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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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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을 많이 흘려야 회복이 빠르다’ ‘찬물에 손을 담그거나 찬바람을 쐬지 마라.’ ‘두꺼운 솜이불을 덮고 땀을 빼야 한다.’ … 우리나라는 산후에 금기시하는 것이 많다. 산후조리를 잘못하면 평생 고생한다는 말이 있어 전통 산후조리법은 아직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생활 방식과 환경이 과거와 많이 달라진 요즘도 대대손손 내려온 전통 산후조리법을 무조건 지켜야할까, 의문이 생긴다.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산후조리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살펴보자.

미역국이 최고? 빠른 회복을 위한 산후조리 음식

산후에 먹으면 좋은 음식은 미역국 말고도 많다. 하루 세 끼 미역국만 먹으면 지겹고 영양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산후 음식은 다양하고 맛있게 먹는 게 중요하다.

미역국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출산 후 한 달 동안 끼니마다 미역국을 먹은 친구는 이제 미역국은 쳐다보기도 싫다고 한다. 공감하는 엄마들이 많을 텐데 미역은 칼슘과 요오드 등 무기질이 풍부해 피를 맑게 하고 뼈를 튼튼하게 해줘 산모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식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질리도록 먹을 필요는 없다. 더구나 평소 미역국을 싫어한다면 억지로 먹지 말고 미역국 대신 된장국이나 시금칫국, 모시조갯국, 아욱국, 북엇국 등 다양한 국을 번갈아 먹으면 된다. 간은 약간 싱거워야 나트륨으로 인해 몸이 붓지 않는다.

출산 후 미역국은 얼마나 오래 먹었나요?

지난 8월 2~14일에 여성 포털사이트 이지데이(www.easyday.co.kr)에서 7백7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2%(3백82명)가 한 달 동안 미역국을 먹었다고 응답했다. 30%(2백39명)는 2주, 22%(1백70명)는 한 달 이상 미역국을 먹었다.

산후 회복에 필요한 영양소를 잘 챙겨 먹는다

골고루 잘 먹으면 좋지만 특별히 챙기면 산후 회복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가 있다. 특히 임신과 출산으로 과도하게 빠져나간 칼슘을 보충해야 하는데 칼슘 섭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 모유수유를 한다면 모유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칼슘까지 섭취해야 한다. 칼슘은 유제품, 콩이나 녹황색 채소, 미역·다시마 등 해조류, 멸치 등 뼈째 먹는 생선에 많으므로 이들 음식을 매일 먹는다. 또 분만 시 피를 많이 흘리기 때문에 철분도 보충해야 한다. 철분제를 산후 한 달 동안 꾸준히 복용하고, 시금치, 육류, 생선 등 철분이 풍부한 식품을 챙겨 먹는다. 이때 철분 흡수를 방해하는 카페인 음료는 삼가고 철분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 C를 함께 섭취한다. 기력 회복에 도움을 주고 모유를 만들 때 꼭 필요한 단백질은 두부나 생선, 유제품, 달걀 등으로 섭취하고 땀과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수분량이 많기 때문에 물도 평소보다 하루 800ml 이상 더 섭취한다. 변비를 예방하고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다. 상큼한 드레싱을 뿌린 샐러드는 입맛을 살려주고 비타민을 보충하며 칼로리가 낮아 산후 회복에 좋다.

산후 비만이 걱정이 된다면 아침을 꼭 먹는다

산모의 가장 큰 걱정은 임신 전 몸매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여부다. 어른들이 산모는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고 하지만 그건 영양 상태가 좋지 않던 예전 이야기다. 비만을 걱정해야 하는 게 현실. 평소보다 조금만 더 많이 먹어야지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으면 산후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침은 반드시 먹고 식물성단백질과 지방으로 고단백, 저지방 식단을 구성한다. 흰쌀밥보다 현미나 잡곡밥을 먹고 칼슘, 철분, 단백질, 비타민, 섬유질이 풍부한 반찬을 골고루 먹는다. 간식이나 새벽 수유를 위한 야식을 먹을 때는 과일이나 죽 등 담백한 음식을 배부르지 않을 정도만 먹는다.

짜고 맵고 기름진 음식은 피해라

짜고 매운 음식은 위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몸을 붓게 하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기름기가 많거나 찬 음식, 질기고 단단한 음식도 피해야 한다. 출산 후 산모의 들뜬 잇몸을 상하게 할 수 있고, 소화에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샤워는 되도록 삼가라고? 난감한 전통 산후 생활법 바로잡기

과거와 생활환경이 달라졌음에도 많은 산모들이 전통 방식의 산후 생활법을 고수하고 있다. 무조건 따라 할 게 아니라 지금의 생활환경에 맞춰 바로잡아야 건강하게 산후조리를 할 수 있다.

출산 3~4일 후에는 가볍게 샤워한다

산후조리원에 가보면 머리를 감지 않은 채 생활하는 산모들이 대부분이다. 전통적인 한국식 산후조리 방법에 따라 목욕과 머리 감기는 물론 세안과 양치까지 상당 기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전통은 과거의 주거환경 때문에 생긴 것으로 온수와 난방 시설이 잘 갖춰진 지금 철저하게 지킬 필요가 없다. 오히려 산모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매일 샤워하는 것이 청결 유지에 도움이 된다. 씻고 난 뒤 몸과 마음이 가볍고 상쾌해져 산후우울증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다만 전통 산후조리에서 머리를 감지 말고 이를 닦지 말라고 한 의미를 잘 살펴보면 쪼그리고 앉은 자세로 씻기 때문에 골반 관절과 인대에 무리를 주고 회음부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복압을 높여 태반 부위의 출혈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요즘은 서서 샤워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 금기사항도 지킬 필요가 없다. 움직이기 힘든 산후 하루 이틀이 지나면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샤워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따뜻한 물을 적신 수건으로 전신을 닦아도 좋다. 욕조에 몸을 담그는 입욕은 출산하고 6주 후부터 가능하다.

춥지도 덥지도 않게 보온한다

한국식 전통 산후조리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산후풍을 예방하기 위해 찬 기운을 피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 한여름에도 내복을 입고 찬물에 손을 담그지 말라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몸을 건강하게 회복하기 위해서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몸이 따뜻하면 신진대사가 잘되어 노폐물 배출이 원활하고 면역력도 높아진다. 그렇다고 찜질방처럼 난방을 하거나 두꺼운 솜이불을 덮어쓰고 땀을 뻘뻘 흘릴 필요는 없다. 억지로 땀을 내면 오히려 탈수 증상이 생기거나 어지러울 수 있다. 실내 온도는 쾌적하고 땀이 약간 나는 정도로 유지한다.

과테말라에서는 정부 지원금으로 조산사, 산후조리사(?)가 나와서 산모에게 매일 허브달인 물로 몸을 닦아주고 마사지해준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산모들이 지지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안정될 수 있겠다.

멕시코에서는 긴 무명천으로 조산사 두명이 출산 후 여성의 몸을 꼭꼭 조여준다고 하네. 골반 밟아주는 거랑 비슷한 효과라고 보면 될 듯. 그런데 그 과정이 매우 정성스러워서 받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