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독을 피하려고 기도한 루이 15세

베르사유 궁전의 왕들은 사치와 쾌락에 젖어 있었다. 특히 프랑스의 루이 15세는 왕의 권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전용 매음굴까지 만들어 즐긴 왕으로 유명하다. 왕의 매음굴은 철저한 감시와 비밀 속에 만들어졌으며 ‘녹원’이라 불리는 정원에 자리한 건물에는 16세의 가난한 시골 소녀들이 자신들과 잠자리를 하는 남자가 누군지도 모른 채 몸을 섞었다.

매우 극비사항이었기에 루이 15세는 폴란드의 귀족으로 가장하고 왕의 신분을 속인 채 매음굴을 드나들었다. 하지만 왕은 늘 매독에 걸릴까봐 두려워했으며 매음굴을 찾아가 맘에 드는 소녀와 잠자리를 할 때마다 침대 앞에 꿇어 앉아 소녀와 함께 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전지전능한 하느님, 오늘도 저희가 매독에 걸리지 않도록 돌봐주라.” 이렇게 소녀와 기도를 마쳐야만 함께 잠자리에 들 수 있을 만큼 매독을 두려워했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해프닝인가? 십계명에 간음하지 말란 계율을 어기면서 자신의 몸을 보호하려고 들다니 과연 하느님이 그의 기도를 들어 주실까?

어느 날, 그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소녀와 함께 기도를 올리고 잠자리에 든 왕은 피곤에 지쳐 잠이 들고 말았다. 호기심 많은 소녀는 왕의 주머니를 뒤져 금화를 꺼냈는데 그 금화엔 왕의 얼굴이 새겨져 있었다. 금화에 새겨진 얼굴과 잠이든 폴란드 귀족의 얼굴이 일치하는 순간 소녀는 모든 의혹을 풀 수가 있었다. 소녀는 손에 든 금화를 들고 매음굴에서 나왔는데 경비병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낮선 남자가 다가왔다. 그는 신문기자였다. “너 저 건물에서 나왔지?” “네 그런데요.” “저 안에서 너와 함께 있었던 남자가 누군지 알고 있니?” 소녀는 손에 들고 있던 금화를 꺼내 보이면서 “이 돈에 새겨진 사람이에요.”하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어린 소녀는 자신과 함께 침대에서 뒹군 사람이 거룩한 왕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 하던 참에 기자가 질문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털어 놓은 것이다. 그리하여 루이 15세가 매음굴을 운영하고 있다는 소문이 프랑스 전역에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루이 15세는 그 소문을 전혀 개의치 않고 어린 소녀의 품에서 쾌락에 흠뻑 빠지는 나날을 지속했다. 결국 왕의 전용 매음굴이 있다는 소문이 전국으로 확산되자, 가난한 농민들은 자신의 딸을 매음굴에 보내 왕의 눈에 들기만 하면 한몫 챙길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딸들을 녹원에 보내기 시작했다.

전국에서 예쁘고 가난한 시골출신의 소녀들이 왕의 전용 매음굴로 모여들었으며 운이 좋게 왕의 아기라도 임신하는 날엔 생활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다. 더구나 왕에게 신선하고 떼 묻지 않은 소녀를 발굴하여 소개시켜주는 뚜쟁이들은 소녀들을 알선해주는 대가로 엄청난 이익을 챙기기 시작했다.

왕은 30년이 넘도록 자신의 전용 매음굴을 운영하면서 2000만 달러를 세금으로 낭비하고 말았다. 루이 15세가 이렇게 국고를 자신의 쾌락에 탕진하면서 프랑스 혁명을 촉발시키는 씨앗을 뿌리고 만 것이다.

루이 15세의 사치는 며느리인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이어졌다. 또한 루이 15세의 마지막 정부였던 뒤바리 부인은 고급 창녀 출신으로 뒤바리 백작이 가지고 놀다가 성적 기교와 테크닉이 워낙 뛰어난 것을 알고 왕에게 아첨하기 위해 선물한 창녀에 불과했다.

마침내 왕은 뒤바리 부인의 성적 테크닉과 매력에 흠뻑 빠져 창녀를 자신의 정부자리에 앉히기 위해 뒤바리 백작과 강제로 결혼까지 시켰다. 그 이후 뒤바리 부인은 정식으로 왕의 정부가 될 수 있었다. 뒤바리 부인이 정식으로 루이 15세의 정부가 되자, 왕은 날이 갈수록 야위어 갔다.너무 무리한 성행위가 왕을 병들게 한 것이다. 천한 창녀출신의 뒤바리 부인은 프랑스 정부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 주무르기 시작했고 결국 창녀에 의해 정치가 좌우되면서 프랑스 혁명을 재촉하는데 일조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왕의 쾌락은 뒤바리 부인을 마지막으로 끝을 맺게 되었다. 왕은 고열과 두통 그리고 붉은 반점이 온몸에 퍼지기 시작했고 곧 천연두라는 병명이 밝혀졌다.

루이 15세의 얼굴은 검은색으로 변하고 고름이 뚝뚝 떨어지는 손으로 뒤바리 부인의 가슴을 더듬다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매독이 무서워 기도를 올리는 왕은 결국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여자의 품을 떠나지 못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