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사성어

상사병(相思病)

相:서로 상. 思:생각 사. 病:병들 병

사랑을 이루지 못해 생긴 병이라는 뜻으로, 남녀 사이에 서로 애틋하게 생각하는 병

중국 춘추 시대의 송(宋)나라는 강왕(康王)의 포악으로 인해 망하고 말았다. 이 강왕은 그의 뛰어난 용맹으로 한때 영토를 확장하는 등 대단한 위세를 떨쳤다. 그래서 그런지 강왕은 천하에 무서울 것이 없다는 교만함을 가지고 분수에 벗어난 짓을 마구 하였다.

강왕은 술로 밤을 새우고 여자를 많이 거느리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이를 간하는 신하가 있으면 모조리 사형에 처했다.

강왕의 시중에 한빙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아내 하씨(河氏)가 절세미인(絶世美人)이었다. 우연히 그녀를 보게 된 강왕은 하씨를 강제로 데려와 후궁으로 삼았다.

한빙이 원망하지 않을 리 없었다. 그러자 강왕은 한빙에게 죄를 씌워 변방으로 보내 낮에는 도둑을 지키는 군사가 되고, 밤에는 성을 쌓는 인부가 되는 고된 벌을 내렸다.

아내 하씨는 강왕 몰래 남편 한빙에게 짤막한 편지를 보냈다.

其雨淫淫 비는 그칠 줄 모르고

河大水沈 강은 크고 물은 깊으니

日出當心 해가 나오면 맞겠다 그런데 이 편지는 남편이 아닌 강왕의 수중에 들어갔다. 소하(蘇賀)라는 자가 편지를 해석했다.

"편지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당신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어찌할 길 없으나 방해물이 너무 많아 만날 수 없으니 죽고 말 것을 하늘에 맹세합니다는 내용입니다."

얼마 후 한빙은 자살했다. 그러자 하씨는 자신의 옷을 썩게 만들었다가 성 위를 산책하는 척하다 몸을 던졌다. 신하들이 급히 옷소매를 잡았으나 소매만 끊어지고 하씨는 떨어졌다. 소매에는 이런 유언이 적혀 있었다.

"임금은 사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지만 나는 죽는 것을 다행으로 압니다. 저의 시체를 한빙과 같이 묻어 주십시오."

노한 강왕은 고의로 무덤을 서로 떨어지게 했다. 그러나 밤 사이에 두 무덤에서 각각의 나무가 자라 큰 아름드리 나무가 되어 뿌리가 서로 얽히고 가지가 맞닿았다. 이른바 연리지(連理枝)다. 그리고 나무 위에 한 쌍의 원앙새가 앉아 서로 목을 안고 슬피 울었다 한다.

송나라 사람들은 이를 슬피 여겨 그 나무를 상사수(相思樹)라고 했는데, 相思病은 여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출전]《搜神記(수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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