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사랑하는 사람

돈을 사랑하는 사람

1. 통장은 다다익선이라~

'월급의 80%는 무조건 저축'을 솔로건으로 삼는 저축 지상주의자

주택청약부금, 근로자우대저축 등을 포함해 적금 통장만

대 여섯개가 넘는다

알뜰살뜰 개미처럼 모으는 것까지는 좋은데, 무리한 적금액을

감당 못하는 게 문제,

월급날 일주일 전쯤, 비싼이자 물어가며 현금서비스를 받는

어이없는 경우도 종종 벌어진다

2. 도시락 인생

부지런한 사람들, 한끼에 5~6천원 하는 밥값이 눈물나게 아까운

나머지 점심 식사는 사내 휴게실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뭐 돈안들이고 정갈한 식사를 즐기는 것까지는 좋은데,

아침마다 밥하랴, 반찬 챙기랴 몸이 고되다

가방에서 솔솔 풍기는 김치냄새 때문에 자꾸 옆사람 눈치를

보게 되는 것도 피곤한 노릇

3. 샘플로션 마니아

그가 애용하는 화장품은, 동네 화장품 가게에서 한 움큼씩 집어 온

샘플로션과 스킨, 샘플까지 피부타입에 따라 선택할 수 없는

노릇이니, 아무거나 발라도 끄떡없는 저럼한(?) 피부의 소유자가

아닌 한 트러블도 잦을 수 밖에

4. 달밤에 체조하세

한 푼이 아까운 사람에게 헬스 클럽이나 요가 스튜디오란

가당치 않는 소리,

돈 안들이고 얼마든지 운동은 가능하다

무릎 늘어난 트레이닝 바지에 낡은 운동화 꿰차고 으슥한 밤길을

뛰어 다니는 그녀

모양새는 영 별로지만, 아껴야 잘 산다는 굳은 신념하나로

꿋꿋하게 버틴다

5. 외출은 무서워

그들에게, 친구나 지인과의 약속은 즐거움이 아니라 공포다

한번 외출할 때마다 깨지는 밥값, 술값, 커피값과 교통비들

생각하면 현기증이 일어나는 사람들

그러나 약속에 생길만 하면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것도 당연지사

'집에 있는게 곧 절약' 이라는 인생관의 소유자니 말이다

6. 아이 쇼핑도 죄

'견물생심' 이라는 사자 성어를 가슴 깊이 새긴 그에게

아이쇼핑은 시한폭탄 만큼이나 위험한 도발 행위로 간주된다

백화점에서 할 일없이 거닐거나 홈쇼핑 채널을 5분 이상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죄의식을 느낄 정도

충동 구매를 저지르고 후회하는 일은 여간해서 일어나지 않지만

갈수록 센스가 퇴화되는 햔상도 막을 수 없다

7. 싸면 된다

물건을 구입하는 데에도 절대적 기준은 ' 싼것'

보여 줄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시장제 1천원짜리 면 팬티를

즐겨 입고, 출퇴근용 정장의 대부분은 도산한 의류회사에서

90% 세일가로 구입한 제품이다

문제는 싼 물건에 대한 애정이 너무 지나치다는 것

필요없는 아이템도 그저 싸다는 이유만으로 집어드니

큰 돈 아껴 푼돈으로 흘려 보내는 식이다

8. 돈 안들이고 연애할래

비싼 레스토랑에서 모처럼 기분 한번 내보자는 남친의 말려

기어이 분식집으로 끌고 가는 그녀

남친의 주머니 사정을 염려해 주는 마음은 갸륵하지만,

왠지 애인이라기 보다는 고향집에서 올라온 억척스러운 어머니 같다

여자가 도대체 무드라고는 없다고 투덜거리는 님친을 보며

그녀가 던지는 한 마디

" 무드가 밥 먹여 주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