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지킨병

림프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가 암화(악성화)되어 생긴 악성종양을 악성림프종이라고 부릅니다. 악성림프종은 호지킨병과 비호지킨병으로 크게 나뉘는데, 각각에 대해 병변부 종양세포의 형상과 그 배열상태의 차이 등 소위 병리조직학적소견에 기초하여 병형이 분류되어 있습니다.

림프조직은 혈관과 마찬가지로 온몸으로 갈라져 있는 벽이 얇은 관(림프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신체의 모든 부위를 지나고 있습니다. 림프관에는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를 포함한 무색의 액체(림프액)가 흐릅니다. 또 림프관을 따라 림프절이라고 부르는 콩처럼 생긴 조직이 무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림프절은 감염증과 싸우는 세포를 만들거나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림프절(림프절영역)은 경부, 액와(겨드랑이 밑), 폐문(폐의 입구), 종격(좌우 폐의 사이), 복부대동맥주위, 골반내 및 서경부(사타구니부위) 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림프절은 아니지만 비장(림프구를 만들거나 노화된 적혈구를 제거하는 복부 좌상부의 장기), 흉선(흉골 아래에 있는 작은 조직), 편도 및 장관의 림프여포(점막 밑의 림프구 집단)도 림프조직의 일부로서, 여기에서 호지킨병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림프조직은 신체의 거의 모든 곳에 분포하기 때문에 호지킨병도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간장, 골수(큰 뼈 속에 있는 해면상의 조직으로서 혈액을 만듦) 및 비장 등 신체의 각종 부위로 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성인의 호지킨병은 주로 20대와 60대에게서 잘 발생합니다. 호지킨병은 소아에게서도 발생합니다만 그 치료법이 성인의 경우와는 달라집니다.(자세한 내용은 별도의 '소아호지킨병' 항목을 참조해 주십시오.)

증상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호지킨병도 일반적으로 조기에 발견(진단)해야 보다나은 치료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증상으로서는 통증이 없는 림프절의 종장(붓는 것)을 들 수 있는데, 통증이 수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들 림프절의 종장은 경부, 액와 및 서경부 등에서 잘 나타납니다. 발열, 밤중의 발한, 피로, 체중감소 및 피부의 가려움 등 전신적인 증상이 림프절종장과 같은 시기나 그보다 이른 시기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통증이 없는 림프절종장과 위와 같은 전신증상이 2주일 이상에 걸쳐 나타나는 경우에는 의사의 진찰을 받아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진단

앞서 언급한 증상이 있는 경우, 액와 및 서경부 등의 림프절에 종장이 있는지 여부를 주의 깊게 진찰합니다. 림프절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된 경우에는 간단한 수술로 그 림프절을 채취하여 병리검사를 실시합니다. 이 검사를 림프절생검이라고 합니다.

병기

호지킨병이라는 진단이 나온 경우, 병변이 어디에서 발생하여 어디까지 진전했는지를 검사합니다. 이것을 병기진단이라고 합니다. 호지킨병의 예후와 치료방법은 병기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병기를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병기의 진단은 촉진과 혈액검사, 각종 X선검사, 초음파검사, 나아가 MRI검사 등에 의해 실시됩니다. 이들 검사를 통해 진단된 병기는 임상병기라고 불립니다. 경우에 따라 병기를 보다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하여 개복생검이라고 불리는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이 개복수술에서는 복강내의 장기에 종양세포의 침윤이 있는지를 주의 깊게 관찰합니다. 또 그 일부를 절제하여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종양세포 침윤의 유무를 조사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결정된 병기는 병리학적 병기라고 불립니다. 일반적으로 개복생검은 치료법을 결정하기 위해서 병기를 엄밀하게 결정해야만 하는, 한정된 일부 경우에 대해서만 실시됩니다. 임상병기 및 병리학적 병기는 전신증상이 수반되는지 여부에 따라 다시 A와 B의 두 가지로 나뉩니다. 전신증상이 수반되지 않는 경우는 A, 수반되는 경우는 B입니다. 전신증상이란 6개월 이내에 10%이상의 체중감소, 호지킨병에 의한 발열, 야간의 다량 발한이 일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전신증상이 없는 1기인 경우에 병기는 1A가 되고, 전신증상이 수반되는 1기인 경우 병기는 1B가 됩니다.

호지킨병의 병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 1기 : 병변이 한 곳의 림프절영역, 또는 한 곳의 림프절 이외의 조직이나 장기에 국소적으로 나타난 경우 ■ 2기 : 다음 중 한 가지에라도 해당되는 경우

1) 병변이 2군데 이상의 림프절영역에 퍼져있지만 횡격막(폐의 아래쪽에 있는 얇은 근육

으로 호흡을 도움)을 경계로 그와 같은 쪽에 머물러 있음. 2) 병변이 림프절 이외의 조직이나 장기에 국소적으로 나타나고, 횡격막과, 같은 측

림프절 영역에도 병변이 나타남.

■ 3기 : 병변이 횡격막을 경계로 하여 상하 양측의 림프절영역에 나타남. 또 이와 더불어

림프절 이외의 조직이나 장기, 또는 비장에 국소적으로 나타남. ■ 4기 : 다음 중 한 가지에라도 해당되는 경우

1) 병변이 림프조직 이외의 장기에 미만성 내지 다발성으로 나타남. 병변은 그들 장기 주변에 있는 림프절에 나타나기도 함. 2) 병변이 림프조직 이외에 단 한 곳의 장기에만 나타났더라도 원격 림프절전이가 수반된 경우

치료

일반적으로 방사선요법과 화학요법의 두 가지 치료법이 쓰입니다. 일부에서는 임상시험으로서 골수이식을 병용한 치료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방사선요법

종양세포를 죽이거나 축소시키기 위해 고에너지의 X선을 사용합니다. 보통 호지킨병에서 실시되는 방사선요법은 외조사라고 불리는 것으로, 신체 외부에서 병소부위에 방사선을 조사하는 방법으로 실시됩니다.

방사선조사의 범위에는 경부, 액와(겨드랑이 아래) 등 각각의 명칭이 있으며, 폐문 및 종격림프절에 대한 조사는 '맨틀조사'라고 불립니다. 또한 맨틀조사에 비장과 상복부 및 골반내 림프절에 대한 조사를 추가한 것은 [전림프절조사]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방사선요법은 종양세포에 대한 효과를 높이기 위해 화학요법과 병용해서 실시하기도 합니다.

화학요법

항암제를 내복하거나 정맥 또는 근육에 주사하는 방법으로 투여합니다. 방사선요법이 방사선을 조사한 곳에 대해서만 효과가 있는 국소요법인 것에 반해, 화학요법은 항암제가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져 종양세포를 죽일 수 있으므로 전신요법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골수이식

호지킨병은 때로 방사선요법과 화학요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초대량의 항암제를 사용한 화학요법이 방사선요법과 함께 골수이식을 병용하여 실시되기도 합니다.

치료에 따라서는 골수의 조혈기능(혈액을 만드는 기능)을 파괴하기도하므로 미리 치료 전에 골수를 채취하여 동결보존 해둡니다. 그 다음 대량의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을 실시한 후에 파괴된 골수기능을 보충하기 위해 동결보존된 골수를 해동하여 정맥 내에 투여합니다.

이와 같은 골수이식은 '자가골수이식'이라고 불립니다. 이식할 골수를 타인으로부터 받아서 이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동종골수이식'이라고 합니다. 자가 및 동종 골수이식에 사용되는 골수세포는 골수로부터 채취하지만 최근에는 이 세포를 '말초혈간세포이식'이라고 불리는 방법으로 혈액 속에서 채취하기도 합니다.

병기별 치료

병이 치유될 가능성(병기)이나 치료법은 병기(병변이 퍼진 정도를 나타내며, 국소적으로 존재하는 1기부터 전신으로 퍼진 4기까지 4단계로 나뉨), 종장한 림프절의 크기, 혈액검사의 결과, 증상의 종류, 연령, 성별, 전신상태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효과가 인정된 표준적 치료를 받을 수도 있고, 연구단계인 임상시험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모두 완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표준적 치료에서도 예상외의 부작용이 생기기도 합니다. 치료 후 5년에서 15년 사이에 치료의 부작용으로 백혈병 등의 악성종양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치료가 끝난 후에도 정기적으로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또한 최신 정보에 따라 보다나은 치료법을 발견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치료의 부작용

(1) 방사선요법

방사선요법은 조사범위가 작은 경우에는 그다지 심한 장애가 나타나지 않습니다만, 조사범위가 큰 경우에는 골수장해 등 심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골수장해는 방사선요법 때문에 혈액 생산에 문제가 생겨 일어납니다. 이 때문에 백혈구가 감소하여 쉽게 감염을 일으키게 되거나, 혈소판의 감소에 의해 출혈이 잘 일어나게 되기도 합니다. 두경부에 대한 방사선조사에서는 구내염이나 타액선의 장해, 미각장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화학요법과 병용한 경우 부작용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2차적인 백혈병 등 악성종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2) 화학요법

화학요법은 전신요법이기 때문에 몸의 모든 장기에서 장해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항암제를 투여할 때에는 구역질과 구토, 변비 및 설사 등의 소화기증상, 전신권태감 등이 나타납니다. 투여 후 얼마 후에는 구내염 등의 점막장해, 탈모, 조혈기능 장해와 그에 수반되는 감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방사선요법과 병용한 경우 이들 부작용은 더 심하게 나타나기도 하며, 2차적 백혈병 등 악성종양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3) 부작용에 대한 대책

방사선요법과 화학요법에 의해 일어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그 증상의 경감을 목적으로 하는 가능한 모든 치료를 실시합니다. 현재 구역질을 멎게 하는 약, 감소한 백혈구의 회복을 촉진하는 약, 감염에 대한 항생물질 등이 개발되어 있으며, 비교적 고통이 적고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자세한 사항은 재활치료와 부작용 항목을 참조해 주십시오.)

예후

서양의 보고에 의하면 1기 환자가 90%이상, 2기 환자가 80-90%이상, 3기 환자가 50-90%이상, 4기 환자가 65%이상 치유되고 있어, 전체적으로 새로 진단이 내려진 환자의 약 75%는 치유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는 아직 이 같은 치료성과의 통계가 없습니다만, 거의 유사하리라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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