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기 싫어하는 어린이

학교에 간다는 것은 대체적으로 어린 아이들에게는 흥분되고 즐거운 사건이다. 하지만, 어떤 아이들에게는 학교를 간다는 것 자체가 공포나 불안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 결과 학교에 가지 않으려는 자녀를 둔 부모는 골치를 썩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 처한 부모들을 위해 간략하게 관련된 내용을 요약해보겠다.

학교거부증 혹은 학교공포증이란?

학교거부증은 등교거부증, 학교기피증, 학교공포증이라는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학교거부증이란 예를 들어 월요일 아침에 깨어나서 복통을 호소하고 부모가 학교를 오늘은 못 가겠다고 허락해주면 집에서 쉬면서 이러한 복통이 나아지는 경우다.

즉, 정서적, 심리적 원인을 가진 신체 증상 때문에 결석이나 조퇴가 반복되어 나타나는 경우를 학교거부증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학교에 대한 비정상적 공포가 처음 출현하는 시기는 놀이방, 유치원에 다니거나 초등학교 1학년 무렵이이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야할 시간에 머리가 아프다, 목이 아프다 또는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거나 토하기도 한다. 이러한 호소는 집에 있도록 허락해준 다음에는 없어지고 다음날 아침에 학교 가기 전에 다시 나타난다. 어떤 경우에는 단순히 집을 떠나는 것을 거부하기도 한다. 학교 가기 싫어하는 것은 여름방학이나 연휴, 혹은 잠깐 동안의 병의 경우에서와 같이 집에서 엄마와 보다 가까워지는 기간 직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나 많은가?

대략적으로 초등학교 학생의 5%정도, 중학생의 약 2%정도에서 이러한 모습을 보인다. 최근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학교거부증이나 기피증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 일하는 어머니의 경우 낮 동안에 가정에 없다는 점에서 학교거부증은 어머니와의 이별불안이나 분리공포와 연관됨을 시사한다.

원인은 무엇인가?

학교거부증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유형이 있다.

1. 불안과 연관된 학교거부 (학교공포증)

이러한 아이들은 성적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부모사이의 불화와 같은 매사에 걱정이 많은 경우가 많다. 정상적인 아이들의 경우 만 3-4살이 지나면 어머니나 가족과 자연스럽게 일시적으로는 떨어질 수 있게 되는데, 학교거부증을 보이는 아이들은 지속적으로 부모와의 이별불안을 가지고 있다. 대개 부끄럼이 많고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과잉보호를 하는 부모의 아이들이다. 대개 성적도 좋고 학교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여자아이의 경우가 많고 대개 유치원 때 증세가 시작된다. 유발인자로는 가까운 친척의 사망, 아이가 질병에 걸린 경우, 아이의 환경변화 즉 이사, 전학 등이 있다.

2. 이차적 이득과 연관된 학교거부증 (학교기피증)

이 경우에 아이들은 불안과는 연관이 없다. 대개 집에 있는 것으로 해서 부모의 관심을 더 받게 되거나 보고 싶은 TV프로그램을 볼 수 있거나 하는 식으로 학교를 가지 않으므로 해서 생기는 이차적인 이득과 관련되어 학교를 가기를 싫어하는 마음이 더 강해진다. 이 경우의 부모는 대개 아이의 교육에는 관심이 적은 경우가 많고, 아이들도 학업성적이 낮은 것이 대부분이다. 남자아이에서 많이 나타난다.

증상은 무엇인가?

불안과 연관된 학교 거부는 대개 분리 혹은 이별불안 장애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분리 혹은 이별 불안장애 (separation anxiety disorder)의 진단 기준 (진단기준)

이별불안장애와 구별해보아야 할 것들

* 정상적인 현상 : 어느 정도의 이별에 대한 불안은 소아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어린 아이에서의 낯가림, 처음 엄마와 떨어져 유치원에 가기를 두려워 하는 어린 소아들은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별불안의 정도가 일상생활을 위협할 정도로 심할 때는 이별불안장애라고 본다. * 과잉불안장애 : 이별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인 불안이 높은 경우이다. 자신감이 없을 때, 자존심에 상처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불안해진다. 친구관계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의존적인 모습을 보인다. * 공황장애 : 급성 불안 발작이 있는 것으로 10대 이전에는 비교적 드물다.(자료) * 품행장애 : 무단결석, 가출 등 규칙을 어기는 다른 행동이 동반되며 이별에 대한 불안은 없다.(자료) * 공포증 : 특정 대상이나 사회적 접촉에 대한 두려움이 많아서 위축된 대인관계를 보이며 근육이 긴장되고 얼굴이 빨개지는 등의 모습을 나타낸다. 취학 전 아동은 낯선 사람, 어두움, 동물, 귀신 등에 대한 공포가 많고, 초등학생의 경우 벌레, 병균, 질병에 대한 두려움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회피성 장애라고 불렸다.

학교 가기 싫어서 꾀병이 나기도 하는데?

앞의 원인에서 설명한 내용 중 이차적인 이득과 관계된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시험을 피하기 위해서, 숙제를 안해서 선생님에게 혼나는 것을 싫어해서, 자기가 보고 싶은 TV프로그램을 보기 위해서 등 학교를 안가서 생기는 어떤 실제적 이득이 있는 경우는 꾀병이라고 볼 수 있다.

진단은 어떻게 내리나?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는 경우 진단을 내릴 수 있다.

* 아이가 반복적으로 애매모호한 신체적 증상을 호소한다. * 신체검사에서 신체적 원인을 발견할 수 없다. * 이러한 신체증상이 아침에 심하다. * 이러한 신체증상때문에 5일 이상 학교를 빠졌다.

어떤 아이들에서 이런 문제가 자주 나타나는가?

* 어른들에게 의존적이면서 정신적 성숙이 덜된 아이들 * 이전에 특정 사물에 대한 공포증을 보였던 아이들 * 사소한 신체질환에 대한 부모나 주위 어른의 과잉반응 * 부모 자신의 지나친 불안 * 만성적 신체질환을 가진 아이들 * 학습 장애 아동 * 무단결석, 약물남용의 과거력 * 아이의우울증 * 정신병 * 어머니가 10대에 임신한 경우 * 가족내의 문제

치료는 어떻게 하나?

앞에서 언급한 신체적 질환에 대한 자세한 검사를 시행하고 다른 문제를 감별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왜 학교 가기를 싫어하는지, 어떤 스트레스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식으로 원인을 알아내어 그에 따른 치료를 시행한다.

치료목표는 학교를 정상적으로 다니는 것이다. 구체적인 치료 지침은 다음과 같다.

1. 부모

부모는 자녀에게 즉각적으로 학교를 가야한다고 강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를 가지 않게 되면 학습문제가 생기고 친구와 멀어지는 후유증이 생겨 학교를 더욱 가지 않으려 하는 악순환이 생기므로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과감하게 끊을 수 있어야 한다. 아침에 아이가 아프면 소아과를 데리고 가서 진찰 후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늦게라도 학교를 데리고 가야된다.

2. 소아 상담

상담자는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서 신체검사에서 이상이 없고 신체적 위험이 전혀 없다는 것을 설명하고 안심시켜 주어야 한다. 이러한 대화에서 아이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면 지나친 걱정이나 근심이 두통이나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식으로 설명해준다. 그러면서 동시에 학교를 가는 것이 타협할 수 없는 기본적인 사항임을 인식시켜 준다.

3. 교사와 접촉

아이가 학교 가는데 문제가 있음을 담임교사나 양호교사와 상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렇게 해야 신체증상을 이유로 반복적으로 조퇴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전학을 시키거나 반을 바꾸거나 하는 것은 별로 효과적이지 못하다.

소아 정신과를 방문해야 되는 경우는?

* 심각하고 지속적인 정서적 문제를 가진 아이들 * 앞에서 말한 설명과 안심을 통해서도 학교거부증이 지속되는 경우

위의 경우에는 꼭 소아정신과를 방문하여 전문적인 진료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 가족상담, 놀이치료를 포함한 정신치료, 행동치료, 약물치료 등의 방법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심한 경우는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참고문헌

* 광주 MBC TV "건강하게 삽시다" 출연 원고 중에서 일부 발췌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1997) : 신경정신과학. 하나의학사 * Parker S, Zuckerman B (1995) : Behavioral and Developmental Pediatrics. pp 251-255. Little, Brown and Company

* 소아청소년정신건강클리닉에서 개인적인 학습목적으로 인용하였습니다.

역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