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사성어

蹊田奪牛(혜전탈우)

蹊:지름길 혜, 田:밭 전, 奪:빼앗을 탈, 牛:소 우

남의 소가 내 밭을 짓밟았다고 그 소를 빼앗다. 가벼운 죄에 대한 처벌이 혹독하다는 뜻

춘추시대 陳(진)나라의 대부 夏徵舒(하징서)가 자기 집에 놀러와 술을 마시고 돌아가는 임금 靈公(영공)을 弑害(시해)했다. 이 소식을 들은 楚(초)나라 莊王(장왕)이 군사를 일으켜 진나라의 수도를 공략하고 하징서를 죽임으로써 세상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다. 장왕은 내친 김에 진나라를 초나라의 한 고을로 만들어 버렸다.

이렇게 장왕이 우쭐해 있을 때 齊(제)나라에 사신으로 가있던 대부 申叔時(신숙시)가 돌아왔다. 그가 장왕에게 업무 보고만 하고는 그대로 물러나려고 하자 장왕은 불쾌한 표정으로 불러 세우고는 말했다.

"하징서가 무도하게도 그 임금을 시해했기 때문에 과인이 쳐들어가 그를 죽였다. 諸侯(제후)와 縣公(현공)들이 모두 축하해주는데 그대만 아무 말이 없으니 무슨 까닭인가?"

신숙시의 대답은 이랬다.

"임금을 시해한 죄는 물론 크지요. 그를 처단하신 전하의 의리는 대단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의 소가 내 밭을 짓밟았다고 해서 그 소를 빼앗을 수는 없습니다. 남의 소가 무단히 내 밭을 짓밟았다면 잘못된 일이지요. 그렇다고 남의 소를 빼앗는다면 지나친 처벌이 되지 않겠습니까. 제후들이 전하를 칭송하는 것은 죄지은 자를 징벌했기 때문입니다. 진나라를 이 나라의 한 고을로 만든 것은 남의 富(부)를 탐낸 것입니다. 죄 있는 자를 징벌하면서 남의 땅까지 탐낸다면 이게 옳은 일이 되겠습니까?"

장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는 말이야. 과인의 생각이 미치지 못했었군. 지금이라도 돌려주면 되지 않겠는가."

그 신하에 그 임금. 장왕은 빼앗은 진나라를 즉각 원상 회복시켜 주었다.

[출전]《史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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