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초종 (schwannoma)

신경초종이란 신경을 둘러싸서 신경을 받쳐주는 관상의 구조인 신경초에서 발생하는 종양으로 뇌신경에서 발생하면, 뇌종양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아주 드물게 악성신경초종이 있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양성 종양으로서, 수술로 완전히 적출할 수 있는 경우에는 수술만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종양세포의 증식속도는 느리며 뇌 이외의 장기로 전이하는 일은 극히 드물지만 완전적출후에도 오랜 후에 재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뇌에 생기는 양성종양 중에서는 수막종, 뇌하수체선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종양으로, 악성뇌종양을 포함한 뇌종양전체의 약8%를 차지합니다.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며(남성의 1.6배) 30-60세 사이에서 많이 생깁니다.

뇌로부터는 12쌍, 척수로부터는 32쌍의 신경이 있는데, 각각 두개골 및 척추골의 통로를 통해 신체의 각 부위에 다다릅니다. 신경초종은 대부분 이들 신경이 뇌,척수를 나와서 뼈 속의 통로에 들어가기까지의 좁은 곳에서 발생하는데, 말초신경이나 연부조직에 발생하기도 합니다. 뇌신경 중에서는 청신경(제8뇌신경)에서 발생하는 일이 가장 많으며(70-80%), 다음으로 삼차신경, 안면신경 등에서 발생합니다. 두 개강내 신경초종은 거의가 청신경초종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주로 청신경초종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암과 마찬가지로 신경초종도 종양이 작을 때에 발견되면 수술을 통해 완치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종양이 커지거나 주변의 뇌조직, 뇌신경, 뇌혈관 등을 침범하면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기가 어려우며 수술시 합병증발생의 확률이 높습니다. 최근에는 특히 종양이 작은 경우에는 수술보다도 감마나이프를 이용해서 치료하는 추세입니다.

증상

종양이 발생한 부위의 신경 기능저하가 중요한 증상이며, 구체적으로 청신경초종에서는 청력 저하나 이명, 삼차신경초종에서는 얼굴의 지각 저하가 나타나는데 때로는 신경자극증상 (통증 등)이 있기도 합니다. 청신경초종의 경우 이명이 가장 흔한 초기증상이며 청력 저하는 언어식별력의 저하 (소리로서는 들리는데 언어로서 청취하기가 어려워짐)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종양이 어느 정도 커지면 가까이 있는 다른 신경을 압박하여 그 신경들의 기능장해를 초래하게 됩니다. 청신경종양의 경우, 아주 가까이에 안면신경이 지나고 있어, 안면신경마비 (얼굴이 쳐지고 그 반대쪽이 잡아당겨지게 되어 비대칭이 되며 눈을 감을 수 없게 됨)를 수반하는 일이 가끔 있습니다.

위쪽에 위치하는 삼차신경이 침범되면 안면의 지각 저하가 일어납니다. 아래쪽에 위치하는 설인신경이나 미주신경이 침범되면 연하(음식물을 삼키는 것)장애가 일어나거나 목이 쉬게 됩니다.

종양이 더욱 커지면 뇌간이나 소뇌를 압박하게 되어 운동실조(손발의 떨림과 비틀거림)나 손발의 운동마비가 일어나며, 더 나아가 의식장해가 일어나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합니다. 뇌간이 강한 압박을 받으면 수액의 흐름이 악화되어 수두증이 일어나므로, 두통 및구토 등의 두개내압항진증상이 초래되어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단

신경초종의 진단은 주로 화상진단 및 이비인후과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1) 영상진단

MRI :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한 자기공명법이라는 검사로서, 두개골에 의해 화상이 흐트러지지 않으며 뇌 또는 종양만을 선명하게 찍어낼 수 있고 또 다양한 단층면의 화상도 얻을 수 있습니다. 뇌의 구조를 세부적으로 관찰할 수 있고 종양의 정확한 크기나 확산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또 중요한 혈관의 위치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장 유용한 화상진단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CT스캔 : X선과 컴퓨터를 이용한 단층촬영으로서, 일반적인 진단 방법입니다. 조영제의 병용에 의해 작은 종양도 진단할 수 있지만 종양검출능력은 MRI가 더 우수합니다. 그러나 CT의 특징은 뼈의 상태를 조사할 수 있다는 것이며, 어느 뼈 속의 통로가 파괴되어 확장되었는가를 봄으로써 종양의 유무와 어느 신경에서 발생한 종양인지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두부의 엑스레이 검사 : 신경이 지나가는 뼈 속의 통로가 종양에 의해 확대되어 있는 모습을 찍어냅니다. 뇌혈관촬영 : 뇌하수체의 바로 양쪽에는 뇌에 영양을 보내는 중요한 동맥과 정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 혈관의 주행이상이나 기형 유무를 수술 전에 조사해 두는 것이 중요하며, 대퇴부의 동맥으로부터 가느다란 관을 뇌의 혈관으로 삽입하여 뇌혈관을 촬영합니다.

(2) 이비인후과 검사

신경의 기능장해가 어느 정도인지 검사하기 위해서 청력을 검사하고, 안면신경 기능의 평가 (미각의 검사를 포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나 전정신경(평형감각이나 현기증에 관련된 신경) 기능의 평가를 합니다.

치료

신경초종의 치료에는 외과요법과 감마나이프요법의 두 가지 치료법이 있으며 종양이 발생한 장소나 크기, 증상, 연령 등에 따라 치료법이 결정됩니다.

(1) 외과요법

개두수술을 통하여 주위에 있는 뇌신경이나 동정맥 등의 정상조직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종양을 적출합니다. 수술 후에도 청력의 회복이 곤란하며, 오히려 악화되는 일이 많지만 최근에는 작은 종양을 제거한 경우에는 청력을 남길 수 있기도 합니다.

수술 후 당분간은 현기증 등의 전정증상이 일어나는 일도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안면신경마비입니다. 청신경과 안면신경은 접하고 있어 수술 전에 안면신경 마비가 없었어도 고도의 마비 (얼굴이 쳐지고 그 반대쪽이 잡아당겨지게 되어 비대칭이 되며 눈을 감을 수 없게 됨)가 초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나중에 안면신경의 재건수술이 필요하게 됩니다.

(2) 감마나이프요법

감마나이프요법은 여러 개의 선원에서 나오는 감마선이라는 방사선을 모아 병소에 집중적으로 조사하며 종양세포를 파괴시키는 방법으로 일반적인 방사선 조사에 비해 방사선 양의 집중도가 높아 정상 조직의 피복량이 적으므로, 병소에 한꺼번에 많은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사선조사로는 치료효과를 볼 수 없는 신경초종에 대해서도 유효하며, 그뿐 아니라 치료기간도 개두 수술의 경우(4-6주)에 비해 단기간(1-3일)입니다. 문제점으로는 치료가 종양이 작은 경우에 한정된다는 점(체적10ml이하, 구형이면 직경20-30mm이하), 종양 축소 효과가 20-5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안면신경마비가 5%의 비율로 출현하며 청력보존율이 40-50%정도로서 수술보다는 훨씬 적지만 지연성 합병증이 수반될 수 있다는 점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치료성적의 괄목할 만한 개선으로 고령인 경우나 합병증 등으로 인해 수술에 위험이 있는 경우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중등도크기(직경 3cm이하)의 종양은 감마나이프가 1차적인 치료방법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또 보편적인 방사선치료장치인 선형가속기를 이용한 방사선수술도 컴퓨터기술과 방사선치료기술의 진보에 힘입어 감마나이프와 비슷한 방사선 집중성을 지니게 되었으며, 일부 시설에서 실제로 치료를 실시하고 있으나 정확성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치료성과 및 예후

종양은 1년 동안 약3.2mm이하로 성장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최초의 1년 동안 커지지 않은 종양은 대체로 그 후 3-5년 동안에도 변화가 없는 반면, 종양이 급속히 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후는 양호하지만 종양이 존재했던 신경의 기능장해때문에 이에 따른 증상이 남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