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자 수익의 핵심은… 복리의 마술

장기투자 수익의 핵심은… 복리의 마술

투자자 A씨는 채권형 펀드의 낮은 수익률이 불만스럽지만 주식형 펀드의 위험도 피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는 3년전 원금 1,000만원을 주식형 중에서도 안정성 높은 펀드에 넣은 뒤 수익이 나오면 무조건 재투자했다. A씨는 3년 연속 20%의 수익률을 올렸다

B씨는 화끈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공격형 투자가다. 그는 A씨와 마찬가지로 3년전 1,000만원을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장주 위주의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다. 첫해에는 A씨보다 20%포인트 더 높은 40%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다음해 증시가 하락하면서 마이너스 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후 마지막 해에는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무려 50%의 수익률을 올렸다

수익률의 단순 합계는 A씨가 ‘20%+20%+20%60%’였고, B씨는 ‘40%-20%+50%70%’였다. 그렇다면 3년 뒤 실제로 돈을 더 많이 번 사람은 누구일까

‘복리의 마술’은 변동성 최소화에서 나온다

결론은 A씨다. A씨의 원금 1,000만원은 첫해 1,200만원, 둘째 해 1,440만원, 마지막 해 1,728만원으로 불어났다. 누적 수익률이 72.8%에 이른다. 반면 B씨는 첫해 400만원을 벌어 투자원금을 1,400만원으로 만들었으나 둘째 해 1,120만원으로 줄었고, 마지막 해에는 1,680만원을 기록했다. 누적 수익률은 68.0%로 A씨보다 4.8%포인트 더 낮다

재테크 초보자들이 항상 듣는 말이 ‘복리의 마술’이다. 담배를 끊고 하루에 2,500원씩 30년간 연 4% 이자율로 은행에 저축하면 30년 뒤에는 5,117만원이 된다. 직장 초년병이 종자돈 1,000만원을 연 24%씩 불릴 수 있다면 40년 뒤에는 545억원이 된다. 이처럼 이자가 이자를 낳는 복리의 마술은 장기 투자가 핵심이다

B씨의 누적 수익률이 A씨보다 낮은 것은 수익률의 변동성이 커 장기 투자의 이점인 복리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즉 장기 투자에는 수익률이 조금 낮더라도 꾸준한 게 생명이라는 얘기다

가치주 펀드가 변동성 더 적어

올해 1ㆍ4분기 증시가 조정 양상을 보이면서 주식 성장형 펀드(주식 편입 비중 70% 이상)들은 지난해의 고수익이 무색할 정도로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섰다

미래에셋증권 계열의 운용사 및 투신사들의 상품들은 지난해 수익률 선두권을 달렸지만 지난 1분기에서는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주로 정보기술(IT) 등 성장주에 투자하는 탓에 증시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배당주, 자산주 등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꾸준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변동성이 가장 적은 펀드는 지난 19일 현재 신영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주식형1’이다. 2년 누적수익률도 93.99%에 이른다

이어 세이에셋운용의 ‘세이고배당주식형’, 한국운용의 ‘한국부자아빠배당플러스B주식 M-1’, 신영운용의 ‘신영마라톤주식(A형)’, SH운용의 ‘베스트알부자적립식혼합1’, 대투운용의 ‘클래스원배당60주식1’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최상길 제로인 상무는 “주식형 펀드의 변동성은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더 적다”며 “일반적으로 5년 이상의 장기투자가라면 변동성 적은 펀드에 가입하는 게 투자 위험을 줄이고 누적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각자 투자 성향ㆍ기간을 잘 살펴라

하지만 변동성이 적다고 반드시 더 좋은 펀드는 아니다. 변동성이 적은 대신 급등장에서는 고수익을 올리기가 어렵다. 앞서 언급한 B씨의 경우 20%의 손실을 봤던 둘째 해에 미리 환매했다면 A씨보다 수익률보다 더 높아진다. 결국 각자의 투자 성향이나 기간, 기대 수익률 등을 미리 정한 뒤 적당한 펀드에 가입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고위험과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펀드 가입 및 환매 시점이 중요하다

가령 ‘신영밸류고배당주식형1’과 미래에셋자산의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은 지난 19일 현재 2년 누적 수익률이 각각 94%, 98%로 비슷하지만 변동성은 미래에셋쪽이 훨씬 높다

하지만 지난 2004년 4월21일부터 2년간 월 10만원씩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을 경우 ‘신영밸류’의 평가액은 353만원으로 ‘미래에셋 디스커버리’의 408만원보다 53만원 가량 더 적다. 최근 증시 급등에 따라 미래에셋측의 펀드의 평가액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최 상무는 “장기 투자가라면 변동성 적은 펀드에 가입하는 게 복리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도 “자신의 자금 사정과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