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입양

  • 이씨는 지난 2010년에 한 지방 대학을 졸업하고 한 중견 기업의 서울 본사에 취업했다. 하루는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다가 비슷한 또래의 남성들과 합석을 했다. 그리고 파트너와 하룻밤을 보냈고, 임신을 했다. 아이 아버지와는 연락처조차 주고받지 않았다. 결국 ‘임신’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이씨의 몫이었다. 그렇다고 아이를 낳아 기를 상황도 아니었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인터넷에 ‘아이 입양을 원하시는 분’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고, 한 입양 브로커와 연결이 되었다.
  • 브로커는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라며 ‘철저한 비밀 보장’을 약속했다. 출산일이 다가오자 이씨는 회사에 병가를 냈고, 산부인과에 입원해 여자 아이를 낳았다. 나중에야 아이의 양엄마가 될 사람도 동시에 입원했다는 것을 알았다. 병실만 달랐다. 아이를 낳은 후에는 브로커의 중재 아래 아이를 넘겨주었다. 그리고 위로금 명목으로 2백만원을 받았다.
  • 그렇게 이씨가 낳은 아이는 비밀리에 입양되었다. 사진 한 장 남길 새도 없었다. 그 후 이씨는 아이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죄책감에도 시달렸다. 브로커에게 연락했지만 전화는 해지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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