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사성어

상분(嘗糞)

嘗:맛볼 상. 糞:똥 분

변을 맛봄.①지극한 효성. ②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남에게 아첨하는 것

① 옛날에는 孝를 오륜(五倫)의 으뜸이자 백행(百行)의 근본으로 여겼던 만큼 이에 관한 설화도 많다.

남북조(南北朝)때 유검루(庾黔縷)는 이름난 효자였다. 그의 효행에 감동해 평소 출몰하던 호랑이가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그가 잔릉(棧陵)의 현령(縣令)으로 있을 때 아버지의 병환 소식을 듣고 즉시 관직을 파하고 돌아갔다.

"병세(病勢)를 알기 위해서는 변의 맛을 봐야 하오."

의원(醫員)의 말에 검루는 즉시 손가락으로 변을 찍어 맛보았다. 마침 아버지는 이질에 걸려 심한 설사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달고 매끄러운 것이 여간 심상치 않았다. 이때부터 그는 매일 밤 북진(北辰·북극성)에 빌었다.그의 효심에 하늘도 감동했는지 소리가 들려왔다.

"수명은 다했다. 다만 너의 효성을 봐서 이 달말까지만 연장해 주겠다."

과연 아버지는 그달 그믐에 죽었으며 검루는 삼년간 시묘(侍墓)했다. 이때부터 상분(嘗糞)은 지극한 효성을 뜻하게 되었다.

②상분(嘗糞)은 또한 「아첨의 극치」를 뜻하기도 한다.

당(唐)나라에 곽홍패(郭弘覇)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시어사(侍禦史)라는 벼슬에 있을 때였다. 상관인 대부(大夫) 위원충(魏元忠)이 병으로 앓고 있었다. 상관이 병으로 몸져 누워 있자 동료들은 빠짐없이 병문안을 갔다. 그런데 곽홍패만은 나중에 혼자 몰래 병문안을 갔다. 그가 상관에게 말했다.

"대변의 즙을 보여 주십시오."

이윽고 가져온 대변 즙을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달면 병은 낫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대부님의 것은 씁니다. 그러니 곧 쾌차하실 겁니다. 염려 놓으십시오."

위원충은 그의 이 낯두꺼운 아첨에 배알이 뒤틀렸다. 그 후 병이 나아 조정에 나가자, 위원충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 사실을 폭로해 버렸다.

[출전]《書言故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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