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사성어

낙정하석(落井下石)

落:떨어질 락. 井:우물 정. 下:아래 하. 石:돌 석

우물 아래에 돌을 떨어뜨린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이 재앙을 당하면 도와주기는 커녕 오히려 더 큰 재앙이 닥치도록 하는 것을 말함

이 성어는 당송 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인 한유(韓愈)가 친구 유종원의 죽음을 애도하며 지은 묘지명 가운데 나온다.

"아! 선비는 자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비로소 그 지조를 알게 된다. 지금 어떤 사람들은 컴컴한 골목에 살면서 서로 사랑하고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고 놀면서 즐겁게 웃으며, 자기의 심장이라도 꺼내 줄 것처럼 친구라고 칭하며,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죽음과 삶을 함께할 것이라고 아주 간절하게 말한다. 그러나 머리털만큼 이나 작은 이익이라도 있는 문제가 발생하면 서로 눈을 부릅뜨고 사람을 구분할 줄도 모른다. 당신이 만일 다른 사람에 의해 함정에 빠지게 된다면, 당신을 구해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돌을 들어 당신에게 던지는 그런 사람이 매우 많다. 이처럼 개화되지 않아 금수와 같은 사람들은 어째서 직접 가서 일을 하지 않으면서 자기들의 행동이 옳다고 생각하는가?"

한유는 유종원이 소인배들의 모함으로 기개를 펼치지 못하고 저승으로 먼저 간 것을 애도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지었다. 유종원은 어린 시절부터 총명하고 문장을 잘 쓰기로 명성이 자자했던 인물이다. 그는 순종이 즉위한 뒤 왕숙문 등이 주도하는 정치 개혁에 적극 가담하였으나, 혁신 정치가 실패하여 귀양살이를 하다가 47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고문 운동을 영도한 인물로서 '도를 밝힌다'는 것을 문학관의 강령으로 삼고 저술 작업을 했다. 아울러 그의 정치 활동에 있어서도 '도'에 부합되는 행동을 하려고 노력했다. 만일 우물에 빠진 삶에게 튼튼한 밧줄을 내려 주기는 커녕 오히려 돌을 던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우물에 빠진 사람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절박한 처지에 놓여 있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그렇지만 돌을 던진다면 그는 생사의 기로에서 죽음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우리는 친구나 주위 사람들이 평온 하고 안락한 생활을 할 때는 물론이고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을 때, 더욱 구렁 속으로 밀어 넣는 행동을 결코 해서는 안되며 그동안 쌓아 온 신뢰 속에서 온정의 손길을 뻗어야 한다.

[출전]유종원의 묘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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