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사성어

백안시(白眼視)

白:흰 백. 眼:눈 안. 視:볼 시.

흰 눈으로 보다는 뜻으로, 남을 업신여기거나 냉대하여 흘겨봄.

위진 시대(魏晉時代 : 3세기 후반)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노장(老莊)의 철학에 심취하여 대나무숲 속에 은거하던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에 완적(阮籍)이 있었다. 완적은 여러 가지 책들을 널리 읽고, 술을 좋아했고, 거문고를 교묘하게 탈 수 있었다. 또한 그는 예의 범절에 얽매인 지식인을 보면 속물이라 하여 '백안시'했다고 한다.

그는 어머니의 장례식 때 조문객들이 와도 머리를 풀어헤치고 침상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물끄러미 손님들을 응시하고, 조문객에 대한 예절인 곡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기쁨과 성냄을 얼굴에 나타내지 않았지만, 검은 눈동자와 흰자위로 외면하였다. 통속적인 예절을 지키는 선비를 만나면 흰 눈으로 흘겨보았다.

어느 날 역시 죽림칠현의 한 사람인 혜강의 형 혜희가 완적이 좋아하는 술과 거문고를 가지고 찾아왔다. 그러나 완적이 흰 눈으로 흘겨보며 업신여기고 상대해 주지 않자 혜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도망가듯 돌아갔다. 이 소식을 들은 혜강이 술과 거문고를 들고 찾아가자, 완적은 크게 기뻐하며 검은 눈동자를 보이면서(靑眼視) 환영했다.

이처럼 상대가 친구의 형일지라도 완적은 그가 속세의 지식인인 이상 청안시(靑眼視)하지 않고 '백안시'했던 것이다. 그래서 당시 조야(朝野)의 지식인들은 완적을 마치 원수를 대하듯 몹시 미워했다고 한다.

백안(白眼)이란 눈의 흰 부분을 말하며, '사람을 싫어하여 흘겨보는 것' 또는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을 백안시(白眼視)라고 말하게 되었다.

[반의어] 청안시(靑眼視). [출전]《晉書》〈阮籍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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