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사성어

傾國之色(경국지색)

傾:기울 경, 國:나라 국, 之:어조사 지, 色:빛 색

임금이 혹하여 나라가 기울만큼 뛰어난 미인. 절세가인(絶世佳人)

한무제(漢武帝) 밑에 이연년(李延年)이라는 歌手가 있었다. 그는 協律都尉(협률도의-음악을 맡은 관리)로 노래와 춤에 재능이 뛰어나 武帝의 총애를 받았다.

그가 어느 날 漢武帝 앞에서 궁중 악사들이 연주하는 곡조에 맞추어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다. 그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곡에 아름다운 목소리를 덛입혀 부르니, 황제는 처음 듣는 곡조에 취해 갔다. 바로 그의 누이의 아름다움에 대한 내용이었다.

北方有佳人(북방유가인) 북방에 가인있어

絶世而獨立(절세이독립) 세상에 둘도 없는 절세 미인

一顧傾人城(일고경인성) 한번 눈길에 성이 기울고

再顧傾人國(재고경인국) 두번 눈길에 나라 기우네

寧不知傾國(영불지경국) 어찌 경국을 모르오리마는

佳人難再得(가인재난득) 가인은 다시 얻기 어려워라

노래를 듣고 난 武帝는 탄식했다. '아! 세상에 그런 미인이 있을고?'

한무제는 이미 50 고개를 넘고 있었으며 애인도 없는 쓸쓸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이 때 武帝의 누이동생 평양공주(平陽公主)가 武帝에게 속삭였다.

"저 延年의 누이동생가 천하 절색이란 말을 들었답니다."

武帝는 즉시 延年의 누이동생을 불러 들였다. 과연 절세 미인이었고 춤도 잘 추었다. 武帝는 이내 그 여자에게 빠지고 말았다. 이 이연년의 누이동생이 바로 한무제의 만년의 총애를 한 몸에 받은 이부인(李夫人)이었다.

어느 때인가 황제가 머리를 감지 않아 몹시 가려웠다. 그때 그녀는 옥비녀를 뽑아 황제의 가려움증을 해소시켜 주었다. 그런 이유로 장안의 옥비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오른 일이 있었다. 황제의 사랑을 얻은 이 여인은 아들을 낳자 시름시름 앓더니 급기야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슬픈 소식을 들은 황제는 장안 근교에 무덤을 만들어 영릉(英陵)이라 하였다.

어느 때인가 황제는 영혼을 부르는 무사(巫師)를 불러 이씨 여인의 혼을 가져오게 하였다. 주문을 외고 신묘한 방울을 흔들자 이씨 여인이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황제가 급히 뛰어가 껴안으려 하자 여인의 몸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황제는 시를 지었다.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 일어서 바라보니, 왜 이리 더딜까."

그래서 생겨난 성어가 산산래지[산(女+冊)산來遲]다. 이 말은 늦게 오는 여인을 기다릴 때 사용한다.

傾國의 본뜻은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이다. 《史記》《項羽本紀》에 高祖가 項羽에게 부모 처자를 포로로 빼앗겨 괴로워 하고 있을 때, 候公이 그의 변설(辯舌)로 써 이들을 찾아왔다. 이 때 高祖는 "이는 천하의 변사(辯士)로다. 그가 있는 곳이라면 나라도 기울게 하리라." 한 것이 본뜻이다.

白樂天(백난천)은 '長恨歌(장한가)'에서 楊貴妃(양귀비)를 두고, "漢의 武帝는 色을 중히 여겨 경국을 생각하다(漢皇重色思傾國).라고 노래한 바 있다.

중국 역사상에는 나라를 망하게 한 미인들이 많았다. 夏(하)의 妹喜(매희), 殷(은)의 달기, 周(주)의 포사, 吳(오)의 西施(서시) 진(晉)의 하희 등이 바로 그들이다.

[참고]주지육림(酒支肉林) [출전]《漢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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