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해 봐야 할 때뿐?

피부병이 있어도 치료를 잘 안 받고 지내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이 병원 저 병원 쇼핑하듯이 옮겨 다니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한의사를 찾아가거나 약국에서 매약하거나, 나름대로 의료광고 등을 보고 약을 스스로 선택해서 구입하거나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어쩌다 한번 병원에 왔을 때, "그동안 왜 안 오셨어요?" 라고 물어보면, 병원 다니면서 치료해 봐야 할 때뿐이니 그만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안 왔다고 합니다. 한 번에 해결 못 해주는데 뭐하러 병원을 다니느냐는 얘기입니다.

판단력이 있는 어른들의 경우라면, 스스로의 판단이 잘못된 탓이니 더 이상 뭐라 할 필요가 없지만, 어린이의 경우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치료를 받으면 편히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방치되어 괴로운 삶을 지속하거나, 또는 잘못된 치료를 받음으로써 성장 과정에 여러 가지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든지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건강한 상태로 평생을 보내기를 원할 것입니다. 그리고 일단 병에 걸리면, 한 번에, 짧은 시간에, 몸에 다른 부담이 없이, 완전히 치료를 해서 다시는 이 병으로 고생하는 일이 없기를 바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상일 뿐,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까지는 무슨 병이든지, 단칼에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치료해서 좋아진 후에 재발이 되느냐 안되느냐의 여부는, 어떻게 치료했느냐에 달려있다기보다는 그 질병의 자연경과가 어떠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쉽게 예를 들어 감기만 하더라도, 결국 낫게 되는 것은 인체가 감기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이 생겨서 낫게 되는 것이지, 약을 썼다고 해서 낫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기 치료를 받는 것은 감기로 인한 괴로운 증상 (기침, 가래, 고열, 몸살 등) 을 없애거나 덜 하게 함으로써 좀 편하게 감기를 앓게 하는 데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피부병 중에는 감기 같은 급성질환도 있지만, 만성경과를 보이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치료하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좋아졌다가도 금방 재발하는 경우도 많고, 몇 개월씩 또는 몇 년씩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를 흔히 봅니다. 같은 병을 앓는 사람 중에서도 비교적 짧은 시일 내에 낫는 사람도 있고, 일년 내내 치료를 받아도 시원치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경우이건 간에 치료를 받고 지내는 것이 그냥 방치하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덜 불편하게 되는 것이고, 치료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특히 가려운 병을 방치해서 긁게 되면, 긁는 것때문에 병 자체가 심해지게 되고, 더 가려워서 더 긁게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됩니다. 그러다보면 이차적으로 세균이 감염되거나 흉터가 생기거나 하는 문제도 생기지만, 외모에 대한 캄플렉스로 인해서 더 고통을 받게되기도 합니다.

치료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당연히 치료받을 때뿐입니다. 단번에 해결하려고 의료 외적인 치료방법을 찾아서 헤매지 마십시오. 민간처방이건 어떤 치료방법이건 그것이 효과가 확실하고 우리 몸에 안전하다고 확인이 된 것은 이미 기존의 정통의학에 다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의사가 사용하지 않는 치료방법은 그 효과가 불확실하거나 안전성이 의심되기 때문입니다. 치료해서 좋아지는 것이 그때뿐이라 하더라도, 방치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 출처: 치료해 봐야 할 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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