 없다고 믿는 사람이다. 하물며 1년도 못 가 까맣게 잊어버릴 내용들을‘기초 학력의 증대’니“국민교양의 토대”니 하는 명분으로 강제로 가르치는 정책은 정말 쓰레기통에 쳐 박아야 한다고 믿는다. 배운 사람이나 안 배운 사람이나 1년 후에는 똑 같은 상태를 보일 텐데 그걸 가르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그 어느 나라 교육계에도 기득권층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과목을 고교 과정에서 학생들이 임의로 선택하는 과목으로 선정하려고 할 때 가장 반대가 심한 집단은 당연히 그 과목을 전공한 학자들이거나 교수들일 것이다. 당연히 그들은 그 과목이야 말로 학문의 기초이며 고교생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과목이라고 침을 튀기며 강조할 것이다. 마치 그것을 안 배우면 삶의 질은 물론 국민의 교양이 떨어지게 되는 양 말이다. 결국 그 기득권자들의 입김에 그 과목은 고교과정에서 여전히 강제적으로 배워야 하는 필수 과목으로 남게 된다. 내가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고교과정에서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대부분의 과목들은 그 과목과 관련된 분야로 진출하지 않을 99.99 퍼센트의 학생들에게는 그 10분의 1만 배워도 충분한 내용들이다. 즉 0.01퍼센트 미만의 학생들이 그 과목을 전공하게 되고 바로 그 극소수를 가려내고자 기득권자들은 자기 밥그릇이 적어지기 때문인지 모든 학생이 그것을 배워야 한다고 입에 게거품을 문다.

실례를 들어 보자. 교육인적자원부의 제7차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덜어주고 원하는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도록 하는 대한민국 교육제도상 가장 훌륭한 것이지만 2001년 6월 1903개 중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중학교사의 76.9%, 고교교사의 84.8%는‘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고 16.5%(중), 15.7%(고)는 폐지를 주장했다. 심지어 전교조 교사 만 여명은 반대투쟁까지 벌였는데 그들의 반대이유는‘현장 실정을 무시했으며 교직의 미래를 불안하게 한다’는 것이었다.‘학생들에게 불리한 제도이기 때문에’반대한 것이 아니라 자기들 입장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반대하였다는 말이다. 이게 대다수 교사들이다.

그렇다면 대학은 어떨까? 한국에서‘졸업 후 경제적 대가를 받는 직업을 가지려는 사람들’에게 대학에서의 전공과목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것을 배우지 않은 사람들 보다는 조금 낫지만 대부분은 졸업 후 사회에서 새로 배워야 한다. 왜 이런 일이 생겨나는 것일까. 전체 교수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수많은 교수들이 공부는 하지 않고 구시대적 권위에 사로 잡혀 낡은 강의록을 신주단지처럼 모시면서 뜬구름 잡는‘차원 높은 소리’(이를테면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여야 한다는 등의 듣기 좋은 말)에나 능하고, 갖가지 연구기금에 침을 흘리지만 정작 연구는 대학원생들을 부려먹으며 짜깁기 연구결과 발표에 능숙하고, 그 결과 사회에서 요구하는 수준도 모르는 무능력한(그러나 스스로를 엘리트라고 생각하는) 고학력자들만 길러내는 주범들이기 때문이다(대학에서의 전공에 대하여서는 별도 항목을 참조하라).

[잠시 옆길로 나가자. 대학에 대한 나의 혹평에 대하여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대학은 출세지향주의를 가르치는 비인격적인 장소가 아니라 인간을 기르는 곳이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냉혹한 적자생존의 사회논리에 맞춰 싸울 수 있는 병사들을 훈련시키는 곳도 아니고 이 사회에서 혼자 잘 먹고 잘사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도 아니다. 직장인을 길러내는 학원도 아니다. 학교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바탕으로 공동체 정신과 교양을 길러주는 곳이다. 또한 순수학문을 시장논리로 평가하면 안되며 특히 대학원은 돈을 더 벌려고 가는 곳이 아니다. 학문을 향한 열정을 바치고자 가는 곳이다.’

그런 말을 들을 때 나는 이렇게 반박하고 싶어진다:‘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하고 있네. 대학을 안 나오면 인간이 되지 못하나 보지? 인간이 되고자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이 한명이라도 있다면 내게 데리고 와라. 너 직업이 교수지? 언제나 실력 없는 교수들이 그런 말을 그림같이 늘어 논다는 것을 내가 안다. 학교에서 인간을 길러? 대학이 무슨 청학동 서당이냐? 학연과 연줄로 줄줄이 엮여 있는 그 집단에서 인간을 길러? 연구비 한 푼이라도 더 타다가 연구는 뒷전으로 미루고 자기 호주머니에 집어넣으려는 놈들이 뻔히 있는데? 학문을 향한 열정? 아이구 장하다. 그래서 우리나라 대학들이 세계적으로 수준이 그렇게 열등한거냐? 한번 강단에 발을 넣으면 99%가 그 교수직을 평생 유지하는 해병대 논리를 고수하여 왔던 집단이 무슨 홍익인간이니 개소리냐. 순수학문을 시장논리로 평가하면 안 된다고? 맞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기억해라. 허버트 스펜서는 19세기 말 영국의 인문주의 교육을 장식 교육이라고 통렬히 비판하였었다는 사실과 네가 순수학문이라고 주장하는 것들이 그 시대의 인문주의 교육이나 별 다를 게 없다는 것을 말이다.

어쨌든 간에 너는 순수한 열정으로 학문을 택했다며? 돈은 바라지 않은 것이었다며? 잘 먹고 잘 살자고 공부한 것은 아니라며? 그런데 왜 대학에 돈이 없어서 연구가 안 된다는 거니? 연구를 하려면 돈은 필요하다며? 돈? 그 돈 대부분은 세금 혜택까지 누리면서 너희들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 결국 연구를 더 해야 하는데 돈을 안주니까 안 한다는 말 밖에 더 되냐. 손님이 많아야 너희 지위가 안정되니까 이 사회에서 별 의미도 없는 대학원으로 학생들을 꼬드기고 학점과 논문통과를 무기로 학생들을 노예처럼 부리는 집단 역시 너희 아니냐. 일부만 그렇다고? 정말? 사족: 나는 고려대 같은 학교에서 실시하는 교수평가제도를 아주 좋은 제도라고 믿는다.]

교육계에 대한 내 불만은 이쯤에서 그치자. 오해하지 말라. 학교교육에 그 어떤 문제가 있다 할지라도 ‘공부를 대단히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름대로 성공과 부를 잡을 수 있는 길이 분명히 존재한다. 아니 부자가 되지는 못할 수 있어도 적어도 가난에서 분명하게 탈출할 수는 있다.

첫째, 이 사회로부터 기회를 얻느냐 못 얻느냐 하는 갈림길이 일단은 학력과 학벌에 의하여 결정되기 때문이다.

일을 배워 독립을 하려면 어떤 조직이나 정보공유집단 속에 우선은 들어가야 하는데 너무 학력이 없으면 그 문턱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초등학교만 나온 사람이 고생 끝에 거대한 전기회사를 설립하였고 사원모집 광고를 냈다. 어떤 사람이 그 역시 초등학교만 나왔지만 사장 역시 초등학교만 나왔다는 사실에 용기를 얻어 그 회사에 입사 지원 원서를 냈다. 하지만 서류에서 불합격 처리되었다. 이에 화가 난 그는 회사 사장을 방문하여 항의하였다.‘저는 초등학교만 나왔습니다. 사장님도 그렇지 않습니까?’사장은 이렇게 말하였다.‘나는 초등학교만 나온 사람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사람의 능력이 학력과 비례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에게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당신이 에디슨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고 기다릴 시간이 나에게는 없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하여 결국 우리는 일차적으로 검증된 사람을 채용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전 세계 어디서나 일류 대학을 나오면 이른 바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다. 기득권 사회에서 학벌을 중시하는 이유는 그것 말고는 일을 잘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판가름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학교교육을 무시한다면 사회로부터 일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확률적으로는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나 명심하여라.‘학교에서 뭔가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무식해서’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 절대 아니고‘학벌과 학력 이외에는 달리 사람을 판가름할 만한 방법이 없다 보니’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 한때 여러 회사들에서 신입사원을 능력만 보고 채용을 하겠노라고 선언하였지만 도대체 그 능력이란 것은 일을 시켜 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기에 결국은 다시 학력과 학벌을 보는 쪽으로 되돌아갔다는 점도 기억하여라.

둘째,‘일류대’졸업자가 되면 일단은 고졸자보다 인건비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예를 들어 보자. 막노동꾼이었던 장승수. 그는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나 일찌감치 대학을 포기하고 술집과 당구장을 오토바이로 누비며 싸움꾼으로 고교시절을 보냈다. 키 160센티미터, 몸무게 52㎏의 왜소한 체격으로 포크레인 조수, 오락실 홀맨, 가스와 물수건 배달, 택시 기사, 공사장 막노동꾼 등, 여러 가지 직업을 전전하면서 대학에 수차례 도전하였으나 계속 실패하다가 결국 IQ 113의 보통 머리와 내신 5등급의 낮은 성적으로 서울대학에 수석으로 들어갔다. 오래 전 그가 쓴 책 제목이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읽어라)>이다. 지금은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하였다고 하므로 그가 적어도 예전보다는 많은 보수를 받는 일을 할 기회를 쥐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미국에서도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프랭크 레비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5~34세의 남성 노동자 중 대졸자와 고졸자간 소득격차는 98년 50%로 벌어졌다. 기업과 공장이 자동화되면서 오히려 대졸자 선호 현상이 20년 전의 20%에서 30%에 가깝도록 늘어나고 있다 (단 여기서 명심하여야 할 것이 있다. 여기서 언급된 대졸자들은 일류대 졸업자들이다.)

셋째, 학력이나 학벌이 좋으면 능력마저 뻥튀기 시킬 수도 있다.

예컨대 수 년 전 어느 고교 졸업자가 화려한 학벌과 경력의 경제분석 전문가로 위장하여 책도 몇 권 쓰고 TV에도 등장하고 재벌 회장들에게 정기 브리핑까지 하면서 유명인사가 되었으나 모 기업체에 스카우트되는 과정에서 우연히 학력이 들통난 사건이 있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몇 년 동안 그의 주변에 호화로운 학벌과 학력 소지자들이 즐비하였건만 아무도 그의 말에 이의를 달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게 세상이다. 능력이 있어도 학벌이나 학력이 없으면 인정받기 힘들며 능력이 없어도 학벌이나 학력이 있으면 일단은 숨을 수 있다.

넷째, 학력과 학벌이 좋으면 인맥 형성이 손쉽다.

기업체에서 원하는 사람은 수익을 창출해 내는 사람이고 문제 발생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의 소지자이다. 학벌이 좋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였을 경우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기가 쉽다. 이것은 사업이나 장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미래 지도자 양성을 교육이념으로 삼고 있는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신입생을 뽑을 때 지역과 인종을 고려하는 이유 역시 학생들이 서로의 다양성을 배우고 졸업 후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즉 휴먼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게 되는 것이다. 특히 고등학교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어떤 이득을 위한 친구관계가 아니라 말 그대로 우정이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세월이 흐른 뒤 만나도 거리낌이 없다. 제 아무리 지위가 높은 친구라 할지라도 고교 동창이라면 전화를 걸 수가 있고 찾아가 만날 수가 있다. 대학 동창들은 전공이 비슷하다 보니 사회 진출 이후 교제의 폭이 넓지 못하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건 학부모들이 자녀를 일류 중고등학교에 보내려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오게 되면 한국에서의 인맥은 아주 약하게 된다.

빌 게이츠가 Mt.Whitney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연설한 것으로 잘못 알려진 인생의 법칙11가지 법칙 중 마지막 법칙,‘공부만 하는 바보한테 잘 대해라… 나중에 그 바보 밑에서 일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라는 말은 그래서 진리이다. [아래에 인생의 법칙 원문을 실어 놓았다.]

다섯째, 공부를 잘한 사람들은 그들이 배웠던 것들이 쓸모가 있건 없건 간에 일단은 적어도 학습 능력만큼은 인정받는다.

학벌과 학력이 화려하면 집단 내에서 지위를 획득하는데도 유리하다. 내 경영 경험에 비추어 보더라도 하버드나 스탠포드 출신의 경영학석사(MBA)들은 정말 똑똑했다. 그들이 좋은 학교에서 배웠기에 똑똑해졌다는 말은 아니다. 똑똑했기에 좋은 학교에 갈 수 있었고 바로 그 사실 때문에 학벌이 사람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기억해라, 일자리를 주는 집단에서의 일차적 잣대는 학력과 학벌이다. 가난에서 탈출하여 경제적으로 잘 살고 싶고“공부에 소질이 있으면”반드시 일류대에 들어가‘돈과 관련된 분야’를 공부하고“환경이 허락한다면 공부를 더욱 더 오래 많이 해서”그 분야에서 최고의 학력과 학벌을 갖추어라. 이 사회에서 학력과 학벌로 최고의 대우를 받으려면 공부에 있어서 반드시 극상위층에 속하여야 한다. 그 계층에 속하여 파워 엘리트가 되어라. 그렇게 한다면 연봉을 남들 보다 몇 배 이상 받을 수 있는 길이 분명 존재한다. 전문직업인이 되려는 사람들 역시 공부를 잘해서 좋은 학력과 학벌을 갖는 것이 일단은 유리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라.

그렇지만 명심해라. 좋은 학력과 학벌을 갖고 있다는 것은‘첫 출발점에서 폼 나게 설 수 있으며 가난에서 쉽게 탈출할 수 있다’는 뜻이지 자동으로 부자가 되는 길이 열리지는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왜냐하면 그 출발점에는 비슷한 학력과 학벌 소지자들이 다 같이 경쟁자로 서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공부를 잘하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결코 없으며 창피해 할 필요도 없다. 우선은 내가 위에서 고등학교까지의 교과목들에 대하여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다시 한번 살펴보아라. 내가 말한 정도만 알고 있어도 살아가는 데는 아무 지장 없으며, 학벌이나 학력 이외의 방법으로 부자가 되는 데 역시 전혀 어려움이 없다.‘천재 앞에서 주눅 들지 말라’항목을 다시 읽고‘전공은 실전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가’,‘학력이나 학벌이 빈약한 경우 어떻게 하여야 하나’등등의 모든 항목을 참조하라.)


빌 게이츠가 말했다고 잘 못 알려져 있는 인생의 11가지 법칙은 본래, 미국 애들이 쥐뿔도 모르면서도 자기 잘났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교육학적으로 고찰한 Dumbing Down Our Kids(우리 아이들 바보 만들기)의 저자 Charlse J. Sykes가 신문에 투고한 글에서 한 말이라고 하며 본래는 14가지 법칙이고 아래 원문을 읽어야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있다. 그의 책에서는 이 법칙이 나오지는 않지만 사명감 있는 교사라면, 혹은 미국계 기업에서 높은 자리에 있다면, 원서를 읽어보라. 나는, 자신이 미국인이기 때문에 모든 유색 인종 보다 더 똑똑하다고 믿는 웃기는 양놈들 때문에 이 책을 읽었는데 좀 지루하다. ).

  • Rule No. 1: Life is not fair. Get used to it. The average teenager uses the phrase "It's not fair" 8.6 times a day. You got it from your parents, who said it so often you decided they must be the most idealistic generation ever. When they started hearing it from their own kids, they realized Rule No. 1.
  • Rule No. 2: The real world won't care as much about your self-esteem as much as your school does. It'll expect you to accomplish something before you feel good about yourself. This may come as a shock. Usually, when inflated self-esteem meets reality, kids complain that it's not fair. (See Rule No. 1)
  • Rule No. 3: Sorry, you won't make $40,000 a year right out of high school. And you won't be a vice president or have a car phone either. You may even have to wear a uniform that doesn't have a Gap label.
  • Rule No. 4: If you think your teacher is tough, wait 'til you get a boss. He doesn't have tenure, so he tends to be a bit edgier. When you screw up, he's not going to ask you how you feel about it.
  • Rule No. 5: Flipping burgers is not beneath your dignity. Your grandparents had a different word for burger flipping. They called it opportunity. They weren't embarrassed making minimum wage either. They would have been embarrassed to sit around talking about Kurt Cobain all weekend.
  • Rule No. 6: It's not your parents' fault. If you screw up, you are responsible. This is the flip side of "It's my Life," and "You're not the boss of me," and other eloquent proclamations of your generation. When you turn 18, it's on your dime. Don't whine about it, or you'll sound like a baby boomer.
  • Rule No. 7: Before you were born your parents weren't as boring as they are now. They got that way paying your bills, cleaning up your room and listening to you tell them how idealistic you are. And by the way, before you save the rain forest from the blood-sucking parasites of your parents' generation, try delousing the closet in your bedroom.
  • Rule No. 8: Your school may have done away with winners and losers. Life hasn't. In some schools, they'll give you as many times as you want to get the right answer. Failing grades have been abolished and class valedictorians scrapped, lest anyone's feelings be hurt. Effort is as important as results. This, of course, bears not the slightest resemblance to anything in real Life. (See Rule No. 1, Rule No. 2 and Rule No. 4.)
  • Rule No. 9: Life is not divided into semesters, and you don't get summers off. Not even Easter break. They expect you to show up every day. For eight hours. And you don't get a new Life every 10 weeks. It just goes on and on. While we're at it, very few jobs are interested in fostering your self-expression or helping you find yourself. Fewer still lead to self-realization. (See Rule No. 1 and Rule No. 2.)
  • Rule No. 10: Television is not real Life. Your Life is not a sitcom. Your problems will not all be solved in 30 minutes, minus time for commercials. In real Life, people actually have to leave the coffee shop to go to jobs. Your friends will not be as perky or pliable as Jennifer Aniston.
  • Rule No. 11: Be nice to nerds. You may end up working for them. We all could.
  • Rule No. 12: Smoking does not make you look cool. It makes you look moronic. Next time you're out cruising, watch an 11-year-old with a butt in his mouth. That's what you look like to anyone over 20. Ditto for "expressing yourself" with purple hair and/or pierced body parts.
  • Rule No. 13: You are not immortal. (See Rule No. 12.) If you are under the impression that Living fast, dying young and leaving a beautiful corpse is romantic, you obviously haven't seen one of your peers at room temperature lately.
  • Rule No. 14: Enjoy this while you can. Sure parents are a pain, school's a bother, and Life is depressing. But someday you'll realize how wonderful it was to be a kid. Maybe you should start now. You're welcome.

누가 나대신 번역 좀 해서 올려 주었으면 …

※참고 : [살아가는 이야기] 471번 글에 올려진 “몬도”님의 번역본 입니다..

  • 제1법칙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이 사실에 익숙해 져라. 평균적인 십대 청소년은 “공평하지 않아.”라는 말을 하루에 8.6번 사용한다. 너희들은 그런 말을 자주 하는 너희 부모로부터 그 말을 배웠을 것이고 그들이 가장 이상적인 세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부모들이“공평하지 않아”라는 말을 자신들의 자녀로부터 듣기 시작할 때면 그들은 제1법칙을 달성한 것이다.
  • 제2법칙 : 사회는 너희들의 자존심에 대해서 학교가 했던 것만큼 배려해 주지 않는다. 사회는 너희들이 자신에 대해 뿌듯함을 느끼기 전에 무언가 성취하기를 요구한다. 이 사실이 아마 충격이 될 수도 있다. 보통 과대한 자존심이 현실을 만났을 때 애들은“공평치 않아.”라고 불평한다. (제1법칙 참조)
  • 제3법칙 : 미안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너희들은 바로 4만 불의 연봉을 받을 수 없고 부사장도 될 수 없고 카폰도 없을 것이다. 너희들은 아마 갭 상표가 붙지 않은 작업복을 입어야 될 지도 모른다.
  • 제4법칙 : 만약 너희들이 학교 교사가 지독하다고 생각한다면 직장 상사를 한번 만나 보아라. 직장 상사는 교사들처럼 평생직장이 보장되지도 않아서 더 신경질 적일 것이다. 너희들이 실수를 했을 때 그것에 대해 어떻게 느끼느냐고 묻지도 않을 것이다.
  • 제5법칙 : 햄버거 가게에서 일한다고 너희들의 품위가 손상되는 것은 아니다. 너희들 할아버지들은 햄버거 가게에서 일하는 것을 다르게 불렀다. 그들은 기회라고 불렀다. 그들은 또한 최저 임금을 받는 것에 대해 수치스럽게 생각지도 않았다. 그들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주말 내내 앉아서 커트 코베인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겼을 것이다.
  • 제6법칙 : 너희들 부모 실수가 아니다. 너희들이 실수를 하면 그건 너희들 책임이다. 이 말은“이건 내 인생이야.”,“당신들은 내 상사가 아니야.”그리고 너희 세대들이 듣기 좋게 자주 포장하는 주장들을 다르게 표현한 것뿐이다. 너희들이 18세가 되면 너희들의 책임이다. 불평하거나 베이비 붐 세대처럼 말하지 마라.
  • 제7법칙 : 너희들이 태어나기 전에 너희 부모들은 지금처럼 따분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너희들의 양육비용을 지불하고 너희들 방 청소를 하고 또 너희들의 말을 들어주며 너희들이 얼마나 이상적인지를 말해주는 과정에서 그렇게 되었을 뿐이다. 그런데 너희들 말야, 너희들 부모 세대인 흡혈귀 같은 놈들로부터 삼림을 보호하기 전에 너희들 방 옷장에 있는 이 부터 좀 잡아라.
  • 제8법칙 : 너희들 학교는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것을 없애 버렸는지도 모르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다. 어떤 학교에서는 너희들이 정답을 찾을 때 까지 많은 기회를 준다. 너희들이 상처를 받지 않도록 F학점을 없애고 학년 최우수 학생제도도 없어졌다. 노력이 결과만큼 중요하다고도 한다. 물론 이런 현상은 실제 사회생활과는 조금도 비슷하지 않다. (제1, 2, 4법칙을 참조)
  • 제9법칙 : 인생은 학기로 구분되어 있지도 않고 여름 방학도 없다. 심지어는 부활절 방학도 없다. 직장에는 매일 출근해서 8시간 씩 근무해야 한다. 그리고 너희들은 10주에 한번 씩 새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생활이 계속 반복될 뿐이다. 말 나온 김에 몇 마디 더 하자면 너희들의 자기 표현력을 길러주거나 너희들이 자아를 발견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 따위에 관심 있는 회사는 거의 없다. 아주 극소수의 직장을 통해서 자아실현을 할 수 있을 뿐이다.(제1, 2법칙 참조)
  • 제10법칙 : 텔레비전은 실제 인생이 아니다. 너희들 인생이 시트콤이 아니란 말이다. 너희들의 문제는 시트콤처럼 광고시간을 뺀 30분 안에 해결이 되지 않는단 말이다. 실생활에서는 사람들은 커피숍에서 나와 일하러 가야 한다. 너희들 친구들은 제니퍼 애니스톤 처럼 활발하거나 쉽게 남의 말을 듣지도 않을 것이다.
  • 제11법칙 : 컴퓨터나 공학에 미쳐 있는 쫌생이 같은 놈들한테 잘해 줘라. 너희들은 그런 놈들 밑에서 일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마 우리 모두 다 말이다.
  • 제12법칙 : 담배 핀다고 너희들이 멋있게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너희들은 바보스럽게 보인다. 다음에 외출할 때 11살짜리 남자 아이가 담배꽁초를 물고 있는 걸 한번 보아라. 20살 넘은 사람들한테 너희들은 그렇게 보일 것이다.“나 자신을 표현한다”면서 머리를 보라색으로 염색 하거나 몸에 피어싱을 하고 다니는 놈들도 똑같이 보일 것이다.
  • 제13법칙 : 너희들은 영원히 살 수 없다는 걸 알아라. (제12법칙 참조) 만약 너희들이 빨리 인생을 마감한다거나, 젊을 때 죽거나 아름다운 시체를 남기는 것 따위가 낭만적이라고 생각한다면 너희들은 싸늘하게 식은 친구의 시체를 아직 못 보아서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 것이다.
  • 제14법칙 : 가능할 때 이 시기를 즐겨라. 물론 부모들이 짜증나는 존재고 학교는 지루하고 인생은 우울하겠지만 어느 날 너희들은 한 때 너희들이“아이”였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했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해라.

고학력은 부자가 되는데 도움이 되는가

공부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학력이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는 교육제도권 내에서의 공부와 능력이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는 제도권 밖에서의 공부가 그것이다. 나는 제도권 밖, 즉 사회에서 여러 책들을 보며 하는 공부를 대단히 강조하는 사람이다. 제도권 내에서의 공부와 관련하여 말한다면, 학교공부를‘아주 잘하면’부자가 될 기회의 첫 단추가 주어진다.

그렇다면 제도권 내에서 공부를‘오래 하는 것’, 즉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마치거나 박사 학위까지 얻는 고학력은 부자가 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먼저 대학의 경우를 살펴보자. 대학을 나오면 고졸자 보다 취직하는데 유리하고 전반적으로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주로 일류대 출신들이 그렇다는 말이고 전체적으로 따진다면 예외도 꽤 많다. 예를 들어 미국 포브스지는 미국 전체 대졸자 중 21%는 고졸자보다도 평균 수입이 적다고 하였다. 즉 미국 대졸자의 적어도 21%는 대학을 가지 말고 차라리 그 돈으로 연 5% 이율의 채권에 투자하였다면 50번째 생일에 5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데 이 금액은 대부분의 대졸자는 평생 만져보지도 못할 돈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경제적 시간적 투자 측면에서 볼 때 대학을 안 가는 것이 오히려 좋을 사람들이 부모의 강압에 못 이겨, 또는 자존심이나 얼어 죽을 체면 비슷한 것 때문에, 또는 대학에 가면 뭐 특별한 것이라도 배우게 되는 줄로 오해하여, 또는 달리 할 일이 없어서, 혹은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아마도 이게 가장 클 것 같다), 기 쓰고 대학을 가는 경우를 나는 종종 본다. 미국의 통계 수치를 적용한다면 한국의 대학생 5명 중 1명은 길을 잘못 든 셈이 되는데 한국 사회에서 현실적으로 느끼기에는 그 보다 더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 것 같다.

대학원의 경우는 어떨까? 대학원에 가는 사람들 중에는 취직이 안 되니까 경제상황이 좋아 질 때 까지 도피처로 삼는 경우도 있고, 막연히 대학원을 나오면 뭔가 더 유리한 고지에 서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는 경우도 있으며, 직장을 다니다가 뭔가 잘 안 풀리기에 대학원을 탈출구로 생각하면서 진학하는 사람도 있다. 과연 대학원을 졸업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유망한 투자일까? 여기서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은, 제도권 내에서의 공부를 가장 장려하면서 학력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사람들은 바로 대학의 교수들이라는 점이다.

대학은 종종 학생들에게 대학원도 나오고 학위도 따 놓아야 좋다는 식으로 학력 사회를 조장하는 주동자이다. 그래야만 대학원에 손님이 모이기 때문인데 학력 거품이 심한 한국이기에 대학원들의 학위 장사는 잘 되는 편이며, 그러다 보니 한국의 10개 대학 중 9개소는 대학원을 운영한다. 똑 같은 학력 중시 사회인 일본만 하더라도 10개 중 3개소 정도만 대학원을 운영한다.

취직이 목적이라면 어중간한 대학원에는 차라리 가지 않는 것이 좋으며 그런 곳에서 학위를 받는 것은 적어도 부자가 되는 데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 (물론 다녔던 바로 그 대학에서 강사 자리를 얻고 그 대학의 교수 자리를 얻는데는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지저분한 짓을 좀 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어중간한 대학원도 당사자가 이미 학력, 학벌 위주 집단에 취업하여 일을 하고 있는 중이거나 혹은 공무원이 좀더 높은 자리로 승진하고자 할 때에는 도움이 된다. 반면에 전직을 하고자 대학원을 다닌다면 정말 최고로 유명한 곳에 젊었을 때 다니는 것이 좋다.

경영자로서 경제적 측면만을 고려하여 볼 때 대학원은 이 사회에서 최고로 인정해주는 학교와 잘 팔리는 전공을 선택하여야 경제적 투자 가치가 높다. 예를 들어 한국에는 세계 100위 안에 들어가는 경영대학원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쟁쟁한 해외 유명 대학원 출신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은 정말 뻔할 뻔 자 아닌가. 해외 유명 경영 대학원은(지원자의 합격률이 20%도 안되는 유명 대학원이다!!) 분명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기회가 된다.

하지만 외국계 회사나 외국과 교류가 있는 기업에서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지만 해외교류가 없는 회사들에서는 국내 유명 경영대학원 출신이 오히려 환영을 받을 수 있다. 경기가 침체되면 미국 내에서도 와튼이건 하버드이건 스탠포드이건 간에 취직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졸업 후 나이가 30대 중반을 넘게 된다면 취직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고 학비도 만만치 않으므로 유학으로 인해 잃게 되는 기회비용도 따져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경제적 뒷받침도 되고 나이도 많지 않고 공부도 아주 잘한다면 유학을 다녀와라. 공부도 신통치 않은데 기 쓰고 유학을 가려고 한다면 글쎄다…. ( 출신 대학이 일류대가 아니어서 대학원을 통해 학벌을 세탁하고자 한다면 나쁜 생각은 아니다. 학벌 사회에서 일단은 자존심을 회복할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정말 유명한 대학원이 아니라면 경제적 대가는 크게 기대하지 말아라. )

일류 대학원을 나와 몸값을 올려 취업을 한 뒤부터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어느 정도나 실제로 창출해내는가에 따라 후속적인 대우가 결정되며 이 과정에서 고배를 마시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즉 입사할 때에는 환영을 받았지만 1년도 못 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는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라. 내가 지켜 본 경험으로는 회사에서 일을 잘 못하던 젊은 직원은 한국인이건 외국인이건 간에 경영 대학원을 다녀와도 일의 수행 능력에는 별 진보가 없었다. 국내이건 해외이건 어설픈 수준의 대학원은 학력 거품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내가 80년대에 고용하였던 기사 한명은 학력을 속이고 취업을 하였으나 알고 보니 대학원 졸업자였다. 이런 일들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노벨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 교수는 이미 1962년에 <자본주의와 자유>라는 저서에서 학력 거품을 경제력의 소모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대학원 졸업자를 무조건 고급인력으로 보거나 사회의 두뇌로 여기는 태도는 정말 거품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대학원의 연구 결과들 모두가 궁극적으로 이 사회에 득이 되는 것도 아니다. 엉터리도 엄청 많다. 하지만 학교 먹물들은 오래 배운 사람들을 이 사회의 두뇌로 외치면서 대학원생들에게 연구비도 주어야 하고 일자리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외친다. 일본,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대학원생들에게 연구비가 주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은 대학원이 어중이떠중이 너무 많다. 포항공대 대학원 같은 곳은 대학원생 전원에게 장학금이 지급된다(하지만 들어가기가 힘들다. 거듭 강조하지만 대학원은 들어가기 힘든 곳에 다녀야 가치가 있다.).

조지프 슘베터라는 학자는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 취직을 못하여 사회 불만 세력으로 뭉치게 되면 자본주의 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겁을 주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윤을 만들기 어려운 순수학문 분야를 자기가 좋아서 배웠다면 진로나 생계 문제 역시 본인 자신이 스스로 해결하여야 할 것 아닌가.

한편 공부하는 것이 체질적으로 좋아서 교수가 되려고 하거나 또는 연구소에 들어가고자 한다면 한국에서 대학원을 나온 뒤 외국 유명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얻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국의 대학은 기본적으로 학연 사회이기 때문에 대학원을 한국에서 나오지 않으면 이끌어 줄 교수가 없고 선후배 관계도 약하기 때문에 교수 자리 얻기가 만만치 않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교수들은 대학원생들을 지독히 이용해 먹는다.

게다가 박사 학위를 받아 대학 시간 강사가 되게 되면 월 평균소득은 40만원에 불과하다. 노동부의 직업분류에서는‘일용 잡급직 노동자’이다. 거의 모든 대학에서는 교수를 채용하여 강의를 맡기게 되면 적어도 월 400만원은 소요되는데 반해 강사는 싼 임금으로 부리다가 언제라도 해고할 수 있기 때문에 강사를 선호한다. 그나마 지원자가 많다 보니 임시직 시간 강사 자리에도 경쟁이 너무 치열하기에 연줄이 있어야 유리함을 명심해라. 귀화 러시아인 박노자가 쓴 <당신들의 대한민국>은 책 한 부분에서 한국의 대학과 교수사회의 치부를 제3자의 눈으로 아주 잘 보여 준다 (세이노 같은 부자들은 별로 안 읽을 것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책인데, 공부를 오래 하려는 사람은 교수들에 대한 박노자의 글을 반드시 읽어라).

어쨌든 박사학위는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나 투자 가치가 있을까? 딱 잘라 말해서 큰 도움은 안 된다 (그러나 실습을 무지 많이 하는 일류 공대 대학원은 지금이 들어가야 할 절호의 찬스라는 것도 알아 두어라. 승진이 무지 빠르게 이루어 질 것이다). 박사 학위가 있다고 돈 많이 주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원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웬만하면 박사코스를 밟으라고 말할 것이다. 박사 코스 손님이 많아야 자기에게 유리해지기 때문에 그런 권유를 하는 교수도 꽤 있음을 염두에 두어라. 아, 물론 박사 학위 하나로 행복해 질 수 있다면 그렇게 하라.

그러나 박사 공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공부나 연구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부수적으로 얻는 것이 학위이어야지 학위 자체가 목표라면 잘못된 것이다. 박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구 소련의 과학자였던 콘스탄틴 에쿠아르도비치 치올코프스키(1857~1935)의 생애를 한번쯤 살펴보아라. 가난하였던 그는 혼자서 공부하고 10대 시절부터 우주여행의 꿈을 키우며 병아리를 빠른 속도로 돌려 봄으로써 중력가속도가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도 하였고 다단 로켓의 이론도 마련하였다. 돈이 없다 보니 목수일과 대장장이일 까지 하면서 증기기관, 풍차, 펌프 등을 직접 만들어 연구에 사용하였다. 그의 논문들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기에 교사 일을 하거나 공상과학 소설을 집필하여 생계를 꾸려갔지만 아들은 자살하고, 홍수를 당하기도 하고, 딸은 반동으로 체포되는 등 불행의 연속이었다. 병상에 누워있던 나이 60에서야 그는 비로써 국가의 인정을 받았다. 대학원 박사 과정은 치올코프스키처럼 진짜 연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가라는 말이다. (나는 80년대에 미국에서 어느 정도는 알려져 있는 대학원의 박사 논문을 영문으로 써 주고 꽤 많은 돈을 챙긴 적이 있다. 언제나 내가 의뢰자들과 의논하여 잡은 논문 제목은 ‘한국에서의 무엇 무엇에 대한 연구’였는데 미국에서 한국 실정은 어차피 잘 모르는데다가 한국 내에서 얼마든지 기초 자료들을 구할 수 있고 대학원생들의 논문들도 손쉽게 찾아 볼 수 있기에 짜집기 하기가 쉬웠기 때문이다. 나는 당시 2년 동안 5명의 고객을 얻었었는데 그 고객들 모두가 저명인사들이고 나중에 교수가 된 사람도 있다. 당시 내가 가위로 논문을 짜집기 하는 것을 당신이 보았다면 아마도 기절초풍하였을 것이다. 불법 아니었느냐고? 80년대에 사람들은 그런 것이 비즈니스가 된다는 것조차 몰랐다. )

결론: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남들보다 공부를 상대적으로‘아주 잘하며’, 전공이 ‘돈 버는 것’과 관련되어 있고, 나이가 많지 않다면 고학력을 추구한 대가를 경제적으로 얻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투자대가를 경제적으로 크게 기대하지는 말아라.

자격증의 환상에서 벗어나라

미국의 종합 시사주간지인‘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 에 실렸던 21세기 미국의 유망 직업들을 연봉순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분  야       유 망 직 업        연봉(초임/달러) 
  
인 터 넷        인터넷담당임원     150,000 ~ 250,000
의  약        미용치과의         104,100
법  률        기업법률전문가     82,900
공  학        컴퓨터엔지니어     55,500
보  건        의료보조사         52,750
경  영        물류전문가         50,000
개인서비스      생활관리사         40,000
세 일 즈        전자제품판매사     38,400
사회복지        비애치료사         35,000
정보통신        무선통신기술사     35,000
교  육        수학, 과학교사      33,000 ~ 35,000
인사관리        교육훈련전문가     31,000 
회  계        기업가치평가사     30,000 ~ 37,000
환  경        오염방지전문가     30,000 ~ 34,000
자 영 업        트럭운전사         25,000 ~ 35,000
홍  보        위기관리 전문가    23,000
공공서비스      교도관             20,000
여  행        국내관광안내원     20,000
금  융        금융설계사         20,000
연예오락        애니메이터         800 (주급기준)

사람들은 어떤 자격증이나 유망 직종에 대하여 관심이 많으며 자격증이나 면허 취득에 열을 올린다. 실제로 이 미국 잡지에 실린 21세기 유망 직업의 상당수는 자격증을 가져야 될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21세기 유망 직업 중 가장 고액의 연봉을 받는 인터넷 담당임원이 되는 데는 아무런 자격증도 요구되지 않는다. 기업의 최고 경영자(CEO)가 되는 데에도 자격증은 요구되지 않는다. 사장이 되는데 무슨 자격시험을 치룰 필요는 없다. 그 어느 백만장자나 재벌이 자격증을 갖고 있다는 말도 들은 바 없다. 나는 자격증은 당신의 연봉을 제한시키고 당신이 부자가 되는 길에서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심지어 운전면허도 없었다. 나는 나이가 만으로 마흔 여섯이 넘었던 2001년 5월이 되어서야 비로서 운전면허를 땄다. 갑자기 운전면허를 원했던 이유는 순전히 영화에서 007이 스포츠카를 모는 것을 보고 마음이 동했기 때문이다. 기사가 운전하는 스포츠카를 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30대 말에도 어느 영화에서 주인공이 초경량 비행기로 하늘을 나는 장면을 보고 마음이 동하여 조정술을 한 달 동안이나 배운 적이 있지만 제한된 지역에서만 비행을 하여야 한다는 게 매력을 반감시켜 면허시험을 보지는 않았었다.

아주 가난하여 배고픔이 일상이었던 20대 초 나에게도 운전면허를 딸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군대에서 제대하고 난 첫 해 어느 겨울 날 3일을 굶은 채 담배꽁초를 피우고 동대문 근처의 길거리에 쓰러졌을 때에는 정말 운전이라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죽으면 죽었지 이 사회에서의 대가가 너무나도 뻔하게 고정되어 있는 그런 직업은 처음부터 피하려고 했다. 나는 내가 운전면허를 갖게 되면 운전사가 될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는 것을 두려워하였다. 운전 면허증에 의해 이 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대가가 평생 고정되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싫어하였던 것이다. 게다가 사람은 어쩌다 한번 들어간 놀이판에서 평생을 놀게 될 가능성이 꽤 되지 않는가.

가난이 주는 절망에 3번이나 자살을 시도하였던 나였다. 다시 가난하게 살 바에야 차라리 또다시 죽어버리자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부자가 될 것 같지 않은 직업 분야에는 아예 나 자신이 들어가지도 못하도록 나의 주변에 철조망과 바리케이트를 쳐 놓았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 직업도 없다면 일단은 아무 일이나 해라.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 있는 일이라도 몇 년 하면서 돈을 모으라는 말이다).

주변을 보면 학교를 어디까지 다녔던지 간에 몇 개월 학원에서 배워 획득한 자격증에 의해 진로가 결정되는 사람들이 많다. 취직을 하기 위한 보조 도구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이건 직업 선택으로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이건 간에 그 자격증이 자신의 미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라. 자격증은 당신을 봉급생활의 쳇바퀴 속에 던져 넣어 영원히 빠져 나오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으며 당신이 이 세상에서 운신할 공간을 제한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과거에 무엇을 하였고 학교에서 무슨 공부를 하였던지 간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다면 의식적으로 부동산 중개업 방향으로만 기회를 잡으려고 할 것이다. 이것은 다른 방향으로 나갈 기회를 당신 스스로 버리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더군다나 국가나 민간단체에서 주는 자격증(이 두 가지 종류를 구분조차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의 상당수에는 엄청난 환상이 들어가 있다. 정부가 미래 유망직종의 하나로 선정하였던 직업상담사, 사회조사분석사를 살펴보자. 나는 도대체 그런 자격증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1회 직업상담사 시험의 원서접수자는 2만5천6백 명에 달했으나 2회 시험에서 7천8백53명으로 줄어든 뒤 3회 시험에서는 1천7백52명으로 감소했다. 첫 시험 때의 15분의1로 급감한 것이다. 사회조사분석사도 첫 회에는 5천67명에 달했으나 2회 시험에서 3천2백51명으로 감소한 뒤 3회 시험에서는 1천8백8명을 기록했다.

IT벤처 열풍과 함께 최고의 자격증으로 평가됐던 전자상거래관리사 자격증도 마찬가지이다. 제2회 전자상거래관리사 시험 원서 접수자는 모두 3만34명, 첫 번째 시험의 9만2천6백 명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이미 줄어들었다. 왜 그렇게 감소할까? 자격증만으로 만사가 술술 풀리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업체인 인터파크 관계자는“전자상거래관리자 자격증 보유자를 채용과정에서 우대하는 업체는 거의 없다”며“이론 중심적인 자격시험 통과자보다는 업체에서 마케팅 경험이 있었던 사람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 역시 그 어떤 자격증도 크게 믿지는 않는다. 직원이 어떤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저 참고만 할 뿐이지 그 실력을 크게 인정해 주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어차피 대부분의 자격증은 보통 사람들보다 이론을 조금 더 안다는 의미이지 실무를 더 잘한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격증에 지나치게 매달린다. 자격증이 있음으로 해서 더 많은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직종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격증 소지자가 많다는 것은 결국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라는 뜻이며 정작 기업에서 필요한 사람은 실무에 밝고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임을 잊지 말라. 입사 할 때 유리하게 작용하는 자격증이 있기야 하지만 실무 수행 능력이 받쳐주지 않는 한 곧 잊혀지고 말 것이다.

게다가 어떤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을 강제로 채용하라는 규정은 점점 사라지기 마련이며 업계 자율에 점차 맡기게 된다. 업계의 요청에 의해 정부에서 한때 식품영양사 강제 채용 규정을 대폭 완화시키려고 시도했었음을 상기하면 된다. 결국은 실력이 좌우하게 되는 것이지 자격증이 있다고 하여 영원히 안정된 직장이 생긴다는 것은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미국 공인회계사(AICPA), 미국구매관리사(CPM), 미국 홍보전문가(APR), 미국 재무분석사(CFA), 국제 금융위기관리전문가(FRM) 등의 자격증은 어떨까? 그런 자격증만을 갖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려고 한다면 정말 꿈 깨라. 관련 분야에서조차 취직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에서는 어떨까? 글쎄다. 다른 모든 조건들이 동등할 경우에 한해 유리할 뿐이다. 예를 들어 미국공인회계사 자격증이 있다고 할지라도 정작 영업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에서의 세법도 제대로 모르고 경험도 없는 사람을 한국의 어떤 외국기업에서 환영하겠는가. 나부터도 그런 사람은 절대 채용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자격증은“이미 관련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 획득하였을 때”비로서 자기 몸값을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라. 회사에서 볼 때 분명 해당 직원의 지식이 증가되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경우이건 간에 자격증이나 면허증이 당신을 평생 편안하게 벌어먹게 해 줄 것이라는 환상은 조금도 갖지 말아라. 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은 진짜 실력이지 이론 나부랭이가 아니다. 교재를 판매하는 출판사나 자격증 대비 학원들의 과대광고에 현혹되어 자격증 하나만을 바라보며 목을 매달지도 말라. 나는 그런 광고들 대개가 사기에 가깝다고 단언하는 사람이다. 특히 민간단체에서 시행하는 수많은 자격시험들은 일단은 색안경을 끼고 보아라 민간단체에서 주는 자격증은 그 민간단체들이 돈벌이 삼아 주는 것일 수도 있음을 알아 두어라 (번역사 자격증이니 무슨 상담사 자격증이니 모두 거의 휴지조각이나 다름없음을 알아라).

혹시라도 당신에게 자격증이 있다면 그 자격증을 얻고자 갖추었던 단수의 지식(single knowledge)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복수의 지식(multiple knowledge)을 갖추어라. 자격증을 가진 사람과 자격증이 없는 사람 사이에는 대개 책 몇 권의 차이밖에 없다는 것도 깨달아라. 아울러 수만 명의 공인중개사 자격증 소지자들이 왜 그 자격증을 활용하지 않고 다른 일에 종사하는지도 생각해 보아라. (이 사회에서 쓸모 있는 자격증은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과 같이 그 숫자가 기득권 세력에 의하여 비교적 한정되어 있는 면허적 성격을 갖는 경우뿐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서도 능력은 그 자격증을 딴 뒤 적어도 5~10년 이상은 되어야 배양되기 마련이며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써 관련된 업종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적 길이 보이게 되지만 그냥 그대로 살아도 대체적으로 수입이 썩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에 99%는 모험을 버리고 하던 일을 계속하게 된다. 나쁜 소식: 그 자격증들이 갖고 있는 기득권도 언젠가는 무너져 버린다. 천정이 무너져 내릴 때가 오고 있으니 우산을 미리 준비하라는 말이다. )

전문직에 종사하면 부자가 될까

돈을 잘 번다고 알려진 전문직업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은행에서 신용으로 기꺼이 돈을 빌려 주고자 하는 직업들이 아닐까?

2002년 현재 국민은행은 감정평가사, 변호사, 변리사, 법무사, 행정서사, 공인노무사, 손해사정인, 공인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기술사, 건축사, 도선사,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 16개 업종의 자격증 소지자들에게 경력에 따라 최고 5천만 원까지 대출해준다. 우리은행은 변호사, 세무사, 법무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의사, 약사 등에게 최고 1억원까지 신용으로 대출해주며 개업의사(한의사와 치과의사 포함)에게는 최고 2억원까지 신용으로 대출해준다. 외환은행은 의사, 변호사, 회계사, 법무사 등에게 최고 1억원까지 신용 대출해준다.

(참고 1: 여기서 언급된 직업들 중 내가 보기에는 부자 되기에는 전혀 신통치 않은 자격증이 서너 개 있는데 은행에서 세부적인 실상을 모르는 것 같다. 그 자격증이 어떤 것인지를 말해주고도 싶지만 그 자격증 소지자들의 체면을 생각하여 입을 다문다. 여기서 언급된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들은 반드시 10년 이상의 선배들에게 실상을 물어 보아라. 현재 월 3백만원 버는 것도 쩔쩔매는 자격증 분야가 몇 개 있으니까 말이다.)

(참고 2: 도선사는 파이로트 PILOT 라고 하는데 이 직업에 대해 일반인들은 전혀 모르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 수입이 너무나도 많아 오래 전 국회에서 논란이 되어 도선법을 개정시켰지만 아직도 상당한 고소득자들이며, 한국에는 수백 명이 있다. 내가 은행이라면 나는 앞에서 언급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물려받은 재산이 없고 배우자도 돈이 없다면, 자격증을 획득한지 10년 정도 되었다면 신용으로 3천만 원을 대출하여 주는 것도 좀 꺼려하겠지만 도선사에게는 1억원까지도 담보 없이 대출하여 줄 것이다.)

이러한 전문직들이 대체적으로 다른 직업들 보다 경제적으로 더 우월한 가치와 지위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딱 잘라 말해서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보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수입을 얻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 그들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큰 부자가 나오기도 쉬운 것은 아니다. 왜 그럴까? 그 어떤 유망한 전문직이라도 동일한 자격증이나 면허를 보유한 사람들은 갈수록 늘어난다. 그 결과 경쟁이 치열해지고 그 자격증에 대한 사회의 대가는 갈수록 적어지게 된다. WTO 체제하에 놓인 개방 사회에서는 그 어떤 유망 직종이라도 경쟁 때문에 몸값이 점점 더 하락하게 된다.

공부를 많이 한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공통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절대로 공부를 많이 하였으므로 돈을 많이 벌고 잘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갖지 말아라. 이 세상에는 당신 보다 가방끈이 더 긴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게다가 당신이 갖고 있는 면허증이나 자격증을 똑같이 갖고 있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결국 당신의 경쟁자들은 비자격자들이 아니라 바로 당신과 똑 같은 자격증이나 면허증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전문직 종사자들의 여러 협회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호하고자 어떻게 해서든지 진입장벽을 높게 만들고자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과잉공급 어쩌구저쩌구, 서비스의 질 향상 어쩌구저쩌구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면서(원래 전문가 집단들은 속내를 숨긴 명분을 내세우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다) 자격시험 합격자 수를 제한하려는 것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돈을 지불하는 소비자들은 그러한 기득권 보호를 어떻게 해서든지 국민의 이름으로 철폐시키려고 한다는 것을 명심하여라.

그렇다면 전문직 종사자들은 어떻게 하여야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는가? 먼저 약점을 스스로 알아야 한다.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첫째는 자부심이다.

자기를 대단한 전문가로 생각한다. 그러나 전문가라는 것은 다른 일반인들보다 더 많이 안다는 것이지 같은 직종의 다른 전문가들과는 비슷비슷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고객이 볼 때는“그 놈이 그 놈”일 수도 있다.

둘째, 직원들에 대한 대우가 일반적으로 형편없다.

자기의 면허증으로 직원을 먹여 살린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교육이나 고객 서비스에 대하여 무심하다. 그리고 그 직원들로 인하여 고객이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는 것을 잘 모른다.

셋째,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정말 잘 모른다.

마케팅이나 경영, 고객만족, 재테크 같은 것에 대하여 잘 모르는 것을 은근히 자랑으로 생각하는 풍조도 있다. 부동산에 대해서도 잘 모르기 때문에 건물을 사면 대부분 바가지를 쓴다( 새겨들어라. 나는 부동산을 팔 때 구매자가 전문직 종사자일 경우를 제일 좋아한다). 팔 때는 시세도 잘 모르면서 무조건 비싸게 내놓는다(그래서 나는 부동산 매입 시에는 전문직 종사자들을 상대 하려고 하지 않는다). 반면에 자기 수입이 적으면 그저 세상 탓만 하고 제도가 잘못되었다고 믿는다.

넷째, 자기가 관련된 분야에서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는 속도가 뜻밖에도 느리다.

그저 자기가 공부하였을 때의 교과서에 담긴 지식만을 꽉 껴안고 사는 경향이 강하다. 전문직에 종사하게 된 이후부터는 더 이상 다른 공부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다 보니 실력들이 고만고만하게 된다.

어느 전문직이건 간에 언제나 ‘이긴 자가 전부 가지는 사회’이다. 승자 독점 시장이라는 말이다. 예컨대 바쁜 의사는 숨을 돌릴 틈도 없이 환자들이 밀려들지만 그런 의사의 수는 얼마 안 된다.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들러리로 전락하게 된다. 변호사나 다른 전문직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현상을 가장 잘 설명한 책이 있다. 미국 코넬대 경제학 교수인 로버트 프랭크와 듀크대 공공정책 교수인 필립 쿡이 공동집필한‘이긴 자가 전부 가지는 사회’가 그것이다. 이 책의 번역판이 CM 비즈니스라는 출판사에 의하여 한국에 소개된 것은 1996년이었지만 이 책을 소개한 신문은 내 기억으로는 오직 한겨레신문뿐이었기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책이 좀 두껍고 학술적이고 이론적인 면도 다루기에 지루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잘 팔리지도 않는 바람에 결국 출판사는 그 책 한 권을 마지막으로 사라져 버렸다(쯧쯧…). 하지만 이 책은 전문직업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반드시 읽어야 할 좋은 책이다(단, 교수가 아니라면 전반부만 읽어라). 원서 제목은‘The Winner Take All Society: Why the Few at the Top Get So Much More Than the Rest of Us’ (Robert H. Frank , Philip J.Cook)이다.

전문직 종사자가 그 집단에서 승자가 되어 부자가 되려면 "관련된 다른 모든 분야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토목기사 자격증이 있다고 안심하지 말라. 구조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고 건축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며 심지어 인테리어도 알아야 비로서 사람들이 당신을 찾을 것이다. 이것은 변호사이건 의사이건 마찬가지이다. 다중 전공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아울러 수많은 면허증 소지자들 중에서 당신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은 고객에게 있음을 잊지 말라. 모든 고객에게 성심 성의껏 최대한 잘하라는 말이다. 예컨대 의사는 절대 반말을 하지 말라. 당신의 환자는 당신보다 열등하여 몸이 아프게 된 사람이 아니다. 당신이 돈을 받는 한 그는 당신보다 나이가 어려도 당신의 손님이다.

마지막으로 전문직 종사자들은 갑자기 떼돈을 벌 기회가 거의 없다. 면허증 하나 믿고 섣불리 빚을 지지 말라는 말이다. 월수입이 다른 봉급생활자보다 많다고 해도 그 수입은 언제나 경기에 민감하게 변동한다. 그러므로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경제신문을 반드시 읽어라. 특히 부동산에 대하여 많이 배워두어라. 생명보험도 반드시 들어라. 당신이 갑자기 죽으면 당신 가족은 정말 살기 힘들어 진다(구멍가게는 가장이 죽어도 가족들이 가게를 꾸려 갈 수 있다).

(사족; 어느 소아과 의사가 양심을 속이지 않고 돈을 더 벌 수 있는 법을 물은 적이 있다. 당연히 환자가 몰려들면 된다. 그렇다면 아줌마들에게 인기 있는‘의사 선생님’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소아과 환자가 오면 그 보호자에게 남편의 직업이나 가족 관계 같은 개인적인 사항들을 물어 본다. 애들에게도 이것저것 물어 보아라. 그리고 진료기록에 자기만 알아볼 수 있는 문체나 영어로 그 내용을 기록하여 놓아라. 그리고 그 환자가 다시 오면 그 내용을 보고 ‘남편이 이러저러한 일을 하신다고 하셨지요? 요즘은 어떠세요? 둘째 아이는 요즘 어떻습니까?’라고 물어보아라.

말을 많이 하면서 관심을 적극적으로 보이라는 말이다. 그렇게 1년만 해 보아라. 수입이 증가된다. 물론 인근의 다른 소아과 의사는 임대료와 인건비를 걱정하게 되겠지만 모든 의사들이 이 글을 본다면??? 그래서 또다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을 찾게 된다면 그때 가서 다시 내게 물어 보아라. 그때가 되면 상담비 명목으로 거액을 내야 하는데 돈으로 달라는 게 아니고 ‘세이노가 지정하는 곳들에 가서 무료 진료 몇 일’뭐 그런 식으로 해 달라고 할 것이다. )

전공은 취직하는데 있어 어떤 역할을 할까

학력과 학벌을 기준으로 사람을 선택하는 집단에서는 개인의 적성 보다는 일류대 졸업장이 더 중시되지만 전공과 상관없이 무조건 일류대 출신이라고 경제계로부터 환영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니다. 취직을 하려면 일단은 학벌도 중요하지만 전공도 큰 영향을 미친다.(취직을 하지 않는다면 전공이나 학벌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할 것!.)

채용 포털 사이트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구직자 3,011명에게 물었을 때 응답자의 63.9%는“현재 고3 입시생에게 본인의 전공학과나 출신대학의 입학을 추천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게 무슨 뜻일까? 일류대학의 취직 잘되는 전공학과를 택하라는 말이다. 졸업 후 취직을 하여 몇 년 회사 생활을 하다가 독립을 하려는 사람이건 아니면 평생 안정된 직장에서 일을 하려는 사람이건 간에 졸업 즉시 자기 사업을 하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전공 선택은 심사숙고 하여야 한다. 그러나 먹물들은 입시생들에게“세상을 위해 어떻게 하면 이바지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월급은 적더라도 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며 적성에도 맞는 직업을 염두에 두고 전공을 선택하라”고 권유하면서“일류대 졸업장 보다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분야를 배우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말들은 다“듣기 좋은 말”일 뿐이고 액면 그대로 따르다가는 나중에 취업전선에서 후회하게 될 수도 있다.

또한 대학은 학문의 도장이라는 말도 절반 정도만 믿어라. 그런 말은 주로 교수들이 하는 말인데 그들은 이른바 그 학문이라는 것으로 밥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들처럼 학문연구나 가르치는 일로 생계를 유지할 사람이 아니라면, 또는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학은 취업 준비 장소이다. 혹시나 학문연구 혹은 봉사활동을 직업으로 삼을 생각이거나 그저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취미로 공부하려고 한다면 나중에 딴 소리는 하지 말아라. 예를 들어 이 사회의 불우한 사람들을 돕고자 사회사업학과를 선택하여 공부하였다면 나중에 월급이 적다느니, 또는 순수학문 전공자들이 취직이 안되므로 국가적 차원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느니 어쩌니 하는 말은 입도 뻥긋하지 말라는 말이다. 대가를 염두에 두고 한 공부가 아니고 자기 좋아서 한 공부 아니었던가.

어느 대학의 통계를 보면 신입생 40%가 대학 1학년 때 전공에 대한 갈등을 겪는다. 그리고 그 갈등의 이유는 종종“적성에 맞지 않아서”라고 답하지만 속에 담긴 진실은“내가 도대체 이걸 배워서 뭘 하나”하는 회의감에 있다. 인기학과를 선택하였음에도 전공에 대한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는 정말 희귀한 사례에 해당될 뿐이다. 그렇다면 어떤 전공이 첫 기회를 잡는데 유리할까? 종종 입시생들은 학교 선생님이나 대학생 선배, 혹은 친구들과 어느 전공을 택할 것인가를 의논하는데 솔직히 학교 선생님들은 이 사회를 잘 모르는 분들이고(어떤 개떡 같은 고3 선생들은 그저 대학 합격률만 높이려고 학생들을 희생시킨다) 대학생들은 사회 경험조차 한 바 없으며 친구들의 생각은 서로 비슷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미래의 유망직종 같은 것을 염두에 두는 것은 상당히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것도 알아 두어라. 나의 조언은 부자가 되려면 자기 성격을 중시하면서“돈 버는 일”과 직접 간접으로 반드시 연관된 전공을 택하라는 것이다(“성격에 맞는 일을 하여라”항목을 참조하라).

한편 복수전공제는 대다수 기업들에서 크게 인정하지 않는다. 그저 이력서를 낼 수 있는 자격자 범주에 포함은 시키지만 뭘 제대로 배우기나 했겠느냐고 경시하는 태도가 인사 담당자들에게 널리 퍼져 있다. 물론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동일한 경쟁 조건에서는 제2전공으로 기업에 입맛에 맞는 전공을 가진 자가 유리하기는 하지만 제1전공자들 보다 우월적인 대우를 받지는 못한다. 복수전공이라는 것이 대부분 기초과정 이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기업에서 알기 때문이다.

자, 여기서 대단히 재미난 사실 하나를 알아야 한다. 비록 취업을 할 때는 전공이 영향을 미치지만 기업체에서 그 전공 지식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전혀 아니라는 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대기업 인사담당 책임자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신입사원이 갖고 있는 지식과 기술이 기업체가 원하는 수준의 90% 이상이라는 의견은 2% 에 불과한 반면, 10% 이하라는 응답이 25%나 됐다.”“평균적으로는 신입사원의 지식과 기술이 기업체가 원하는 수준의 26% 에 불과, 기업들의 대학교육 불신이 심각하다.”서울대 최고자문위원단 보고서에서도 학생 89%가“대학 교육이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업에서 사람을 뽑을 때는 학벌과 전공을 따지지만 다른 선발 기준이 마땅한 것이 없다 보니 그렇게 하는 것이지 학벌이 좋고 전공이 기업의 구미에 맞는다고 해서 졸업자들이 뭘 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일차 서류전형에서 통과한 자들 중 합격자를 가려내는 기준은 전공관련 지식이 아니라 정말 엉뚱하게도(그리고 우스꽝스럽게도) 면접에서 파악된“기본적인 인성이나 태도, 의사표현이나 커뮤니케이션 능력” 같은 것이다. 정작 필요한 실무지식은 회사에서 재교육시키는 경우가 너무 많다.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대졸자의 67% 만이(인문계는 47%) 졸업 후 전공분야와 관련된 일을 한다. 기술계나 전문직업인 등을 제외한다면 상당수가 자기 전공과 관련되지 않은 일을 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나는 이른 바 좋은 직장에“들어가려면”학벌도 좋고 전공도 맞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일류대 갈 실력은 안 된다면? 일류대 수준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가서“돈 버는 일”과 관련된 전공을 택하여라. 공부를 못해서, 혹은 안해서, 일류대와는 거리가 먼 이름 없는 대학을 갈 수 밖에 없다면? 부모에게 경제적 능력이 있고 자식을 대학에 보내는 것이 평생소원이라면 그저 효도하는 마음으로 다니되 대기업에 취직하고자 생각하기 보다는 공무원 시험을 보던지 아니면 작은 회사에 들어가 경력을 닦으면서 조속히 학벌을 세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돈이 있으면 명문대 대학원을 다니라는 말이다(대학 학점이 좋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자존심만큼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며 기회를 보아 경력사원으로 재입사를 시도할 수도 있다. (공부를“못하는데다가”가정형편도 넉넉지 못하다면? 나는 그런 사람들이 기 쓰고 대학 가려하고 대학원도 가려는 태도를 아주 안 좋게 생각한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니 장학금도 못 받을 것이고 가족들이 학비를 조달할 텐데 결국은 자신의 학벌 허영심을 만족시키고자 가족을 희생시키는 것일 뿐이므로 다른 길을 찾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공부를“안 하는데다가”가정형편도 넉넉지 못하다면? 일단은 공부에 전념해 보고 나서 생각해라.)

전공이 기초학문 분야라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봉급생활자로 살고 싶다면 공무원 시험이나 고시 같은 것이 탈출구가 될 것이다. 교직과정을 이수해 놓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임용률이 아주 낮다는 사실과 때로는 더티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라. 오히려 프로급 과외교사로 나서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다. 끝으로 이상야릇한 자격증에 혹하여 시간과 돈을 뺏기는 어리석음은 일찌감치 버려라. 그 보다는 중소기업에 들어가 일을 배우며 경력을 쌓은 뒤 전직을 시도하여 보는 것이 더 바람직 할 것이다. 중소기업에서는 기술계통이 아닌 한 전공에 대하여 크게 예민하지 않기 때문이다.(내가 경영하였던 회사들 역시 중소기업 수준이었기에 언제나 직원모집 광고에서 전공불문이 명시되었으며 개인적으로도 직원들이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했는지 거의 기억하지 못했다. 내 경험으로 볼 때는 순수학문 전공자들 중에도 능력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사족: 1961년 5.16 군사 쿠데타가 발생하고 나서 군인들이 정권을 꽉 움켜쥐자 그 뒤 수년 동안 우수한 대입 수험생들은 사관학교에 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수한 학생들이 몰렸으니 그 뒤로 줄곧 사관학교 안에서, 그리고 졸업 후에도 줄곧, 경쟁이 너무나도 치열했다는 말이다. 요즘은 공대가 인기가 없다. 하지만 나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지금이 공대에 갈 절호의 기회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우수한 학생들이 모두 고시 공부에 매달리거나 의사가 되려고 하니 공대 쪽은 내부 경쟁이 그만큼 약할 수밖에 없고 10년 후에는 적어도 밥 먹고 사는 걱정은 하지 않게 될 것이며 사람에 따라서는 대박을 터뜨리는 것도 보장된다. 반면에 지금 의대나 법대에 가는 학생들은 10년 후에 어떻게 될까? 지금 그 쪽 세계의 실상을 그 학생들이나 그 부모들이 잘 몰라서 그러는 것 같은 데 10년 후에는 아마도 과반수는, 아니 그 보다 더 많은 수가 후회할 것이다.

전공은 실전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가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간에 신입사원이 대학에서 뭔가를 전공하였다고 해서 그 전공자가 그 분야에서 일을 잘 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저 비전공자보다야 좀 나으려니 생각하면서 잠재능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할 뿐이다. 그리고는 재교육을 실시하는데 국내 대기업들은 대졸 신입사원에게 적어도 6주 이상 최대 6개월 까지 강도 높은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고, 교육기간에는 그저 예절교육과 지옥훈련 같은 것만 하고 실제 지식은 수개월 이상씩 직무교육을 통해 가르치기도 한다. 어떤 전산 관련 회사들은 전산 전공자들을 뽑아 놓고서 10주 이상 전산 재교육을 하기도 한다. 어느 조사에 의하면 중견 기업 이상에 입사한 422명의 대졸신입사원 중 무려 65.4%가 대학에서 배운 지식 및 기술의 수준과 기업현장에서 요구되는 수준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기업 입장에서 볼 때는 전공 졸업자들을 데려와도 당장은 별 도움이 안되고 오히려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기다려야 하므로 점점 더 신입사원을 채용하기를 꺼려하고 경력자 위주로 인사정책을 펴게 된다. 신입 사원들에게 일을 할당할 때 종종 전공과 관련 없는 일이 주어지는 이유도,“어차피 새로 가르칠 텐데”전공이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기업에서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바라는 것은 실전 능력이다. 대기업 인사팀장들은 서슴없이 이렇게 고백한다.“교과서에서 10년 전 지식을 배워오는 국내 대졸자보다는 실전 교육을 받은 해외출신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이런 견지에서 볼 때 최근 일부 전문대에서 기업이 주문하는 교육 과정을 실시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다. 그런 곳을 졸업하면 취직이 거의 100% 보장된다. 내가 제일 답답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뭔가를 능숙하게 잘 하려면 그것을 전공하였어야 한다고 믿는 자들이다. 이를테면 사업을 하려면 경영학과를 나와야 하는 것으로 안다. 대기업에“들어가려면”그런 식의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의사나 약사 같이 어떤 면허증이 필요한 특정 전문직을 제외하고는 실제로 일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전공은 큰 의미를 주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무역을 예를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보자. 무역이란 무엇인가. 무엇인가를 해외에서 사오거나 해외로 파는 것이다. 따라서

첫째, 우선은 상품을 보는 눈과 시장 상황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런 것은 전공학과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다. 학교는 과거에 일어난 일들을 반추하고 현재와 미래의 변화를 굵게 예측하여 볼 수는 있어도 구체적으로 무엇이 돈이 되는지는 가르쳐 주지 못한다.

둘째,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외국어 능력이 탁월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보따리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닌 이상은 서류 하나에도 오자가 없어야 하며 잘못된 해석이나 영작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외국어는 전공과 상관없이 혼자 배워야 하는 영역이다.

셋째, 돈을 언제 어떻게 보내고 받는지를 배워야 한다.

서류상으로는 완전무결하였어도 상대방이 나쁜 놈일지도 모르므로 결국은 돈과 상품의 인도시기를 어떻게 맞추어 대비하여야 하는지를 배워야 한다. 학교에서는 사기꾼들에게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기껏해야 클레임 처리하는 방법들인데 해결에 시간이 엄청 걸린다.

넷째, 관세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남미에 국산 화장품을 수출하는 친구가 내게 상대국의 관세 문제로 전화를 하였을 때 내가 제안한 방법은 화장품 내용물은 수입업자 A 에게 보내고 케이스는 수입업자 B 에게 보내면 경쟁자들 보다 관세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관세를 절약하는 방법은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다.

다섯째, 협상에 능하여야 한다.

학교에서 모든 상황을 예측하여 각각의 경우 어떻게 협상하라고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실례를 하나 들어 보자. 내가 무역을 처음 시작하였던 시기에 있었던 일: 신사의 나라 영국인들을 싱가포르 전자 박람회에서 만나 물품을 주문하였더니 선금으로 50%를 달라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믿을 만 해 보여서 나는 한국으로 돌아와 돈을 보냈다. 하지만 그 뒤 전화를 하여도, 팩스를 보내도 감감 무소식이었다. 영국 대사관에 찾아가 조치를 부탁할 생각도 했었지만 나는 포기했다. 나쁜 놈들을 상대로 싸우려면 언제나 진이 빠진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2년 후 나는 영국에 외화 밀반출을 한 것이 아니냐는 미치고 팔짝 뛸 의혹을 관세청으로부터 받았고, 세무서로부터는 손해가 입증된 것이 아니므로 비용으로 처리할 수 없는데도 비용처리를 하여 법인세를 포탈하였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 내 입에서 나온 소리 A 쌍….

자. 내가 말한 것들을 무역학과에 가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꿈깨라. 차라리 KOTRA에서 하는 무역코스 같은 것이 더 실용적이고 저학년 때부터 무역실무에 대한 책들(교과서가 아니다)을 계속 읽고 배워야 하며 언어능력을 증가 시켜야 한다. 언젠가 독립하여 경영자가 되기를 꿈꾸는 자들 역시 경영학을 반드시 전공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의 민츠버그 교수는 경영자의 역할을 세 가지로 구분하는데,

첫째 대인관계에 있어서의 상징적 대리인, 둘째 정보를 취합하고 분배하는 통로자, 셋째 자원을 배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결정자 역할이다.

이런 역할들은 이론으로 배워 머릿속에 있다고 해서 수행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겪어가면서 체득하는 것이다. 외국의 유명 비즈니스 스쿨들처럼 실무능력을 가르치거나 실전사례 중심의 스터디를 강조한다면 사정이 좀 나아지지만, 칼잡이는 직접 짚단을 베어 보아야 솜씨가 느는 법이다. 베어낼 짚단이 없다면 경험자들(학자나 교수들이 아니다)이 쓴 책들을 읽어야 하지 않겠는가.

수많은 경영자들이 경영을 하는 도중에 경영 대학원이나 최고 경영자 과정이라는 것을 다니는 이유는 우선은 자기가 잘하고 있는지를 비춰 보려는 목적 때문이라고 생각되며 인맥 형성을 위한 목적도 있다.( 교수들이 꼬드겨서 대학원에 나가는 사람도 있다.)

결국 진짜 공부는 사회에서 하게 되는 것이다. 자 요약을 하여보자.

  1. 학벌과 전공이 좋아서 좋은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어도 실전 공부는 새로 해야 한다.
  2. 학벌은 안 좋지만 전공이 좋다면, 또는 학벌은 좋지만 전공이 돈 버는 것과 거리가 멀다면, 중소기업은 갈 수 있을 것이고 마찬가지로 실전 공부는 새로 해야 한다.
  3. 학벌도 전공도 신통치 않지만 취직을 하여야 한다면 당연히 실전 공부를 미리 하고 그 증거를 제시하여야 한다.
  4. 학벌이고 뭐고 아예 없어서 독립을 하고자 한다면 실전 공부를 해야 한다.

문제: 위의 사람들 중 실전에서 먼저 승리할 사람은?

답: 학벌이고 전공이고 뭐고 개의치 않고 실전에 들어가기 전에 실무에 필요한 지식들을 먼저 획득한 사람이다. 실전에 들어가고 난 뒤에는 실전을 치르느라 공부할 시간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내가 젊었을 때 닥치는 대로 배우라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무엇을 공부하여야 하는가” 항목을 참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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