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아의 정신과적 문제들

I. 정신지체(Mental retardation) 진단기준 (미국정신의학회, DSM-IV)

A. 심하게 평균 수준 이하인 지적 기능: 개별적으로 실시된 지능 검사에서 70이하의 지능지수(유아의경우는, 지적 기능이 유의하게 평균 이하라는 임상적 판단)

B. 다음 항목 가운데 적어도 두 가지 항목에서 현재의 적응 기능(예: 개인의 연령이나 문화 집단에서기대되는 수준을 만족시키는 개인의 효율성) 결함이나 장해를 동반한다: 의사소통, 자기 돌봄, 가정 생활,사회적 기술과 대인관계 기술, 지역사회 자원의 활용, 자기 관리, 기능적 학업 기술, 직업, 여가, 건강 및안전.

C. 18세 이전에 발병한다.

II. 정신지체와 정신과적 문제들

정신지체는 신체적인 그리고 정서적 문제가 같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런 모든 문제들은 아동의잠재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정서 장애와 행동 장애가 정신지체와 동반되는 경우, 이것들이 아동의발전(progress)을 방해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정신지체 아동들은 나이에 비해 자신이 뒤쳐진다는 것을인식하게 된다. 어떤 아이들은 좌절하며, 위축되고 불안해하거나, 다른 또래들과 어른의 관심을 끌기 위해일부러 '나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정신 지체를 가진 청소년과 젊은 성인들은 우울해질 수 있다. 이런사람들은 자신의 느낌을 이야기할 만큼 언어능력이 충분하지 않아서, 예를 들자면 우울증이 그들의 행동,식사와 수면과 같은 새로운 문제들로 표현되기도 한다.

일반집단에서 전체적인 정신과적 질환의 유병율이 7.7-9.5%인데 비해 정신지체의 경우에는30.4%-41.8%까지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관련 분야 종사자들이 정신지체에서는 정신과적 질병의 진단을 내리지않는(underdiagnose)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정신지체에서 정신과적 질병을 진단 내리기가 어려운이유는 다음과 같다.

* 환자의 자기 보고의 신뢰성이 낮다. * 자신이 지능이 낮다는 것 자체, 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을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 * 증상의 표현 자체가 삶의 경험에 영향을 받으며 구체적이지 않다. * 이미 기존하는 부적응 행동이 있어왔다.

의사소통이 가능한 경도의 정신지체에서 정신과적 문제를 진단하는 것은 일반인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정신지체의 정도가 심하고 의사소통이 어려울수록 진단 내리기가 더 어렵다. 잠재적인 능력을 극대화시켜주는 것이 정신지체아 교육의 핵심이기도 하므로, 정신지체아에서 정신적인 또는 정서적인 문제를찾아 고쳐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III. 정신지체와 공존하는 정신 질환들

1. 전반적인 발달장애 (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 자폐증 (Autisticdisorder) (진단 기준)

자폐증과 정신지체는 공존하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로 자폐증 환자의 75-80%는 정신지체 상태이다.언어발달의 지연과 자해행동을 나타내는 정신지체 아동의 경우 진단적인 혼란이 생기기도 한다.

정신지체는 자폐증의 핵심증상, 즉 상호적인 사회적 관계와 사회적 의사소통에서의 질적인 장해는 없다.다른 사람, 특히 친숙한 사람과는 적절한 관계를 맺는다. 정신지체아의 경우 대개 자신의 실제 나이가아닌 정신연령에 맞게 대인관계를 맺는다. 언어능력이 떨어지는 정신지체의 경우 대인관계를 회피하기도하는데, 이것을 자폐증의 증상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대개 이런 아이들은 아이들에게 부담이 없는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번에 걸쳐 관찰해보아야 한다. 정신지체아는 자신의 능력의 한계 안에서는 적절한언어를 구사하므로, 질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양적인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자폐아의 경우 발달의불균형이 두드러지는데 비해 정신지체아의 경우 전반적인 능력이 골고루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2.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진단 기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의 진단은 대개 정신지체가 없는 경우에 내려진다. 예를 들어, 집중력이 짧은청소년이라 하더라도 실제로는 발달 수준에 비추어서는 적절한 집중력 상태인 경우도 있으므로, 가능한아동의 발달수준과 발달연령에 맞추어 평가해야한다.

일부 정신지체 아동의 경우 특정한 과제에 집중하기 싫어하는 것, 고집 피우기, 특정한 상황에서만경험하는 불안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음에 유의한다. 특히, 틀(structure)이결여되거나 따분하거나 어려운 과제가 주어졌을 때 흔히 나타나며, 일부는 비정상적인 환경에 대한정상적인 반응으로 산만하기도 하다. 이런 경우라면 환경과 지도방법의 변화가 우선 필요하다.

교육과 행동지도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심한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은 중추신경자극제의 투여를 통해도움을 받을 수 있다.

3. 식이장애 (feeding disorder, eating disorder)

1) 이식증 (pica)

18개월 이후 흙, 쓰레기, 종이, 머리카락 등 식품이 아닌 것을 1달 이상 먹는 것을 말한다. 특히 장기간수용된 정신지체 아동의 1/4에서 나타난다. 합병증으로 머리카락이나 돌을 많이 먹어서 장폐쇄가 오거나,흙을 많이 먹어서 고칼륨증과 만성신부전이 오기도 한다. 일부 아이의 경우 아연이나 철분 결핍이 있기도하므로, 이 경우는 아연과 철분을 보충해주면 증상이 개선된다.

2) 반추장애 (rumination disorder)

정상적으로 섭취한 음식을 반복하여 위에서 입으로 끌어올려 다시 씹은 후 도로 삼키는 행동을 보인다.유아는 계속 먹어도 체중이 감소하거나 탈수, 병에 대한 저항력 감소가 오고 성장이 안 된다. 신체적인질환이 있는가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4. 정신분열증 (Schizophrenia)

사고장해(횡설수설, 동문서답, 비현실적인 사고, 비논리적 사고, 망상), 지각장해(환각과 착각),정동장해(감정표현이 무디어지거나 부적절함), 그리고 행동 장해와 인격이 와해된 모습을 나타낸다.고도의 정신지체의 경우 괴상한 행동이나 자극에 대한 반응이 결여된 모습 때문에 정신병과 혼동될 수있다.

일반인에서 평생 유병율은 약 1%정도이며 정신지체의 경우 2-3%의 유병율이 보고되고 있다. 발병연령은사춘기에서 30세 이전까지인 경우가 많다. 약물치료가 주된 치료가 된다. 약물치료의 중단이 재발의 가장흔한 원인이다. (상세정보)

5. 우울증 (depressive disorder)

성인 우울증의 경우 슬픔, 절망감, 무가치감, 죄악감, 활동에 대한 흥미의 상실,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반복적인 생각, 활력의 상실, 피곤감, 자존심의 저하, 집중력 감퇴, 입맛의 변화(식욕감퇴, 식욕증진),수면양상의 변화(불면증, 과수면)가 나타난다.

소아에서는 안절부절못한다거나 행동이 느려지고 말수가 줄어든다,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이해할 수없는 과민반응을 보인다, 공포나 불안을 표현한다, 난폭한 행동을 보인다, 신체증상을 호소하지만 신체적원인을 발견할 수 없다 등으로 우울증상이 표현된다.

정신지체의 경우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울증에 걸릴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반대로 어려가지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지체아가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현재는 정신지체아의 경우 우울증 발생은 일반인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많다고 간주되고 있다. 경도의정신지체 청소년의 4%, 심한 정신지체아의 1.5%에서 우울증이 있다고 보고되었다. 부모나 교사가 우울증을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은 어른들의 주의를 끌거나 괴롭히는 행동문제가 비교적 적게 나타나기때문이다. 경미한 우울증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상세정보)

6. 양극성장애 (bipolar disorder)

과거에 조울증이라고 불렸던 것이다. 조증 상태에서는 비정상적으로 의기 양양하거나 과대하고 과민한기분을 보이면서, 자존심이나 자신감이 지나치고, 수면욕구가 감소하며, 평소보다 말이 많아지고, 주의가산만하며, 목표 지향적 활동이 지나치게 증가하며 쾌락적인 활동에 지나치게 몰두한다.

정신과적 질환 중 유전적인 경향이 가장 강한 질병이다. 대개 입원치료를 필요로 하며 약물치료가효과적이다. 약물투여로 추가적인 재발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상세정보)

7. 불안장애 (anxiety disorder)

1) 범불안장애 (generalized anxiety disorder)

정신지체아의 과잉행동이나 짧은 집중력 등은 불안 때문에 비롯될 수도 있다.

2) 강박장애 (obsessive compulsive disorder)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어떤 특정한 생각이나 행동이 계속 반복되는 상태를 말한다. 오염에 대한강박사고가 있는 경우 손을 지나치게 씻거나 오염대상을 강박적으로 피하며, 의심하는 강박사고가 있으면확인을 하는 강박행동이 뒤따른다. 성(sex)이나, 공격적인 내용의 강박적인 사고만 하는 경우도 있으며,정확하게 일을 하거나 대칭을 추구하려는 것 때문에 행동이 느려지는 경우도 많다. 반복적으로 머리를뽑는 행동도 보인다.

정신지체아의 경우 특정한 행동을 반복하는 경우에 의심해볼 수 있다. 대개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며약물치료와 행동치료가 주된 치료방법이다. (상세정보)

3) 충격후 스트레스성 장애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진단기준)

정신지체아가신체 / 성 학대 등의 큰 사건을 경험한 경우에,그 심리적인 충격 때문에 과도한 자위행위, 대소변 가리기의 실패, 수면장해, 학대와 연관된 특정한사람이나 상황의 회피, 지나친 각성상태와 경계심이 발생할 수 있다.

8. 자해행동과 상동증 (Self-injurious behavior and Stereotypic behavior)

이 자체가 진단명은 아니지만, 자해행동과 반복 행동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정신지체와 자폐증에서 흔히 발생한다.

손이나 손가락 흔들기나 비틀기, 몸 전체를 반복적으로 움직이기, 몸 흔들기, 몸 기울이기, 발끝으로걷거나 기이한 손동작과 기이한 몸 자세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자신의 몸을 때리기, 물어뜯기, 머리찧기 등의 자해행동은 심각한 신체적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9. 공격적인 행동 (aggression)

정신지체아가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가장 흔한 이유가 된다. 공격적인 행동은 매우 다양한 원인과 경과를가진 최종적인 결과로 간주할 수 있다. 좌절에 대한 반응이나 주위에서의 난폭한 행동을 보고 배운 소위"학습된 행동"으로서 발생하기도 하며, 정신병적 상태, 의심과 불신, 우울증, 품행 장애, 뇌손상에서비롯될 수 있다. 적절한 대책 수립을 위해서는 포괄적인 평가와 진단이 필요하다. (상세정보)

IV. 정신지체와 공존하는 정신 질환의 치료

1. 치료계획 수립의 지침

* 먼저 현 상태에 대한 정확한 정신의학적 진단이 필요하다. * 신체적, 심리적, 환경적 인자들에 대한 평가를 해야한다. 부적절한교육, 일관성 없는훈육 등은 없는지를살펴본다. * 부모나 교사가 아닌, "당사자"의 개인적인 요구에 맞춘 포괄적인 치료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한다. * 치료계획은 그 치료의 이득과 위험의 비율을 적절하게 감안해야 하며, 의학적, 교육적, 행동치료적, 재활중재를 포괄하는 전체적인 치료-교육 프로그램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 * 행동에 대한 적절한 모니터와 기록이 이루어져야 한다. * 치료목표와 치료방법에 대한 부모, 교사, 의료진의 토의와 협조가 필수적이다. 한 팀(team)이 되어야마땅하다. * 치료의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관찰이 주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 정신지체아의 인권과 법적인 권리가 존중되어야 한다.

2. 정신치료

1) 개인을 대상으로 한 카운슬링, 현실지향적 인지치료, 역할 모델, 정신역동적 접근 등이 시행될 수있다.

2) 행동수정

적절한 행동과 기술을 가르치고 부적절한 행동을 제거하기 위해 시행된다. 부적절한 행동의 제거에만초점이 맞추어져서는 안되며 반드시 대체할 수 있는 바람직한 행동을 가르쳐야 한다. 부적절한 행동에대한 무시는 충분한 사회적인 또는 다른 형태의 보상이 긍정적인 행동에 주어졌을 때에만 효과가 있다.일관성과 틀(structure)이 핵심이다.

행동수정의 과정에서 부모를 참여시켜서 한 상황에서의 수정이 다른 일반적인 생활에서도 일반화될 수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3) 집단치료

4) 부모/가족 상담

특정한 질병 상태에 대한 상담이외에도 가족들이 정신지체아에 대한 적절한 기대를 하고, 한계를받아들이며, 성공을 위한 기회를 찾고, 그리고 정신지체 아동이 성장하는 동안 겪는 스트레스를 다루도록돕는 방법들에 대해 도울 수 있다.

3. 약물치료

약물치료에 대한오해나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정신과 약물은 소아 청소년의 정신과 질환에 대한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경험 많은 정신과 의사에게 적절하게 처방되고 지시대로 복용된다면, 정신과약물은 정신장애를 가진 소아,청소년의 고통스러운 증상을 감소시키거나 없앨 수 있으며 일상 생활기능을 개선 시켜줄 수 있다(상세정보). 약물치료는 반드시 포괄적인 치료계획의 한 부분으로서 이용되어야 한다.

참고문헌

* Szymanski LS & Kaplan LC (1997): Mental Retardation, in Textbook of Child &Adolescent Psychiatry. edited by Wiener JM. pp. 183-218. American Psychiatric Press. * Russell AT & Tanguy PE (1996): Mental Retardation, in Child and AdolescentPsychiatry A Comprehensive Textbook, edited by Lewis M. pp.502-510. Williams & Wilkins

* 소아청소년정신건강클리닉에서 개인적인 학습목적으로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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