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두암 (nasopharyngeal cancer)

상인두는 해부학적으로 비강이 끝나는 지점으로, 입을 열면 보이는 구개수 및 편도선 (정확하게는 구개편도)의 후상방 부위를 가리키며, 두개저의 뼈를 경계로 뇌와 접하고 있다. 이 부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서 귀에 익숙한 것은 편도선염 이라고 불리우는 림프조직의 비대임만 이것은 암은 아니다.

아데노이드 비대증은 인두편도라고 하는 조직이 증식하는 것인데, 이것도 암은 아니다. 상인두암은 그 주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말함. 상인두의 측벽에는 이관개구부라고 불리는, 중이와 연결되는 관의 출구가 있다. 이 때문에 상인두암에서는 코의 증상 뿐 아니라 귀에 관련된 증상도 나타난다.

상인두암은 대만, 중국남부, 동남아시아 등의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며 우리 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은 질환임. 남녀의 비는 2.3:1로 남성에게서 많으며 연령은 40대에서 60대가 많다. 하지만 간혹 10대에서 30대 사이에서 발생하기도 함.

조직학적으로는 거의 모든 경우가 저분화형 편평상피암이고, 악성림프종이 그 다음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경부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고분화형 편평상피암은 흔하지 않으며 선(線)조직에서 오는 암은 더욱 드뭅니다.

상인두암의 발생에는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라는 바이러스가 관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학설도 있다만 아직 확정적인 것은 알려져 있지 않다.

증상

상인두암의 증상으로는 경부임파선이라고 불리는 목의 림프절이 붓는 것을 들 수 있다. 이 현상은 상인두암의 경부임파선 전이에 따른 것으로, 많은 경우 이개의 대각선 아래 뒤쪽에 있는 임파선이 붓지만, 병이 진행되면 다른 경부임파선도 붓기 시작함. 상인두암은 경부임파선전이를 초래하는 일이 많아 거의 모든 증례에서 확인된다.

경부임파선이 부은 것을 주된 이유로 외과나 내과를 찾아도, 좀처럼 진단이 내려지지 않다가 부은 경부임파선을 생검한 결과 처음으로 이비인후과에서 상인두암의 진단이 확정되는 경우도 있다.

상인두암 그 자체에 의한 증상으로서는 코의 증상, 귀의 증상 및 뇌신경증상을 들 수 있다. 코의 주된 증상은 코막힘과 코 출혈임. 이 때의 코 출혈은 혈액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코를 풀었을 때 혈액이 섞여 나오는 현상이 계속되는 정도의 것임.

귀의 경우 이관개구부가 암에 의해 폐색되어 귀가 막힌 느낌이 들며, 난청 (대부분 한쪽 귀만 안들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뇌신경증상은 암이 뇌신경을 압박하거나 직접 침투함으로 인해 나타난다.

모든 뇌신경이 침범당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지만, 외전신경이라고 하는 안구의 움직임에 관여하는 신경에 장해가 생겨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는 증상이나, 삼차신경이라고 하는 뇌신경이 압박되거나 침투당해서 일어나는 동통이 가장 많이 나타난다.

상인두암은 저분화형 편평상피암이 많기 때문에 다른 두경부암보다도 원격전이가 많이 일어난다. 폐, 뼈, 간이 원격전이의 주된 대상임. 폐 전이에 의한 흉부X선사진 상에 나타나는 이상음영, 뼈 전이에 의한 뼈의 통증, 간 전이에 의한 복부초음파검사에서의 이상음영 등을 통해 원격전이가 먼저 발견되는 일도 있다.

진단

진찰과 조직진단에 따라 진단이 확정된다. 암이 심부로 퍼진 정도, 뼈의 파괴 정도 등을 파악하기 위해 CT, MRI를 중심으로 방사선 진단을 실시함. 진찰에는 구강 내에서 「코로 냄새를 맡듯이」호흡을 하면서 후비경으로 관찰하는 방법과, 코를 통해 내시경 (화이버스코프)를 삽입해서 직접 관찰하는 방법이 있다.

조직진단에서는 우선 구강, 비강, 상인두에 스프레이로 국소마취제를 뿌려 인두반사와 표면의 동통을 제거함. 다음에는 비강으로부터 넬라톤카테터라고 불리는 가는 튜브를 삽입해서 구개수를 앞쪽으로 끌어내어 시야를 넓게 하고 겸자로 종양의 일부를 채취함.

때로 경부임파선에만 암이 있어 상인두에 변화가 없는 경우라도 상인두가 원발소라고 생각될 때는 정상 부위의 조직을 채취하기도 함. 정상이라고 생각되는 점막 아래에 암 조직이 숨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임.

병기

원발 종양의 진행정도에 따라 4단계로 나누고 경부임파선 전이도 4단계로 나누어서 암의 진전 범위에 따라 병기를 결정함. 전술한 바와 같이 상인두암은 특징적인 증상이 별로 없기 때문에 초진시에 이미 원발 종양에서 진행되어 있거나, 경부임파선전이가 나타나는 등의 경우가 많다. 원발 종양이 두개저로 진전하여 뇌신경증상이 출현하는 것이 가장 진행된 병기임.

치료

상인두암의 치료는 원발 종양과 경부임파선전이가 원인으로 진행되는 모든 병기에 있어서 방사선요법이 주체가 된다. 경부임파선전이의 경우도 보통 다발성, 양측성이기 때문에 수술을 하여도(경부 곽청술)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 방사선요법을 우선적으로 실시함. 방사선요법에서는 없어지지 않는 임파선전이에 대해서 후에 임파선을 없애는 수술을 시술하기도 함.

항암제를 이용한 화학요법은 방사선요법의 보조치료 수단으로 사용된다. 방사선요법 시작 전에 실시하는 경우 (도입화학요법)와 방사선요법과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 (동시병용요법), 그리고 방사선요법 종료 후에 실시하는 경우 (보조화학요법)가 있다. 그러나 아직 항암제와 방사선요법을 어떻게 조합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임.

치료에 따른 부작용과 생활

개인차이는 있지만 방사선치료기간 중에는 구강, 인두점막염, 미각의 상실, 구강, 인두의 건조감 등에 시달리게 된다. 이들 부작용은 치료가 끝나면 개선되지만 구강, 인두의 건조감은 나중까지 증상이 남다.

이들 증상은 방사선요법에 의해 타액선이 위축되어 타액 분비가 줄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임. 그러나 점점 치료약으로 컨트롤할 수 있게 되고 있고, 수분을 조금씩 끊임없이 공급해 주는 등 증상이 완화되도록 신경을 쓰면 예전같이 생활할 수 있다.

치료율 및 예후

상인두암 치료 후의 5년 생존율 (치료후 5년이 지나서 생존해 있는 사람의 비율)은 약50%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