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뇌종양

어린이(소아)의 뇌종양은 어른(성인)의 뇌종양과는 종양의 종류, 발생부위가 다르기 때문에, 증상과 경과도 성인과 다릅니다. 성인의 경우 대부분의 뇌종양이 대뇌에서 발생하며, 발생 부위에 따라 손발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거나 , 저리거나 , 말을 잘 못하게 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소아의 경우 반수 이상이 뇌의 뒤쪽에 위치하는 소뇌나 뇌간 등에 종양이 발생하므로 뇌척수액의 통과장해에 의해 수두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뇌 속에 액체가 고여도 소아의 경우는 두개골의 봉합선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두개골의 내압이 크게 상승하지 않으며, 단순히 신경질을 부리거나 가벼운 보행 장해를 보이는 것 이외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도 합니다.

가장 많은 소아뇌종양은 소뇌에 생기는 양성 성상세포종으로, 약 20%를 차지하며, 다음으로는 악성 수모세포종 (13%), 생식세포종양 (10%), 선천성 종양으로 두개인두종이라 불리는 양성종양 (9%), 상의세포종 (4%) 등입니다.

증상

뇌종양의 증상은 두개골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 종양이 생기거나 뇌의 액체가 고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두개내압 항진증상과, 종양에 의해 그 부위의 뇌 기능이 손상되어 나타나는 국소증상으로 나뉘어집니다.

두개 내압 항진

소아뇌종양은 성인에 비해 소뇌와 뇌간이 있는 후두개와라고 불리는 좁은 공간에 발생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뇌척수액의 통로가 잘 막히게 되어 머리에 액체가 고이는 수두증이 일어납니다. 그 결과 두개내압이 높아져 유아의 경우 머리 둘레가 늘어납니다. 또 대뇌에 생기는 종양도, 커지게 되면 두개내압의 증가를 초래합니다. 성인의 경우 두통, 구역질, 구토가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소아는 단순히 식욕이 떨어지거나, 갑자기 토하거나, 신경질을 부리는 것 외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도 합니다.

국소증상

뇌종양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그 영역의 신경세포가 장해를 받아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전두엽의 뒷부분에는 운동신경이 모여 있는 운동영역이 있어, 그 부위가 손상되면 반대측의 손발이 마비됩니다. 또 왼쪽 전두엽의 옆쪽에는 오른손잡이의 경우 언어중추가 있어 그 부위가 장해를 입으면 말을 잘 못하게 됩니다. 후두엽의 장해는 시야의 장해를 초래합니다. 소뇌가 손상되면 걸을 때에 비틀거리게 되거나, 자세 유지가 곤란해집니다. 그러나 소아의 경우, 성인만큼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진단

CT 촬영 및 MRI촬영을 통해 거의 모든 종양을 안전히, 또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CT촬영은 X선을 사용하는데 비해, MRI는 자기를 이용하여 컴퓨터로 처리된 단층영상을 만듭니다. 종양의 위치, 정상조직과의 관계, 조영제 투여전후의 변화 등을 통해 종양의 위치, 확산범위를 추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세한 변화까지 진단할 수 있습니다. 뇌혈관 촬영은 예전에는 진단을 위해 필요한 것이었지만, 최근에는 수술을 전제로 한 경우나 혈관성 병변이 의심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MRI나 CT를 사용한 혈관촬영 (MRA, 나선식CT)도 많이 정밀해졌고 앞으로는 더욱 좋아질 전망입니다.

종류

대표적인 소아뇌종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모세포종

가장 악성도가 높은 종양 중 하나이지만 방사선요법이나 화학요법에 잘 듣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통해 오랫동안 생존이 가능해졌으며, 최근에는 50-60% 이상의 5년 생존율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잘 발생하는 연령층은 5-14세로, 소아뇌종양의 13%를 차지합니다. 많은 경우 소뇌 정중부에 발생하여 주위의 소뇌조직에 침윤적으로 (주위의 조직에 스며들어 퍼짐) 진행합니다. 소뇌증상으로는 보행장해나 자세유지 장해가 나타나며, 다리를 좌우로 벌린 채 걷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뇌척수액의 통과장해에 따른 수두증 때문에 두개내압이 항진되어 두통과 구역질을 호소하거나 갑자기 구토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수두증이 있어도 두개골의 봉합선이 벌어지기 때문에 두개내압이 완화되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단은 CT나 MRI로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소뇌정중부를 중심으로 조영제에 의해 하얗게 보이는 원형의 화상을 나타냅니다. 때로는 이 종양이 수액을 매개로 뇌실벽이나 척추강에 씨를 뿌린 것처럼 퍼지기 때문에, 증상이 없을지라도 뇌 속 검사뿐 아니라 MRI를 사용한 척수의 검사도 필요합니다.

주된 치료는 수술 및 방사선요법입니다. 원래 종양에는 방사선요법이 효과적입니다만, 충분히 종양을 적출한 이후에 방사선요법을 실시하면 더욱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방사선요법에서는 뇌 전체에 방사선을 조사한 후, 소뇌의 병변부에 추가 조사를 합니다. 또 척수 전체에도 실시합니다. 그리고 방사선조사 기간중이나 조사 후에 화학요법제를 병용하는 쪽이 예후가 양호합니다.

치료에 따르는 부작용 중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방사선조사 때문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조기에는 척수 전체에 대한 방사선조사에 의해 골수억제(골수에서 백혈구와 혈소판을 생성하는 능력이 저하되는 것)가 일어나며, 특히 화학요법제를 병용한 경우 백혈구감소에 따른 감염에 대한 저항력의 저하, 혈소판감소에 따른 출혈경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또 치료하고 나서 수년 후에 일어나는 장해로서, 뇌 전체에 대한 방사선조사에 따른 발육장애가 있어, 만3세 미만의 경우 수술 후에 방사선요법 대신에 화학요법을 우선적으로 사용합니다.

수모세포종과 관련해서 PNET(primitive neuroectodermal tumor)라고 불리는 종양군이 있습니다. 이것은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수모세포종과 감별하기 곤란한 미분화된 종양의 총칭이며, 교세포, 신경세포, 상의세포 등으로 분화해 나가는 것도 있습니다. 종양의 성상이나 치료에 대한 반응은 수모세포종과 비슷합니다.

성상세포종 (유년기 모양세포 성상세포종)

5-14세의 소아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종양으로, 주로 소뇌에서 생기는 종양입니다. 수모세포종과 마찬가지로 소아뇌종양 중에서 매우 빈도가 높은 종양이지만, 양성이고, 적출수술을 통해 완치할 수 있으며, 5년 생존율이 90% 이상입니다. 소뇌반구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정중부에서도 흔히 발생합니다. 소뇌실조에 의해 좌우로 다리를 벌린 채 걷게 되며 비틀거리게 됩니다. 또 제4뇌실이나 중뇌수도 등, 뇌척수액의 통로를 압박하여 수두증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두개골 봉합선이 벌어짐으로 인해 두개내압항진이 완화되어 초기에는 두통이나 구역질을 호소하지 않기도 합니다.

진단은 CT나 MRI를 사용해서 합니다. 이 종양은 낭포 (종양내의 수포)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으며 화상에서는 소뇌 속에 검은 원형으로 나타납니다. 종양 본체는 이 낭포 벽의 일부가 비후해진 형태로서, 결절상으로 존재하며 벽성 결절이라고 불립니다. 그리고 조영제에 의해 하얗게 나타납니다. 벽성 결절과 주위의 소뇌와의 경계는 선명하며, 수술로 이것을 완전히 적출하면 낭포벽의 일부를 남겨 두어도 종양이 재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아에게서 발생하는 소뇌 성상세포종의 대다수는 이처럼 적출 가능한 양성종양이지만, 성인에게서 발생하는 성상세포종과 같이 침윤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일부 있어 병리학적 악성도에 따라 수술 후에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을 실시하기도 합니다.

상의세포종

5-9세에서 잘 발생하는 종양으로, 소아뇌종양의 약 4%를 차지하며 유아에만 한정하면 20%의 비율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뇌실벽을 구성하는 상의세포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제4뇌실, 측뇌실, 제3뇌실에 접한 채로 존재하며 척수종양으로서도 높은 빈도를 보입니다. 종양은 주위의 뇌조직을 밀어내는 형태로 진행하기 때문에 종양과 뇌와의 경계는 비교적 선명합니다. 진행이 느린 탓에 상당히 커질 때까지 아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뇌척수액의 통과장해에 의한 급격한 수두증을 통해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측뇌실벽에서 대뇌실질 내로 진전한 경우 편마비나 시야장해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 제4뇌실에서 혀 모양으로 경수쪽을 향해 진전하여 경부에 경직이나 운동제한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석회화가 동반되는 경우는 CT에서는 하얗게, MRI에서는 검게 뚫린 형태로 나타납니다. 조영제를 사용하면 균일하게 혹은 불규칙하게 증강되어 내부에 원형의 낭포가 나타나는 일도 있습니다.

수술을 통해 종양 전부를 적출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인데, 대뇌와 소뇌 심부에 존재해서 종양 전부를 적출하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방사선요법을 병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예후는 양호하며, 5년 생존율은 60% 정도입니다. 그러나 때로 뇌척수액을 매개로 파종성으로 전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개인두종

뇌하수체상부에 발생하는 양성종양으로 소아뇌종양의 9%를 차지하며, 5-9세에서 잘 발생합니다. 뇌하수체를 밀어내기 때문에 성장호르몬의 분비장해가 일어나 신체의 발육부전을 일으키며, 피부가 창백해지고 체모가 적어집니다. 시신경의 교차부를 압박하게 되면 두 눈 외측에 협착이 일어나지만, 뇌하수체선종의 경우만큼 명백한 반맹이 되는 것은 아니며, 약간 불규칙한 시야장해가 나타나게 됩니다. 종양이 더욱 커지면 뇌척수액의 통과 장해가 일어나 수두증에 걸리게 됩니다.

두개골 단순X선촬영에서는 터어키안이 접시모양으로 편평화되며, 그 상부에서 불규칙한 석회화음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CT에서는 결절상의 석회화가 더욱 명확하게 나타나며 종양부분이 조영제에 의해 강하게 증강됩니다. 일부 낭포를 형성하는 일이 흔하며 MRI에 의해 종양의 진전 정도는 한층 더 명확하게 보입니다.

양성종양이기 때문에 수술을 통해 종양 전부를 적출할 수 있으면 치료가 가능하지만, 시상하부와의 유착이 강하므로 때로 종양 전부를 적출하는 수술이 곤란한 경우도 있습니다. 무리하게 수술을 시도하다가 수술 후에 요붕증이라고 불리는 질환 (다뇨, 다음을 증상으로 함)에 걸리거나 의식장해가 초래되기도 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종양 전부를 적출하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수술 후에 방사선수술(감마나이프수술)이나 방사선요법을 실시합니다. 5년 생존율은 95% 정도입니다.

생식 세포종양

송과체 및 터어키안 상부에 발생하는, 배세포라고 불리는 태아 때의 세포에서 오는 종양으로, 10-19세에게서 잘 발생하며 소아 뇌종양의 약10%를 차지합니다. 송과체에서 발생한 경우는 초기부터 중뇌수도의 폐색에 의해 수두증에 걸리게 되며, 두개내압 항진증상이 일어나는 외에도 눈을 치켜뜨지 못하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종양이 더욱 커지면 비틀거리게 되거나 청력장해가 일어납니다. 터어키안 상부에 종양이 발생하면 우선 소변량이 늘거나 시야가 좁아집니다. 생식세포종양은 병리학적으로 다음의 5가지 종류로 분류됩니다. 우선 침윤성으로 진행하지만 방사선 치료효과가 높은 배아종 , 매우 악성도가 높아 치료하기 어려운 융모암, 태생기암(embryonal carcinoma), 난황낭종양(yolk sac tumor), 그리고 양성의 기형종입니다. CT, MRI에서 정상피종은 정상적인 뇌보다 약간 하얗게 나타나며 조영제에 의해 일률적으로 증강됩니다. 기형종이나 태생기암에서는 보다 불균일하게 증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융모암에서는 혈액과 수액 중의 HCG (융모상피에서 나오는 호르몬)가, 난황낭종양에서는 AFP (알파태아단백)이 높은 값을 나타내게 됩니다. 이처럼 CT, MRI를 사용한 화상진단과 종양표지자의 검사는 종양을 감별하는데 유용합니다.

정상피종에 대한 치료는 주로 방사선으로 합니다. 정상피종 이외의 종양일 가능성이 있을 때는 수술을 하며 융모암이나 태생기암, 난황낭종양에서는 화학요법을 병용합니다. 방사선조사는 병리진단 후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며, 최근에는 방사선 조사에 따른 지능발달장애나 호르몬의 분비장애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수술을 통해 조직을 확인한 후에 우선 화학요법을 실시해서 방사선의 조사량을 줄이려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시신경교종

시신경에 생기는 양성 뇌실질내종양의 하나로서, 3-7세 어린이에게서 잘 발생합니다. 안와 내에 발생해서 한쪽 눈의 시력장해를 일으키는 것부터 뇌 속의 시교차부라는 곳에 생겨 양측의 시력이나 시야에 이상을 일으키는 것까지 발생부위에 따라 증상은 다양합니다. 증식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이미 상당한 크기가 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안와 내에서 커지면 안구가 돌출하게 되며, 두개 내에서 커지면 뇌척수액의 통과장해가 일어나 수두증에 걸리게 됩니다. 또 이 질환은 전신의 뼈가 물러지거나 변형되는 레클링하우젠병이나, 고칼슘혈증 등을 특징으로 하며 갑상선에 접해서 존재하는 부갑상선의 종양과 합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부에 갈색의 색소반이 있는 경우에는 이 종양의 존재 가능성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진단을 위해 두부X선 촬영을 하거나 CT, MRI를 사용해 크기가 커진 시신경을 확인합니다. 수술로 종양 전부를 적출하는 수술이 가능한 경우에는 매우 예후가 좋습니다만, 병변이 시교차부에 이르렀기 때문에 적출을 시도하다가는 두 눈이 다 실명될 우려가 있는 경우도 있어, 이럴 때는 수술을 통해 진단하고 방사선요법이나 화학요법을 주체로 하여 치료합니다.

맥락총유두종

5세이하, 특히 유아에게서 잘 발생하는 비교적 예후가 좋은 종양으로서, 소아뇌종양의 1.6%를 차지합니다. 이 종양의 특징은 뇌척수액이 과다 생산되는 것으로, 증상의 대다수는 머리둘레 확장, 구토 등 수두증에 의한 것입니다. 뇌 속에서 맥락총이라고 불리는 혈관이 많은 조직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맥락총이 발달된 측뇌실이나 제4뇌실에서 잘 일어납니다. 조영제를 사용한 CT촬영이나 MRI에서는 뇌실 내에 꽃배추 모양으로 하얗게 나타납니다. 증식속도가 늦은 종양으로서, 치료의 원칙은 수술을 통한 적출입니다. 방사선치료 효과는 낮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종양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방사선요법도 실시합니다. 때로 수액을 매개로 파종하는 일도 있으므로 수술 후의 경과를 검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뇌간부 신경교종

소아 및 청소년층에서 발생하는 종양으로, 예후가 불량한 질환입니다. 뇌간부는 대뇌로부터의 신경섬유가 집중적으로 지나가는 부위이기 때문에, 이 부위가 손상되면 사지의 운동신경이 마비되는 것 외에도 안면신경마비, 안구운동장해 등의 뇌신경증상도 수반됩니다.

손발이 마비되는 쪽과는 반대쪽에 뇌신경마비가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CT및 MRI에서는 종대된 뇌간부가 보이며 그 일부 또는 전체가 조영제에 의해 하얗게 증강됩니다. 수술로는 적출할 수 없는 부위이기 때문에 수술의 목적은 진단의 결정 혹은 종양의 일부만을 적출하는데 한정되며, 치료는 방사선요법을 이용해서 하게 됩니다. 방사선 조사에 의해 일시적인 종양의 축소 효과는 얻을 수 있으나, 치료효과가 매우 좋지 않아서 1년생존율이 50%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