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세포종

갈색세포종은 부신에서 발생하는 종양입니다. 부신은 좌우의 신장 위에 있는 5-10g의 장기로, 다양한 호르몬을 생성 해 냅니다. 그 호르몬 중 혈압을 높이는 물질인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등의 카테콜아민이 종양 내에서 과다하게 생산되고 혈액 속으로 분비되어 고혈압이 일어나는 것이 갈색세포종의 주요 증상입니다. 적출했을 때에 종양이 갈색으로 보여 갈색세포종이라는 명칭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갈색세포종은 부신 이외에 교감신경이 분포되어 있는 부분(대동맥 주위와 방광 등)에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갈색세포종은 다음과 같은 경우가 각각 10%정도 나타난다고 합니다.

(1) 부신이외에서 발생하는 경우 (2) 양쪽의 부신에서 발생하는 경우 (3) 악성인 경우 (4) 소아에게서 발생하는 경우 (5) 가족성 발생이 나타나는 경우

또 다발성내분비종양이라고 하는, 갑상선, 부갑상선, 부신 등의 복수의 내분비기관 이상이 생기기도 하므로 전신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갈색세포종은 고혈압증인 분의 0.1-0.5%정도, 또는 매년 1만명당 한 명의 비율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실제로 국내에서 갈색세포종이라는 진단이 나오는 사람은 연간 수십명이나 됩니다.

증상

혈압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하는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등이 혈액에서 증가하기 때문에 각종 증상이 나타납니다. 고혈압, 고혈당, 동계, 두통, 발한과다 등의 증상이 발생하며, 이 외에 어지러움, 시력장해, 오심, 구토, 체중감소, 이명, 변비, 사지가 차가워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 앞쪽 흉부가 조여지는 것 같은 협심증과 유사한 증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므로 진단이 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한편, 종양이 있어도 전혀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단

(1) 혈압측정 갈색세포종의 대부분에서 고혈압이 나타납니다.(수축기혈압이 300mmHg까지 상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평소에는 정상이다가 발작적으로 혈압이 상승하는 발작형 갈색세포종도 30%정도 됩니다. 이런 경우 일반적인 진찰에서는 고혈압이라는 것을 놓치게 되므로, 휴대형 혈압계를 사용하여 24시간동안 관찰합니다. 또 혈압을 변화시키는 약을 사용하거나 찬물에 손을 넣는 일종의 스트레스를 주는 시험을 하기도 합니다.

(2) 혈액검사 혈액에 있는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등의 호르몬을 측정합니다. 종양에서 이들 호르몬이 생산되어 혈당치를 상승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혈당도 검사해야 합니다. 또 간기능과 신기능 검사도 필요합니다. 그뿐 아니라 다른 호르몬치를 측정함으로써 다른 내분비장기의 이상유무도 조사합니다.

(3) 소변검사 갈색세포종을 진단하고 치료효과를 판정하기 위해서는 소변검사가 매우 중요합니다. 소변을 모아 하루 동안 소변 속으로 배설되는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등의 호르몬과 그 대사산물인 메타네프린, 노르메타네프린, 바닐릴만델산(VMA), 호모바닐린산의 양을 측정합니다. 소변 중의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치는 갈색세포종의 약95%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값이 나오지만, 바닐릴만델산(VMA), 호모바닐린산(HMA) 등을 이용하면 갈색세포종을 정확하게 진단할 확률이 약40%로 떨어지므로 다른 검사치와 조합하여 진단에 사용합니다. 또 고혈압 때문에 신장장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신기능도 검사합니다.

(4) 화상검사

1) CT : X선과 컴퓨터를 사용한 단층촬영으로서, 부신 주위를 비롯해 전신을 검사합니다. 이 방법으로 종양이 있는 부위를 진단하고, 주위로 암이 퍼진(침윤) 모습을 검사할 수 있습니다.

2) MRI : 강력한 자장을 이용한 검사로서, 다양한 단층면의 화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종양이 주변으로 퍼진 양상을 아는데 매우 유용합니다. 또 부신에서 생기는 다른 종양과의 감별에도 도움이 됩니다.

3) 핵의학검사 : 노르아드레날린의 유도체인 131-I-MIBG(131-metaiodobenzylguanidine)라는 방사성 물질이 갈색세포종에 흡수되는 것을 이용한 검사입니다. 방사성물질을 체내로 주사하여 종양이 어디에 있는지를 판정합니다. 갈색세포종 환자의 약90%에서 이상집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 검사는 일부의 갑상선암과 소아의 신경아세포종을 진단하는 데에도 사용됩니다. 이 방사성물질이 갈색세포종에 흡수되는 성질을 치료에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4) 안과 검사 : 고혈압 때문에 안저변화와 시력장애가 생기기도 하므로 안과의사의 진찰이 필요합니다. 또 안저 혈관에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5) 비뇨기과 검사 : 갈색세포종이 방광에서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요로조영을 하거나 방광 내부의 화상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6) 그 밖의 검사 : 혈관조영검사는 종양주위의 혈관상태를 알아보는데 유용합니다. 또 카테터를 사용하여 전신의 각 부위에서 채혈을 한 다음, 그 호르몬의 농도에 따라 종양이 생긴 부위를 진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갈색세포종에서는 조영제로 인해 고혈압 발작이 일어날 수도 있으므로, 조영검사는 매우 신중하게 실시됩니다. 또 병의 상태에 따라 뼈와 심장을 검사하기도 합니다.

종양의 악성도

병리학적검사로는 갈색세포종의 양성, 악성 여부를 진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진료상으로는 종양이 하나의 장기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를 양성으로 판단하며, 주위의 장기로 침윤하거나 림프절, 뼈, 폐 등으로 원격전이한 경우를 임상적으로 악성이라고 진단합니다.

치료

외과요법, 화학요법, 방사선요법이 있습니다. 어떤 치료를 선택하게 되더라도 혈압, 맥박을 비롯한 전신상태의 관리가 우선시 됩니다. 부정맥과 고혈압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증가한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의 작용을 억제하기 위해 약을 계속적으로 복용해야 합니다. 증상에 따라서는 점적주사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또 갈색세포종에 의해 당뇨병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그에 대한 치료도 증상에 맞추어서 실시합니다.

(1) 외과요법

양성갈색세포종인 경우 제일 우선적으로 선택되는 치료법으로서, 수술을 통해 종양을 적출하는 방법입니다. 갈색세포종 환자의 약90%는 수술을 받습니다. 갈색세포종은 혈압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다량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 호르몬치가 급격하게 변화하여 저혈압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 전에 점적주사를 통해 체내의 수분량을 조절해 둡니다. 수술을 하고 퇴원을 한 이후에도 수년동안 정기적으로 진찰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2) 화학요법

악성갈색세포종인 경우에 실시되는 치료입니다. 여러 곳으로 전이하여 외과요법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와 전신상태가 불량해 수술이 불가능한 악성인 경우,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이 선택될 수 있습니다. 화학요법에서는 항종양제의 점적주사를 반복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효과적인 항종양제에 대한 보고가 적어, 화학요법을 실시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3) 방사선요법

악성갈색세포종인 경우에 실시되는 치료입니다. 방사선요법은 앞에서 언급한 방사성물질 131-I-MIBG가 종양에 흡수되는 성질을 이용한 것입니다. 131-I-MIBG를 반복해서 점적투여하여 종양에 방사성물질을 선택적으로 집적시킨 다음, 방사선을 이용하여 종양세포를 파괴함으로써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의 생산을 억제합니다.

유효율은 약70%이며, 검사치의 개선과 함께 고혈압, 빈맥 등의 증상도 개선됩니다. 그러나 현재 이 치료를 수행할 수 있는 병원은 매우 적습니다.

내과적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증상을 완화시킬 목적으로 실시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종양의 축소효과보다도 QOL(quality of life:생활의 질)의 유지와 향상에 중점을 둡니다.

치료의 부작용

외과치료에서는 종양을 적출했을 때에 급격하게 혈압이 변동될 수 있으므로 수술 전에 그에 대비하여 점적주사와 내복약 등을 준비해야 합니다. 또 화학요법에 의해 구역질, 구토, 탈모, 구내염, 손발의 저림, 변비, 혈액장해와 그에 따른 감염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131-I-MIBG를 사용한 방사선요법에서는 131-I-MIBG의 일부가 타액선에도 집적되기 때문에 귀 하부에 통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종양조직이 파괴되면 종양 내의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등이 방출되므로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은 혈압의 변동을 수반할 수 있습니다.

예후

예후는 갈색세포종이 양성인 경우에는 양호합니다만, 악성인 경우에는 통계적으로 5년생존율이 0%입니다. 그러나 전신상태, 종양의 전이 상황에 따라 예후는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