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암

간에서 분비된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흘러들어가기까지의 경로를 담도라고 하며, 담낭관이라고 하는 가느다란 나선상의 관을 매개로 하여 담즙을 일시적으로 저장해 두는 주머니 모양의 부분이 담낭이다. 담낭 및 담낭관에서 생기는 암을 담낭암이라고 한다. 담낭암은 60대에게서 가장 많은데, 남녀비는 1:2에서 1:3으로 여성에게서 많은 암이다.

담낭암은 높은 비율로 담석을 합병하며 그 빈도는 서양에서 60%전후로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담낭암과 담석의 합병율이 높다는 사실에서 담석에 의한 어떤 영향이 발암에 관여하는 것이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담낭암 환자의 담석보유율은 우리나라에서는 30%정도에 불과하고, 역으로 담석환자가 담낭암에 걸릴 확률은 5%미만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담석 그 자체보다도 담석증에 의한 담즙의 변화나 담낭의 염증이 발암에 관여한다고 여겨지고 있다. 또 췌관은 췌장의 머리부분에서 담관과 합류하는데, 췌관과 담관의 합류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10-20%의 빈도로 담낭암을 합병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어, 합류이상에 의해 췌액이 담도 내로 역류하는 것이 발암원인중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초음파검사의 보급에 따라 담낭의 종양이 발견되는 기회가 증가하게 되었다. 담낭에서 생기는 종양 중에서는 악성종양인 담낭암 이외에도 선종이나 각종 폴립 등의 여러 양성종양을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담낭종양을 당장 담낭암이라고 생각하실 필요는 없다만, 그래도 전문의를 통해 확실한 진단을 받는 일은 중요한다.

증상

담낭암 초기의 경우에는, 병존하는 담석증이나 담낭염에 의해 복통과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일은 있어도 암 자체에 의해 생기는 특징적인 증상은 없다. 그러나 담낭암이 진행되어 다른 장기(총담관, 십이지장, 간 등)로 진전하게 되면, 그 정도에 따라 각종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복통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서 상복부와 우측 늑골 아래에서 둔탁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담석을 합병한 경우에는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심한 통증이나 오른쪽 등, 어깨 등으로 퍼지는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황달

다음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며 암이 진행되어 담즙의 통로인 담도가 막히게 되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진행성암에서 볼 수 있는 증상이다.

복부종괴

오른쪽 늑골 아래에 종괴로서 담낭이 만져지는 경우가 있다. 황달이 있는 경우에는 종대된 간의 일부가 만져지기도 한다.

진단

정기검진

40세가 지나면 1년에 한번은 정기검진을 받도록 하십시오. 대개의 경우 담낭의 초음파검사도 실시하므로 증상이 없는 담낭암이 발견될 수 있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발견이다. 담석증이 있는 경우에는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점검과 치료를 할 필요가 있다.

혈액검사

담낭암이 초기일 때는 혈액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암이 근처의 담도를 압박하게 되면 혈청빌리루빈이나 알칼리포스파타아제 (ALP)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며, 더 진행이 되면 황달이 생기기도 한다. 담낭암의 50-60%의 경우, 종양표지자인 암태아성항원 (CEA)과 CA19-9의 수치가 높아진다. (「종양표지자」항목을 참조해 주 십시오.) 그러나 담낭암에 걸렸다고 해서 반드시 이들 표지자의 수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검사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검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에서 언급할 영상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한다.

영상검사

각종 영상검사 중에서 초음파검사는 고통이 적고 반복해서 실시할 수 있으므로 담낭질환의 선별검사(screening)로서 가장 적합한다. 최근에는 이 검사를 통해 작은 암이나 조기의 암이 발견되는 일이 많아졌다. 초음파검사에서 담낭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나 담낭에 어떤 이상이 있다고 의심되는 경우에는 다음 검사로서 CT검사나 MRI검사를 실시한다. 이 검사를 통해 담낭암 및 암이 주위로 진행된 상황, 다른 장기로 전이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외에도 담도침범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내시경을 이용해 십이지장으로 향하는 담도의 출구로부터 가느다란 관을 담관으로 삽입하여 직접 담도를 조영하는 내시경적역행성담관조영 (ERCP)을 하거나 가느다란 바늘을 간장을 통해 담관에 삽입한 후 조영제를 투입후 촬영하는 경피성간담도촬영술 (PTC)을 시행할 수도 있다. 또 수술이 예정된 환자에 대해서는 혈관조영을 실시하여 담낭암이 간동맥과 문맥으로 퍼지지 않았는지를 조사한다.

병기

담낭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를 나타내는 기준을 병기라고 하며 1기-4기로 분류하고 있다. 병기를 결정하는 인자에는 림프절전이, 장막침윤 (암이 담낭의 피막에서 어느 정도 밖으로 나와 있는지), 간으로의 침윤 (암이 담낭이 접하고 있는 간 부분에 어느 정도 퍼져 있는지), 담관 및 주변장기로의 침윤 등이 있으며 이들의 유무와 그 정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병기를 결정한다.

치료

담낭암의 치료법에는 수술요법, 항암제를 사용한 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근치적인 치료법은 수술인데, 진단 당시 병이 상당히 진행한 경우가 많아 다른 소화기계의 암에 비하면 수술이 가능한 환자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수술

담낭암의 수술에서는 암이 발생한 담낭뿐만 아니라 담낭에 가까운 장기와 조직을 함께 절제한다. 주위의 장기를 어느 정도 같이 절제할지는 암의 병기와 종양의 위치에 따라 결정한다. 대표적인 수술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단순담낭적출술

담낭만을 적출하는 방법이다. 담낭암에 대해서는 조기인 1기 경우에만 실시된다.

확대담낭적출술

담낭, 담낭에 접한 간의 일부, 소속림프절을 함께 절제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1기에서 3기의 담낭암에 대해 실시된다.

간문부절제술

담낭, 담관, 간의 일부, 소속림프절을 함께 절제하는 방법이다. 확대담낭적출술에 비해 간절제의 영역이 넓은데다가 간외담관도 같이 절제하기 때문에, 절제 후에 간 쪽의 담관이 잘린 끝과 공장을 이어서 담즙이 흘러나올 수 있는 통로를 재건한다. 일반적으로 2기나 3기의 담낭암에 대해 실시된다.

간엽절제술

담낭, 담관을 포함하여 간의 우엽(간 전체의 60%)을 절제하는 확대수술이다. 일반적으로 3기 또는 4기의 진행된 담낭암에 대해 실시된다.

항암제에 의한 화학요법

담낭암에 대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항암제에는 5-FU, 마이토마이신C, 아드리아마이신, 시스플라틴 등이 있지만 표준적치료로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의 약제를 조합하여 치료하는 임상시험이 진행중이다. 부작용으로서 식욕저하나 구역질, 빈혈, 백혈구감소, 탈모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방사선요법

담낭암에 대한 방사선요법은 일반적으로 별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방사선에 잘 반응하여 암이 작아지게 되거나, 담관폐색이 개선되어 황달이 완화되는 등의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