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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혼란을 일으킨 것은 명사형 어미 ‘-음’을 ‘-슴’으로 표기한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표준어 규정에서존대법 서술형 어미를 ‘-습니다’ 하나로 통일한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습니다’와 ‘-읍니다’가 별개의 단어로 모두 인정되었기에, 언중은 ‘-읍니다’가 ‘-습니다’로 바뀐 것으로 이해하고, 이 어미와는 상관없는 명사형 어미 ‘-음’도 ‘-슴’으로 표기하였기 때문입니다. 길거리 공사판의 입간판에도 ‘갓길 없슴’, 칼국수 봉투에도 ‘방부제 없슴’, 관공서 증명서 수수료 게시판에도 ‘수수료 없슴’으로 표기되는 일이 아주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경제학 교수는 ‘-읍니다’는 ‘-습니다’로 바꾸면서 ‘읍사무소’는 왜 ‘습사무소’로 바꾸지 않느냐고 따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국어를 정확하게 쓰는 일은 국어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이 필요하나, 대부분의 언중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던 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