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사성어

상가지구(喪家之狗)

喪:초상 상. 家:집 가. 之:어조사 지. 狗:개 구

상갓집 개. 초라한 모습으로 먹을 것을 찾아 이리 저리 헤매는 사람

공자(孔子)가 정(鄭)나라에 갔을 때였다. 우연한 일로 제자들과 길이 어긋나 헤어지게 되었다. 공자는 동문 앞에 우두커니 서서 제자들이 찾아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 모습을 길 가던 정나라 사람이 보았는데, 공자의 제자들이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글세, 그 사람이 당신네 스승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이마는 요(堯)임금과 비슷하고 목덜미는 고요(순과 우를 섬긴 어진 재상)시 같았고 어깨는 자산(공자보다 먼저 나온 정나라의 재상)을 닮았습니다. 그러나 허리께에서 그 아래로는 우에 미치지 못함이 세 치가 되고 지쳐 있는 모습이 영락없이 상갓집의 개(喪家之狗)와 같습디다."

"그래요? 그렇다면 틀림없는 우리 스승님이십니다."

제자들이 동문으로 달려가니 과연 거기에는 공자가 있었다. 제자 중 한 사람이 정나라 사람의 말을 공자에게 전했다. 빙그레 웃은 공자가 이렇게 말했다.

"모습에 대한 비유를 전부 옳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나를 상갓집의 개라고 한 것만은 적절한 표현 같구나."

공자는 이렇게 떠돌아 다녔지만 그를 인정해 주는 군주를 만나지는 못했다. 흉중에 품고 있는 사상을 온전히 펼치지도 못한 채 마치 상갓집 개처럼 천하를 떠돌아다니다 노나라로 돌아갔다.

[출전]《史記》《孔子世家》

역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