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게실증

대장게실(diverticulum)은 대장벽이 바깥쪽으로 동그랗게 꽈리 모양으로 튀어나가는 것으로 주로 서양에 많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에서는 비교적 드문 질환입니다.

분류원인발생 부위지역 및 종족평균연령
가성게실선천성+후천성단발성 경향(하나씩)우측 대장에 호발동양에 많다60대
진성게실후천적 요인다발성 경향(여러개 씩)좌측 대장에 호발서양에 많다40대

발생되는 게실의 특징도 지역이나 인종에 따라 크게 달라서, 서양에서는 대부분 좌측 대장에 발생하는 가성게실이 흔하고, 섬유질이 적은 식사와 연관성이 있습니다. 반면에, 동양에서는 주로 우측 대장에 발생하는 진성게실이 흔하며 선천적인 요인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인의 경우 60세에 이르면 약 반수가 그리고 80세에 이르면 거의 모든 사람이 대장게실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만큼 흔하지는 않지만 최근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크게 증가하고 있고, 임상 양상도 서구화하여 좌측 대장게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장게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두 증상을 일으키지는 않고 일부에서만 증상을 나타내며, 그 중에서도 소수에서 합병증이 동반됩니다.

대장게실의 튀어나간 주머니 안으로 대변과 같은 오염물질이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게실염이라고 하며 가장 흔한 합병증입니다. 이 외에도 드물게 천공, 출혈, 누공, 장폐색 등이 합병될 수 있습니다.

합병증이 없이 우연히 발견된 대장게실은 증상이 없으면 특별한 치료는 필요 없습니다. 게실염이나 출혈 등이 합병된 경우 우선 내과적 치료를 하고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수술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천공, 누공 등의 응급한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가능한 빨리 수술을 해야 합니다.

Diverticulum, diverticula, diverticulosis

대장게실은 대장벽이 바깥쪽으로 동그랗게 꽈리 모양으로 튀어나가는 질환이며 이 튀어나온 주머니 안으로 변과 같은 오염물질이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키면 게실염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말하면 게실이란 내부에 공간이 있는 장기, 즉 위나 소장, 대장 또는 담낭, 방광 등의 벽에서 장기의 바깥쪽으로 돌출한 비정상적인 작은 주머니를 말합니다. 위장관 중에서도 특히 대장에 많이 나타납니다. 게실이 여러 개 있을 때를 게실증이라 하고 여기에 염증이 생기면 게실염이라고 합니다.

대장게실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돌출되는 대장벽이 장벽의 일부(점막과 점막하 조직)에 국한되는 경우를 가성게실이라 하고, 근육층을 포함한 장벽의 전층이 돌출되어 주머니를 형성하는 경우를 진성게실이라고 합니다.

진성게실은 선천적으로 생기며 주로 한 개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이 우측 대장에 생기고 동양인에게 흔하게 나타납니다.

가성게실은 후천적이고 한 사람에게 여러 개의 게실이 생기며 좌측 대장에 주로 발생합니다. 주로 서구인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최근에는 동양에서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좌측 대장게실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하지만 우측 대장게실은 연령 증가와 관계가 없고, 좌측 대장보다 발견되는 연령이 10~20세 정도 낮습니다.

서양인들의 경우 좌측 대장게실이 80~90%, 우측 대장게실이 5~10%이며, 특히 에스상 결장에 발생하는 경우는 좌측 대장게실의 90~95% 정도나 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대장게실의 발생 부위는 좌측 대장보다 우측 대장이 6~8 배 정도 많다고 합니다. 대부분이 선천성, 진성형, 단발성 게실로 생각되는데 맹장 혹은 회맹관 근처에 호발합니다.

증 상

게실증을 가진 사람들 중 아주 적은 비율만이 증상을 나타냅니다. 증상은 게실의 발생 부위와 합병증 병발 여부에 따라 다양합니다.

복통이나 복부를 눌렀을 때 느끼는 압통(우측 대장게실의 경우 우하측, 좌측 대장게실의 경우 좌하측 복부)

설사

배변 습관의 변화

혈변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대장게실이 아닌 다른 질환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환자가 가지고 있는 대장게실에 의한 것이라고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합병증으로 게실염, 천공, 출혈, 누공, 장폐색증 등이 병발하면 합병증에 따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은 합병증이 게실염인데, 통증, 오한, 발열, 배변습관의 변화가 특징적인 증상입니다.

우측 대장게실의 경우 맹장 부위에 호발하기 때문에 급성충수돌기염과 감별하기가 어렵습니다.

원인/병태생리

대장게실의 발생기전은 아직까지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지역과 종족에 따라서 병이 생기는 정도와 잘 생기는 부위, 기전 등 그 양상이 틀린 것으로 보아 인종적, 유전적 인자 등의 선천적 요인과 식생활 습관, 생활 환경 등의 후천적 요인이 모두 연관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선천적 요인보다는 후천적인 요인이 더 중요한 인자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우측 대장에 호발하는 진성게실의 경우, 대장벽의 특정 부위가 선천적으로 약한 상태에서 대장 내압이 증가하게 되면, 이 두 요인이 복합적으로 연관되어 발생할 것으로 생각되나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대장벽이 유약한 부위는 맹장에 흔한데, 이에는 인종적, 유전적 요인이 연관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좌측 대장게실의 경우 식생활, 변비, 대장 내압의 증가, 장 운동의 이상 등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이 연관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음식물 중에서도 섬유질이 적은 식사(low 식이 섬유 (Dietary Fiber))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Dietary Fiber이 부족한 식사에 의해 상습적으로 변비가 유발되면 대장 내의 압력이 높아져서 게실증이 유발되는 것입니다.

좌측 대장게실증은 대장의 여러 부위 중에서 에스상 결장 및 하행결장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이 부위가 대장 내에서 가장 좁고 압력이 높기 때문입니다. 더 자세히 말하면 섬유질을 충분하지 않게 섭취하여 좌측 대장 내의 대변의 양이 적으면 적은 양의 대변을 밀어내기 위하여 장 내의 압력이 높아지게 됩니다. 이때 대장 중에서 가장 두껍고 좁은 에스상 결장에 Laplace 법칙에 의해 최고의 압력이 발생하게 되어 다발성 게실이 발생합니다.

진 단

대장게실을 진단받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 상황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만성적이지만 그리 심하지 않은 복통이나 설사, 배변 습관의 변화, 혈변 등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검사를 받다가 발견된 경우와 갑자기 복통이 심하거나 출혈이 심하게 발생하여 응급실에 가서 진단받는 경우입니다. 후자의 경우 대부분 합병증이 생긴 경우가 많습니다.

확진은 대장내시경검사나 대장조영술로 게실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최근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대장게실증이 증가한다고 하는데, 대장질환의 진단에 있어서 대장조영술 및 대장내시경검사가 과거보다 보편화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검사상 우연히 발견된 대장게실의 대부분은 증상이 없습니다. 또한 증상이 있어도 복통이나 설사, 배변 습관의 변화, 혈변 등 비특이적인 증상을 보일 경우가 많아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구별하기가 힘듭니다.

중요한 것은 게실염을 비롯한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 진단을 하는 것입니다. 이때에도 대장조영술 및 대장내시경검사로 진단할 수 있으나 천공 등의 합병증이 있을 때는 이러한 검사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우측 대장게실의 경우 맹장부위에 호발하기 때문에 급성충수돌기염과 감별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급성충수돌기염으로 생각하고 수술을 하였는데 수술해 보니 대장게실염인 경우도 흔히 있습니다. 즉 합병증이 생긴 대장게실은 이렇게 수술을 하고 나서야 진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실염이 병발한 경우에는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초음파 검사로 염증이 있는 부위의 장벽의 비후(두꺼워지는 것)와 장주위 조직의 염증을 관찰할 수 있으며, 주위에 고름이 잡히는 농양이 있을 때에는 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주위 장기와의 사이에 누공이 형성된 경우에는 누공의 모양이나 경로를 추적하기 위한 대장조영술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천공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를 요합니다.

출혈이 심한 경우에는 동위원소를 이용하여 출혈 부위를 알아볼 수 있으며 혈관조영술로는 출혈 부위를 진단할 수 있고 때로는 혈관을 막는 색전술로 지혈을 시도해 볼 수도 있습니다.

경과/예후

비특이적인 증상의 원인을 찾는 검사를 받다가 발견된 대장게실은 대부분 방치하여도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다만 합병증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고섬유질 식이를 권장합니다.

그러나 많은 수의 환자를 오랜 기간 동안 추적한 보고에 의하면 15~25%에서는 게실염, 5~15%에서는 출혈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게실염이 발생한 경우 3/4은 내과적 치료로 쉽게 호전되지만 1/4은 농양, 천공, 장폐색, 누공 등의 이차적인 합병증을 일으킵니다. 이런 경우에는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내과적 치료로 호전된 게실염 환자의 1/3은 그 후로 아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았고, 1/3은 복통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을 경험하며, 나머지 1/3에서는 게실염이 재발합니다.

게실염이 재발한 경우에는 이차적인 합병증이 잘 동반되며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합병증

대장게실의 합병증으로는 게실염, 천공, 출혈, 농양, 누공, 장폐색증 등이 있습니다.

가장 흔한 합병증이 게실염인데, 게실내로 대변 등의 오염물질이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게실염이 발생하더라도 상당한 경우에는 내과적 치료로 염증이 호전됩니다. 그러나 게실염이 재발하거나 심한 경우 또는 게실염에 의해 또 다른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합니다. 우측 대장게실의 게실염은 맹장부위에 호발하기 때문에 급성충수돌기염과 감별하기가 어렵습니다.

게실염이 심해지면 염증이 게실벽을 넘어서 주위 장기와 유착이 될 수도 있고 누공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누공이란 한 장기와 다른 장기 사이에 구멍이 뚤리는 것을 말합니다. 때로는 게실벽에 구멍이 생겨 천공(장이 터지는 것)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다른 소화관의 천공에서와 같이 응급수술을 시행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드물게 대장게실에서 대량의 출혈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치 료

일반적인 치료

합병증이 없이 우연히 발견된 대장게실(증)은 증상이 없으면 특별한 치료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증상을 완화하고 합병증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 고섬유질 식이요법이 권장됩니다(자세한 내용은 예방란을 보십시오.). 고섬유질 식이는 변비를 개선하고 대장 내 압력을 낮게 해줍니다. 연하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경련성 하제의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존적 치료

일단 게실염이 생긴 경우에는 금식하여 장을 쉬게 하면서 내과적 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통증과 염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항생제 및 소염제와 필요에 따라서 장 운동을 줄여주는 항경련제 등의 약물치료를 합니다. 오랜 기간 금식하는 경우에는 수액요법(정맥주사로 수액을 보급)이 필요합니다. 증세가 호전되면 식이요법을 시작합니다.

수술적 치료

위와 같은 보존적인 치료에 실패하거나, 자주 재발하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천공과 복막염, 누공, 대장 주위 농양 및 장폐색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되는 경우와 대량 수혈이 필요한 출혈이 있을 때에는 응급수술을 해야 합니다. 우측 대장게실염의 경우 급성충수돌기염과 수술 전 감별이 힘들어 수술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수술은 대개 대장의 일부(게실이 발생한 부위-주로 에스상 결장이나 회맹부 부위)를 절제한 뒤, 수술 부위에 따라 좌측 대장과 직장 또는 우측 대장과 소장을 연결합니다.

예방법

식이 섬유 (Dietary Fiber)요법이 권장됩니다.

하루 15~20g 정도의 섬유질을 섭취함으로써 대변의 양을 많게 하여 배변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변비와 불규칙한 장 운동을 개선할 수 있고 따라서 장관 내압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덜 도정된 곡류 등의 밀기울(bran)류가 섬유질 공급원으로 가장 적합합니다.

대장게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밀기울은 장에서의 음식 통과시간과 장기능에 대한 효과가 다른 섬유소보다 탁월하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상치, 셀러리, 과일 등에도 섬유소가 있지만 밀기울에 포함된 섬유질만큼 효과가 좋지는 못합니다.

또한 비만증의 경우 체중을 감소시키고, 변비나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는 경우 불규칙한 장 운동을 적절히 조절하여 평소에 대장 내 압력이 높아지지 않게 해야 합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대장게실은 치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합병증이 병발한 경우에는 상황이 다릅니다.

대장게실이 있다고 알고 있는 분일 경우 복통이 심하거나 게실이 있는 부위의 배를 눌렀을 때 심하게 아프고 열이 나면 게실염이 동반된 것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출혈(혈변)이 심할 때에는 지체없이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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