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사성어

難兄難弟(난형난제)

難:어려울 난, 兄:형 형, 어려울 난,弟: 아우 제

누가 더 낳고 못함을 구별할 수 없음

흔히 둘중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때 難兄難弟라는 표현을 쓴다. 兄弟라면 항렬(行列)상 위 아래가 구별되는데도 불구하고 難兄難弟라고 하는데 까닭이 있다.

南朝(남조) 宋(송)의 유의경(劉義慶)이 쓴 [世說新語]는 명사들의 일화나 덕행, 문학 등을 모은 책이다. 그 德行편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양상군자(梁上君子)로 유명한 후한말(後漢末)의 진식(陳寔)은 태구(太丘)의 현령이라는 적은 녹봉을 받고 있으면서도, 그의 아들 진기(陳紀)와 진심(陳諶)과 아울러 [세군자]라고 불려져, 그 덕망이 상당히 높았다.

진식이 친구와 함께 떠나기로 약속한 일이 있었다. 정오에 떠나자고 약속했는데, 시간이 되어도 친구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진식이 먼저 출발했다. 그 뒤에 친구가 찾아와서, 문밖에서 놀고 있는 진기에게 아버지의 일을 물었다.

진기가 아버지는 "오랜 동안 당신을 기다리시다가, 오시지 않아서 먼저 떠나셨습니다"라고 말하자, 친구는 화가 나서, "사람과 약속을 해 놓고서 혼자서 먼저 떠나버린다는 것은 어쩐 일인가?"라고 말하자, 진기가 말했다. "당신은 아버지와 정오에 만나자고 약속하신 것이죠? 그런데도 정오에 오시지 않은 것은 신의에 관계되는 일이 아닙니까? 또 아들을 보고 아버지의 욕을 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 아닙니까?"

친구는 그가 닦아세우는 바람에 몹시 부끄럽게 생각하여, 수레에서 내려와 사과하려 했지만, 진기는 그를 상대도 하지 않고서 대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이것을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하거니와, 이 진기의 아들인 진군(陳群)역시 수재로 뒤에 위문제(魏文帝) 조비(曹丕)에게 벼슬하여 사공과 재상이 되어, 구품관인법(九品官人法)을 입법한 일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것은 진군이 어릴 때의 일이다. 어느 때 숙부인 진심의 아들인 진충(陳忠)과 서로 자기의 아버지의 공적과 덕행을 논하여 우열을 다투는데 도무지 결말이 나지 않아서 할아버지인 진식에게 결정을 구하였다. 그러자 진식은 말했다.

"원래 형이라고 하기도 어렵고, 동생이라고 하기도 어렵구나"이때부터 難兄難弟는 누가 더 낫고 못함을 구별할 수 없는 경우에 하는 말이다. 伯仲之勢와 비슷하다 하겠다.

[출전]《世說新語》《德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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