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사성어

春秋筆法(춘추필법)

봄 춘, 가을 추, 붓 필, 법 법

공정한 태도로 준엄하게 비판하는 기술방식

五經의 하나인 '春秋'의 문장과 같이 한 자 한 자를 가려 씀으로써 칭찬하거나 비난하는 필법을 말한다. '춘추'는 공자의 손으로 이루어졌다고 전해지는 魯나라의 연대기다. 체재는 오늘날의 역사책과는 달리 사실을 단순히 기록했을 뿐 비평이나 설명은 철저히 삼갔다. 隱公(은공) 원년의 기록을 예로 들어보자.

"3월 公이 주의 儀父(의보)와 멸(蔑)에서 동맹하다. 여름 5월 鄭伯(정백)이 段(은)에서 언을 이기다"

너무나 무미건조한 글이지만 이들 글자 하나 하나 뒤의 행간(行間)에 춘추필법에 의한 역사 비평이 담겨있다고 한다. 공자는 記載(기재)사실의 선택과 표현 방법에 의해 칭찬 혹은 비난의 뜻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춘추'의 해설서격인 '춘추좌씨전'은 위의 글을 이렇게 풀이한다.

의보는 주나라 군주인 극(克)의 字(자)다. 자를 쓴 건 두 가지 뜻이 있다. 먼저 극이라고 한 것은 나중에 周나라 왕으로부터 작위를 받았지만 그 시점에서는 받지 않았기 때문에 작위로 기록하지 않았다. 또 하나, 극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은 것은 자를 씀으로써 경의를 표한 것이 된다.

그리고 3월과 5월 사이에 아무 사건이 없었던 건 아니다. 4월에는 魯나라 大夫 費伯(비백)이 군사를 이끌고 낭이란 곳에 성벽을 쌓았다. 당연히 기록되어야 할 사건이지만 이를 뺀 것은 군주의 명령에 따라 쌓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역으로 말하면 이 기록을 뺌으로써 비백이 군주의 명으로 성을 구축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암시한 것이다.

오늘날 不偏不黨(불편부당) 公平無私(공평무사)한 글을 쓴다고 해도 춘추필법을 그대로 흉내낼 수는 없다. 다만 그 정신만을 따를 만하겠다.

[출전]《春秋左氏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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