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사성어

錦衣還鄕(금의환향)

錦:비단 금. 衣:옷 의. 還:돌아올 환. 鄕:고향 향

출세하여 고향으로 돌아옴

鴻門宴(홍문연)을 계기로 劉邦(유방)을 몰아내고 秦(진)의 도읍 咸陽(함양)에 입성한 項羽(항우)는 아방궁을 불태우는가 하면 劉邦이 봉인해 둔 궁중의 금은 보화를 마구 약탈하고, 궁녀를 닥치는대로 겁탈했으며 秦始皇(진시황)의 능(陵)을 파헤쳤다. 민심이 등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스스로 초토화시킨 咸陽이 마음에 들지 않아 고향인 팽성(彭城)에 도읍을 정하려 했다. 패왕(覇王)의 땅인 關中(관중-咸陽)을 버리고 보잘 것 없는 彭城으로 옮기겠다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그는 咸陽의 전략적 이점을 잘못 읽고 있었던 것이다. 諫議大夫(간의대부) 韓生(한생)이 간언했지만 項羽는 듣지 않고 오히려 역정을 내면서 말했다.

"지금 길거리에 떠도는 노래를 들어 보니 이런 내용이었다.

'부귀하여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면 비단 옷을 입고 밤길을 가는 것과 무엇이 다르리!' 이건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이지. 어서 吉日(길일)을 택해 천도하도록 하라."

그리고는 韓生을 끓는 기름 가마 속에 넣어 죽이고 말았다. 사실 그 노래는 張良이 項羽를 칠 생각으로 퍼뜨린 것이었다. 項羽가 천하의 요새(要塞)인 咸陽에 들어앉아 있는 한 劉邦의 패업(覇業)은 수포로 돌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그를 咸陽에서 내쫓아야 했던 것이다.

彭城으로 천도한 項羽는 결국 關中을 차지한 劉邦에게 해하(垓下)에서 대패함으로써 천하를 넘겨주고 만다. 錦衣還鄕으로 자신의 공덕을 고향 사람들에게 알리기는 했지만 天下를 잃고 만 셈이다.

[출전]《史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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