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사성어

脾肉之嘆(비육지탄)

脾:넓적다리 비, 肉:고기 육, 之:어조사 지, 嘆:탄식할 탄

넓적다리에 살리 찐 것을 한탄함. 본의 아니게 안일한 생활을 하며 활약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을 탄식하다.

한(漢)나라 황실의 후예를 자칭하고 의병을 일으킨 유비(劉備)는 한때 조조(曹操)에게 몸을 의탁했다. 그러나 조조를 죽이려는 계획이 탄로나 간신히 탈출, 기주 여남 등지를 전전하다 형주의 유표(劉表)를 찾아갔다. 유표는 천하를 호령할 그릇은 못되고 자기 영토를 지키기에 급급한 인물이었다. 유비는 그 밑에서 新野라는 작은 성 하나를 맡고 있었다.

유표같은 인물 밑에 있어 가지고는 도원결의(桃園結義)를 한 관우나 장비같은 호걸을 거느리고 있다해도 천하에 웅비할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다. 이런 판단을 하고 있는 유비의 나이는 이미 50이 가까웠다. 그러던 어느날 유표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변소에 간 유비는 우연히 자기 넓적다리에 살이 많이 찐 것을 보았다. 그동안 얼마나 하릴없이 허송세월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눈물자국을 남긴 채 술자리로 돌아온 유비를 보고 유표가 놀라서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오?"

그러자 유비가 한숨을 쉬며 이렇게 대답했다.

"전에는 언제나 말을 타고 다녀서 넓적다리에 살이 찔 겨를이 없었습니다. 요즘은 오랫동안 말을 타지 않아서 살이 많이 올랐군요. 세월은 덧없이 흘러 노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아무런 공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니 어찌 슬프지 않겠습니까"

그때 유비의 나이는 40세 전후로, 세월의 흐름을 절실히 느낄 때였다.

[출전]《三國志》《蜀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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