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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증후군 (Rett Syndrome)

레트증후군은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는 심각한 신경발달 질환이다. 일차적으로 여성에서 발병하며 여성에서 심한 지능장애를 초래하는 가증 흔한 질병 중 하나이다. 유병률은 전체 인구에서는 약 3만 명에 1명이지만, 12세 미만의 여아에서 약 9000명에 한 명으로 추산된다. 전형적인 레트 증후군은 6-18개월까지 정상적인 발달을 보이다가 과거에 습득한 기능을 잃어버리고 손을 비틀거나 손을 씻는 행동과 유사한 특징적인 상동증적인 손 움직임이 발생하고, 의사소통 능력을 잃게 된다. 척주 측만증은 25세 이전까지 대부분의 환자에서 발생한다. 질환의 진행이나 중증도는 개인에 따라 크게 다르며 다양한 형태의 비정형적인 레트 증후군의 보고가 있다. 또한 여성의 레트증후군과 유사한 임상증상을 보이는 남성 환자들의 보고가 다수 있으며 아주 드물지만 신생아기에 발병하는 뇌 증과 심각한 호흡곤란을 보이는 남성 환자들도 있다.

1966년 오스트리아 빈의 소아과 의사인 레트가 병원을 찾은 두 명의 여자 아이 증상을 관찰하여 발표하면서 처음 알려지게 된 신경질환이다. 1984년 빈에서 처음 열린 레트증후군 심포지움에서 진단 기준의 틀이 마련되어 현재까지 이용되고 있다.

원인

대부분 X염색체에 있는 'MECP2'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물지만 'CDKL5' 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으며 유전자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환자도 있다. 거의 여자 어린이에게만 나타나며 여자 어린이 1만명~1만5천명당 한명꼴로 발병한다. 여자의 성염색체는 XX로 X염색체가 두 개지만 남자의 성염색체는 XY로 X염색체가 한개 뿐이다. 남자의 경우 한개 밖에 없는 X염색체 상의 이상 유전자를 보완해 줄 수 있는 또 다른 X염색체가 없으므로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된다. 레트 증후군을 가진 남자 아이는 대부분 태어나기 전 사망하기 때문에 레트증후군이 여자 어린이에게만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X염색체와 연관된 methyl CpG-binding protein 2 (MECP2) 유전자가 대다수의 환자들에서 규명되었지만 아직 병인론은 불명확하다. 최근 레트증후군과 임상 표현형이 겹치는 환자들에게서 2개의 유전자 – cyclin-dependent kinase like 5 (CDKL5), Netrin G1이 밝혀졌다. 감별해야 할 질환으로는 자폐증, Angelman syndrome, 안과질환 (백내장, 망막병증, 시신경 위축), 주산기에 발생한 후천적 뇌 손상, 원인이 확실한 대사이상이나 신경퇴행성 질환, 외상이나 감염으로 인한 신경손상 등이 있다. 장기의 비대가 있으면 축적병의 증거가 되므로 레트증후군은 배제된다.

병원성 MECP2 돌연변이는 대부분 de novo로 발생하므로 (gonadal mosaicism의 가능성은 있지만) 다음 임신에서 재발할 위험은 낮다. 원인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발단자 (proband)는 산전에 유전상담이 필요하다.

증상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성장 발달을 하는 시기-성장 발달이 멈추는 정체기-퇴행기를 거쳐 증상 변화가 심하지 않는 안정기로 이행되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정상적인 성장 시기 없이 태어날 때부터 발달이 늦는 등 변형도 존재한다.

출생 후 5~18개월까지 목가누기, 뒤집기, 눈 맞춤, 앉고 걷기, 말하기 등 정상 발달 과정을 보이다가 정신적, 신체적 기능 저하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머리가 자라지 않아 점차 소두증이 되고 주변 사물에 관심이 없어지는 자폐증 등의 증상이 발현된 후 2~3개월 내에 빠른 속도로 발달 퇴행이 일어난다.

특히 언어 능력이 없어지고 잘 걷지를 못하며 경련 발작이 발생하기도 한다. 보통 3살이 되기 전에 손놀림 능력도 상실한다. 수돗물에 손을 씻는 듯한 행동이나 글을 쓰는 듯한 손놀림을 반복해서 보이거나 손을 입에 계속 집어넣는 행동, 손벽 치기, 자기 얼굴을 손으로 계속 때리는 행동 등이 나타난다.

90% 이상 간질 발작을 보이며 3~5세 시작하여 사춘기와 청년기에 정점을 이룬다. 깨어 있는 낮 동안 아주 빠르게 숨을 쉬거나 한번씩 입술이 파랗게 변할 정도로 숨을 멈추는 일도 있다. 또 이 가는 소리를 내거나 갑자기 웃기, 소리 지르기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성장이 되지 않아 키, 몸무게가 늘지 않고 근육이나 체지방이 적어 마른 체형이 되며 척추가 휘어지는 척추 측만증이나 발 골격 이상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빠른 속도로 악화되던 증상은 초등학교 입학할 나이를 지나면서 비교적 안정된다. 눈 맞춤이 조금 나아지거나 간질 발작이 완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시기에도 완만한 속도로 다리와 팔이 뻣뻣해지고 신체 자극을 주면 몸통이나 팔다리를 꿈쩍거리는 과도한 반응 등을 보이며 치매가 심해진다.

진단

현재까지 레트증후군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과학적 검사 방법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외형적인 증상을 보고 진단을 내리게 된다. 주변 사물에 관심이 없어지고 팔, 다리 강직과 지능 발달이 되지 않는 증상 때문에 뇌성마비, 정신지체, 자폐증 등과 오인될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치료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으며 작업 치료(손 등의 사용을 개선시키는 것)와 같은 재활 프로그램, 간질 발작에 대한 항경련제의 사용, 척추 측만증에 대한 정형외과적인 처치 등 증상을 완화 시키기 위한 치료법이 시행되고 있다.

대부분 대증적이며 각 환자의 능력을 최적화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영양상담, 물리치료, 작업치료, 음성치료, 음악치료 등 다방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의사소통 능력뿐 아니라 강직의 발생, 척주 측만증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환자가족에 대한 심리적 지지도 필수적이다. 약물치료는 수면장애와 호흡곤란, 경련, 상동적인 움직임, 전반적인 안정을 위해서 필요하다.

생명을 위협하는 부정맥 (prolonged QT interval)이 발생할 확률이 높으므로 많은 종류의 약물을 동시에 투약하지 않도록 한다.

유전자 치료와 같은 근본적인 방법을 찾는 연구가 절실한 실정이다.

예후

35세 레트증후군 환자의 경우 생존 확률은 70% 정도로 떨어진다. 사망자의 약 1/4은 갑작스럽게 숨지는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심전도의 이상이 흔히 관찰되는 점으로 미루어 심장 이상이 갑작스런 사망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수 년 동안 새로운 증상들이 단계적으로 발생하며, 예후는 불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