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 자녀를 위한 학습준비

초등학교 입학자녀를 위한 학습준비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는 사실은 아이 자신 뿐 아니라 부모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특히 첫 아이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학부모로서 미리 알고 준비해 주어야 할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먼저 자신의 아이가 초등학교 과정을 통해서 성취해야 되는 것이 무엇인가, 즉 초등학교를 다니는 목표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먼저 학교는 단체 생활이다. 친구들과 집단 생활을 함으로써, 협동하고 남을 배려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규칙을 이해하고 법을 준수하는 습관을 쌓아서 장차 어른이 된 후의 사회생활을 해 나가는 중요한 기초를 닦는다. 그리고 배우고 공부하는 즉, 학습하는 경험을 통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길러주어야 한다.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지식을 어떻게 습득하는가, 그리고 이 학습이 주는 기쁨을 스스로 느끼게 해 주어야 할 것이다.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지만 우리 나라 부모들의 관심이 이 자녀의 학습… 즉 공부를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많이 쏠려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녀의 학습과 관련해서 초등학교 입학 전에 부모가 점검해보아야 할 몇 가지를 간단하게 소개한다.

먼저, 학습에 있어서 기본은 지능(혹은 지능지수 IQ)이다. 지능지수가 70미만인 경우에는 학습의 성취가 현저하게 떨어지며, 70-85 사이라면 일반 아이에 비해서 학습성취를 위한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런 경우 학습지체, 학습지진이라는 용어로 불리는데, 지능의 정도에 따라 부모의 학습 성취에 대한 기대나 목표가 달라져야 할 것이다. 나이에 적절한 최소한의 색이나 숫자 개념이 있는지, 문자해독은 어느 정도 가능한지, 집 주소와 전화번호는 아는가를 파악해보아야 한다.

두 번째는 말하고 읽고 쓰는 능력, 수업 중에 주어진 시청각 정보를 이해하는 능력, 운동능력, 기억력이나 정보처리 능력과 같은 학습과정에 필요한 여러 능력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들 중 하나라도 문제가 있게 되면, 전체적인 지능은 정상범위에 들더라도, 읽기, 쓰기, 산수와 같은 특정 과목의 성취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정상 또는 정상 이상의 지능지수를 가졌고 정서적 혹은 환경의 문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학습과 관련된 뇌 기능의 특정영역에 결함이 있는 경우를 학습장애라고 부른다. 문제되는 영역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통해 아이의 특성에 맞는 특별한 방식의 집중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셋째, 원만한 학업성취를 위해서는 아이가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 보통 주의가 산만하다, 활동이 부산하고 나댄다, 조급하고 참을성이 없다는 아이들에서 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정도가 심한 경우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라고 부르는데, 초등학교 아이들의 학습 성취를 방해하는 비교적 흔한 원인이다. 약물치료와 상담을 통해 집중력이 개선되면, 학습 성취가 눈에 띄게 향상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넷째, 원만한 학습을 위해서는 정서적인 안정이 되어야 한다. 부모와 떨어져서 학교에 가는 것을 불안해하거나, 지나치게 부끄럼이 많고 어린양이 많은 경우, 자신감이 없고 위축된 아이들에게 학업성취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불안하고 우울한 아이는 부모상담이나 놀이치료 등을 통해 정서적 문제를 치료해주어야 원만한 학교생활과 학습성취를 달성할 수 있다.

다섯째, 공부에 대한 동기가 있어야 한다. 과도한 부모의 기대나 관심은 오히려 학습 동기를 떨어뜨리므로, 적절한 정도의 격려와 칭찬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그 결과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해 줄 필요가 있다.

여섯째, 학습을 위한 원만한 환경이 제공되어야 한다. 부모의 불화가 끊이지 않거나, 결손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는 매우 어렵다.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이외에도, 보고 듣는데 문제가 있는 시청각 장애나 만성적인 신체질환도 학습 성취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부모의 적절한 도움을 필요로 할 것이다.

자녀가 성인으로 자라는 과정에서 학습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즐겁게 놀고, 또래들과 잘 사귀고, 남을 배려하고 협동하는 경험,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하는 것 등이 공부보다 더 중요한 덕목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완벽한 부모(perfect parent)는 없다. 하지만 이런 정보를 하나하나 배우고 마음에 새겨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보다 좋은 부모(better parent)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

* 소아청소년정신건강클리닉에서 개인적인 학습목적으로 인용하였습니다.

역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