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사성어

백왕흑귀(白往黑歸)

白:흰 백. 往:갈 왕. 黑:검을 흑. 歸:돌아올 귀

겉이 변한 것을 보고 속까지 변했을 거라고 오판하는 것. 양포지구(楊布之狗)라고도 함.

한비자(韓非子)가 《說林 下》에 등장시킨 양주(楊朱)라는 이는 전국시대 중엽의 사상가인 묵자(墨子)와 대조적인 사상을 주창했다. 묵자가 겸애(謙愛)를 주장한 반면 양주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를 내세웠다.

그래서 맹자(孟子)는 말했다.

"양주란 자는 부모도 없고 오직 나 뿐이다. 그리고 묵자는 모든 이를 똑같이 사랑하니 군주가 없다. 아비가 없고 군주가 없으니 이는 들짐승이나 길짐승과 무에 다를 것이 있는가."

맹자의 혹평대로 세상 사람들은 양주를 지독한 낙천주의자로 생각했다. 그것은 도가(道家)의 사상이 무위 이화에 있기 때문이었다. 바로 이점 때문에 한비자는 양포(楊布)의 개를 우화적으로 등장시킨 것이다.

어느 날 양주의 동생 양포가 흰 옷을 입고 외출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올 때 비가 너무 와서 하얀 옷은 뗏국물이 자르르 흘러 검은 빛을 띄게 되었다. 그러자 집에서 기르던 개가 그인 줄도 모르고 막 짖어 댔다. 양포는 화를 내며 개를 때릴려고 했다. 그러자 양주가 그를 말리며 말했다.

"여보게, 때리면 안 되네. 자네도 마찬가질세. 만약에 이 개가 나갈 때 희었다가 돌아올 때 검어졌다면, 자넨들 수상히 여기지 않겠는가?"

[출전]《韓非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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