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사성어

한 발(旱魃)

旱:가물 한. 魃:가물귀신 발

가뭄. 가뭄을 몰고 오는 신화 속의 여신

삼황(三皇)이란, 복희(伏羲)·신농(神農)·황제(黃帝)를 말한다. 특히 황제 헌원씨 때에는 사람이 움집이 아닌 집을 만들고 삼베로 옷짜는 것을 고안했다. 약초를 조사하고 의료술을 개발하는 등의 업적을 쌓은 황제가 산동성의 태산으로 행차한 적이 있었다. 큰 코끼리가 이끄는 보차(寶車)를 타고 온갖 신들을 거느린 이 행렬을 못마땅히 여긴 것은 호랑이와 이리떼를 대동한 치우(蚩尤)였다. 그는 바람이 신(風伯)과 비의 신(雨師)을 거느린 괴이한 난폭자였다.

치우는 자기와 같은 몸집을 한 괴신(怪神) 72명과 힘을 합쳐 불평을 일삼던 풍백·우사를 불러 반기를 들었다. 황제(黃帝)는 치우의 모반 소식을 듣고 판천에서 맞서 기세를 꺾은 다음 탁록에서 두 번째 결전을 벌였다. 황제의 군사는 사방의 신들을 무장으로 삼아, 곰·큰곰·호랑이 등을 훈련시켜 치우의 군대를 대적케 했다.

싸움이 시작되자 치우의 군대는 풍백과 우사의 활동으로 큰 바람을 일으켜 폭우를 뿌렸다. 짙은 안개를 흩트려 놓고 동(銅)머리에 쇠 이마를 지닌 괴인 군과 도깨비.허깨비. 요괴 군들이 안개 속을 헤집으며 신출귀몰하여 날뛰었다. 황제 헌원은 그들과 8전8패의 수모를 당해야 했다. 그러나 헌원은 안개 속을 헤집으며 적을 공격하는 지남차를 발견하여 적과 맞섰으며, 천상에 있는 딸 발(魃)이라는 여신을 불러내 풍백·우사가 일으킨 풍우와 농무를 흩뜨려 버렸다. 결국 치우는 힘이 소진되어 황제 군에게 항복하고 말았다.

그런데 발이라는 여신은 용모도 추했지만 대머리였다. 싸움이 끝나자 온 힘을 다해 치우의 군대와 맞섰기 때문에 힘이 빠져 하늘에 올라갈 수가 없었다. 그녀가 땅 위에 있자 가뭄이 찾아왔다. 그녀가 있는 곳엔 비 한 방울이 내리지 않는 메마른 날씨가 계속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녀를 한발(旱魃)이란 부르며 원망하게 되었다.

[출전]《三黃五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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