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사성어

절 함(折檻)

折:꺾을 절. 檻:난간 함

난간을 부러뜨리다는 말. 강력하게 직간하다가 어전의 난간을 부러뜨렸다 해서 충신의 직간을 뜻함.

전한(前漢) 성제(成帝)때, 정승으로 있던 안창후 장우(張禹)는 성제의 존경을 받고 있었다. 그는 성제를 믿고 안하무인격의 행동도 서슴지 않고 했지만, 그의 위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여 그 누구도 이 점을 지적하지 못했다.

어느날 유학자인 괴리자사 주운(朱雲)이 성제에게 간언을 하였다.

"지금 조정의 대신들은 위로는 폐하를 올바른 길로 이끌지 못하고, 아래로는 백성들에게 무익한 일만 하면서 녹을 축내고 있으니, 도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 천자가 쓰시는 참마검(斬馬劍:말을 벨 수 있는 칼)을 주신다면, 간사한 신하 한 명의 목을 베어 신하들을 경계시키겠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대신들이 놀라 술렁거리자 성제가 물었다.

"간사한 신하가 누구인가?"

주운은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바로 장우입니다."

이 말을 듣자 성제는 자신의 스승을 간사한 신하로 폄하한 주운을 당장 끌어내라고 소리 쳤다. 무관들이 주운을 끌어내려고 하자 주운은 끌려나가지 않으려고 난간을 붙들고 발버둥치며 장우의 목을 베어야 한다는 말만 계속하여 반복하는 것이었다. 무관과 주운이 밀고 당기다가 그만 난간이 부러져(折檻) 두 사람은 부러진 난간과 함께 아래로 떨어졌다.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장군 신경기(辛慶忌)가 주운의 충성에 감동하여 뛰쳐나와 바닥에 머리를 찧으면서 간절히 간했다. 이마에선 선혈이 흘러내렸다. 사태가 이쯤되자 성제도 한숨쉬며 말했다.

"짐의 잘못이었소. 공연히 충신을 잃을 뻔했구나. 난간은 새로운 것으로 바꾸지 말로 부서진 것을 그대로 붙이도록 하라. 직언을 간한 신하의 충성의 정표로 삼겠다."

[출전]《漢書》《주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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