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사성어

先入見(선입견)

先:먼저 선, 入:들 입, 見:볼 견

애초부터 머리속에 들어가 있는 고정적인 관념 또는 견해. 미리 보거나 듣거나 한 것이 자신의 생각이나 판단의 기준이 되기 쉽다는 말

前漢(전한)의 11대 황제인 哀帝(애제)는 수물두살 난 董賢(동현)을 大司馬(대사마)란 큰 벼슬에 임명하는 등 정치와 사람 쓰는 일에 서툴렀다. 20세에 즉위하여 26세에 죽은 애제는 정치를 외척에게 맡겨 놓다시피 하고 자신은 방종한 생활을 즐겼다. 그 대 애제의 장인과 동향 친구로 息夫躬(식부궁)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춘추전국시대의 소진과 장의 같은 이른바 說客(세객)이었다. 어느날 그는 애제에게 북방의 흉노가 곧 침략해 온다면서 국경지대에 군대를 집결시켜야 한다고 상소했다. 청산유수같은 그의 변설에 애제도 그럴싸하게 여겨 승상인 王嘉(왕가)를 불러 대책을 세우라고 했다.

그러나 왕가는 애제의 말을 듣고 식부궁의 주장이 허황되다고 조목조목 지적한 다음 이렇게 덧붙여 말했다.

"폐하께서는 망령된 말이나 쓸데없는 변설에 귀를 기울이시면 안됩니다. 秦(진)나라의 목공은 賢臣(현신)인 백리해와 건숙의 말을 듣지 않고 鄭(정)나라를 치려다가 크게 낭패했습니다. 그러나 목공은 뒤에 뉘우치고 巧言(교언)의 무리를 뿌리치고 경험 많은 원로의 말을 존중했기 때문에 훌륭한 군주가 될 수 있었습니다. 폐하께서는 부디 옛날의 교훈을 명심하시고 거듭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앞서 들으신 말에 구애되지 마십시오(無以先入之語爲主)"

왕가의 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얼마 뒤 식부궁은 황제를 우롱한 것으로 드러나 죽음을 당했다.

先入之語爲主는 先入主로 줄여져 쓰이다가 요즘은 先入見(선입견) 혹은 先入觀(선입관)으로 많이 쓴다.

[출전]《漢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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