佳人薄命(가인박명)

佳:아름다울 가. 人:사람인. 薄:얇을 박. 命:목숨 명

용모가 아름다운 여자는 대개 운명이 기구하거나 짧다는 말

적벽부(赤壁賦)로 너무나 유명한 소식(蘇軾)의 시 [佳人薄命]에 나오는 대목이다.

본명보다 아호를 딴 소동파로 더 알려진 소식은 북송 후기의 대시인이며 문장가요 학자이기도 했다. 그는 관계에 들어간 이래 줄곧 정적과의 싸움으로 보낸 덕분에 지방의 변변찮은 관직만을 맴돌 수 밖에 없었다. 기구하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면서도 오히려 그의 문학은 자유롭고 활달하게 전개되어 오늘날에도 인구에 회자되는 불후의 작품들을 남겨 놓았다. 어떤 연유로 여승이 된 아름다운 여인을 그린 [가인박명]은 칠언율시로 되어 있다.

雙頰凝수髮抹漆 두뺨은 우유빛, 머리칼은 옻칠을 한듯 새카맣구나

眼光入廉珠的礫 주렴사이로 내비치는 여인의 눈빛 구슬처럼 또렷하도다

故將白練作仙衣 원래 선녀의 옷을 하얀 비단으로 짓고

不許紅膏汚天質 붉은 연지는 타고난 바탕 더럽힌다고 바르지 않네

吳音嬌軟帶兒痴 오나라의 애교있는 말씨는 앳되기만한데

無限間愁總未知 무한한 인생살이 근심은 다 알 수가 없네

自古佳人多命薄 예부터 아름다운 여인 운명 기박함이 심하다네

閉門春盡楊花落 문을 닫고 봄이 다하면 버들 꽃도 지고 말겠지

이 시는 작자 소식이 지방에서 벼슬살이를 하고 있을 때 우연히 어느 절에서 아름다운 여승을 보고 문득 옛날부터 아름다운 여인은 기구한 운명을 타고나는 경우가 많다는 말을 떠올리면서 지었다고 한다.

[출전]蘇軾의 詩 《佳人薄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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