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Pylori

19세기부터 위의 내부에 구부러진 나선형의 세균이 있다고 관찰한 사람이 있었으나 배양이 되지 않아서 오랫동안 무시되어 왔다. 1982년 호주에서 병리학자인 Warren과 소화기내과 의사인 Marshall이 처음으로 배양에 성공했다. 일반적인 배양법으로는 찾을 수 없던 세균을 발견하기까지는 행운이 크게 작용했다. 정상적인 배양시간을 놓쳐 오랜 시간이 경과한 배지에서 희미한 colony를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Campylobacter isolation technique를 이용하여 분리되었고 모양도 비슷하여 처음에는 Campylobacter-like organism, Campylobacter pylori로 불렸다. 임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CLO test의 이름도 Campylobacter-like organism의 약자인 CLO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후 Helicobacter pylori로 개명되었으며 만성위염, 소화성궤양, 위암 등과 관련됨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연구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 

분포

우리나라에서 정상 성인의 H. pylori 감염률은 54.3 - 75.8%로 매우 높다. 감염률이 20세 이상에서 급격히 증가하여 40대에서 최고 79.8%에 도달하였다가 그 이후에는 약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 정도로 높은 감염률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에서는 증상이 없으며 극히 일부에서만 임상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감염 경로는 분변이나 침, 구토물 등에 의하여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며, 경제수준이 낮고 좁은 공간에서 밀집 생활을하는 사람에서 감염률이 높다. 주로 소아시기에 감염이 일어난다.

질환

  • 만성위염: H. pylori는 국내에서 발견되는 위염의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러나 증세나 내시경을 통한 관찰만으로는 위염을 정확히 진단할 수 없고 반드시 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를 통해서 진단되어야 한다. 그러나 만성위염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소화기계통의 증상이 있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만성위염을 치료한다고 해서 반드시 증세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 소화성궤양: 위궤양환자의 70-80%가 이 세균을 가지고 있으며 십이지장궤양 환자의 90% 이상이 이 세균을 가지고 있다. 소화성궤양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적어도 균을 없애주지 않으면 나중에 재발하기 쉽다.
  • 위암: H. pylori가 많은 나라에서 위암이 많은 것은 사실이고 위암환자에서 이 세균이 흔히 관찰되는 것도 사실이다. H. pylori가 위암의 위험인자의 하나이기는 하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되지 않는다.

검사

침습적

내시경을 이용하여 위점막 조직을 얻은 후 H. pylori 존재 유무를 확인하는 것으로 조직 검사, 신속요소 분해효소검사, 균 배양검사, 중합효소연쇄반응검사

  • 신속요소 분해효소검사 (CLO검사): H. pylori가 다른 어느 세균보다도 urease를 많이 생산하기 때문에 위 조직에서 urease가 있으면 H. pylori가 있다고 거의 정확하게 말할 수 있다. 위내시경으로 얻은 조직을 배지에 깁숙히 넣으면 조직에 urease가 있을 경우 노란색의 배지가 24시간 이내에 빨간 색으로 변한다.
    • 조직검사: 특수염색을 하면 나선형의 균을 관찰할 수 있다.
    • 배양검사: 배양하기 매우 어려운 균이므로 연구목적 이외에는 잘 시행되지 않는다.

비침습적

대변항원검사, 요소호기검사와 같이 H.pylori 자체의 존재를 검사하는 직접 검사법과 H. pylori에 대한 항체를 측정하는 혈청 검사, 소변 검사와 같은 간접 검사법이 있다.

  • 혈청검사: 값싸고 쉽지만 치료된 경우에도 오랜기간 계속 양성이 나온다. 이 검사만으로 양성으로 판정하고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지는 않는다.
  • 요소 호기검사: 동위원소를 이용하여 환자로 하여금 호흡의 호기 시 배출되는 동위원소의 양을 측정하여 진단하는 UTB(urea breath test) 검사가 있다.

치료

H. pylori 균은 한번 감염되면 자연히 없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치료하지 않으면 한 평생동안 만성감염의 상태가 지속된다. 그러나, 무증상 환자가 대부분이므로 치료대상을 누구로 잡아야 할지 또는 어떤 치료 약제를 얼마동안 어떻게 써야할지에 대해서 아직까지 확실하게 정해진 바는 없다. 현재까지 치료방침으로는 무증상 감염자는 치료하지 않으며 모든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환자는 치료한다. 소아의 만성 복통증 환자에게 치료해야 할지는 아직까지 확정된 지침이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한 조사에 의하면 정상아동에서 H. pylori감염율은 15%인데 반해서 만성 복통을 호소하는 아동에서는 27%로 높았으며 이들에게 H. pylori치료를 실시하여 균을 박멸하였더니 약 80%에서 치료 종료 시 복통이 소실되었다고 한다.

치료에 쓰이는 약제로는 bisthmus 제제. metronidazole, 항생제의 3종류를 2주간 치료하는 고전적 방법과, omeprazole, metronidazole, 항생제를 쓰는 상중요법 2종류가 있다. 이들 약제 사용 시 약 80-90%의 균 박멸률을 보여주며 소아에서도 치료율은 유사하다. 보통 치료가 끝나면 최소 4주후에 위내시경으로 균 박멸여부를 확인하고 그 후 추적 관찰하는것으로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