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 (Precocious Puberty)

영양 불균형 또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호르몬에 의해 사춘기가 또래에 비해 지나치게 일찍 시작되는 현상.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기는 빨라도 여자아이는 10세, 남자아이의 경우 12세에 시작하는 것이 평균이다.

  • 여자아이가 만 8세 이전에 가슴이 나오거나 만 10세 이전에 초경을 하는 경우,
  • 남자아이는 만 9세 이전에 눈에 띄게 고환이 커진 경우

성조숙증으로 진단한다.

성조숙증과 조기 사춘기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기 사춘기는 8세 이전부터 가슴에 멍울이 잡히는 성조숙증과는 달리 8~10세에 가슴이 발달하며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조숙증은 적어도 만 9~10세 이전에 치료를 받아야 효과가 있다. 그만큼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특히 아이의 키가 한 달에 1cm 이상 지속적으로 자라거나 또래에 비해 나이를 두 살 정도 많게 보는 경우, 2.5kg 이하의 저체중으로 태어난 경우, 부모나 친척 중 일찍 사춘기가 온 경험이 있다면 위험군에 속하므로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조산아로 태어난 아이나 쌍둥이의 경우 정확한 원인을 알 수는 없으나 자궁 내 환경에 살아남기 위해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기관으로 이어지는 호르몬 분비축이 태내에서 새롭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본다.

원인

성조숙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영양불균형과 흰쌀, 밀가루, 설탕 등 정제되어진 음식, 환경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을 주원인으로 추정할 뿐이다. 드물게 중추신경계 종양이나 뇌 손상, 기형 등으로 인해 성조숙증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과도한 성호르몬 분비로 인한 증상이 대부분이다. 호르몬에 영향을 끼치는 원인에는 영양 과다로 인한 비만, 스트레스, 환경 변화 등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소아 비만

비만은 성조숙증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식품의약청안전평가원이 우리나라 만 7~13세 여아 3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아 및 성소년의 성 성숙 시기, 성조숙 실태 및 관련 인자 연구' 보고에 따르면 성조숙증 아이들은 정상군에 비해 체격이 월등하게 크고 뼈나이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으로 체지방률이 높아지면 체지방에서 분비되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증가하는데, 이 렙틴은 시상하부에 작용해 성선자극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며, 부신에서 안드로겐 효소를 자극해 성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는 주범이다. 정제되어진 음식 섭취가 늘어날 경우 비만이 아니더라도 복부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으로 전환 될 수 있다.

성적 자극 노출

TV, 인터넷 등을 통해 어려서부터 성적 자극에 노출되는 것도 성조숙증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과도한 시청각적 자극은 아이의 뇌신경을 건드려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며, 성 성숙의 진행 속도를 완화하는 멜라민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과도한 스트레스

가정불화나 성적부진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호르몬을 자극해 사춘기를 앞당길 수 있다. 이는 인체가 본능적으로 생존 위협이나 위험 요소를 감지하면 일찍 성장을 완료해 생식 능력을 갖추도록 프로그래밍돼 있기 때문.

 

여아 VS 남아 차이

성조숙증은 남아보다 여자아이에게 더 흔하지만, 심각한 병적 원인을 가진 경우는 의외로 남자아이가 더 많다. 일반적으로 여자아이에게는 원인 질환 없이 성조숙증이 발생하는 특발성이 80%로 가장 많고, 난소 종양이 원인인 경우가 15%, 뇌질환이 있는 경우가 5% 정도 차지한다. 하지만 남자아이의 경우 특발성이 50%, 대뇌 자체에 원인이 있는 경우가 20%, 부신피질 과형성 혹은 종양이 25%, 고환 종양이 5% 등의 분포를 보인다. 여자아이는 가슴 발달이나 초경 같은 분명한 신체 변화가 있어서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남자아이는 성조숙증 진단이 상대적으로 어려워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또 복부비만으로 인한 콜레스테롤이 여성호르몬으로 전환되면서 여성화를 보이는 사춘기 이상 발달이 많다.

 

문제

성조숙증 아이들은 일단 외형적으로 또래보다 신체 성장이 빠르다. 검사를 해보면 실제 뼈나이도 본인 나이보다 앞서 있고, 성호르몬이나 생식선자극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특성을 보인다.

성장 초기에는 또래 아이들보다 체격과 키가 크지만 성장이 빠른 만큼 성장판이 일찍 닫혀 키 크는 기간이 줄어들면 최종적으로는 키가 작을 확률이 매우 높다.

보통 초경 이후에 평균 5~8㎝ 정도밖에 자라지 않기 때문에 초경이 빠르면 최종 키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여자아이의 경우 평균 초경 연령이 1년 빠르면 성인이 되었을 때 최종 예측 키가 5cm 정도 덜 크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키 뿐만 아니라 심장, 간, 콩팥 기능은 18~21세까지 성장을 보여야 하는데 조기에 성숙이 멈출 경우 기능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 신체 시계가 빨리 흘러가면서 일찍부터 성인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고, 일생 동안 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져 유방암, 자궁암 등에 걸릴 확률 또한 높아진다. 드물긴 하지만 뇌종양의 위험 징후인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수술과 정기적인 병원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 성조숙증으로 인한 심리적인 문제도 크다. 정신연령과 신체 연령이 일치하지 않아 아이의 성격이 내성적·소극적 성격으로 변할 수 있고, 몸에 대한 콤플렉스로 자존감도 낮아지며, 우울증 위험 또한 훨씬 높아지기 때문.

 

진단

여자아이의 경우 연령으로 볼 때 초등학교 2학년부터(만 8세) 가슴의 발달이 시작되어 몽우리가 잡히고 보통 초등학교 5학년(만 11.7세)경 봉긋하게 솟아 오른다. 그 이전에 가슴발달을 보인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하게 된다. 특히 초경이 시작되고 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기 6개월 이전에 병원을 방문해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여아는 유방이 발달하기 시작하고 사춘기가 많이 진행되면 월경이 시작된다. 이에 비해 남아는 고환과 음경이 커지고 색깔도 짙어지며, 목소리가 굵어지고 수염이 자라나기 시작한다. 이처럼 사춘기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에는 몇 가지 검사를 통해 성조숙증 여부와 종류를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사춘기의 발달이 약간 빠르다고 해서 모두가 성조숙증 진단을 받는 것은 아니다. 사춘기가 빨리 왔지만, 정상범위 내에 있는 것인지, 정상범위를 벗어난 것인지 감별하는 게 중요하다.

체격 성장이 또래보다 매우 빠르거나, 뼈 나이(골 연령)가 자기 나이보다 1년 이상 앞선 경우도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성조숙증이라고 해서 모두 치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성조숙증인 경우에는 성인 키가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성조숙증이 급격하게 진행하는 경우, 심리적인 문제를 일으킬 것 같은 경우에만 치료를 한다. 양쪽 부모가 모두 신장이 클수록, 꾸준히 치료 받을수록, 또 일찍 시작할수록 치료 효과가 크다. 초기 진단 시에는 2시간 동안 성선자극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기본. 1단계는 혈액검사와 손 엑스레이 검사, 2단계로 성호르몬 분비 자극 검사가 이뤄진다. 뇌 자기공명영상(MRI), 복부 초음파,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CT) 등은 다른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 시행하며, 일부 아이들은 성장호르몬 자극 검사, 갑상선 기능 검사 등을 추가하기도 한다.

치료

성선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의 파동성 분비를 억제하는 성호르몬 억제제 주사가 치료의 핵심이다. 4주에 한 번 '성호르몬 자극 호르몬 방출 호르몬 유도제(GnRH agonist)'를 피하에 주사하는데 비용은 10만원 내외.

로렐린 데포

Gonadotropin 분비를 억제하여 매일 지속적으로 투여 시 LH, FSH level이 낮아져 난소와 고환의 스테로이드 합성이 억제된다. 결과적으로 남성에서는 testosterone이, 여성에서는 estrogen level이 낮아지게 된다.

여자아이의 경우 자극 검사에서 LH가 5 이상 수치를 보이고 만 9세 미만(8년 364일 까지)이라면 의료보험 적용이 가능하고, 한 번 처방이 시작되면 이후 2~3년 정도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검사를 해보면 성조숙증은 맞는데 자극 검사상 LH의 수치가 의료보험 적용 기준인 5 이상이 안 되는 경우가 꽤 있는데, 당장에라도 치료가 필요하다면 비급여로 치료받을 수밖에 없다.

통상, 4주에 1회 초산류프롤리드로서 30μg/kg을 피하에 투여한다. 또, 증상에 따라 90μg/kg까지 증량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함께 처방하기도 하는데, 개인이나 검사 수치에 따라 차이가 많아 비용 부담이 크다 .

치료가 계속되는 동안 성 호르몬은 억제되어 성장 속도가 감소되고 골성숙의 촉진도 저지되며 2차 성징의 정지 또는 쇠퇴가 일어나게 되며, 적당한 시기에 치료를 중단하면 사춘기가 다시 진행된다. 뇌의 기질적 병변이 있거나 감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는 경우에는 원인에 대한 치료를 하게 된다.

월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골 연령 검사를 통해 손실된 예측 키가 회복됐으면 종료하게 되는데, 보통 여아는 만 11세, 남아는 만 12세가 넘으면 중지한다. 부작용은 주사 부위의 국소 통증, 발진 등이 생길 수 있다.

대개는 치료 1주일에 성선 자극호르몬이, 2주일에 성호르몬이 저하되고, 2차 성장은 점차 소실된다

부작용

경미한 두통, 오심(nausea), 안면홍조가 2-5% 보고되었고 국소적 과민반응 등이 있을 수 있다. 비만은 보통 발병 전 이미 있는 경우가 많으며 약제투여로 더 악화되지는 않는다.

간혹 일부에서 성장 속도가 사춘기 이전 정상 이하로 감소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 성선자극호르몬 방출 호르몬 효능약제와 성장호르몬을 함께 투여하면 정상적인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

평가

치료와 함께 정기적인 평가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함. 그 이유는 충분히 치료가 되어야 치료 효과가 좋고 부분적 치료가 되면 골 연령 증가와 최종 성인키의 지속적인 감소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임. 이차 성징의 진행여부, 성장 속도, 골 연령, 호르몬 검사 등을 정기적으로 시행하여 치료 효과를 잘 관찰하여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