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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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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하는 여자의 날카로운 비명, 폐호흡을 시작한 아기의 우렁찬 울음, 한번 오르면 아이를 낳고서야 내려올 수 있는 분만대, 출산에서 당연시 되어온 이 장면들을 걷어내는 것에서 자연주의 출산은 시작된다. ‘인권분만’이라고도 말한다.

과정

자연주의 분만이라고 하지 않고, 자연주의 출산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 분만은 아기를 낳는 그 과정만 말하지만, 출산은 태교부터 모유 수유까지 전 과정을 포함한다. 그래서 자연주의 출산은 태교부터 시작된다.

임신 12주

안정기가 되면 본격적으로 교육에 들어간다. 병원 내 자체적으로 만든 태교 교육 프로그램을 5~8주에 거쳐 듣게 한다.

임신 32주

자연주의 출산을 도와줄 담당 조산사와 만나고, 둘라(Doula)의 도움을 받을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둘라는 자연주의 출산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다. 산모의 진통을 완화하고 출산을 잘 하도록 옆에서 마사지도 해주고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하는 전문 조력자다. "인간 진통제"라고도 부른다. 임신 32~36주에는 출산계획서를 작성한다.

진통

진통이 시작되면 내진을 하고 입원을 한다. 출산실은 일반 더블 사이즈의 침대, 소파, 작은 테이블과 스탠드 조명 등이 있는 집 같은 구조다. 출산 자세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도록 공(짐볼), 흔들의자, 형태변형 침대, 수중분만실 등이 준비돼 있는 곳도 있다. 출산실에서 남편 또는 둘라와 함께 1~4일 간 진통을 한다. 임신부는 음악도 듣고, 남편과 춤도 추고, 호흡도 하고, 음식도 먹으면서 아이를 기다린다. 촉진제는 쓰지 않고 진통을 기다리다가 출산한다.

회복

회음부절개 없이 분만하기 때문에 회복도 빠르다. 정환욱 원장은 출산 후에도 산모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가능하다모유 수유 성공률도 높아 대부분 6개월~1년간 모유 수유를 한다고 말했다. 비용 자연주의 출산 비용은 170~500만원 선이다. 분만실 크기, 머무는 시간, 둘라의 참여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

자연주의 출산 유행 아닌 문화 되려면

2년 전부터 국내에 자연주의 출산 바람이 불고 있다. 자연주의 출산을 하지 않는 병원에 자연주의 출산을 할 수 있나요?라는 전화가 오기도 한다. 이런 현상이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 한국의 출산 문화로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의료진과 병원이 자연주의 출산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자연주의 출산을 하는 병원이 많아져야 임신부들이 자연주의 출산에 대해 알게 되고, 접근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연주의 출산을 뒷받침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우선 건강보험 수가 책정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 자연주의 출산은 산모가 가장 편하다고 느끼는 방식으로 출산하는 게 옳다. 하지만 국가에서 자연분만이나 제왕절개를 할 때만 보험 적용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수중분만할 경우 비용이 올라간다. 그러므로 다양한 방법의 출산법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 줘야 한다.

둘째,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에 출산을 하는 경우는 의료 분만수가를 더 많이 가산해줘야 한다. 산모가 진통을 시작한 뒤 의료진이 개입하지 않으면 아기는 낮보다 밤이나 새벽에 훨씬 많이 태어난다. 출산에 관여하는 옥시토신호르몬은 낮보다 밤에 더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자연주의 출산을 돕는 의료진은 24시간 대기하고 있다가 아이가 나오기 시작하면 새벽이라도 나와서 출산을 돕는다. 사실 의료진 입장에서는 휴식이 제대로 보장되지못하기 때문에 투철한 사명감이 없으면 꺼리기 마련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새벽에 출산할 때의 의료 분만수가를 달리 책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이외의 출산에 대해 의료수가를 50% 가산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를 더 세분화해서 밤보다 새벽에 분만할 때 수가를 좀 더 많이 가산해줘야 하는 것이다.

세 번째 문제는 ‘둘라’(출산을 전문적으로 돕는사람)에 대한 체계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둘라는 산과 관련 의료교육을 받은 비의료인으로서 산모 곁에서 심리적 안정을 돕고, 마사지 등으로 진통을 완화시킨다. 의료진과 수시로 연락하면서 산모와 의료진 사이의 중간 역할도 한다.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체계적인 교육기관이나 인증기관 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학회나 협회 등 제대로 된 공식 기관이 없다. 그래서 산모도, 둘라를 권유하는 병원도 뭔가 석연치 않을 수도 있다. 미국의 경우 ‘도나(DONA, Doulas OF NORTH AMERICA) 인터내셔널’ 등의 단체가 있어서 체계적인 교육과 자격을 인증받은 둘라가 배출되고 있다.

제도적 뒷받침만큼 중요한 게, 자연주의 출산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고 그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다. 자연주의 출산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관장·내진·회음절개·무통주사 같은 약물이나 의료적 개입 없이 아기를 낳는 것’만을 떠올린다. 이는 자연주의 출산의 진정한 의미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 진정한 자연주의 출산이란 산모와 태아가 주인공이고 중심이 되는 탄생과 출산이다.

자연주의 출산은 단순히 굴욕이나 수치심을 줄이기 위한 방편이 아니라, 부모와 아기가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부모가 아기에게 진정한 사랑과 모성애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자연스러운 방법이다.

산부인과의 철저한 산전관리 시스템은 지금까지 수많은 아이를 구해냈다. 문제는 그와 같이 출산에서 의학의 도음이 필요한 임신부는 5%에 불과하다는 점임. 스스로 해낼 수 있는 95%의 임신부는 과잉 진료를 받느라 출산의 자유와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는 거죠. 자연주의 출산이란 건강한 95%의 임신부들로 하여금 의료 개입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자신이 가장 편리한 방식으로 출산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것임. 건강한 임신부에게 출산은 관리해야 할 질병이 아니에요.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고,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자연스럽게 경험한 생존 방식이다.

네덜란드에서는 가정출산을 선택하는 산모의 비율이 43%에 달한다. 하지만 영아 사망률은 세계에서 가장 낮다. 미국의 가정출산은 10%대로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병원 분만이 전체 출산의 99%에 이르고, 제왕절개수술률도 40%를 웃돌아 OECD 국가 중 3위를 달리고 있다. ‘출산=공포’라는 공식 때문이다.

메디플라워(산부인과·자연출산센터)에는 분만대와 신생아실이 없다. 분만대가 없으니 임신부는 의사에게 편한 포즈가 아니라 스스로 가장 안정된 자세로 아이를 출산할 수 있고,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수건에 꽁꽁 싸여 신생아실에서 다른 아이들의 울음 속에 고립되지 않고 엄마와 24시간 함께하며 결속을 키운다.

임신부는 금식, 관장, 제모, 회음 절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알고 보니 회음 절개는 미국에서도 6년 전에 사라진 시술이다. 그렇다고 자연주의 출산이 의료를 거부하는 것이라 여기면 오해다. 필요에 따라 무통분만, 제왕절개수술을 할 수도 있다. 차이가 있다면 그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주체가 의료진이 아니라 바로 임신부 자신이라는 점이다.

응급상황에 대비해 모든 의료진이 임신부를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있으니, 한 명의 의사가 여러 임신부를 컨트롤하는 시스템보다 임신부들이 더욱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자연주의 출산에 관한 OX시크릿

자연주의 출산은 아빠 공부다?

출산에 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출산을 경험하면 공포가 현실이 된다. 자연주의 출산에서는 아빠의 역할이 크다. 산전관리부터 아빠가 함께 조력하고, 임신 35주부터 아빠에게 출산 리허설을 교육한다. 그렇게 아빠와 엄마가 함께 출산이라는 생의 고비를 넘고 나면, 부부에게는 뜨거운 ‘전우애’가 생긴다.

자연주의 출산은 비싸다?

자연주의 출산은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1인실을 사용하고, 많은 의료진이 한 명의 임신부를 주시하며 기다리기 때문에 비용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임신부마다 개인차가 있지만, 자연주의 출산 시 비용은 일반 전문병원 1인실을 사용할 때 수준이다. 산전관리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는 오해도 있지만, 꼭 필요한 검사만 하기 때문에 고운맘 카드로 결제 시 금액이 남는 경우도 많다.

자연주의 출산은 임신부 혼자 외롭게 하는 것이다?

백 가지 약보다 따스한 손길 한 번이 더 유용한 때가 있다. 출산의 순간이 바로 그렇다. 힘들고 지친 임신부에게는 애정 어린 말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조력자가 필요하다. 자연주의 출산에서는 ‘둘라’라는 출산 도우미가 함께한다. 많은 연구 결과 둘라가 참여한 경우 제왕절개수술률이 놀랍게 감소했고, 모유 수유 또한 더 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그동안 남편들은 출산 과정에서 왕따였는데, 분만에 관해서 충분히 의견을 나눈 출산도우미 둘라가 남편의 부담감도 덜어줄 수 있다.

'자연주의 출산'에서는 '임산부 굴욕'이라 불리는 무조건적인 회음부 절개나 관장이 없다. 본격적인 진통을 하는 중간에도 산모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걷고 싶으면 걷고, 눕고 싶으면 눕고, 자신의 진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1. 회음부 절개는 원하지 않다.
  2. 내진은 최소로 해주시고, 하기 전에 꼭 물어봐 줘라.
  3. 유도분만은 원하지 않다.
  4. 출산 직후 바로 캥거루 케어(산모가 신생아를 품고 맨살을 오랫동안 서로 접촉하고 있는 것)를 하고 싶어요.
  5. 모유 수유만 할 예정이니, 젖병이나 분유 사용을 하지 말아줘라…

회음절개

산모들에게 선택권을 주며 50% 이상이 회음부 절개 없이 분만한다. 그러나, 무리가 없다는 의료진의 판단 아래 환자의 의견에 따른다. 만약 회음부 절개 없이 분만하는 게 산모와 태아에게 위험하다 판단되면 회음부를 절개해 분만을 하게 된다.

회음부 절개를 하지 않고 분만한다 해도 열상 없이, 찢어지지 않고 분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찢어진다. 분만 후 찢어진 부위를 봉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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