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중독

수은은 세 가지 형태로 중독을 일으킨다.

금속수은은 소화관을 통해서는 거의 흡수되지 않으므로 중독이 발생하지 않는다. 어린아이가 체온계를 깨물어서 수은을 삼키는 사고는 비교적 흔하다. 그 외에도 비이커에 담겨있는 수은을 물로 오인하여 마신다든가, 자살목적으로 정주한다든가, 수은체온계의 수은을 피하에 주사한다든가 하는 보고가 있지만 어느 것도 수은 중독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중독의 형태

수은증기

금속수은(수은원소)에 의한 것으로 증기가 흡입되어 중독이 발생한다.

수은증기에 의한 급성중독은 수은이 남아있는 장치를 아세틸렌 용단기로 해체하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실험실에서 적열판 위에 수은을 엎지른 후 급성중독으로 사망했다는 보고도 있다.

금 추출을 위하여 금광석과 공업용 금속수은 500g 을 자택 취사장의 가마에서 5시간 동안 가열하여 끓인 30세 여자가 다음 날 감기증상, 홍색발진, 기면상태가 나타나 4주 후에 입원, 입원 12일 째에 빈혈, 신장해, 폐렴으로 사망한 보고도 있다. 전기기기, 기구나 압력계, 체온계 등의 제조공정, 각종 압력계나 기타의 실험기구의 사용현장에서도 발생한다.

치아충식제로 사용되고 있는 아말감의 수은증기에 의하여 치과의사, 치과위생사가 중독되는 수도 있다. 수은증기의 작업환경에 있어서의 허용농도는 0.05mg/㎥이다.

수은은 실내온도가 높을수록 기화되기 쉽다. 흘러나와서 세립화된 수은은 표면적이 커지기 때문에 기화되기 쉬워진다. 증기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낮은 곳에 체류하기 된다.

수은염

두 번째의 형태는 수은염에 의한 것으로 염화제이수은(승홍, HgCl2)이 대표적인 것이다. 초산제이수은에서도 발생한다. 제일수은(염화제일수은; 감홍 Hg2Cl2 등)은 제이수은과 달리 거의 물에 녹지 않으므로 독성이 낮다. 수은염은 이전에 농약, 의약품 등에 널리 사용된 적이 있었기는 하지만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유기수은

세 번째의 현태는 유기수은에 의한 것으로 대표적인 것은 메틸수은화합물이다. 1971년 가을, 이라크가 멕시코에서 수입한 종자용 소맥, 대맥의 소독에 메틸수은이 사용된 적이 있다. 다음해 봄에 종자용으로 종민들에게 배급되었으나 일부 농민이 이것을 분말로 하여 빵을 만들어 먹었고, 어떤 지역에서는 파종에 사용된 것이 1%에 지나지 않았다. 그 결과 1972년 1월부터 3월 사이에 6,530명이 입원하였고 이중 459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먹기 시작한 후부터 증상이 나타나기까지는 20일 전후의 잠복기가 있었다. 가장 처음에 나타난 증상은 지각이상이었고, 그 다음으로 많은 것은 빈도순으로 실조, 시력장애, 구어장애, 청력저하였다.

체닐수은인 머큐로크롬은 의약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소화관으로부터는 비교적 흡수되기 어렵고, 중독량은 승홍의 2~4배이다. 광범위한 표피박탈부에 도포하면 수은중독이 발생 할 수 있다. 자궁, 복강내에 사용되어 사망한 예도 있다.

증상

수은증기는 폐를 통하여 완전히 흡수되어 적혈구의 카탈라제에 의해 Hg2+로 되고, 승홍과 같은 독작용을 보인다. 단 수은증기는 Hg2+보다 세포막을 통과하기 쉬워 중추신경계로 쉽게 들어가므로 수은염 중독에 비해 주로 중추작용이 나타난다. 고농도의 것을 흡입하면 수시간이내에 기침, 호흡곤란, 오한, 무력감, 오심, 구토, 설사, 경련이 나타난다. 호흡기 증상은 간질성 폐렴의 형태를 보이며, 중증에서는 폐수종이 된다. 치료가 되어도 폐섬유화가 남는 수가 있다. 수은증기 만성중독의 주증상은 떨림, 흥분, 치육염의 3가지인데, 특히 수지의 떨림이 특징적이다.

Hg2+(염화제이수은 등)은 메틸수은에 비해 지용성이 낮기 때문에 소화관을 통해서는 전체의 10% 밖에 흡수되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메틸수은에 비해 혈액-뇌관문을 통화하기 어렵고, 또한 태반을 통과하기 어려워 태아로 이행되기는 쉽지 않다. 수은증기는 태반을 통과한다. 메틸수은이 체내조직에 비교적 균등히 분배되는 데 비해 Hg2+는 신장에 축적된다. 흡수된 수은은 장기간에 걸쳐 타액선과 장관점막, 신장을 통해 배설된다. 양적으로는 소변보다 대변을 통한 배설이 많다. 배설경로에 따른 전신증상으로서 구내염, 위막성대장염이 보이기도 하지만, 빈도가 높고 중증화하는 것은 세뇨관 괴사에 의한 신기능장애이다.

과민성반응도 나타난다. 유화제이수은, 체온게 등의 금속수은, 수은을 함유한 소독약에서 일부 면역복합체가 관여되어 있다. 만성 내지는 아급성의 무기수은중독시에 보이는 선단동통증(acrodynia(erthredema polyneuropathy, 다발신경병성 홍색수종증))때 보이는 사지, 흉벽, 안면의 홍반, 부종, 수족의 수포 등의 증상도 수은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생각되고 있다. 수은은 단백의 유황 혹은 SH기와 결합함으로써 세포의 대사가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고, 이것이 주된 독작용이지만, 아민이나 아마이드와도 결합한다. 유황과 결합하기 쉽기 때문에 승홍은 유황화합물이 존재하면 살균작용을 소실한다. 수은의 이러한 성질은 금속수은의 처리에도 응용된다.

수은염(염화제이수은 등) 을 섭취하면 먼저 부식작용이 나타나고, 조금 늦게 전신작용이 나타난다. 산, 알칼리를 포함하여 모든 부식제는 농도가 낮으면 부식작용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전신작용이 있는 것은 비록 농도가 낮더라도 양이 많을 경우 전신작용을 나타낸다. 승홍도 농도가 낮으면 부식작용은 가볍다. 그러나 양이 많으면 농도에 관계없이 수은중독의 증상이 나타난다. 섭취함과 동시에 구강, 인두, 식도, 위에 부식이 나타나고, 점막은 회백색이 된다. 구강, 인두의 통증, 유연, 격렬한 구토, 흉통, 복통, 장관점막의 괴사에 따른 혈성설사가 보일 수 있다. 부식제의 경구중독에 공통되 증상, 즉 탈수에 의한 쇼크가 나타날 수 있다. 급속히 진행하기 때문에 종종 이것이 사인이 된다. 소화관의 궤양, 천공, 출혈로 치명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염화제이수은의 치사량은 1~4g, 중독량은 0.1g 정도이다. 혈중농도가 40mg/ml 이상이면 수은중독을 의심해본다. 유기수은은 혈장보다 적혈구에 많이 존재하지만, 수은염은 혈액성분에 균등히 분배되어 있다. 따라서 양자의 농도를 비교함으로써 유기수은에 의한 중독인지 수은염에 의한 중독인지를 감별하게 된다. 수은염에서는 요중의 배설량이 체내에 어느 정도의 수은이 존재하고 있는지의 대략적인 지표가 된다. 유기수은은 주로 대변을 통해 배설되기 때문에 요중의 배설량을 지표로 삼지 않는다.

치료방침

수은염의 소화관에 대한 작용은 급격하기 때문에 섭취 후 처음 15분간의 처치가 생사를 좌우할 수 있다. 우유를 마시게 하고 적극적으로 토하게 한다. 구토가 유발되지 않으면 위세척을 충분히 시행하고, 활성탄과 하제를 투여한다. 초기치료를 적절히 시행하지 않으면 부식작용으로 인해 위출혈과 궤양성 대장염이 속발하고, 이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다. 특히 승홍을 분말의 형태로 섭취하였을 때 주의를 요한다. 수분과 전해질의 보정도 필수적이다. 필요하면 수혈을 할 수도 있다.

초기치료의 개시와 동시에 가능하면 빨리 킬레이트요법을 시작한다. 시작이 늦어지면 효과가 없다. 조기에 사용이 시작되면 신부전도 예방할 수 있다. 다이머카프롤(BAL)과 페니실라민의 2가지가 대표적인 킬레이트제이다. 페니실라민은 중금속의 킬레이트제로서는 사용이 인정되지 않는 나라도 잇다.

BAL을 최초의 2일간 3~5mg/kg 씩 4시간 간격으로, 그 후 2일간 2.5~3 mg/kg 씩 6시간 간격으로, 그 후 1주일간 동량을 12시간 간격으로 근주한다. 경구투여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사용 가능한 이점이 있다. 담마진이 나타나면 항히스타민제(디펜하이드라민)을 투여한다. 소아에서는 발열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페니실라민은 L-, D-, 라세미체가 있지만 L-라세미체는 독성이 강해서 D-페니실라만이 사용된다. 1일량 0.5~1.5g 을 4회에 나눠서 3~10일간 경구 투여 후 요중의 수은량을 측정하고, 필요하면 10일의 간격을 두고 재투여 한다. 소아에서는 100mgkg/day(1g/day 까지)로 한다. D-페니실라민은 윌슨씨병과 류마치스성관절염의 치료약으로서 장기간 투여하면 피부근염, 홍반성낭창, 백혈구 감소, 재생불량성빈혈, 무과립백혈구증, 신장해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킬레이트제로서 단기간 사용된 경우에는 부작용이 거의 없다. 페니실린 알러지가 있는 사람의 10% 정도는 D-페니실라민에 대해서도 감작성을 보인다. 감작성이 있는 사람에서는 BAL을 사용한다. 위내에 음식물이 있으면 음식물중의 금속과 결합하여 효과가 떨어지므로 공복시에 복용한다.

킬레이트요법은 금속의 신장을 통한 배설을 증가시키기 위한 이유만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증가시키는가 하는 것과 그것에 의해 체내의 금속이 유의하게 감소하는지의 여부가 적응의기준이 된다. BAL은 수은의 싲낭을 통한 배설을 증가시킨다. 대변을 통한 배설량도 증가하는데, 이것은 BAL과 수은염의 착제가 담즙을 통해 배설되기 때문이다. 이 착제는 장관을 통해 재흡수되는 장간순환을 한다. 대변을 통해 배설되기 때문에 페니실라민과 달리 신부전이 있을 경우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BAL과 수은염의 착젠는 수용성이므로 혈액투석으로도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때는 BAL을 조기에 투여하지 않으면 효과를 기대 할 수 없다. 혈액관류는 효과가 없다. 혈액투석으로 수은염을 제거하는 것이 가능한지의 여부는 확실치 않다.

혈액중의 메틸수은은 90%가 적혈구내에 있기 때문에 혈액투석은 효과가 없다. 메틸수은에 대해서는 BAL도 효과가 없다.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뇌내농도를 상승시켜 중추신경계 증상을 악화시키는 수가 있으므로 금기시 된다. 메틸수은, 페닐수은, 수은증기에 대해서는 페니실라민 쪽이 좋지만 2g/day의 대량 투여를 필요로 한다. 배설량을 증가시키는 것은 가능하지만 임상적인 효과는 확실치 않다. 투여 초기에 한때 혈중농도가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조직으로부터 혈액으로의 이행이 배설을 상회하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잇다. 메틸수은과 저분자 SH화합물이 결합한 것은 장관을 통해 재흡수 되어 장간순환을 한다. 고분자 SH 화합물과 결합한 것은 재흡수되지 않으므로 대변을 통해 배설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목적에서 수지에 SH기를 결하시킨 것이 사용되며, 실제로 혈중농도는 감소한다. 그러나 D-페니실라민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임상증상의 개선과 결부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페놀수지와 스티렌수지에 SH기를 결합시킨 것은 수은 킬레이트용 수지로서 폐수처리 등 환경오염 방지 목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잇다. 이들 수지는 생체내에서 SH기가 떨어져나가 페놀과 스티렌이 될 위섬이 있으므로 사람에게는 사용하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안전한 SH수지가 임상에 사용되고 있다.

BAL을 대체할 수 있는 중금속 킬레이트제로서 DMSA, DMPS와 같은 나트륨염이 주목받고 있다. BAL에 비해 독성이 낮고, 부식작용도 적으며, 수용성이라 안전성이 높고, 내복이 가능한 등 많은 이점이 있다. 동물실험에서 DMSA는 뇌와 적혈구의 메틸수은의 양을 감소시키고, 배설을 촉진한다. 체내에 들어간 메틸수은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내는 방법이 종래에 없었기 때문에 이 킬레이트제의 유용성은 높다. DMPS는 수은염의 담즙을 통한 배설을 촉진시키고, 신장의 메틸수은량을 감소시킨다. 이라크에서 있었던 메틸수은중독 사고시의 연구에 의하면 킬레이트제를 내복하였을 때의 메틸수은의 반감기는 대조군이 63일, DMPS가 10일 SH수지가 20일이었다.

킬레이트제를 투여하여 수은의 신장을 통한 배설이 증가되면 신장해가 악화될 위험이 잇다. 이를 방지하고, 혈액중의 킬레이트제의 농도를 가능한 높게 유지하여 수은착제의 농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서 체외착제 혈액투석이라는 것이 있다. 혈액툭석 투석막의 동맥측 혈액중에 킬레이트제를 주입하여 착제를 투석,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에는 DMSA를 사용하면 메틸수은의 반감기가 137일에서 0.25일로 단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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