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

염증성 장질환

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

염증성 장질환이란 장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불명의 질환인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을 일컬어 부르는 말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이 대장에만 생기는 데 비하여 크론병은 대장뿐만 아니라 소장에도 염증이 생기며 드물게 구강, 식도, 위에도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비슷하여 두 질환 사이에 구분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있으며, 치료방법도 매우 유사함.

미국에는 약 100만명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우리나라는 수천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의 주증상은 출혈, 설사, 복통 및 체중 감소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들이 애매하게 나타나는 경우는 치질, 이질, 또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 등으로 오진되는 수가 흔히 있다. 따라서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의 시작부터 진단까지 수개월 또는 수년이 걸리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염증성 장질환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질환이므로 아직까지는 근본적 치료가 불가능함. 그러나 현재 사용되고 있는 치료약제들을 적절히 사용하면 염증을 없앨 수 있으며, 증상이 없이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제든지 재발할 우려가 있으므로 증상이 좋아진 후에도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함. 만약 약물 치료가 잘 듣지 않고 증상이 심하면 수술을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염증성 장질환이라는 용어를 말 그대로 해석하면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모든 질환을 의미함. 그러나 의학적으로 말할 때 본래 의미의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불명의 질환인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만을 의미함. 따라서 세균성 이질과 같이 원인을 알고 있거나 일시적인 장염을 일으키는 질환은 비록 장에 염증을 일으킬지라도 염증성 장질환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궤양성 대장염은 병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염증 또는 궤양이 대장에만 생긴다. 궤양성 대장염의 병변은 항문에 인접한 직장에서 시작되어 점차 안쪽으로 진행되는데, 병변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지 않고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크론병은 대장뿐만 아니라 소장에도 염증이 생기며 드물게 구강, 식도, 위에도 염증이 생길 수 있다. 크론병의 병변은 궤양성 대장염과는 달리 모두 연결되어 있지 않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증 상

염증성 장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출혈, 설사, 복통, 체중 감소 등이다.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나는 빈도나 심한 정도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사이에 다소 차이가 있다. 또한 같은 병이라도 병변의 범위나 위치, 또는 병의 중증도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궤양성 대장염의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간혹 피가 대변에 묻어 나오는 정도의 증상밖에 없어 치질로 알고 지내는 수가 많다. 그러나 점차 병이 심해지면 변이 묽어지고 배변 횟수가 증가하며, 좀더 심해지면 심한 설사 및 혈변과 함께 복통, 체중감소가 나타나고 열이 동반되기도 함.

궤양성 대장염 증상의 특징 중 하나는 대변이 마려우면 참을 수 없어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야 하며, 대변을 보고 나와도 시원치 않아서 뒤돌아서 화장실로 가야 하는 수가 많다는 것이다.

크론병은 궤양성 대장염에 비해 출혈의 빈도는 적지만 복통이나 체중감소는 더 현저함. 또한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이 이 병에 걸리면 키나 체중이 잘 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성적인 설사와 복통이 있는 경우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오진되기도 함. 또한 복통은 오른쪽 아랫배에서 느끼는 수가 많으므로 급성충수염(소위 맹장염)으로 오인되어 수술을 받기도 함. 그밖에 흔히 치루가 동반된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지만 관절, 피부, 눈, 간 등 여러 장기에 증상이 나타나는 수도 있다.

원인/병태생리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면역학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 병이 생기지 않을까 추정하는 정도이다.

유전적 요인은 여러 인종간에 발병률이 크게 다르다든지, 집안에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있으면 일반인보다 염증성 장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다소 높아진다든지 하는 것으로 미루어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어떤 방식으로 유전이 된다고 밝혀진 것은 없다.

환경적 요인은 시골보다 도시에서 발병률이 높다든지, 우리나라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든지 하는 것으로 미루어 추정되고 있다. 환경적 요인 중 우선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감염에 의한 발병이지만 아직 이 병을 일으키는 병원체가 발견된 바는 없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염되지도 않는다. 음식물로 인한 발병 또한 증명된 것은 없다.

심리적인 요인이 이 병의 발병과 관련이 있다고 믿는 환자들도 있으나 심리적 요인 또는 스트레스가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다만 자신이 원인 불명의 만성 질환에 걸린데 대한 분노, 불안, 우울 등의 심리적 요인이나 스트레스가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거나 치료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

진 단

염증성 장질환을 확실하게 진단내릴 수 있는 질환 특유의 단일 소견은 없다. 따라서 염증성 장질환이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대변 검사, 대장내시경 검사, 조직 검사, 대장 및 소장 엑스레이 촬영 등의 여러 가지 검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종합하여 진단을 내리게 된다.

이렇게 여러 가지 소견을 종합하여 판단할 경우 대개는 쉽게 진단이 내려지지만 간혹 다른 질환과 구분이 어려운 경우도 생길 수 있으며, 확실한 진단을 내리기까지 좀더 경과 관찰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특히 장결핵은 서양에서는 드물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매우 흔한 질환으로 크론병과 잘 구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밖에 병의 중증도를 평가하거나, 합병증을 찾아내거나, 치료에 대한 반응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가지 혈액 검사, CT나 초음파 촬영, 동위원소 검사 등을 시행하기도 함.

경과/예후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이 좋아졌다가 나빠지기를 반복하는 만성 재발성 질환이다.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이 전혀 없는 시기(의학적으로는 관해기라고 부름)와 증상이 있는 시기(활동기라고 부름)가 번갈아 나타난다.

얼마나 오랫동안 관해기가 지속되는지, 얼마나 자주 재발하는지는 환자에 따라 천차만별이므로 예측이 불가능함. 일부 환자는 한번 심한 증상이 있은 후 특별히 재발되지 않고 지내는 경우도 있으며, 어떤 환자는 증상이 계속적으로 있으면서 조금 덜했다 더했다 하는 경우도 있다.

약물 치료를 열심히 해도 심한 증상이 지속되거나, 약물 치료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합병증이 생기면 수술을 받게 된다. 수술을 받을 확률은 궤양성 대장염보다 크론병이 더 높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관심 중 하나는 이 병이 생명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이 병에 대한 치료 방법이 거의 없었던 과거에는 이 병에 걸리면 사망률이 매우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는 치료 방법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수명은 일반인과 별로 차이가 없게 되었다. 다만 발병 초기 1~2년 또는 수년 동안에는 일반인보다는 사망률이 다소 높다.

합병증

염증성 장질환의 합병증은 장관 내 합병증과 장관외 합병증으로 나눌 수 있다.

장관내 합병증

장관 폐쇄 또는 협착:장이 좁아지거나 또는 아예 막혀 버리는 것을 말함. 장이 심하게 헐게 되면 원래 모양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수축하여 장이 좁아지게 된다.

대량 출혈:다소간의 출혈은 염증성 장질환에서 흔히 보는 증상이며 특히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대부분 출혈 증상을 경험함. 그러나 아주 드물지만 수술을 필요로 할 정도의 대량 출혈도 나타날 수 있다.

독성 거대결장:장이 심하게 헐면 장 운동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 풍선처럼 부풀어오르게 되는데 이때 환자는 배가 불러오고 심한 복통을 느끼게 된다. 또한 열이 나고 맥박이 빨라지며 탈수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독성 거대결장은 드물게 나타나지만 매우 위급한 상황이므로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함.

장천공:장이 터져 버리는 것을 말함. 이러한 현상은 대개 독성 거대결장을 빨리 치료하지 못했을 때 생기게 된다.

농양:뱃속에 고름 주머니가 생기는 것을 말함. 주로 크론병 환자에게 생기는 합병증으로 궤양이 악화되어 장에 구멍(이것을 누공이라고 부름)이 생기면 장 내용물이 뱃속으로 흘러 나와 고여서 생기게 된다.

대장암:궤양성 대장염 환자가 병에 걸린 지 10년 이상 지나면 대장암이 생길 위험성이 다소 증가함. 대장암은 궤양성 대장염을 오래 앓을수록, 병변의 범위가 넓을수록 발병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대장에 염증이 있는 크론병 환자에게도 대장암이 생길 위험성이 높지만 궤양성 대장염 환자보다는 위험성이 낮다.

장관외 합병증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만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전신의 모든 장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병이 심할 경우 영양 결핍, 빈혈, 성장 장애 등의 일반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절염과 같이 신체의 특정 부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약 1/3정도는 장관 외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 증상의 종류도 100가지가 넘게 보고되어 있다.

그러나 이중에는 아주 드물게 나타나서 전세계적으로 수십가지 예밖에 보고되지 않은 증상도 꽤 있으며, 장관 밖에 병이 생겨도 그 증상이 아주 경미하거나 전혀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으므로 실제로 환자들이 느끼는 장관외 증상의 빈도나 종류는 훨씬 적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염증성 장질환의 장관외 증상은 대개 염증성 장질환이 좋아지면 따라서 좋아진다.

따라서 환자들이 장관 외 임상 증상에 대해 일일이 미리 알아둘 필요는 없다. 그러나 장관 밖에도 증상이 흔히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면 새로운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또 다른 병이 생긴 것으로 알고 다른 의사를 찾아다니는 번거로움을 겪을 수 있으며, 때로는 적절하지 못한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면 염증성 장질환과 무관한 것처럼 보여도 일단 염증성 장질환을 치료하고 있는 의사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다.

일부 장관외 증상은 장관 염증의 정도와 무관하게 나타나기도 하고 장관 증상보다 오히려 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신체 부위에 따른 장관 외 합병증의 종류

  • 뼈 및 관절: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골다공증
  • 피부:결절성 홍반, 괴저성 농피증
  • 눈:상공막염, 포도막염
  • 간 및 담도:지방간, 간염, 담도염, 담도암, 담석
  • 신장:신장 결석

치 료

염증성 장질환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질환이므로 아직까지 면역을 근본적 치료는 불가능 함. 그러나 현재 사용되고 있는 치료 약제들을 적절히 사용하면 염증을 없애 줄 수 있으므로 증상이 없이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의 목표는 염증을 가라앉히고, 증상을 없애줌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투약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다.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는 내과적 치료와 외과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내과적 치료는 다시 여러 가지 약물 치료와 영양 요법으로 나눌 수 있으며

외과적 치료는 여러 가지 방법의 수술적 치료를 말함.

약물치료

염증성 장질환의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약제로는 5-아미노살리실산(5-ASA) 계통의 약물, 스테로이드, 면역 조절제(또는 면역 억제제), 항생제 등이 있다. 이밖에 통증을 가라앉혀 주기 위한 진통제, 설사를 줄여 주기 위한 지사제가 보조적으로 사용된다.

5-아미노살리실산(5-ASA) 계통의 약물

이 계통의 약물에는 설파살라진(살라조피린), 메살라민(살로팔크, 펜-타사), 올살라진(다이펜툼) 등이 있다. 이 약들의 치료성분은 모두 5-ASA이며 따라서 치료 효과도 비슷함. 그러나 제조 방법에 따-라 작용 부위와 부작용 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으므로 환자 개개인에 맞-게 적당한 약을 선택하여 치료하게 된다. 또한 일부 약은 경구 복용할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좌약이나 관장약으로 사용되기도 함.

5-ASA 계통의 약물은 증상이 비교적 심하지 않은 환자에게 일차적으로 사용되는 약이다. 이 계통의 약들은 염증성 장질환의 관해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효과도 있으므로 증상이 전부 없어져도 계속 복용하게 된다.

스테로이드

스테로이드는 우리말로 부신피질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약으로서 프레드니솔론(또는 피디), 하이드로코티손(솔루코테프), 부데소나이드(엔토코트)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경구로 복용하기도 하고 관장약으로 사용하기도 하며 아주 심한 환자에게는 주사로 사용하기도 함.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가라앉혀 주는 효과가 매우 강력하고 신속하므로 5-ASA 계통의 약물로 잘 듣지 않거나 심한 증상을 보이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 사용함.

스테로이드는 치료 효과가 탁월한 약이지만 오래 사용하면 수많은 부작용이 나타난다. 우선적으로 눈에 띠는 부작용으로는

  • 얼굴이 달덩이처럼 둥그렇게 붓고
  • 여드름이 나며
  • 피부가 얇아지고
  • 얼굴과 몸에 잔털이 많이 생긴다.

그밖에 중요한 합병증으로는

  • 골다공증
  • 당뇨병
  • 고혈압
  • 정신증
  • 녹내장
  • 백내장

등이 있다.

또한 여러 가지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지며, 성장기에 있는 환자는 키가 잘 크지 않는다.

따라서 스테로이드는 꼭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쓰고 증상이 좋아지면 점차 줄여서 끊어야 함. 더구나 스테로이드는 관해 유도 효과가 탁월한 반면에 5-ASA 계통의 약물과는 달리 관해 유지 효과가 없다.

면역 조절제(면역 억제제)

면역 조절제는 면역 억제제라고도 불리는 약으로 여기에는 아자씨오프린(이뮤란), 6-MP, 싸이클로스포린, 메쏘트렉세이트 등이 있다.

면역 조절제는 스테로이드를 계속 쓰고 있는 환자에게 스테로이드의 사용량을 줄이거나 아예 끊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용함. 면역 조절제는 염증성 장질환의 회복 유도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회복 유지 효과도 있다.

항생제

크론병 환자는 항생제를 사용할 경우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또한 크론병에서 흔히 나타나는 치루의 치료에도 항생제가 유용함. 한편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는 항생제 치료의 효과가 분명치 않는다. 그러나 증상이 매우 심한 중증 환자에게는 경험적으로 항생제를 같이 쓰기도 함.

보조 치료제

염증성 장질환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는 없으나 통증이나 설사 등의 증상을 줄여주기 위하여 진통제나 지사제를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 이런 약을 함부로 사용하면 독성 거대결장을 유발하여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지시를 받아 사용해야 함.

영양요법

여기서 말하는 영양요법이란 식생활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으냐 하는 것과는 다소 의미가 다릅니다.

영양요법이란 영양결핍이 심각한 경우에 특별한 방법으로 영양을 충분히 공급해 주고, 성장 장애를 보이는 성장기 환자의 성장을 도와주며, 크론병 환자에게는 금식으로 장을 쉬게 하여 염증을 가라앉혀 주는 특수한 치료를 말함.

영양요법에는 경정맥 영양요법과 장관 영양요법이 있다.

  • 경정맥 영양요법(흔히 TPN이라고 부름) : 금식을 하고 정맥 주사만으로 영양을 공급
  • 장관 영양요법 : 이미 소화 과정을 거친 성분식이(elemental diet)를 장관으로 공급

성분식이는 경정맥 영양요법과 마찬가지로 소화 과정이 필요 없으므로 장을 쉬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성분식이는 입으로 먹기도 하지만 맛이 없으므로 코를 통하여 가는 관을 위에 삽입한 후 이 관을 통하여 투여하기도 함.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에서도 영양요법은 부족한 영양을 보충해 준다는 의미가 있으며, 또한 일시적인 금식은 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크론병과는 달리 장기적인 경정맥 영양요법이나 성분식이가 관해 유도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더구나 장기적인 금식을 하면 대장 상피세포에 필요한 영양 공급이 되지 않아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

수술적 치료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는 수술보다는 약물 치료가 원칙이지만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계속 심하거나 약물 치료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합병증이 생길 경우 수술을 하게 된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의 수술 방법은 서로 다릅니다.

궤양성 대장염의 수술 방법은 직장을 포함하여 모든 대장을 잘라낸 후 소장을 배 바깥으로 끌어내어 인공 장루(또는 인공 항문이라고도 부름)를 만들거나 또는 소장을 항문에 연결하는 방법을 사용함.

과거에는 영구적인 인공 장루를 만들어 주는 수술이 모든 경우에 시행되었지만 근래에는 소장을 항문에 연결하는 수술이 주로 시행되므로 환자들은 인공 장루를 갖게 되지 않을까 불안해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러나 이런 수술을 받을 경우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며 대개 묽은 변을 자주 보게 되고 간혹 변이 새어나오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크론병은 수술 후에도 자주 재발하므로 궤양성 대장염과는 수술 방법이 다릅니다. 크론병 환자에게 대장을 잘라내고 소장을 항문에 연결할 경우 반드시 재발하게 되므로 크론병 환자는 대장을 전부 잘라내고 인공 장루를 만들게 된다.

소장의 일부를 잘라내는 경우에는 여러 번 수술할 경우를 대비하여 소장이 너무 짧아지는 일이 없도록 최소한도로 잘라내고 연결해 준다. 또한 소장의 일부가 좁아져서 막힌 경우에는 이 부분을 잘라내지 않고 넓혀주기만 하는 협착성형술을 시행하기도 함.

예방법

염증성 장질환은 아직 원인을 모르는 병이므로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그러나 이미 염증성 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다음과 같은 사항들에 유의하는 것이 좋다.

염증성 장질환은 아직은 완치가 되지 않는 질환이다. 그러나 생명과는 크게 관계가 없는 질환이며 열심히 치료를 받을 경우 대부분의 환자는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너무 스트레스를 받거나 또는 자포자기하는 것은 옳지 않는다. 하루 세번 식사를 하듯이 투약을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함.

증상이 없어진 후에도 꾸준히 투약하는 것이 재발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재발의 요인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는다. 그러나 감염성 장염이나 감기 등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악화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불결한 음식은 피하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시는 것이 좋다. 또한 감기나 두통 또는 관절염 등의 치료에 흔히 쓰이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사용할 경우 염증성 장질환이 악화되는 경우가 흔히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란 아스피린 계통의 약물을 말하는데 흔히 해열진통제 또는 소염진통제라고 불립니다.

이럴땐 의사에게

염증성 장질환은 꾸준히 치료를 받아도 가끔 재발하는 수가 있다. 증상이 나빠지는 경우에는 일찍 치료할수록 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으므로 빨리 의사를 찾아야 함. 어쩌다 한번 피가 보였다든지, 변이 묽어졌다든지 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므로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의 빈도가 점차 많아지거나 심해지는 경우는 위급한 상황이다.

배변 횟수가 점차 늘고 출혈이 나타나는 경우 외에도 열이 나거나 오한이 있는 경우, 복통이 심해지고 배가 불러오는 경우, 구토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위급한 상황인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빨리 의사를 찾도록 함.

또한 염증성 장질환과 별로 관련이 없어 보여도 새로운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다.

그밖에 생활에 변화가 생기는 경우에는 병과는 직접 관계가 없더라도 의사와 상담하시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 담당 의사와 상의하면 해외여행의 가능 여부를 알 수 있고, 여행지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을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상약을 준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