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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티마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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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F2P에 대한 비판은 들어가는 돈과 관련된 부분이지만 여기서 액수 그 자체는 그다지 중요치 않다. 물론 울티마 포에버는 열쇠를 가지고 플레이어를 벗겨먹지만 실제로 게임을 망가뜨리는 건 그것이 게임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이다

- 이것은 멍청이를 위한 게임이다. 그 모든 부분이 부조리의 수준에 도달한다

- 전투는 그냥 계속 적을 탭하는 게 거의 전부다. 특수 능력이 있지만 99%는 쓰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그냥 던전 들어가서 10분 동안 탭탭하고 나오면 된다. 인앱 결제로 더 좋은 장비를 사야 이 노가다를 더 편하고 빨라진다는 점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결제를 하든 안 하든 전투 자체가 재미없다는 것이다. 정확성도 전략도 사고도 필요 없다. 여기서 랙과 프레임, 주기적인 다운까지 더해지면 게임이 왜 나왔나 싶다

- 매치메이킹과 챗 시스템은 짜증이 난다. 그런데 멀티플레이어 게임이면서도 별로 파티를 맺을 이유도 없다

- 던전은 랜덤화된 요소가 있지만 랜덤이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다양한 결과가 나올 때야 의미가 있다. 그게 아니면 그냥 구성이 다른 방과 복도를 돌아다니는 것 밖에 안 된다. 그게 바로 울티마 포에버다

- 보물상자에서는 상황이 더 나빠진다. 울티마 포에버의 화폐는 열쇠다. 동 열쇠는 계속 얻을 수 있고, 동 열쇠 18개면 은 열쇠 하나로 바꿀 수 있다. 금 열쇠는 희귀하다. 금 열쇠를 사용해 상자에서 가장 좋은 아이템을 얻고, 인벤토리 슬롯을 늘리고, 부가 능력을 한 번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제대로 읽은 것 맞다. 부가 능력 같은 아주 기본적인 것조차 결제가 가로막고 있다

- 게다가 장비는 마모되고 수리하려면 상당량의 은 열쇠가 필요하기 때문에, 은 열쇠를 게임의 다른 부분에 쓸 여유가 없어진다

- 울티마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가? 리처드 개리엇의 이 유서깊은 RPG 시리즈는 8대 미덕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한다. 울티마의 영웅 아바타는 부덕으로 가득한 세계에서 미덕을 상징하는 존재다. 울티마에서 이 테마는 표면적인 것이 아니라 개리엇이 디자인한 세계의 핵심이 된다

- 울티마 포에버는 모든 미덕을 경험치의 형태로 두고 있다. 각 미덕에 버프를 받을 수 있는 제단도 있다. NPC들은 도덕적 선택을 제시하고, 대사와 장소는 항상 미덕을 언급한다. 게임의 표면을 보자면 미덕으로 차고 넘친다. 하지만 미덕은 플레이어가 하는 일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울티마에 나오는 요소들이 나오고 게임의 제목이 울티마라고 하고 있으니 울티마 게임이라는 것이다. 미덕에 대한 설명이 끝난 뒤 플레이어 캐릭터는 이렇게 대답한다. "미덕이 레벨 업을 시켜준단 말이죠? 알았어요"

- 내가 존경하는 누군가가 이 게임은 애정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말했다. 그 애정이 표면적인 수준이라면 그 말은 사실이다. 울티마가 가지고 있던 특징은 썩어 문드러져 끔찍한 자기 패러디로 격하되었다. 이 게임은 모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