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사성어

전가통신(錢可通神)

錢:돈 전. 可:옳을 가. 通:통할 통. 神:귀신 신

돈은 귀신하고도 통할 수 있다. 곧 돈의 힘은 일의 결과를 좌지우지한다는 뜻

당(唐)나라때 장연상(張延賞)이라는 관리가 있었다. 그는 책도 웬만큼 읽었고 행정 능력도 있어 벼슬길은 순탄했다. 그가 하남(河南) 부윤(府尹)으로 있을 때 골치 아픈 일이 생겼다. 커다란 의혹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데 황제의 친척을 비롯해서 전직 고관과 지방 유지들이 연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장연상은 사건이 사건인 만큼 혐의자를 모두 잡아들이도록 명령하려 하자 누군가가 말렸다. 그러나 장연상은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임금의 녹(綠)을 먹는 자는 임금의 근심을 감당해야 한다(食君之綠 擔君之憂·식군지록 담군지우)는 말이 있소. 황제의 친척이니 거물급 소물급 할 것 없이 모두 엄하게 다스릴 것이오."

명령이 내려진 다음날 부윤의 책상위에 쪽지 한 장이 날아들었다. '삼만금을 바치오니 더 이상 이 사건을 추궁치 말아달다'는 내용이었다. 장연상은 서슴없이 쪽지를 마룻바닥에 팽개쳤다.

그 다음날 또 장연상의 책상위에 쪽지 한 장이 놓여 있었는데 '십만금'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 돈을 은밀히 전해 받은 장연상은 사건을 흐지부지 끝내 버렸다. 뒷날 어떤 사람의 추궁에 그는 말했다.

"십만금은 神하고도 통할 수 있는(錢可通神) 액수인데 세상에 못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누군가가 나를 죽였을 것이네."

장연상은 너무나 자신감이 넘치게 말을 했다. 본래 이 성어는 유전능사귀추마(有錢能使鬼推磨)와 통한다. 돈만 있으면 귀신을 불러서라도 능히 연자맷돌을 돌리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뇌물에 대한 차원 높은 풍자다.

[출전]《唐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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