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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thyroid cancer)

갑상선(甲狀腺, 갑상샘, thyroid 또는 thyroid gland)은 목의 앞쪽에 있습니다. 목 한가운데 튀어나온 부분인 갑상연골의 2~3cm 아래에 위치합니다. 갑상선은 길이 4~5cm, 너비 1~2cm, 두께 2~3cm, 무게 15~20g인 나비 모양의 장기로 좌엽과 우엽,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좁은 협부(峽部)로 구성되어 있고,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합니다.

갑상선에 혹이 생긴 것을 갑상선 결절이라 하는데, 양성과 악성이 있습니다. 이중 악성을 갑상선암이라 합니다. 비정상적인 세포들이 통제되지 않고 성장하는 것입니다. 갑상선암은 크게 여포세포(濾胞細胞 = 소포세포, 小胞細胞)라는 데에서 기원한 암과 비여포세포에서 기원한 암으로 나뉩니다. 여포세포 기원 암은 유두암, 여포암, 역형성암 등으로 나뉘며 이들을 세포의 성숙 정도에 따라 분화갑상선암과 저분화갑상선암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비여포세포 기원암으로는 수질암, 림프종, 전이성 암 등이 있습니다.

증상

무증상. 갑상선암은 대개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 의해, 또는 신체검진에서 의사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는, 통증이 없는 목의 종괴(腫塊) 즉 종양 덩어리입니다.

목의 앞부분에 결절(혹)이 있으면 갑상선암인지 아닌지를 검사하게 되는데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결절이 크거나 최근에 갑자기 커진 경우
  • 결절이 커서 기도(氣道)나 식도(食道)를 눌러 호흡곤란 증상이나 음식물을 삼키기 힘든 증상이 있을 때
  • 갑상선에 덩어리가 있으면서 목소리 변화가 있을 때
  • 결절이 주위 조직과 붙어 있어 잘 움직이지 않을 때
  • 결절이 매우 딱딱하게 만져질 때
  • 결절과 같은 쪽의 림프절이 만져질 때
  • 가족 중에 갑상선암 환자가 있고 갑상선에서 결절이 만져질 때
  • 나이가 20세 이하이거나 60세 이상일 때

원인

갑상선암의 발생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비만 △요오드가 부족한 식생활 △가족력 △어린 시절의 과도한 방사선 노출 등이 갑상선암의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과체중이거나 비만하면 갑상선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눠 구하는 값인 체질량지수(BMI)가 5씩 증가하면 갑상선암에 걸릴 위험은 33%씩 증가한다.

방사선

갑상선암의 위험인자 가운데 현재까지 가장 잘 입증된 것은 방사선 노출이다. 그리고 방사선으로 인한 갑상선암의 95% 이상이 유두암이다.

방사선 노출의 대부분은 치료에 따른 노출과 환경 재해로 인한 노출이다. 쐰 방사선의 양에 비례해 갑상선암의 발병 위험도가 증가한다. 방사선이 0.1Gy(gray: 1 그레이는 1 킬로그램의 물질에 1 줄[J=joule]의 방사선 에너지가 흡수되는 것)를 넘는 경우 암 발생이 증가하며, 그 이하의 양에서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릴 적에 머리나 목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갑상선암 발생 가능성이 증가한다.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이 지역의 어린이들은 다른 지역 어린이들에 비해 5~8배 많이 갑상선암에 걸렸는데, 방사선에 노출된 나이가 어릴수록 발병 위험도가 높았다. 암은 방사선 노출 후 이르게는 4~5년 후부터 발생하지만, 30년 후까지도 발병 위험도가 높고, 30년이 지난 뒤엔 위험도가 감소하지만 정상인보다는 암에 걸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선은 DNA 구조를 파괴하면서 RET/PTC라는 유전자의 이상을 유도해 갑상선암 발생률을 높이다. 과거엔 편도선염, 흉선(가슴샘) 비대, 천식, 여드름 등 양성 질환 치료에도 방사선을 사용해 갑상선암 유발 위험이 높았다. 최근에는 두경부 즉 머리와 목 부위의 악성 종양(악성 림프종, 후두암 등)에 방사선 치료를 하는 수가 많은데, 이 경우 역시 갑상선 기능저하증뿐 아니라 갑상선 결절 및 암 발생의 위험도가 증가한다. 반면, 유방암의 방사선 치료 시에는 치료 방사선량이 아주 많음에도 불구하고 갑상선암의 위험도는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요인

몇몇 가족성 질환이나 증후군이 있을 경우 갑상선암 발생이 증가한다. 잘 알려진 예가 가족성 갑상선암이다. 가족성 수질암 증후군이라 하여, RET라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갑상선 수질암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전체 수질암의 20%를 차지한다. 부모에게 갑상선 유두암이나 여포암이 있을 때 자녀들의 갑상선암 발생 위험도는 아들이 7.8배, 딸은 2.8배 증가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분화갑상선암의약 10%에서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가족성 대장용종증(FAP, familial adenomatous polyposis)은 상염색체(常染色體, 보통염색체) 우성 유전질환인데, 이 환자들에게 갑상선암이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발생률과 사망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선별검사를 권고하지는 않다. 흔치 않은 상염색체 우성 유전질환인 카우덴병(Cowden’s disease, 카우덴 증후군)에서도 암을 포함한 갑상선 이상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갑상선질환 갑상선종, 갑상선 결절, 만성 림프구성 갑상선염이나 그레이브스병(바제도병) 등 갑상선 질환을 앓은 사람들에게 갑상선암이 더 많이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기타 원인

대부분의 갑상선암 환자는 발병 원인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다. 여러 요인이 제시되고 있으나 위에서 설명한 정도 외에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다.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요소들을 간단히 살펴보겠다. 호르몬 요인 갑상선암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갑상선암과 여성호르몬, 생식 요인과의 상관관계가 관심을 많이 끌었다. 하지만 에스트로겐 제제 투여(경구 피임약이나 수유 억제제의 사용, 폐경기 여성의 호르몬 치료) 등이 갑상선암 발생 위험을 키우는지에 대해서는 증거가 대체로 미약하며 연구 결과들이 일치하지 않다. 이전의 자료들을 모아 분석한 최근의 연구에서는 인공 임신중절이나 첫 출산 당시의 나이가 많을 수록 미약하지만 유의미하게 갑상선암의 위험도를 높이며, 경구 피임약 역시 위험도를 약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경구 피임제 투여를 중단할 경우 위험도가 점차 감소했다). 하지만 폐경 후의 여성호르몬제 보충요법은 갑상선암 위험도를 높이지 않았다.

식이 요인

고칼로리 식이: 파스타, 빵, 감자, 버터, 치즈 등의 음식과 고칼로리 식이는 비만과 함께 갑상선암의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들이 있다.

요오드: 요오드 결핍에 따라 장기간 갑상선자극호르몬(TSH)이 작용할 경우 여포암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요오드 결핍 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그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요오드가 풍부한 지역이므로 이 요인은 별 문제가 되지 않다.

십자화과 채소류: 양배추, 브로콜리 같은 십자화과의 채소류에는 갑상선종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같이 함유된 항산화 성분들은 암 예방 효과가 있어서 이런 채소류를 많이 섭취했을 때 갑상선암 발생이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다.

커피: 일본의 연구에서 커피 섭취가 갑상선암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했으나,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별 관련이 어 보이다.

담배: 이전에는 관련이 없다는 보고가 많았으나 최근의 연구에서는 담배가 갑상선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보고가 있다. 확실치는 않지만 담배에 갑상선자극호르몬 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점이 이와 관련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양성 유방 질환

유방암이나 양성 유방 질환들과 갑상선암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었다. 유방 질환 때문에 갑상선암의 위험도가 증가했다는 최근의 보고도 있는 만큼 앞으로 철저한 연구 조사가 필요한다.

예방

갑상선암의 위험 요인은 다양하지만 확실히 입증된 것은 방사선에의 노출(특히 어릴 때의 노출)과 유전적 요인, 이전의 갑상선종이나 양성 갑상선 결절 정도이다. 따라서 알려진 요인들 중 피할 수 있는 것은 피함으로써 발병을 예방하고, 그럴 수 없는 요인(유전 등)이 있다면 조기에 발견하여 바로 치료해야 한다.

어릴 때는 될 수 있으면 두경부가 방사선을 쐬지 않도록 하고, 악성 종양 치료 등 피할 수 없는 경우에는 갑상선종이나 기타 증상의 발생 여부를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으면 한층 유의해야 한다. 특히 갑상선 수질암의 가족력이 있을 경우엔 환자 가족 구성원 모두가 반드시 RET 유전자의 돌연변이 유무를 검사해 이상이 발견되면 예방적 갑상선절제술을 시행하고, 다발성 내분비종양증후군 등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식생활과 관련해서 특별히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것은 없으며, 요오드와 십자화과 채소류 외에는 보호 요인으로 알려진 것도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시마, 김, 미역 등 요오드가 풍부한 해조류를 즐겨 먹으므로 요오드가 부족한 경우는 드뭅니다. 십자화과를 비롯한 채소들에는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므로 골고루 섭취하십시오. 또한 비만을 피하기 위해 과식하지 않는 것,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도 갑상선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흡연은 갑상선암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지만 그 대신 폐암, 후두암 등 다른 암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므로 두말할 필요 없이 담배는 피우지 않는 게 좋다. 또한 경구 피임약이 갑상선암의 위험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그 연관성이 확실치 않다. 사용할 때의 이득과 손실을 두루 고려할 때 갑상선암 예방을 위해 경구 피임약의 사용을 중단하라고 권하지는 않는다.

진단

갑상선암의 진단 방법으로는 신체검진, 갑상선 기능검사, 초음파검사, 미세침흡인세포검사, 갑상선 스캔, 경부 전산화단층촬영(CT), 양전자방출단층촬영/전산화단층촬영복합영상(PET/CT)이 있습니다. 미세침흡인세포검사는 갑상선암을 진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검사로, 초음파에서 보이는 환자의 갑상선 결절(혹)이 악성 즉 암으로 의심되는 경우에 시행합니다.

종류

갑상선암은 기원이 된 세포의 종류나 세포의 성숙 정도에 따라 분류됩니다. 기원 세포의 종류에 따라 나누면, 여포(濾胞)세포에서 기원하는 유두암과 여포암 및 미분화암(역형성암), 비여포세포에서 기원하는 수질암과 림프종, 그리고 전이성 암 등이 있습니다.

‘여포(濾胞)’란 소포(小胞)라고도 하는 것으로, 동물의 내분비샘 조직에서 다수의 세포가 모여 이루어진 주머니 모양의 구조물입니다. 난소나 갑상선, 뇌하수체 중간엽 등에서 비슷한 모양을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세포의 구조와 기능이 특수화하고 성숙한 정도를 분화도(分化度)라고 하는데, 현미경으로 암세포들을 관찰하면 성숙 즉 분화가 비교적 잘 된 것은 정상 세포를 많이 닮았고, 분화가 안 된 것은 정상 세포보다 미성숙한 형태를 보입니다. 이 둘의 중간 단계인 암도 있습니다. 분화암과 미분화암을 구분하는 것은 분화도에 따라 특성이 달라서 치료 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미분화암은 분화암에 비해 분열 속도나 퍼져나가는 속도가 빠르고, 치료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종류 빈도
유두암 (Papillary) 80~90%
여포암 (Follicular) 5~10%
수질암 (Medullary) <1%
미분화암 (Undifferenciated) <1%

유두암과 여포암은 '분화암'으로도 부르는데 이 암은 대부분 수술로 완치 가능하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평생 큰 문제없이 살 수 있다.

유두암(papillary thyroid cancer)

유두암(乳頭癌)이란 갑상선암 중 가장 흔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의 97% 이상을 차지하며 요오드 섭취량이 많은 나라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암종이 유두 모양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는데, 유두상 갑상선암 또는 유두상암이라고도 합니다. 유두암은 일반적으로 매우 천천히 자라며 예후도 갑상선암 중 가장 좋습니다. 많은 경우에 주변 조직을 침범하며, 석회화도 드물지 않게 보입니다. 조직학적 특성에 따라 여러 가지 아형(亞型, subtype)으로 구분합니다.

유두암은 갑상선의 한쪽 엽(葉)에만 생길 수도 있지만 전체 유두암의 20~45%에서 양쪽 엽을 다 침범한 형태로 나타나고(다발성), 갑상선 주변 림프절(림프샘)로 번진 경우도 많게는 약 40%에서 관찰됩니다. 이런 경우에도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잘 치유됩니다. 드물지만 폐나 뼈 등 다른 부위로 원격전이를 하는 예가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여포암(follicular thyroid cancer)

여포암은 유두암 다음으로 많으며 40~50대에 흔히 발생합니다. 여포암은 갑상선의 혈관들을 침범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림프절로 전이하기보다는 혈류를 통해 폐, 뼈, 뇌 등 다른 장기로 전이하는 경우가 많아 유두암보다 예후가 약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포암과 비슷한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휘르틀레세포암(Hurthle cell carcinoma)이 있습니다(독일의 생리학자 카를 휘르틀레의 이름을 딴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이 철자를 영어 식으로 읽어 ‘허들/허슬세포암’이라고도 합니다). 갑상선 세포의 한 종류인 휘르틀레 세포에서 기원하는 암인데, 여포암처럼 혈류를 타고 퍼져 나가는가 하면 여포암과 달리 주변 림프절 전이도 흔하게 일으킵니다.

갑상선 결절의 수술전 세포검사(미세침흡인세포검사) 결과 여포종이나 휘르틀레세포종양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악성과 양성의 감별을 위해 진단목적의 수술을 권유합니다.

이러한 분화암들은 정상 갑상선 세포의 성질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방사성요오드치료 등에 반응이 좋아 생존율이 높습니다.

저분화 갑상선암 (poorly differentiated thyroid cancer)

분화 갑상선암에 비해 암세포의 분화 상태가 나쁘며 예후 역시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드문 암입니다. 분화 암세포가 시간이 지나면서 역분화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저분화암의 극단적인 경우가 미분화암 (역형성암)입니다. 저분화암과 분화암이 같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분화암 (역형성암, undifferentiated thyroid cancer, anaplastic thyroid cancer)

전체 갑상선암의 1% 미만을 차지하며 갑상선 분화암(유두암, 여포암)이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분화의 방향이 역전되어 생기는 것으로, 발병 시기도 분화암보다 약 20년정도 늦어 60대에 발생 빈도가 가장 높습니다. 미분화암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진단이 되었을 때 이미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으며, 방사성요오드 치료,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에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예후가 매우 나쁘고, 진단받은 후 수개월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질암

갑상선 수질(髓質, 속질)에 생기는 비(非)여포세포 기원의 수질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1%미만을 차지하며 서양에 비해 동양, 특히 한국에서는 드물게 나타납니다.

몸속의 칼슘 양을 조절하는 칼시토닌(calcitonin)이란 호르몬을 분비하는 C세포(부(副)여포세포(parafollicular C cell): 여포세포 옆에 붙어 있는 세포로, 비(非)여포세포(여포 세포가 아닌 세포)와 다른 것입니다.)에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수질암에서 칼시토닌의 분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혈액 내 칼시토닌 양의 측정은 수질암을 진단하거나 치료 후 재발을 발견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수질암의 또 다른 특징은, 일부 환자에겐 이 암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돌연변이된 ‘RET 원종양유전자(proto-oncogene)’에 의해 발병한다는 점입니다(oncogene이 ‘암유전자’이니 proto-oncogene은 쉽게 말해 ‘암의 원[原]유전자’라 하겠습니다). 이럴 경우 부갑상선이나 뇌하수체, 부신 등 다른 내분비 기관의 이상이 동반됩니다. 따라서 갑상선 수질암 환자에게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면 RET 원종양유전자의 돌연변이 유무를 검사하고, 가족성 수질암으로 판명될 경우엔 환자 가족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여 조기 발견 및 예방적 수술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기타

드물긴 하지만 갑상선에도 림프종이 발생하는 수가 있습니다. 주로 B세포(림프구 중 항체를 생산하는 골수 림프 세포)에서 기원하는 악성 림프종으로, 만성 림프구성 갑상선염(하시모토 갑상선염)을 오랫동안 앓아온 환자의 갑상선이 갑자기 커졌을 경우에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 림프종은 일반적인 악성 림프종에 준하여 진단하고 치료합니다. 림프종의 기본 치료법은 항암화학요법이지만, 갑상선에 생기는 림프종은 미세침흡인세포검사나 조직검사를 통한 진단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술 후 조직병리검사 결과를 보고 진단을 내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임상적 상황 등을 두루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

갑상선 암의 주요 치료는 수술, radioiodine, 그리고 갑상선 호르몬 치료이다. 이 중 임신시 문제가 되는 것은 radioiodine치료이다.

수술

갑상선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방법은 수술이며, 갑상선을 모두 제거하는 경우에는 갑상선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으므로 평생 이 호르몬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수술후 조직검사결과에 따라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추가할 수도 있으며, 드물게 진행된 경우 외부 방사선 조사(照射)를 하기도 합니다. 항암제에는 잘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항암화학요법은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절개술

절제 범위에 따라 갑상선 전절제술, 엽절제술(葉切除術)로 크게 나뉩니다.

전절제술은 갑상선 좌우 양엽과 그 사이의 협부 등 조직 전부를 제거하는 것으로, 갑상선암 수술에서 가장 많이 쓰는 방법입니다. 엽절제술(반절제술)은 암이 침범한 쪽의 엽을 제거하는 수술로, 크기가 작은 초기 유두암이면서 특히 환자의 나이가 젊은 경우에 시행합니다. 또한 양성 종양일 때에도 대개 이 방식으로 수술합니다.

암이 진행되어 목으로 전이되었거나 전이가 의심되는 경우, 또는 전이예방 목적으로 갑상선 주위에 있는 경부 림프절을 같이 제거합니다. 전이가 의심되는 림프절이 갑상선과 먼쪽에 위치하는 경우 절개부위와 수술범위가 상당히 커질수도 있습니다.

내시경 갑상선절제술

최근에는 내시경 수술 기법이 갑상선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가슴이나 겨드랑이 등)으로 내시경을 넣어 수술하기 때문에 목에 상처가 생기지 않는 미용상의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 적용시킬수는 없어 크기가 작고 주변 조직이나 림프절로의 전이가 없는 경우에만 시행합니다.

로봇 수술

내시경 수술과 같은 접근법을 사용하나 내시경기구 대신 로봇을 이용하는 수술 방법입니다. 외부의 조종석에서 의사가 확대 영상을 보면서 로봇의 팔을 조종하여 수술을 하게되며 수술 부위가 확대되어 상세히 보이므로 구조물들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으며, 손으로 직접 수술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의사의 손 떨림도 보정되기 때문에 정교한 수술이 가능합니다. 미용적으로 우수하나 진행된 갑상선암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습니다.

방사성요오드 치료

수술을 통해 눈에 보이는 갑상선암 덩이를 다 절제했다 해도 암세포들이 남아 있다가 천천히 자라서 병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이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합니다

갑상선절제술을 받은 환자 중 재발 가능성이 매우 낮은 환자들을 제외하고는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받게 됩니다. 재발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크기가 작고, 주변 조직 침범이나 림프절전이 및 다른 부위로의 전이도 없으며, 완전히 암을 절제했을 때 예후가 나쁘다고 알려진 조직형이 아닌 경우 등 여러 조건을 두루 갖춘 환자들입니다. 다만, 갑상선 암세포가 요오드를 흡수하는 것을 이용하는 치료인 만큼 분화암에서만 시행할수 있고 수질암과 역형성암에는 적용할 수 없습니다.

방사성요오드치료는 전절제를 시행받은 환자의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만일 반절제 후 조직검사 결과가 매우 안좋은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남아있는 갑상선을 제거하는 수술(완전절제술)을 시행한후에 방사선요오드치료를 하게 됩니다.

요오드는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어내는 데 꼭 필요한 물질입니다. 침샘, 눈물샘, 유방, 태반 같은 데서 요오드를 일부 흡수하는 수도 있지만 대부분이 갑상선 세포에 흡수됩니다. 방사성요오드 치료는 방사선에너지를 내는 동위원소를 첨가한 요오드를 복용했을 때 그것을 일반 요오드와 마찬가지로 우리 몸의 갑상선세포가 가져간다는 사실을 이용하는 치료법입니다.

방사성요오드를 캡슐에 넣어 복용하면 장에서 흡수되고, 그것이 혈액으로 들어가 수술 후 목 부위에 남아 있는 갑상선 세포, 갑상선 이외의 부위에 퍼져 있는 갑상선암 세포 속으로 모이며, 이 세포들은 방사선에너지 때문에 죽게 됩니다.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하면 수술 후 눈에 보이지 않게 남아 있던 갑상선세포(정상세포 및 암세포)들을 제거하여 암이 재발할 가능성을 줄여줍니다.

방사성요오드의 용량은 환자의 재발 위험도에 따라 정하는데, 30mCi(밀리퀴리) 이상을 사용할 때는 환자의 몸에서 나오는 방사능으로부터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일정 기간(대개 2박3일) 격리 입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갑상선호르몬이 요오드 성분이기 때문에 이 호르몬을 투여하면 방사성요오드가 갑상선 세포에 잘 들어가지 않으므로, 방사성요오드 치료 전에는 갑상선호르몬 복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합성된 갑상선호르몬 중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T4 제제(상품명 씬지로이드 (Synthyroid))는 반감기가 길기 때문에 보통 방사성요오드 치료 4주 전부터 약을 중단하고 2주 전부터는 저(低)요오드 식이를 병행합니다. 4주 동안 갑상선호르몬 투여를 중지하면 갑상선기능저하 증상으로 힘이 들 수 있으므로 2주간은 반감기가 짧은 T3 제제 (상품명 테트로닌)를 복용하여 덜 힘들도록 합니다. T3 는 트리요오드사이로닌(Triiodothyronine)의, T4는 티록신(thyroxine)의 약칭입니다.

한편 갑상선기능저하가 암의 재발 및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경우, 심장질환 등으로 갑상선기능저하 상태를 유도하는 것이 좋지 않은 경우,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인한 증상들이 너무 심해서 견디기 어려운 경우 등에는 갑상선호르몬 투여를 끊지 않고 방사성요오드 치료 이틀 전과 하루 전에 재조합 인간갑상선자극호르몬(recombinant human TSH)을 근육에 주사한 후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갑상선호르몬 복용

갑상선호르몬의 복용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1. 갑상선을 절제하고 나면 생리적으로 꼭 필요한 갑상선호르몬을 체내에서 만들어내지 못하므로 신체 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평생 합성 갑상선호르몬을 복용하게 됩니다.
  2. 수술 후 갑상선호르몬을 투여해 갑상선자극호르몬(TSH)의 농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하면 갑상선 분화암(유두암 또는 여포암)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 복용합니다. 이것을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이라고 합니다.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의 보충과 갑상선암 재발 방지라는 이중의 목적을 위해 갑상선호르몬제 복용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갑상선호르몬을 너무 많이 투여하면 심장 기능 악화나 골다공증 같은 부작용이 올 우려가 있으므로, 해당 환자의 병기를 고려하여 적절한 용량을 정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또한 요즘 건강검진을 받는 분들이 많은데, 암수술 후 갑상선호르몬 약 복용자가 다른 병원에서 검진을 하면서 ‘갑상선기능항진이므로 약을 줄이라’는 말을 듣고는 임의로 줄여버리는 경우가 적잖습니다. 병의 상태와 재발 위험도에 따라 목표 TSH 농도가 달라지는 만큼, TSH억제요법을 쓸 때 갑상선호르몬(유리 T4나 총 T4: 유리[free] T4란 갑상선호르몬 티록신 중 단백질과 결합하지 않고 활성화한 것으로, 아주 소량이지만 그 증감이 갑상선 기능 상태를 정확히 반영합니다)의 수치가 상승하는 수가 있어서 검진에서 그런 말을 듣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마음대로 약의 용량을 조절하지 말고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임신

임신은 radioiodine치료의 절대적 금기로써 10-12주에 생기는 태아 갑상선조직이 radioiodine에 노출되면 즉각 파괴되어 cretinism이 생길 수 있다. radioiodine치료 후엔 4-6개월간 임신을 하지 않는 것이 권장되나 4-6개월 이내 임신이 되었을 경우 만삭까지 유지한다. 출생 직후 갑상선 검사를 즉시 시행하여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20주 이후 제대를 통해 태아 갑상선 호르몬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birth defect나 genetic damage는 iodine 치료받지 않은 산모보다 높지 않다.

외부 방사선 조사

외부 방사선 조사(照射)란 고에너지의 방사선을 기계를 이용하여 환자의 목이나 갑상선암이 전이된 부위에 쏘는 것입니다. 방사선이 가 닿는 부위만 치료하는 국소적 치료법입니다.

수술 시에 육안으로 갑상선 바깥으로 병소가 퍼져 나간 것이 보여 미세한 병소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환자, 추가적 수술이 어렵거나 방사성요오드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육안으로 보이는 잔여 병소가 있는 환자의 경우에 이 요법을 고려합니다. 때로는 암 전이가 있는 환자의 전이 부위 통증 조절을 위해 시행하기도 합니다.

대개 일주일에 5일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를 받는 과정을 몇 주일(보통 3~6주) 동안 지속합니다.

항암화학치료

갑상선암은 항암제에 잘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항암화학치료를 널리 사용하지는 않으나, 수술과 방사성요오드 치료가 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에는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방사선 조사와 병행하기도 하며 세포독성항암제에 의한 여러 가지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오심(惡心, 구역질)과 구토, 입안의 궤양, 백혈구 감소증, 탈모 등과 방사선 조사 부위의 피부 괴사, 식도와 기관지의 염증 및 천공, 누(瘻, fistula) 형성 등이 있습니다 (누는 누공[瘻孔] 혹은 샛길이라고도 하며 장기와 몸 표면 또는 두 장기 사이에 생긴 비정상적 통로, 병적으로 뚫린 구멍을 말하는데, 비슷한 예로 항문의 치루가 있습니다).

치료의 부작용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수술 부위 출혈, 성대신경 손상(목소리 변화), 갑상선 기능저하증, 부갑상선 기능저하증(저칼슘혈증) 등이 있습니다. 수술 자국도 다소 남습니다. 방사성요오드 치료의 부작용으로는 치료 준비를 할 때 3-4주일간 갑상선호르몬을 복용하지 않아 생기는 일시적인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있고, 목의 부종, 미각의 변화, 침샘염, 침분비장애, 폐섬유화 등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표적치료제

갑상선암에는 항암화학요법이 효과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최근 표적치료가 발전하면서 갑상선암 환자들에게도 대안으로 여러 가지 표적치료가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 효과가 확실히 입증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표적치료란 각 암의 발생과 성장, 진행에 관여하는 특정 변이 유전자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고 억제하는 약제를 사용함으로써 정상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입니다. 이 같은 표적항암제 중 갑상선 수질암에 적용하는 반데타닙(vandetanib, 상품명 작티마 혹은 카프렐사)이나 카보잔티닙(cabozantinib, 상품명 코메트리크) 등은 부작용이 그리 크지 않으면서 치료 반응이 괜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생존률

갑상선 유두암과 갑상선 여포암은 5년 생존율이 아니라 10년 생존율을 측정합니다. 갑상선암 1기의 10년 생존율은 약 97%, 2기는 약 85%, 3기는 약 70%, 4기는 약 42%입니다.

재발 및 전이

갑상선암 환자는 대부분 오래 살기 때문에 재발이 많은데, 재발할 경우 전이의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조기 치료 및 평생 추적관찰이 매우 중요합니다.

갑상선암은 경부(목 부위)에서 재발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만큼 혈액검사와 경부 초음파검사를 정기적으로 합니다.

국소 재발

목 부위, 갑상선 주위 림프절에서 재발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고, 그 다음에는 미세하게 남아 있던 갑상선조직, 갑상선 주위의 근육이나 기도 순으로 재발이 많습니다. 치료법으로는 역시 수술이 가장 먼저 고려되는데, 일찍 발견하면 수술로 완전히 제거할 수 있고, 생존율 또한 높습니다.

원격전이

갑상선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기관에서의 재발인 원격전이는 전체 재발의 약 20%를 차지합니다. 유두암과 여포암에서 원격전이가 많이 발생하며, 폐와 뼈에 가장 많이 전이됩니다. 갑상선암도 폐나 뼈 등 다른 곳으로 퍼진 것은 목에만 국한되었을 때보다 예후가 불량합니다. 그러므로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암 재발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격전이가 된 경우에도 다른 암과는 달리 천천히 자라게 되므로 많은 경우에서 조절이 가능하나 반복적이 수술이나 방사성 요오드치료, 방사선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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