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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신성하거나 거룩하거나 영적(靈的)이며 신적(神的)인 것과 인간의 관계.1) 종교가 반드시 무언가를 믿거나 집단을 이뤄야만 하는 건 아니다. 동양의 종교(宗敎)라는 용어는 불교에서 왔으며 '으뜸되는 가르침'으로 해석된다. 반면, 서양 문명의 'religion'은 라틴어의 'religare' 혹은 'relegere' 에서 나온 말로 '다시 묶다' 혹은 '다시 읽다(생각하다)'를 뜻한다. 종교라는 명칭이 현재의 모든 종교 개념을 가리키게 된 것은 일본이 religion의 번역어로 '종교'라는 단어를 채택하면서부터다.

고전 종교의 경우 도그마의 설정, 즉 중심이 되고 기본이 되는 명제를 가지고 있는 신학적인 가르침이 존재하고 이에 대한 강한 믿음이 따르며 신도들간의 유기적인 집단이 형성된다고 보았다. 현재에 와서는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는' 믿음과 그 믿음을 가진 사람들의 유기적인 집합체를 종교, 종교집단으로 보고 있다.

비록 일부 철학자들은 여전히 종교를 정의할 때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을 빼먹지 않지만 이제 많은 학자들은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을 종교의 정의에서 제외하고 있는데, 많은 신흥 종교가 초자연적인 존재를 배제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 종교의 정의가 너무 막연해진다는 지적도 있다.

종교의 기원

종교의 기원은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다. 종교라는 분류 자체가 칼로 자르듯 나눌 수 있는 명확한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선사 시대부터 매장의식 등의 흔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볼 때 굉장히 오래 전부터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볼 뿐이다.2) 물론 초기의 이러한 흔적들이 현대적 의미의 종교와는 거리가 멀긴 하지만, 종교가 어떠한 경로를 통해 만들어지고 발전되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다.

신앙이나 믿음은 인류가 모르는 것을 설명하고 도덕규범을 정하기 위해 존재해 왔다. 자연에 대한 지식이 없었고, 경험을 문자의 형태로 보관할 수 없었던 시절엔 번개나 화산 폭발 같은 자연 활동은 인간의 이해 범위를 넘어서는 범주에 있었다. 또한 짐승들의 습격이나 외적의 침략도 한정된 정보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으며, 이는 불확실한 미래로 인한 두려움으로 이어졌다. 화물 신앙에서 보이듯 신기하고 새로운 문명을 만나게 되면 그것이 신앙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인류는 최초의 종교 형태라 여겨지는 토테미즘, 샤머니즘, 애니미즘 등의 형태로 자연 현상을 이해하고, 여기에 구전으로 내려오는 유용한 경험 등을 접목시키고 도덕 규범을 만들어 공동체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전승시키는 방법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종교의 본격적인 기원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밝혀진 게 없으며, 사람만 종교를 가진 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대체로 오늘날의 추세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1) 종교를 가진 집단이 없는 집단보다 유리해서, 2)집단의 생존에 유리한 특성이 종교를 만들게 해서, 3)바이러스가 퍼지듯이 그 개념이 부모-자식으로 연결돼서. 물론 3가지 중 어느 것도 아직 결정적이지는 못하다.

한편 동물들도 무리지어 생활하는 종들은 유행가 같은 그들만의 문화가 있는 경우가 있고, 일례로 벌허스 프레더릭 스키너의 비둘기 실험에서 원시적인 형태의 미신이라고 생각 할 수 있을만한 일이 발견된 적도 있지만, 이에 대해서 단순히 착각적 상관(illusory correlation), 즉 종교라는 가치적 소산이라고까지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진실은 그 비둘기들만 알 것이다. 대략적인 실험내용은 이곳에서 확인가능하다. 영문으로 된 원문

동물에게 종교가 있는가 하는 문제는 아직까지 확신할 수 없다. 침팬지나 보노보, 돌고래 같은 동물들은 인간에 매우 근접한 수준의 인지적 처리와 사회성을 보이긴 하나, 유독 다른 게 아니라 종교활동에 있어서만큼은 아직까지 이거다 싶은 관찰결과가 없는 형편이다. 침팬지가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며 공상(?)에 잠겨있더라는 보고는 많이 있지만, 그게 정말로 초월적 실재나 사후세계에 대한 상상일 것이라고 장담하긴 어렵지 않겠는가.

전세계 종교 분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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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은 분홍색이 훨씬 많지만 인구는 노란색이 간발의 차이로 많다. 인도/다르마 계통의 종교를 나타낸다… 노란색 계열이 적은거 같지만 중국 인도만 합쳐도 인구수가(…) –그리고 북한은 주체교를 믿는다.– 그런데 정보가 없는 나라의 대부분은 분홍색으로 칠해진 국가의 자치령이거나 영향을 많이 받은 나라들이라서 실제로는 분홍색 계열들이다.

그리고 북한의 주체사상은 중국의 마오이즘과 더불어 종교로 분류되므로 사실상 종교가 없는 나라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에 반해 대한민국은 유교, 도교, 불교 등 동양에서 유래된 종교를 근간으로 하지만, 지금은 불교와 기독교(천주교+개신교)를 비슷한 비율로 믿고있다. 심지어 인구 전체의 절반은 무신론 같은 비종교주의자를 자처한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은 상당한 세속주의적 국가로 보는 견해가 많다. 같은 민족도 휴전선 이남은 종교의 멜팅 팟이고 이북은 극단적으로 종교에 대해 배타적인 집단이라니 이것도 또한 아이러니. 또 재미있는 사실은 둘로 뚝 잘랐을 때 미주지역은 모든 지역이 예수 계열의 유일신교라는 점이다. 반면 한반도와 중동을 제외한 인도 및 동아시아, 동남아의 많은 지역은 노란색으로 도배되어 있다.

통계적으로 세계 인구의 84%가 종교를 믿고 있다. 북, 동유럽, 미국의 동서부 같은 극히 일부의 지역을 제외하면3)4) 의외로 아직도 지구는 '종교인의 행성'인 셈이다. 세계를 양분했던 냉전시대의 공산권의 공식적인 정책이 반종교 내지는 무종교주의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엄청나게 높은 수치다.5) 하지만 공산주의 국가에는 종교는 인정하지 않으나 종교나 다름없는 강력한 공산주의 사상의 교조주의가 있었으며 그런 점에서 상당히 종교와 비슷한 면이 강했다. 중국의 경우 당국의 종교규제에도 불구하고 종교인(특히 기독교인)의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중이며,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중동, 남아시아, 아프리카 같은 곳은 현재도 워낙 종교가 위세가 강하다보니 위와 같은 수치도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또한 종교인이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이러한 추세를 타고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 전망된다. 사실은 원래 소수파인 무신론자 쪽에서 목소리를 높이려고 애쓰는 경우가 많다보니 무신론자가 많아보이는 착시현상이 보이는 것. 소속된 사회의 분위기에 따라 일코를 하는 무종교인/무신론자들도 있다.6) 많은 사회에서 무종교인/무신론자들은 안 좋게 보는 경향이 존재하기 때문에 대충 해당 사회에서 가장 융성한 종교를 믿지만 상세는 잘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다. 굳이 연구조사에서까지 일반인 코스프레를 할 필요는 없겠으나, 사회를 살면서 한국같은 지역과 달리 한 종교가 사회문화에 독점적인 이데올로기를 차지하는 문화권이나 국가에서는 제법 이런 일이 흔하게 일어난다.

개인과 종교

종교 목록

1)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정의
2)
실제로 70만년전에 지구에 있었던 네안데르탈인들에게서도 이따금 매장의식이 나타나곤 했다. #
3)
그나마도 미국은 기독교가 아직도 절대 다수. 무교는 전체 인구의 10% 미만이다.
4)
영국도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영국인의 다수는 자신이 그리스도인이자 동시에 무신론자/불가지론자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이들에게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진 듯. 적극적인 신자는 33%~절반 정도로 그래도 보통 수준은 된다.
5)
공산권에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가 주도로 종교를 차별하고 세속화 정책을 강제하는 등의 종교탄압 정책이 시행되었다. 2차대전 시기의 소련같이 일시적으로 종교탄압의 고삐를 풀어준 케이스도 있지만 이건 특수한 경우고, 대부분 소극적으로든 교묘하게든 적극적으로든 인민 대중을 종교와 차단하고, 일괄적으로 종교단체를 탄압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절대 다수의 공산권 국가에서 무종교와 무신론 사상을 전파하는 건 허용/권장되면서 종교 포교는 막거나, 종교인들을 강제수용소나 감옥에 가두고 심하면 처형하는 일도 다반사였으며, 종교 시설이나 종교 학교는 폐교 및 축소되고, 종교를 가지면 기득권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등 철저한 차별이 만연해 있었다. 결국 이러한 배경 속에 공산권 통계에서는 종교가 사실 있으면서도 겉으론 없다고 답한 사람도 상당히 많았을 것이라고 본다.
6)
대한민국, 일본 등 동아시아 문화권은 해당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