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나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나요?

초등학교의 입학 철이 다가오면 소아정신과 진료실에서 단골로 이루어지는 상담 내용이 있다. 입학을 시켜야 하겠는데 아이가 "말이 늦다", "지능검사를 하고 싶다", "학습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또래와 어울리지 못한다" 혹은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일반학교에 보내야 하느냐, 특수학교에 보낼 것이냐"에서부터 "아이가 기가 죽을까봐 1년 뒤에 학교를 보낼 수 있도록 진단서를 써달라"까지 부모들의 염려는 참 다양하다.

내 아이가 학교를 다닐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는지 다음의 내용을 참조해보기로 하자.

일단 학교는 배움의 장소이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의 학습능력이 필요하다. 언어의 사용이 가능해야 하며, 보고 듣는데 문제가 없어야 한다. 최소한 수업을 따라갈 정도의 집중력과 기억력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색깔과 간단한 숫자의 개념이 있는가, 어느 정도 문자해독이 가능한가, 집 주소와 전화번호는 아는가를 생각해보자.

정서적인 문제도 없어야 한다. 줄 서기, 순서 지키기, 의자에 앉아 있기, 또래와 어울리기, 선생님 지시 따르기 등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어린양이 많거나 부끄러움을 타는 경우, 손가락 빨기 등이 있을 때는 그 이유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보아야 한다. 대소변 가리기는 물론이다. 심지어 초등학교 입학무렵까지 젖꼭지를 빠는 아이도 있었다.

신체적 건강도 보살펴 주어야 한다. TV를 볼 때 눈을 찡그리거나, 책을 가까이 보는 경우 시력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이 닦는 습관과 정기적 검진을 통해 치아관리에 신경을 써준다. 집단 생활을 통해 전염성 질환에 걸리기 쉬우므로 꼭 외출 후에 손 씻는 습관을 들여준다.

막상 입학을 시켜 놓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학교 다니기를 거부하는 아이들도 많다. 등교 무렵이 되면 머리나 배가 아프다거나, 구토와 설사를 하며, 막무가내로 울면서 징징거리는 것이다. 가족과 헤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의학적으로는 "분리불안 혹은 이별불안장애"라고 불린다. 유치원을 보낼 때 이런 모습이 있었다면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초등학생의 3-4%에서 나타난다. 실제로 부모가 아이를 품에서 떼어놓는 것이 불안해서 그런 경우도 있다. 이 경우 결석을 해도 좋다는 태도를 보이면 문제가 악화된다. 무조건 학교에는 보낸다는 부모의 자세가 필요하다. 부모의 노력에도 해결이 안되면 전문의와 상의한다. 부모상담,놀이치료나약물치료에 반응이 좋은 편이다.

지나치게 산만하고 집중이 안되며, 꼼지락거리거나 활동이 많아서 수업을 방해하거나 선생님의 지시를 따르지 못하는 경우도 문제가 된다. 특히 남자아이들에게 많은데 정도가 심하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에 해당된다. 지능에는 문제가 없더라고 학습에 문제가 생기며, 문제아로 낙인 찍히거나 소위 "왕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선생님과 상의해서 지도해보고 어려움이 있을 때는 치료가 필요한 하나의 질병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학교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곳, 즐겁게 놀며 배울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자녀의 학습성취에 주로 신경을 쓰기보다 사회성 발달과 건강한 정서발달에 부모가 관심을 가지는 것, 아이의 장단점을 잘 살펴보고 단점을 고치기보다는 장점을 칭찬해주는 부모의 지혜가 중요하다.

기껏 초등학교에 보내는데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일단 당사자가 되어 보시라. 그리고 부모인데도 그런 생각을 했다면 당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시라. "나는 괜찮은 부모인가?"

자녀의 정신건강은 당신의 미래이며, 당신 가정의 미래임을 명심하라.

* 소아청소년정신건강클리닉에서 개인적인 학습목적으로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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