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실조증 (ATAXIA)

운동실조증은 소뇌(小腦; 흔히 작은골이라고도 함)의 기능장애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의 하나로써 심하게 술에 취한 사람에서 볼 수 있는 현상과 흡사한다. 예를 들면 걸을 때 비틀거린다든가 물건을 잡으려고 할 때 떨리거나 헛잡는다든가 발음이 어눌해진다든가 하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운동실조증은 소뇌손상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질환에 의해 나타난다.

소뇌(小腦)는 머리 속에서 중추신경계를 이루는 중요한 두 가지 구조물 즉 대뇌(大腦)와 소뇌, 중 하나이다. 소뇌는 몸의 움직임을 통제하여 섬세하고 조화된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아주 중요한 구조물이다.

이런 소뇌에 장애를 주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크게 유전성 질환인 선천적 소뇌질환과, 이차적 원인에 의한 후천적 소뇌질환으로 나뉩니다.

소뇌장애의 증상은 운동실조 이외에도 1) 안구운동장애로 인한 어지럼증, 2) 소뇌성 떨림증, 3) 발음장애, 4) 안구진탕(안구가 떨리는 증세), 5) 생각과 감정조절 장애 등이 있다.

위에서 설명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전문의의 진료를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후천적 소뇌 병변의 경우 원인제거를 하면 증상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일부 후천적 소뇌장애와 대부분의 선천적 소뇌장애는 근본적인 치료가 안된다. 그러나 부분적인 증상 치료는 가능하며 의학이 계속 발전하므로 미래에 치료 방법이 개발될 수 있기 때문에 포기해선 안된다.

소뇌장애 이외에도 척수질환 및 말초신경장애로 자세감각이나 위치감각이 소실된 경우에도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사람이 신체의 일부를 움직일 때 여러 가지 근육들이 서로 잘 협조하면서 움직임으로 섬세한 움직임이 가능하게 된다. 이런 근육들의 상호작용이 깨졌을 때 운동실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운동실조증은 감각이 없어지거나 힘이 없어지는 마비증상과는 달리 힘과 감각은 유지되어 있으면서 섬세한 움직임이 망가지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서있거나 걸을 때에 몸통이 술 취한 듯이 흔들리거나 물체를 잡으려 할 때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흔들거리는 증상을 말한다. 운동실조증은 몸통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하는 ‘축성 운동실조’와 팔, 다리에서 나타나는 경우인 ‘사지성 운동실조’로 나뉩니다. 술에 심하게 취한 사람에서 보이는 현상의 대부분이 운동실조 증상이라고 이해하셔도 된다.

운동실조증이 왜 나타나게 되나요?

몸이 움직일 때 대뇌(大腦)에서 “몸을 움직이라”라는 명령이 내려오면서 이 명령이 소뇌에 의해서 조절되는데 여러 가지 질환으로 소뇌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 운동실조증이 나타나게 된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술에 취한 사람에서 나타나는 운동실조도 술의 알코올 성분이 소뇌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운동실조증이 관찰되면 소뇌 기능의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소뇌장애 이외에도 척수질환 및 말초신경장애로 자세감각이나 위치감각이 소실된 경우에도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소뇌(小腦)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으며 어떤 역할을 하나요?

소뇌는 중추신경계를 이루는 중요한 구조물 중의 하나로서 머리 뒤쪽에 위치하며 두개골 안의 용적에 삼분의 일에서 사분의 일 정도를 차지한다(그림 1을 참조하라). 소뇌는 거의 모든 신경계에서 감각, 운동, 인지 등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여 운동계 전반에 정보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또한 소뇌는 몸의 움직임을 시작할 수 있게 하고 행동을 미리 계획하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뇌의 역할을 정리해 보면 몸의 움직임을 통제하여 섬세하고 조화된 운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림 1. 중추신경계의 구조

증 상

소뇌장애 때에 나타나는 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소뇌장애가 있는 경우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첫째로, 걸을 때 몸통이 술 취한 듯이 흔들리거나 물체를 잡으려 할 때 헛잡거나 흔들리는 운동실조증이 있고, 둘째로, 움직여야 될 정확한 거리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여 목적하는 물체에 못 미치거나 오히려 물체를 지나쳐 버리는 ‘겨냥이상’이 있다.

그리고 셋째로, 빠른 반복운동의 장애로 반복운동이 느려져 있는 상태가 나타나며, 넷째로, 안구가 흔들리는 ‘안구진탕’과 다섯째로, 목적 물체에 거의 다다르는 부위에서 큰 진동 폭을 가지며 떨리는 ‘말단성 진전증’이 나타날 수 있다

소뇌장애 때에도 치매처럼 인지기능이 떨어질 수 있나요?

소뇌장애 때에는 치매에서처럼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감소되어 있지는 않는다. 그러나 최근에 연구에 따르면 소뇌가 사고, 행동 및 감정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예를 들면 소뇌 병변이 있는 경우 여러 가지 형태의 언어 장애가 나타날 수 있고 또한 감정장애로 감정표현이 없어지거나 오히려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소뇌장애로 인한 떨림증은 일반적인 수전증이나 파킨슨병에서의 떨림증과 구별할 수 있나요?

소뇌장애에서 나타나는 떨림증의 특징은 물건을 잡으려고 할 때 목적하는 물체에 거의 다다라서 진동 폭이 커지는 떨림증으로 ‘말단성 진전증’이라고 한다. 소뇌성 떨림증은 가만히 손을 내려 놓고 있을 때에는 떨림증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파킨슨병의 떨림증과는 구별이 된다.

자세를 취하고 있을 때에도 떨릴 수 있으나 제일 심한 때는 물체에 손이나 발을 가져갈 때이다. 떨림증과 더불어서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물체를 정확히 잡지 못하는 현상이다. 즉 잡으려는 물체에 정확히 갖다 대지 못하고 헛잡는 증상이 같이 나타나는 것이 다른 떨림증과 구별되는 점이다.

소뇌장애 때 어지럼증은 왜 오나요?

소뇌가 담당하고 있는 기능 중에 안구운동을 담당하고 있는 부위가 있다. 이 부위의 기능장애가 있는 경우 안구의 움직임이 팔다리의 움직임 이상처럼 느리고 서툴며 때로는 안구가 흔들리는 ‘안구진탕’이라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안구진탕이 있는 경우 눈이 흔들림에 따라 보이는 물체도 흔들려 보이므로 어지럼증이 유발된다.

소뇌가 담당하는 또 다른 기능은 척수로부터 올라오는 몸의 자세 및 균형을 바로잡아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에 손상이 오면 몸의 균형이나 자세의 불안정으로 몸 중심이 비틀거리게 되는 것이다.

운동실조 때 걸음걸이의 특징이 무엇인가요?

심하게 술 취한 사람이 갈짓자로 걷는 것과 비슷한다. 걸음걸이가 느리고 다리사이를 벌려서 걸으며 균형을 잘 못 잡아서 비틀거리는 현상이 특징이다. 균형감각이 나빠져서 다리를 모으고 서있기가 힘들며, 줄 위를 걷는 듯한 보행에 장애가 있다.

원인/병태생리

어떤 질환이 운동실조를 일으킬 수 있나요?

운동실조는 소뇌장애의 주된 증상이다. 이런 소뇌에 장애를 주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크게 유전성 질환인 선천적 소뇌장애와, 이차적 원인에 의한 후천적 소뇌장애로 나뉩니다.

선천적 소뇌질환은 유전성 질환으로서 가족이나 친척 중에 비슷한 소뇌장애 증상이 있다면 의심해야 한다. 부모, 자식간에 유전되는 ‘우성유전성’ 소뇌장애와 부모 대는 없더라도 조부모 대에서 유전되는 ‘열성유전성’ 소뇌장애가 있다.

이러한 선천성 소뇌질환은 대부분 원인을 모르며 원인을 알더라도 대사장애가 주된 원인이므로 치료에 어려움이 많다.

후천적 소뇌장애로는 감염, 소뇌 혈관질환, 소뇌외상, 종양 등의 직접 소뇌에 병변을 일으키는 질환이 있다. 소뇌에 병변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소뇌세포의 기능을 나쁘게 하는 알코올, 비타민 부족 및 약물부작용 등이 있다.

그 외에도 갑상선 호르몬장애, 전해질장애 등의 원인과 드물게는 몸 어디엔가 존재하는 암세포에 의해서도 운동실조와 같은 소뇌장애가 올 수 있다.

약 부작용으로도 운동실조가 나올 수 있나요?

예, 그렇다. 간질을 치료할 때 쓰는 항 전간제 이외에도 수면제, 항암제, 항 우울제, 중금속 등의 부작용으로 운동실조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운동실조 증상이 있을 때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며 진찰 시에 복용하고 있거나 복용했었던 약물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시는 것이 필요한다.

갑자기 몸을 비틀거리는 운동실조가 나타나는 경우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갑작스럽게 운동실조가 발생하는 경우는 소뇌병변 중 뇌혈관질환이나 감염증인 소뇌염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혈관성 소뇌질환은 뇌혈관이 막히는 소뇌 경색이나 소뇌출혈이 해당하며 응급조치가 필요하므로 즉시 병원에 가셔야 한다.

소뇌장애로 인한 운동실조증이 유전되는 병인가요?

모든 운동실조증이 다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소뇌질환 중 일부에서 유전되는 선천성 소뇌질환이 있다. 가족이나 친척 중에 비슷한 증상을 가진 분이 전혀 없다면 선천성 소뇌질환의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드물게 혼자만 나타나는 선천성 소뇌질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차적인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소뇌질환에서 유전자 검사는 중요한다.

증상

먼저 발음이 어눌해지는 구음장애가 올 수 있다. 다리를 모으고 똑바로 서있게 하거나 발 앞꿈치와 뒤꿈치를 붙여서 한 줄로 걷게 하면 비틀거리는 ‘축성 운동실조’가 나타난다. 보행을 시킬 경우 다리사이를 벌려 걸으며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는 현상으로 운동실조를 확인한다.

손가락으로 자신의 코와 검사자의 손가락 사이를 왔다 갔다 하거나 자신의 다리로 다른 쪽 정강이를 따라 긋는 검사로 떨림과 헛잡는 증상(겨냥이상이라고 한다)을 관찰할 수 있다.

엄지와 검지를 빠르게 반복하여 맞부딪치게 하거나 반짝-반짝을 시켜서 반복운동이 서툴어지는 현상을 관찰하는 것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그 외에도 안구운동을 시켜서 안구운동 장애가 있는지 관찰한다.

무엇보다도 이런 검사의 정확한 시행과 정확한 판정이 중요하므로 비 전문가의 섣부른 검사보다는 신경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찰이 필요하다.

소뇌 병변

신경과 전문의의 임상적 진단과 더불어서 병변의 정확한 위치와 병변의 성질을 알기 위해서 뇌전산화단층촬영술(뇌 CT)이나 뇌자기공명영상술(뇌 MRI)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소뇌의 크기가 작아지는 ‘소뇌위축증’질환의 경우는 CT나 MRI를 통해 소뇌위축을 확인할 수 있다.

이차적 원인

이차적 원인에 의한 후천적 소뇌장애로는 감염, 혈관질환, 소뇌외상, 종양 등의 직접 소뇌에 병변을 일으키는 질환이 있는데 이를 감별하기 위해서 뇌전산화단층이나 뇌자기공명영상술이 도움이 되겠다.

알코올, 비타민 부족 및 약물부작용 등을 감별하기 위해서 비타민 농도, 약물농도를 혈액검사로 측정하며 그 외에도 갑상선 호르몬검사, 혈액검사 및 종양표지 검사와 같은 암 검사를 시행해서 감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선천적인 소뇌질환

먼저 가족이나 친척 중에 비슷한 소뇌장애 증상이 있는 분이 계시다면 유전성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그러나 반대로 가족이나 친척 중 비슷한 증상이 전혀 없으시더라 유전성 질환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단독으로 발생하는 유전성 질환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천성 소뇌질환 중 일부는 특징적인 유전자 변형을 보이기 때문에 이 를 이용하여 정밀 유전자검사로 유전성 유무를 판정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선천성 질환이 검사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유전자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더라도 선천성 질환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겠다.

중요한 것은 유전자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더라도 모든 양성 환자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검사 결과를 받아들일 때 이를 염두에 두어야겠다.

경과/예후

이차적인 원인에 의한 후천성 소뇌질환의 경우는 그 이차적인 원인을 없애는 경우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겠다. 여기서 치료가 된다는 것은 더 이상의 원인요소를 없애준다는 의미이지 병에 걸리기 전인 정상상태로 되돌아 간다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손상된 소뇌 신경세포가 재생이 안되기 때문에 기능이 어느 정도 회복된다 할지라도 후유증이 남아있게 된다. 그래도 증상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호전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선천성 소뇌질환의 경우는 안타깝게도 뾰족한 치료방법이 없다. 선천성 소뇌질환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10년에서 15년 사이에 휠체어 같은 보조기에 의지할 정도로 보행이 악화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천적 소뇌질환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의학이 발전하여 멀지않은 미래에 치료 방법이 개발될 수 있기 때문에 포기해선 안된다.

치 료

이차적인 원인이 밝혀지는 경우에는 이차적 원인을 없앰으로써 치료 (부분적인 회복) 가 가능하다. 신경세포는 한번 손상을 받으면 재생이 안되기 때문에 후유증이 남아있게 된다.

유전성 소뇌장애의 경우 안타깝게도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아직 없다. 그러나 급성 악성 질환과는 달리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멀지 않은 미래에 치료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

질병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효과가 있을 지도 모르는 몇 가지 약제를 보조로 투여하거나 운동실조나 어지럼증이 심한 경우 증상을 완화 시키는 보조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

예방법

운동실조가 있는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서 균형감각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쉽게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미끄러운 바닥 예를 들면 목욕탕이나 욕조에서 특히 조심해야 한다. 반대로 너무 껄끄러운 바닥이라서 걸리기 쉬운 곳에서도 조심해야 한다.

자세를 바꿀 때 몸을 돌릴 때 앉았다가 일어날 때 넘어지기 쉬우므로 조심스럽게 천천히 움직이셔야 한다. 주변 사물이 보이는 것이 몸의 균형을 잡는데 도움이 되므로 주변 환경이 잘 안 보이는 어두운 곳도 피해야 한다.

다리에 힘이 있어야 몸의 균형 잡는데 도움이 되므로 정기적으로 하체 힘을 키우는 운동을 하시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술과 같은 알코올 음료는 절대로 삼가십시오. 왜냐하면 알코올 자체가 소뇌세포에 손상을 주기 때문이다. 그 외의 음식에서 특별히 가릴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