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만한 대화에서 가정의 행복은 시작된다

원만한 대화에서 가정의 행복은 시작된다

매년 5월은 어버이날과 어린이날이 낀 가정의 달이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5월이 되면, 부모님께 카네이션과 선물을 드리고, 아이들에게는 장난감 하나씩은 안겨주게 마련이다. 야외 나들이나 가족 식사라도 한번쯤은 치르게 된다. 가장의 입장에서는 주머니가 무척 가벼워지는 달이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알 것이다. 하지만, 가정의 행복은 이런 선물이나 일회성 행사보다는 가족간의 원만한 대화(communication)가 필수 요건이다.

미국의 인디언 '웬다트' 부족은 사냥한 짐승을 죽이기 직전에 왜 죽이려 하는지를 그 동물에게 설명한다. 그들은 짐승을 잡아먹을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짐승을 죽이지 않으면 자기 가족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큰 소리로 이야기 한 다음에 방아쇠를 당긴다. 사냥꾼이 그렇게 짐승의 살과 가죽이 없으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면, 그 짐승이 너그럽게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고 그들은 믿고 있다(베르나르 베르베르 저,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서 인용).

다소 황당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가족 안에서의 우리 자신의 대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글이다. "부모가 하는 말이니까 들어야 해!", "내가 그래도 가장인데….", "부부간에 이 정도를 이해 못하면 안되지!", "자식을 이기는 부모가 있겠어?" 식으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배경 설명 없이,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함이 없이, 설득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가정 밖의 사회에서의 대인관계라면 하지 않았을 마구잡이 식의 행동을 했던 것은 아닌지 다시 살펴보자.

대화나 의사소통의 기법을 잘 활용하는 것이 매스컴의 광고이다. 롤랜드 홀이라는 학자는 효과적인 광고를 위한 소비자의 심리상태 변화를 다섯 가지로 제시하였다. 원만한 가족간의 대화기법으로 활용해 볼만하다.

먼저, 주의(Attention)를 환기시킨다. 마치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중요한 공지사항을 전달하기 전에 "주목!"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상대방이 TV나 신문을 보고, 요리를 하거나 다른 활동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대화가 잘될 수 없다. 나의 말을 들을 준비를 먼저 시켜준다.

둘째, 흥미(Interest)를 불러일으킨다. 사람은 재미있고 즐거운 것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적절한 유머를 사용하여 가족들이 자신의 견해를 진정으로 듣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만들어준다. 평소의 모습과 다른 깜짝 변신을 해보는 것도 좋다.

셋째, 내가 하는 말에 상대방의 마음이 동하게(Desire) 만든다. 이것을 위해서는 평소 상대방의 생각이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좋은 관계에서 효과적인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넷째, 기억(Memory)을 시킨다. 잔소리가 아닌 한도 안에서, 나의 의견을 반복해서 말할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메모지나 칠판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날마다 아이의 도시락에 짤막한 편지를 같이 싸서 보냈다는 어느 작가는 이 원칙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마지막으로, 실천(Action)으로 이어지게 한다.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대화는 무의미하다. 상대방의 실천을 위해서는, 자신의 실천이 필수적이다. 자녀에게 게임을 하지 말고 공부하라고 지시한 부모가 주말이면 하루종일 TV나 보고 빈둥거린다면, 자녀의 올바른 행동을 이끌어낼 수는 없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의 연례 행사를 치르기 전에, 나와 우리 가족의 대화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자. 가족간의 원만한 대화는 일년 365일을 가정의 날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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